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 구글러가 들려주는 알기 쉬운 경제학 이야기
박진서 지음 / 혜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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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제'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려운 이야기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습니다. 한국 경제지와 같은 뉴스를 구독하고 있음에도 어쩐지 두렵고 무섭기만 합니다. 어려운 용어를 잔뜩 늘어놓았을 것만 같고, 이해하기 어려운 그래프들이 잔뜩 등장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공과목에서도 수치나 그래프, 도표는 잔뜩 접해보았었음에도 괜히 이쪽은 수학 잘하는 문과의 영역일 것만 같아 범접하기 힘든 구역처럼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를 읽다 보니 '경제'란 그런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용어를 알고 그에 대입해서 부를 키우는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 숨 쉬고 움직이고 생활하는 모든 것이 경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접근할 필요는 없으며 이런 상황은 무엇에서 기인하였는가를 탐구하는 마음가짐만 있어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는 어려운 혹은 어렵다고 여겨지는 경제 이야기를 무척 쉽게 풀어서 설명한 책입니다. 그러나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추지 않고서는 조금 접근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만하더라도 처음에는 경계했던 탓에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습니다.



그러나 읽어나가며 상상을 더하였더니 이렇게 쉬운 책도 다 있었구나 하는 감상을 얻었습니다. 저자는 드라마나 경제학자의 이야기 등을 대입하며 보다 쉽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서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경계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펴 들기를 권합니다.



각 챕터 후반부에는 지글러나 슘페터와 같은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들의 이론이나 설명하고자 했던 내용을 논문, 저서 인용 등을 통해서 전하였는데 이런 부분들도 편안하게 이해하도록 서술되었습니다. 일반 독자들이 어렵게 느낄만한 부분은 최대한 용어를 배제하며 풀어 설명한 친절함이 참 감사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경제학자들이 경제를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내용을 읽고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공부만 많이 했을 뿐, 세상을 읽지 못하는 나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하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며 보다 나은 삶, 공동체 혹은 평등을 이루는 삶을 위해 노력했던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룹니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똑같은 공동 분배를 말하는 건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랍니다. 길을 가다 빵을 먹고 싶은데 주머니에 돈이 없어 사지 못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그런 마음입니다.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는 분명 알기 쉬운 경제학 이야기임에도 읽고 나면 나와 세상을 돌아보게 되는 신기한 도서였습니다. 이 책은 저처럼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세상 돌아가는 걸 알고 싶은,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성인에게 권합니다. 또한 경제를 전공하기 희망하는 고등학생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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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유튜브 성공법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 비밀을 풀다
선우의성 지음 / 북아지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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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채널을 만들고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치 누구나 블로거가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런데, 저도 그렇고 당신도 왜 유튜버가 되지 않는 걸까요?


가고자 하는 길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있는 현실주의자라거나 아니면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저처럼 머릿속에 밀려드는 복잡함 때문에 포기한 사람 말고 다른 고민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인기가 있는 영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편집 기술이 별론데 괜찮으려나 그냥 사람들에게 B급으로 접근해 볼까 별별 생각을 다 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만족에 젖어서 만든 영상에 어그로 끄는 문구나 타이틀로 사람을 현혹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블로그나 유튜브나 읽고 싶도록 만드는 제목을 준비하는 건 중요합니다. - 제가 잘 못하는 것 중 하나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는 없이 클릭만 유도하는 건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꾸준히 채널을 유지하고 구독자 수를 늘려갈 수 있을까요? 유튜버가 아닌 블로거가 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관심이 있다면 여기서부터는 집중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첫 번째로 주제를 잘 정해야 합니다. 한 채널에서는 주제를 한 가지로 만 정해서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수익 창출을 위함인지 아니면 자기만족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공공성인지 등의 방향을 잘 정해야 합니다. 만약 자신만을 위한 기록으로 촬영하는 거라면 구독자 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수익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비즈니스 마인드로 꾸준히 업로드하고 구독자나 일반 시청자와의 소통을 잘 해야 합니다. 이탈하는 사람이 없도록 사로잡는 킥이 있어야 합니다. 조회 수가 확보되도록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프로그램을 잘 짜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콘셉트를 잘 정해야 합니다. 먹방이나 브이로그, 이슈 전달, ASMR 등 주된 콘셉트가 무언인지 딱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취향에 맞는 구독자가 생기고 방향성 있는 어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게임 방송을 하는 사람이 먹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주제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일정 궤도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그런 시도는 무리수가 될 수도 있으므로 정체성을 형성해야 합니다.



기획안 역시 중요합니다. 막연하게 이렇게 해봐야지 저렇게 해봐야지 하는 생각만으로는 곤란합니다. 구체적인 촬영 스케줄을 정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것도 대본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유명한 채널에서는 PD가 어떤 순간 출연자를 클로즈업할 것인지, 화면을 페이드아웃 할 것인지도 세부적으로 정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업로드는 생명입니다. 초반 러시를 위해서라면 하루 1개 정도를 계속 올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적어도 주 3회 이상은 정해진 요일에 꾸준히 올려야 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아무 때고 마구잡이로 운영하면 탄탄한 채널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꾸준하고 성실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유튜버도 아니고 그저 블로거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지껄이는 내용이라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되면 선우의성이 지은 <끌리는 유튜브 성공 법칙>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채널을 브랜딩 하는 법부터 운용하는 방법까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뿐으로 저런 내용만 이해하고 있다고 해서 구독자가 늘어나고 채널이 성공 가도를 달리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실제로 유튜브를 운영하며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유튜버의 사례를 통해서 현실성 있게 설명합니다.



유튜브를 운영해 본 적이 없음에도 블로그를 하는 입장에서 보아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느낄 정도로 짜임새 있게 잘 쓰였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9인의 성공 비법 인터뷰 역시 생생하여 읽는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채널을 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진중한 가이드가 될 수 있으며 운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성공 사례 분석을 통해서 보완할 방법을 찾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물론 저와 같은 블로거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라 생각합니다. 노트에 적어가면서 읽을 정도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끌리는 유튜브 성공 법칙>을 읽는다고 누구나 성공하는 유튜버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스킬이나 노하우를 접목시켜 꾸준히 나아간다면 골드 버튼에 다다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무척 실용적인 책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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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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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도 말했지만 추천사가 요란하다거나 평점을 강조한 책은 기대감을 약간 내려놓고 읽는 편입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이죠. 그러나 엘러산드라 토레의 <고스트 라이터>는 기대를 잔뜩 안고 보아도 좋습니다. 다만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된 건데? 하는 조바심만 내려놓을 수 있다면 말이죠.



최근 유튜브 영상물의 경향을 보면, 아 물론 다른 책에서 인용해오는 부분이긴 한데 - 기승전결이 아니라 결결결결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 소설 역시 전전전결인 것 같습니다. 분명 주인공이 과거에 무슨 짓을 저지르긴 했는데 그걸 좀처럼 독자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뒤쪽부터 다녀오는 건 미스터리 스릴러 마니아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기 때문에 저는 저 먼 곳에서부터 천천히 그녀에게 접근합니다. 결국 나는 주인공 헬레나 로스의 대필 작가인 마크 포춘이 되어 그녀와 함께 합니다. 처음에는 독자로 시작했지만 점점 앞으로 나아가면서 그녀의 주변 인물이 되는 기분은 참 묘했습니다.



책을 손에 들고 읽어내려가는 동안 왼 손가락 끝에 아로새겨진 활자가 느껴졌습니다. 그 감각 덕분에 <고스트 라이터>라는 소설을 읽고 있는 현실감각을 느끼며 한적하면서도 예쁜 카페에 앉아있는 나는 독자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숨겨두었던 그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이야기 - 그것을 읽는 독자로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남편에 완벽한 딸을 가졌던 완벽한 작가였던 그녀는 어째서 남편과 딸을 잃고 혼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그 미스터리가 견딜 수 없을 만큼 궁금했습니다.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오르고 출판사와 담당자까지 막대한 부를 안겨줄 만큼 인생의 탄탄대로를 달려왔지만 결국 외롭게 죽어가게 된 건 누구의 탓인지도 궁금했습니다.



인생의 막바지에 밝혀야만 하는 그녀 자신의 이야기란 무엇이며 어떤 전개를 갖게 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강박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누구든 그걸 어기면 발작적으로 굴었던 헬레나 로스는 생의 말기에 되어서도 그 규칙을 놓지 않습니다. 혼자서 한 사람의 몫을 하기도 버거운 순간에야 드디어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데뷔 때부터 자신을 이끌어주었던 케이트는 을의 입장이었지만 절필을 선언한 헬레나를 찾아간 순간 죽음을 앞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수다스럽고 참견쟁이 친구가 됩니다. 요리사나 가사도우미를 구하길 적극 권하는 사랑스러운 친구가 됩니다.



헬레나는 마지막으로 집필하고 싶은 책이 있지만 그걸 완성하기 전에 죽을까 봐 대필 작가를 원했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데다 책이 나올 때마다 막말을 해대는 메일을 보냈던 작가. 섹시함을 무기로 로맨스 소설 베스트 작가인 그녀, 마르카 반틀리에게 자신의 고스트 라이터가 되어달라고 합니다.



당연히 거절하리라 생각했는데 금발 미녀 마르카 반틀리는 대리인을 통해 계약하기는커녕 집으로 당당하게 찾아옵니다. 그런데, 세상에... 구깃구깃한 옷을 입고 트럭을 타고 나타난 이 남자가 마르카 반틀리라니! 창의적인 이야기꾼인데다가 필력도 좋은 마크 포춘은 진짜 자신의 책이 잘 팔리지 않자 마르카 반틀리로서 활약해 왔던 겁니다.



여기에도 안타까운 사연이 있지만, 어쨌든 그는 평소 농장을 운영하며 소를 키우며 소설을 쓰는 중년 남자였던 겁니다. 헬레나와는 좋으려야 좋을 수 없는 사이지만 죽음에 가까워가는 모습을 보고 적극 돕기로 합니다. 그래요. 이 책 속의 책은 헬레나가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과거에 대한 속죄이자 아픔의 고백이며 제가 읽은 <고스트 라이터>는 마크와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은 좋아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아팠습니다. 마침내 헬레나 로스의 이야기가 모두 쏟아져 나왔을 때 마음이 찡 울리는 걸 느꼈습니다. 너무 슬펐습니다. 왜냐하면 전, 엄마니까요. 헬레나의 엄마도 그리고 그녀 자신도 좋은 엄마가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딸을 사랑했다는 것만큼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헬레나 로스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 내용이 모두 진실인지, 마지막에 이르러 모래 몇 알만한 의혹을 남깁니다. 처음에는 아, 그랬구나. 그랬던 거구나 하며 받아들였다가도 책을 덮은 후에는 아니, 그게 아니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인생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로 그러한지 알려주지 않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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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 - 인간관계가 힘든 당신을 위한 유쾌한 심리학 공부
김경일.사피엔스 스튜디오 지음 / 샘터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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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제대로 파악이 안되는 데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때때로 저 사람은 왜 나에게 혹은 타인에게 저런 말과 행동을 할까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모든 인간이 획일적인 사고를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니 되도록 마음을 활짝 열고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투덜거리거나 구시렁거리며 화를 혼자 삭일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작금의 사태를 대하는 높은 혹은 유명한 사람들의 태도는 차치하더라도 가족이나 이웃, 혹은 회사 동료와 상사가 불편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이건 뭐... 달아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들을 이해하거나 혹은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저 사람들은 왜 저럴까 하는 타인의 마음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인 김경일은 심리학 박사입니다. 현재는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게임 문화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죠. 어쩌다 어른이나 세바시 등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분입니다. 아직 구독하지는 않았지만 지식 큐레이팅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 함께 기획하여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피엔스 스튜디오는 tvN 책 읽어드립니다, 어쩌다 어른의 제작팀과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전문가, 강연자가 함께하여 만드는 CJ ENM의 디지털 지식 플랫폼이라고 해요. 심리나 역사 과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오픈형 지식 큐레이팅 채널이라고 하니 요즘 지식과 교양에 목말라하는 저에게 딱 맞는 콘텐츠인 것 같아 구독을 해보려 합니다.



다시 <타인의 마음>으로 돌아오자면 이 책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는 만큼 도움 되는 내용이 꽤 많습니다. 첫 번째 챕터부터 그런 느낌이 고스란히 다가오는데요, 가스라이팅이라거나 양극성 우울 장애와 같은 문제 혹은 성향으로 누군가를 끊임없이 괴롭게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놓고 비교질하여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교묘하게 돌려까기 하는 사람도 있죠.



"남과 비교하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

-p.50



사소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걸 대비해서 약간 일찍 출발하는 저로서는 프로지각러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요, 이 책을 읽다 보니 왜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상황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무튼 이 책은 비관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거나 늘 비판만 해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케이스를 소개합니다.



더 나아가 나르시시스트라거나 공감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룹니다. 악플러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꼼꼼히 짚어봅니다. 무기력에 관한 부분은 - 제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기 때문에 열심히 읽었습니다. 누군가에게서 에너지를 받거나 응원으로 극복하는 게 아닌, '필요한'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느꼈을 때 힘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타인의 마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음과 동시에 나 자신이 겪고 있는, 혹은 객관화 시켜보았을 때 느끼는 문제점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양서입니다. 고집쟁이라거나 툭하면 남의 흉을 보는 사람들의 심리, 칭찬을 지나치게 아끼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자크 라캉 p.241



심리서라고 하면 구스타프 융이라거나 프로이트 같은 사람의 이야기가 줄줄 나오며 어려운 용어를 잔뜩 버무려 쓰지는 않을까, 만나기 전부터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읽는 과정에서도 전혀 골치 아프지 않고 자신과 타인을 돌아 보게 되는 것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저럴까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야 방어를 하거나 처세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이런 책을 읽으면 아프고 슬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챙겨읽는 건 아직도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참 와닿는 책이라 두 번 일었는데, 세 번이고 네 번이고 읽고 싶습니다. 마음이 힘든 사람이라거나 타인을 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읽어보는 걸 권하고자 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재미있는 심리학 책이라며 은근슬쩍 권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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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 1 - 왕의 목소리
임정원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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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이란 궁에서 왕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직책입니다.


행차가 있을 때 소리를 높여 외친다거나 궐내에서 왕실 사람과 동행하며 말을 전하는 일을 합니다. 그렇기에 용모가 출중하며 문은 물론이요 무까지 겸비한 사람으로 뽑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인 성향을 띠고 있지 않아야만 왕의 사람으로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왕이 음성으로 남기는 비밀스러운 말을 전하는 자를 국금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 <중금>은 중금들의 이야기이며 또한 왕이 비밀리에 남기는 말씀을 군주에게 전하고자 하는 국금의 이야기입니다. 경종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정조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세월을 이어나갑니다. 그럼에도 절대 늘어지지 않으며 독자를 책 안에 잡아두는 스토리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여 내심 기대하였는데, 소설은 저를 전혀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두 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제법 걸리리라 여겼으나 한 번 잡으면 내려놓기 아쉬울 정도라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방송작가 출신의 저자라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의 필력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눈앞에 사극 드라마가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대화의 흐름이나 배경의 전개 등이 자연스러워 머릿속으로 영상을 쫓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아름다우면서 슬프고 안타까운 흐름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드라마는 많았으나 이런 스토리 전개는 만난 적이 없었기에 더욱 빠져들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뒤주 속에서 서서히 죽어간 세자. 영조는 자신이 그를 죽게 만들고서 이후 사도라는 시호를 내려 슬픔에 잠기다니 내내 그 설운 사연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며 이런 전개도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수많은 세월을 그려내었습니다. 중금이었던 재운은 누명을 쓰고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국금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피신합니다. 그러나 시골 마을에서 은애하던 여인과 가정을 꾸리고 잠시나마 행복한 생활을 하던 걸 보면서는 내내 이렇게 지낼 순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 역시 망설였습니다. 촌부 심마니로 살면서 아들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순간도 있었습니다.그렇지만 그는 역시 국금이었습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하였으나 새로 즉위한 왕이 선왕을 시해하였다는 풍문이 돌고 있었기에 선왕의 뜻을 전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그는 겨우 일곱 살에 불과한 어린 아들에게 국금이라는 중요한 일을 맡깁니다.



어렸던 지견은 궁으로 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마음에 품고 무작정 한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고 성장하여 훌륭한 중금이 됩니다. 무작정 한양으로 향하던 소금장수 할아버지, 뜬금 없이 나타나 무예를 가르친 스승님(스승 입장에서는 계획된 일이라고 할지라도), 지전 사람들이 아니었으면 이룰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할 만한 게 아닙니다. 어떤 흐름인지 이야기하고 싶어서 짤막하게 소개해 보았지만 그 사이에 일어나는 많은 사연들, 인연을 만나고 헤어지는 사이의 아픔과 신선함 등이 두루 들어있었습니다. 약간 미묘하게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그걸 풀어버리면 스포가 되기 때문에 저 혼자만의 아쉬움으로 간직하려 합니다.



소설 <중금>은 웅장하고 흐름이 좋은 역사 소설입니다.


마치 파도처럼 부드럽게 밀려왔다가 거세게 부서지며 여운을 남깁니다.


올 하반기 읽을만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그리고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면 <중금>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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