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 브랜드 커뮤니티 Be my B가 제안하는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폴인이 만든 책
우승우.차상우 엮음 / 폴인이만든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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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이 책은 브랜딩의 여러 성격 중 린 브랜드에 초점을 맞춰 저마다 개성 있는 스토리를 일궈낸 현재 진행형의 실제 케이스를 담은 책이다.(p.5) 잘 짜인 대규모 계획을 세우고,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화려하게 그랜드 오픈이벤트를 행하던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린 브랜드는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꼭 필요한 것만으로, 작고 빠른 실행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p.16) 주로 스타트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인데 꼭 스타트업이나 개인 기업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Be my B> 또한 린 브랜드 프로세스를 통해 성장했다. 브랜드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B라는 키워드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시작했던 모임이 국내 최대 브랜드 커뮤니티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우승우, 차상우가 20173월 시작한 오프라인 중심 커뮤니티인 <Be my B>는 책, 맥주, 야구, 콘텐츠 등 일상의 키워드를 새로운 기획과 시선으로 해석하고 제안한다.

 

  요즘은 인플루언서의 시대이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을 활용한 마케팅 방법으로써, 유튜버, 인스타그래머 등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 영입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포털이나 sns 업체들은 이들에 핵심 공간을 내주거나 주요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이 책에서 1인 크리에이터에서 미디어 브랜드로 성장한 김태용님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혼자 일을 하다 여럿이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고 했다. 팀 문화를 넷플릭스의 자율과 책임 이런 느낌보다 조금 더 강한 문화로 만들었다. 스크리닝, 피드백 과정을 최소화하고 스토리 오너가 스토리 완성 및 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태용>이라는 브랜드를 만들며 느낀 건 자기다움이나 애정이 녹아들지 않으면 금세 망한다는 것. 가이드를 만들면 바로 번아웃이 되거나.

 

  이 밖에도 공간 브랜드를 강조한 <플레이스 캠프><성수연방>, 장수 브랜드를 소개한 <모카골드> <태극당>이 제시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난 z세대 브랜드를 소개한 <핑크퐁>을 눈여겨보았다. 상어 가족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스마트스터디의 대표 유아동 브랜드인 핑크퐁은 올해까지 4천여 편의 동화, 동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CEO인 이승규님은 처음 앱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했다고 한다. 구몬학습이나 빨간펜 같은 교육 콘텐츠를 모바일앱으로 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로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부모들의 심리적 저항에 부딪쳐 사업을 전환했다. 서점에서 보들북을 보고 아이들에게 cd에 담겨있는 음악을 그냥 들려주기보다, 뮤직비디오 같은 걸 만들어 보여주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핑크퐁의 시작점이었다. 음악, 캐릭터, 가사, 아이들이 춤출 수 있는 율동까지 전부 다 커버할 수 있었던 게 핑크퐁의 성공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성공한 키즈 콘텐츠엔 재미와 의미가 들어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엔 KCC와 층간소음을 방지할 사뿐걸음송을 협업하기도 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와 아기멀록이란 영상 콘텐츠를 만들며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자기다움을 강조하여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자고 조언한 저자는 경쟁이 아닌 자기다움에 대한 꾸준한 모색을 통해 매력을 창출하자고 이야기했다. 사업가로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세련된 브랜딩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는 브랜드 세터의 이야기에 동감이 간다. 더 많은 브랜드 스토리는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니 사람들이 왜 이 브랜드들에 열광하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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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식물 비교 도감
송길자.김옥림 지음 / 가람누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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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부터 도시에 살다보니 산과 들에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 예쁘다!” 감탄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어요. 정작 이름도 모르니 김춘수의 이란 시처럼 부르지도 못하고 스쳐지나가 버리는 하나의 몸짓에 머무르고 말았네요. 이 책은 성인이 된 저나 우리 아이들도 재미있게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도감이랍니다. 잎이 비슷한 식물들, 꽃이 비슷한 식물들이 컬러풀한 사진과 함께 삽입되어 있어 ! 이 꽃 이름이 이거였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종종 있을 것 같아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민들레도 서양민들레와 차이가 있다는 것 아셨어요?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흔한 민들레는 바로 서양민들레라고 하네요. 서양민들레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씨를 날리고 꽃을 피워서 토종 민들레의 자리를 빼앗아버렸다네요. (황소개구리처럼) 둘의 가장 큰 특징은 꽃받침의 모양이에요. 토종 민들레는 꽃받침이 꼿꼿하지만 서양민들레는 꽃받침이 뒤로 젖혀지지요. 마치 시들어있는 것 같이요. 민들레의 전설도 함께 실렸는데, 노아의 홍수때 민들레가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를 했더니 가엽게 여긴 하나님이 민들레 씨앗을 바람에 멀리 날려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피어나게 해주었대요.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사는 대표적인 식물 중에 연꽃이 있지요. 연꽃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불교에선 깨달음을 상징한다고도 하여 극락세계를 뜻하는 여러 문양에 사용되기도 한다네요. 그런데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란 작품을 아세요? 연작으로 200여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수련도 연꽃과 비슷하게 생겨서 맨날 헷갈렸어요. 이 책 비교도감에서는 두 식물의 다른 점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네요. 둘 다 연못에서 자라지만 연꽃은 뿌리, , , 씨앗을 식용/약용하며 수련은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정도래요. 연꽃의 꽃말은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며, 연꽃의 크기가 1~2m 로 더 크게 자라나 봐요. 수련은 1m에 그친대요. 연밥이라고 불리는 연꽃의 열매는 껍질이 딱딱하며 꽃받침의 구멍 속에 들어가 있는데, 수련의 열매는 물속에서 싹이 튼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꽃의 색깔은 연꽃은 홍색, 흰색이며 꽃받침이 4~5, 수련은 흰색으로 꽃받침이 4개라고 하네요. 사진으로 보니 확실히 알겠어요. 이들과 또 비슷한 백련이나 각시수련도 있다니 참고하면 좋겠네요.

 

  이 외에도 토끼풀과 자운영, 붓꽃과 꽃창포, 메꽃과 나팔꽃 등 우리가 본 적은 있으나 구별이 어려웠던 식물들을 보기 쉽게 비교해놓아 관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자연관찰을 통해 식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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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렌드 2020 - 디지털 혁신은 비즈니스와 일상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가?
연대성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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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디지털에 대한 담론을 일상적인 디테일을 살려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키워드는 총 세가지였는데 각각 개인’, ‘공간’, ‘충돌이었다. TV 광고에서 익히 보아온 아리야, 자동차 온도 23도로 시동걸어줘.” 라는 멘트도 AI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화라는 용어가 이미 낡고 올드함의 정점에 섰다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개인화인 에서 혼자라는 키워드가 더해져 나혼자가 가능해지고 있다. ‘공간은 은행과 드론을 소재로 미래에 변화가능한 모습을 예측했고, 마지막엔 디지털이 가져올 충돌에 대해 디지털 루틴의 필요성, 현실대응 방안 등을 모색했다.

 

  인공지능은 기계도 인간처럼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 단어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기까지는 우리도 모르게 우리 곁에 다가왔을 것이다. 이메일의 스팸분류 같은 경우도 인공지능 기계 학습의 결과이니까. 구글 알파고가 세기의 바둑 대결을 둔 것도 대중화에 기여했다. 필자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대중화 요소들을 도표와 그림, 사진 등으로 알기 쉽게 이미지화 해놓았다. 세가지 주제마다 인터뷰와 사례를 언급하였다. (단 삽입된 사진이 컬러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공간혁신부분에서 승차 공유 서비스였던 카카오 카풀도 언급되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으로 현재까지 이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카풀 대중화의 네가지 요소인 신뢰, 편리, 안전, 가격이 제시되었고 폐쇄형 카풀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형과 오픈형으로 확대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겠다. 사내 카풀 이용자를 위한 전용주차장 확보라든지, 공공기관의 선참여 등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든지.

 

  영화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와 <배트맨>의 캣우먼이 각각 장화신은 고양이캣우먼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한 것은 작은 것을 분리시키는 스핀오프의 대표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회사로 따지면 사내벤처의 한 유형이기도 한데, 비교적 따뜻한 창업모델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작은 기업과 구성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기업의 계륵 위치에 있거나 불확실한 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갖춘 사업들(최근엔 후자의 경우가 부각된다.) 이 이 스핀오프를 시행하기 적합하다.

 

  이미 챗봇, 사물인터넷, 무인점포, 음성콘텐츠 등 2019년의 디지털 트렌트를 다뤘기에 다가오는 2020년 디지털 트렌드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개인과 공간, 충돌을 중점으로 살펴볼 수 있겠다. 전문용어가 많아 조금 낯설었지만 나처럼 이 분야에 문외한도 어렵지 않게 읽혔다. 보고서같기도 하고, 필자의 생각이 담긴 내년 전망이기에 관심 있는 분야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지금도 디지털 혁신은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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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찾아서 - 다음 생에 다시 만나고 싶은 이상 백석 윤동주에서 김기림 김수영 기형도까지
민윤기 지음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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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찾아서

 

  한 때 모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국문학 꽃미남>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보았다. 거기엔 뛰어난 글솜씨와 더불어 훈훈한 외모를 가진 작가 세분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 중에 한 분이 바로 시인 백석이다. 웨이브진 물결 머리를 휘날리며 걸을 때는 광화문이 마치 파리의 몽파르나스 언덕처럼 환해진다고 증언했던 김기림의 말이 있었을 정도라니. 게다가 키도 185센티에 달하는 지금 기준에서도 꽤나 큰 훈남 스멜을 자아낸 인물이었던 것이다. (참고로 영화 모던보이에서에 박해일이 이 백석의 스타일을 참조했다고 한다.) 신경림 시인은 대학시절 청계천 고서점에서 백석이 스물다섯에 지은 19361월 시집 <사슴>을 발견하곤 환희를 느꼈다고 했다. 그 책은 100부밖에 발간되지 않은 한정판이었었다. 윤동주는 끝내 백석의 시집을 구하지 못해 손수 필사본을 만들어 밑줄까지 그어가며 탐독했다고 한다. 난 공유를 닮은 백석을 참 좋아했다. 인물뿐만 아니라 그의 시까지.(물론 인물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고 싶은 시인을 찾아서>를 꼭 읽고 싶었던 것도 스무 명이 넘는 시인들 가운데 백석이 첫 번째로 실려 있던 이유가 크다. 저널리스트인 저자 민윤기님은 6년 동안 시인들의 생애 흔적을 찾는 취재를 거듭하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모든 시인들의 전 생애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후배시인의 입장에서 시인들에게 다가가는 글을 독자로서 함께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난 백석의 젊은 시절의 모습과 행보가 드라마 같다고 느꼈다. 백석이 신문물의 상징인 대형 기선(요즘의 크루즈)을 타고 따뜻한 남국의 바다를 눈에 담으며 여행했을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그가 남긴 <시기(가키사키)의 바다>를 읽으면. 책에는 백석이 출석한 고색창연한 교회의 사진도 실렸다. 아오야마대학 안에 있는 교회인데 그는 이곳에서 영어 학습 활동을 했단다. 백석이 마음 깊이 사랑했던 은 그녀의 고향 통영에 내려가 쓴 작품 <통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랑하는 이가 있는 곳을 그리는 사내의 절절한 마음이랄까. 첫사랑 란의 단아한 모습을 사진으로 보니 그녀가 부러워졌다. 하지만 그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나란히 실린 또 한명의 여성은 자야(본명 김영한)였다. 란이 신문사 동료와 결혼하자 실의에 빠진 백석이 신문사를 그만두고 경성을 떠나 함경북도 영생학교 교사로 취직했는데, 그것에서 김진향이라는 기명의 여성을 만나게 된 것이다. 바로 자야. 백석이 지어준 아호다. 이 뜻은 서역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애절한 여인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백석이 평생 자신만을 바라보며 사랑해주길 바라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녀를 향한 마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도 나타난다. 부모의 반대로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백석을 너무 사랑하여, 함께 만주로 떠나자는 그의 말을 뿌리치고 젊고 창창한 그의 앞길을 막을까 염려되어 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자야. 너무 안타까웠다. 백석이 고향 정주로 돌아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곳에서 6,25를 맞았는데, 이 책에서 난 백석의 1980년대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차라리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 젊은 미남 시인은 어디 가고 삶에 지친 이 늙은이는 누구인가순수 서정시인이었던 백석이, 노골적으로 북한 체제를 찬양해야했던 현실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겠다. 84세의 일기로 슬픈 세월의 시인으로, 억압받는 공포 속의 시인으로 살다간 백석은 생을 마감한다.

 

  작가의 생애를 통해 그 작품의 분위기나 배경을 알 수 있어 좋았고 백석뿐만 아니라 윤동주, 박목월, 천상병, 기형도 등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의 모습을 교과서 밖에서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가 취재한 장소도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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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인생을 위한 고전, 개정판 명역 고전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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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위한 고전_논어

 

  책이 표지부터 기품 있어 보였다. 하드커버의 양장본으로써 책을 펼치면 처음에 춘추시대의 지도가 나온다. 맨 마지막장은 전국시대의 지도이고. 이번 전면개정판은 전공 과정에서의 논어강독 수업과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논어백독이라는 타이틀로 논어를 연재한 성과를 모두 반영하였다고 한다. 각주와 추가된 내용이 원고지 500여장에 이른다니 정말 심혈을 기울여 나온 책이 아닐 수 없다.

 

  논어는 어릴 적부터 곁에 두긴 했지만 완독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두껍고 지루한 고전이라는 편견이 지배했다. 이번 개정판을 보면서 원문이 재밌게 읽힌 적은 처음이었다. 전공 때문에 한자능력시험 자격증을 따놓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 만큼 막히는 한자가 많지 않아서 기분이 묘했다. 가독성도 좋았다.

     

 논어의 번역은 쉽지 않다고 한다. 김원중 교수의 논어 개정판은 함부로 뜻을 왜곡하여 읽기 쉽게 하는 것을 철저히 경계해 원문에 충실히 번역했다. 주희, 정약용, 리링, 성백효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대가들의 해석을 모두 참조하고 시대적 배경까지 고려하여 말이다.

 

  또한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주요 부분들에 세심하게 주석을 달았다. 논어백독과 논어강독 수업에서 받은 질문들을 토대로 말이다. 마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듯 했다. 논어 자체가 긴 서술어로 이루어진 책이 아니라 대화체이고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집단 어록집의 성격이다 보니 이 속에 함의된 뜻과 역사적 맥락들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역자는 이 일관성이 없는 대화체에서도 논어의 독법을 찾아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공자 사유의 핵심인 학, , 인 등을 전반부에 배치하고 공자와 관련된 인물들이 제목에 들어간 장은 후반부에 배치된 것이다. 그래서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함축적인 내용인 논어는 주석본이 꽤 많은데, 이 주석도 때론 과하여 독이 될 수도 있겠다. 공자의 뜻을 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문이 중요한가보다. 천천히 읽으면서 행간의 의미를 음미하고 해석학적인 의미도 파악해보자. 그가 살았던 춘추시대의 인간 본질을 꿰뚫고자 치열히 고민했던 공자의 흔적이 담겨있다. 독자로써 소장하며 두고두고 읽을 고전 <논어>가 나의 갈급한 인문학적 소양과 지식을 채워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즐겁다. 춘추전국시대만큼 어지럽게 방황하는 이 세태 속에 누구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 들어있음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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