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지구 푸른숲 어린이 백과 1
엠마뉴엘 케시르-르프티 지음, 베네데타 죠프레 외 그림, 김현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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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다닐 때 지구과학, 생물, 화학, 물리 중에서 지구과학을 제일 좋아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담임선생님의 전공과목이었고 두 번째는 내가 못하는 과목이기 때문이었다. 난 전형적인 문과생으로 이과계열 과목 이를테면 과학, 수학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릴 적 분명 동화책만 많이 읽고 과학책은 상대적으로 많이 접하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좋아하지만 잘 못하는 과목이었기에 엄마가 되어서는 아이에게 골고루 편식하지 않고 책을 읽혀 주리라 다짐했다. 푸른숲 주니어에서 나온 이 책 <꿈틀꿈틀 지구>는 성인이 내가 봐도 너무나 재밌게 구성되어 있었다. 사진과 그림이 조화롭게 삽입, 구성되어 있었고 귀여운 등장인물들의 말풍선으로 함께 대화하듯이 읽어나갔다.

 

  <오밀조밀 자연이 빚어낸 걸작>편에서는 예술가가 만든 작품같이 생긴 미국 유타 주의 레인보우 천연교라든지, 걸쭉한 밀가루 반죽 같은 느낌이 드는 애리조나 주의 더 웨이브, 터키 카파도키아의 버섯 바위가 실사로 실려 있었다. 지구의 여러 가지 자연현상으로 지표면이 깎이는 침식 작용을 설명하면서 이런 환상적인 풍경이 생겨난 것이다. 세계 곳곳의 이런 지형들을 한번 직접 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우르르 쾅쾅! 화산 폭발>편도 재미있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둥근 불덩이나 마찬가지인 지구 가장 안쪽엔 핵이 있다. 마그마가 지표면 밖으로 나오면 용암이 되어 화산이 터지는데, 이것으로 만들어진 지형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프랑스 생미셸데귀 성당은 85미터 높이의 돌기둥 위에 세워졌는데 사실 이건 용암 덩어리란다. 아일랜드 칼데라호는 화산 폭발로 생긴 산꼭대기의 말굽모양 지형이다. (책에서 화산이 화살로 오타난건 안 비밀!)

 

  그밖에도 옆 나라에서 유난히 많이 일어나는 지진이라든지, 신비로운 바닷속 풍경을 설명하며 지구의 대기와 파도의 관계, 밀물 썰물의 차이까지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점점 따뜻해져가는 온난화가 걱정될 만큼 지구에서 가장 추운 남극 대륙에 사는 귀여운 황제펭귄도 보았고, 흙 속에 수없이 많이 묻혀있는 화강암, 석회암, 사암 등의 암석 종류도 사진으로 보았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구답게 아름다운 이곳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니 마치 탐험가가 된 듯 한 기분도 들었다. 45페이지에 달하는 두껍지 않은 이 책에서 이토록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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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백선경 지음 / 든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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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표지가 강렬했다. 화면을 꽉 채우는 한 여성의 표정이 무섭게 보였는데, 책을 읽으며 그녀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등장인물 화영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알콜중독자 아버지를 피해 엄마와 새아버지, 기정이라는 오빠와 함께 살게 되었다. 새아버지는 일곱 살 된 화영을 성폭행하고, 잠재된 분노 속에서 엄마의 자살을 경험하였으며 견디다 도망친 어느 날 13살 연상의 일용직 노동자와 살림을 차렸지만 도망친 그곳에서도 학대는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괴물로 변했다. 그 트라우마들은 기억의 덫으로 그녀를 옥죄었다. 그러면서도 죄 지은 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복수를 실천한다.

 

  공동구매를 해본 경험이 있는가? 활성화된 인터넷 공간의 카페에선 공구가 쉴 새 없이 진행된다.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좀 더 좋은 양질의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이 스릴러 소설은 온라인 속에서 이루어지는 거대기업, 공동구매 카페의 명암을 그렸다. 카페의 운영자는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회원수를 무기삼아 거대 권력을 거머잡았다. 업체의 리베이트와 상술로 피해자가 실제 존재하는 뉴스 기사도 종종 접하곤 했다. 이 소설에선 봉제공장 잡역부 출신인 또 다른 등장인물 콜린이 어느 날 지인의 도움으로 김치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방법을 바꾸면서 판매의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콜린 또한 비대한 몸집의 여성으로 상사의 성희롱 때문에 인생이 꼬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음식 솜씨가 좋았던 것이 신의 한수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유토피아 주부세상만세회원수. 이 공간에서는 조직적으로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천태만상의 범죄행위가 신랄하게 드러났다. 익명의 인간의 집합체 속에서 돈, 명예, 권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깔려있는지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허상을 좇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상대를 향한 증오로 표출하는 인간군상이 드러난다. 이곳에 마녀사냥으로 매장당하는 건 일도 아니다. 마치 내가 재판관이나 된 듯이.

 

 세상 남자들에게 상처 입은 여성 화영과 콜린이 그리는 복수극. 이들이 인간을 공동구매 하기 위해 유혹한 젊은 정신과의사 남성과, ‘크산티페카페의 남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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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불변의 원칙 - 육아 혼돈에 지친 부모를 위한 등불 같은 생애 첫 육아서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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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불변의 원칙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다보니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너무 버거웠다. 게다가 초보엄마인 나는 아무리 육아서를 읽어보아도 실전에선 헤매기 일쑤였다. 그 이유는 아이를 돌보는 부모인 내가 정작 내 마음은 돌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저자 이임숙 소장은 역시 에필로그에서 가려운 내 마음을 잘 긁어주었다. 부모의 자기 돌봄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첫째,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본다. 출산 후 무릎이 너무 삐거덕거려 마치 할머니가 된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걷기조차 쉽지 않았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보니 마음까지 우울해졌다. 그러면 아이 돌보는 일도 부실해질 터.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힘이 나게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

난 다행히도 아이를 봐줄 부모님이 계셔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출근 전 30분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간은 나만의 소확행이자 나를 위한 온전한 순간이다.

셋째,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이도 자라고 부모도 발맞춰 끊임없이 무언가를 익히고 배운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엄청나게 필요한 일임에 200% 동감한다. 부모는, 특히 엄마는 자기돌봄이 꼭 필요하다.

 

 자기돌봄을 병행하며 내 아이에 맞는 육아불변의 원칙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의 기질은 바꿀 수 없으며, 부모의 말에 따라 아이가 달라지고, 신나게 노는 아이가 행복한 아이가 되며, 메타인지 능력이 아이의 공부를 좌우한다. 난 제 7원칙에서 제시한 메타인지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먼저 발췌독을 했다.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 존 플라벨이 제시한 개념으로써, ‘인지 너머의 인지란 뜻으로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인지한다는 뜻이다. 내가 자랄 때는 IQ와 더불어 EQ가 이슈였는데, 메타인지는 자신의 능력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테면 난 집합은 잘 아는데 분수가 어려워.” 라며 자신의 취약점을 아는 것이 메타인지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의외로 아이들은 자신을 잘 모른다. 메타인지는 긴 시간동안 아이가 제공받은 양육환경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알고 모르는 것에 대한 정보를 자주 듣고 자극받아야 발전된다. 이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독서 교육을 할 때 중심내용을 파악하거나 저자의 의도, 생각을 알아보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나아가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의 이유를 찾아 말로 표현하는 단계가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아이를 수동 학습자에서 능동 학습자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스라엘의 교육법인 하브루타가 인기 있는 이유도 이것 같다.

 

  이 외에도 인지적 재미를 느끼는 방법, 부모의 따뜻하고 제대로 된 훈육원칙, 어떤 놀이를 어떻게 놀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들에 대해 저자의 노하우가 자세히 적혀있다. 육아 혼돈에 지친 부모를 위한 등불 같은 생애 첫 육아서라는 소개답게 시시각각 흔들리는 원칙은 놓고 이 책에 소개된 8가지 절대 원칙으로 육아의 기본기를 다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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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성경 일러스트·필사 - 말씀 묵상하며 일러스트 따라 그리기 Daily Series 19
박선정 지음 / 더디퍼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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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일러스트 성경필사노트가 나왔다. 66권의 성경을 무작정 창세기부터 필사해보곤 했는데 얼마 안가서 포기한 적이 많았다. 방대한 양에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필사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성경말씀을 다시 한 번 곱씹고 은혜 받는 것이 목적인데, 마치 어서 필사본을 완성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였을까? 글씨는 반성문 깜지를 쓰듯 개발괴발, 성경내용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기 일쑤였다. 이런 의미 없는 필사는 그만두고 성경이나 제대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서평단에서 신청한 매일 성경 일러스트 필사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었다. 예쁜 그림이 담겨서 주일학교 공과책처럼 어릴 적에 성경을 보고 암송하던 때가 생각났다. 주일학교 선생님이 이런 그림이 담긴 공과책으로 우리에게 성경을 이야기해주었었다.

 일러스트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뉘어 그려져있었고, 우리가 잘 아는 성경구절로만 채워져있었다. 이를테면 무르익은 열매처럼 나를 충만하게 채우는 가을의 지혜의 말씀은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시편 47편 말씀)이 수록되어 있고 곧 추수감사절 때 강대상에 올려질 각종 채소와 과일 그림을 어여쁜 아이가 안고 있는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었다. 왼쪽에는 말씀과 일러스트가 나왔다면 오른쪽 페이지에는 우리에게 풍성한 과일을 주심에 감사하며 각각 그려봐요.” 라는 문구와 함께 희미하게 밑그림이 그려져있다. 위에 덧칠을 하고 말씀을 다시 한 번 필사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필자 박선정님은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사랑은 어떤 특별한 상황에서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고 지나치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도 늘 함께하신다는 것을 그림과 말씀을 통해 나누고 싶습니다. 성경 말씀을 정성껏 필사하고, 그림을 따라 그리고 색칠하면서 하나님 말씀에 더 깊이,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이 책을 통해 더욱 친근하게 말씀을 묵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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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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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사막 같을 때 읽고 싶은 책

 

 이 책은 라디오 작가로 일했던 권미선 작가님의 에세이집이다. 감성적인 글들이 내 마음을 잔잔하게 울렸다. 마치 호수에 돌멩이 하나 던져 파동이 일 듯. 제목은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이다. 사람들과 시끌벅적하게 수다를 떨며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혼자서 낯선 곳을 거닐고, 책을 읽고, 맛있는 것을 먹고 멍때리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책 곳곳에 내가 누군가에게 느꼈던 생각이랄지 어떤 상황에서 느꼈던 생각들이 비슷하게 들어가 있어서 마음을 들킨 기분도 들었다. 제목 <해맑아서 너무 해맑아서>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해 본 만큼 알기 때문에.

 그렇다. 삶이 무거워서 주저앉게 되는 사람을 보면 그런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주변엔 우울증 약을 먹을 정도로 마음이 힘든 A가 있고, 한편으론 철부지 같을 정도로 장난기 많은 B가 있다. 둘은 동갑인데 지금의 그들을 만들어온 시간을 되돌아보니 가정환경부터 달랐다. 그런데 BA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난 객관적으로 볼 때 B와 나누는 대화가 훨씬 유쾌하지만 A가 이야기해준 자신의 과거를 알기에 그가 지금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론적으론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나도 100퍼센트 그를 이해할 순 없겠지. 같은 경험을 해보지 않았으니까. 저자는 말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싶고 아무것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덜 예민하고, 덜 아프고, 덜 슬펐으면 좋겠다고. 나도 어쩔 땐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마음일 때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나에게 토로하면 힘에 부칠 때가 많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살고 싶은 그런 때가 종종 있다.

 <행복은 눈에 잘 띄지>에서는 어쩌다 기대할 만한 일, 좋은 일이 생겨서 소리 내어 기뻐하면 그 일은 취소가 되거나 결국 잘못되곤 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 때부터 좋은 일이 생겨도 너무 많이 좋아하지 말자고, 즐거워도 누구나 다 들리도록 즐겁다 말하지 않기로 했단다. 나도 그랬다. 어떤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일희는 쉬운데 일비는 때때로 어려웠다. 슬픔이 나를 잠식해서 꽤 긴 시간 머무를 때가 힘들었다. 그럴때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나지막히 되내이며 슬픔을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조그맣게 만들어보곤 한다. 점처럼 말이다. 이 에세이집을 통해 일상 곳곳에서 느낀 저자의 에피소드가 마치 내가 겪은 것처럼 생생하여 많은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 혼자 있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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