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똑똑! 문해력 박사 2 : 한글 먹는 공룡 - 기본 낱말 익히기 EBS 똑똑! 문해력 박사 2
이재승 지음 / EBS BOOK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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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먹는 공룡

 



기본 낱말을 익히는 단계로 유아기 초기 문해력을 다룬 이 책 <한글 먹는 공룡>은 보물섬을 찾아가는 공룡의 스토리텔링을 담았다. 용용이가 보물 지도를 발견해서 배를 타고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바닷속엔 해마, 오징어, 상어, 바다거북 등 수많은 바다동물들이 살고 있었다. 아이는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적재적소에 붙이며 소리내어 읽었다. 화려하고 예쁜 색감을 좋아하는 아이는 알록달록 물고기들이 내뿜는 보글보글 거품을 물고기와 같은 색으로 색칠하며 낱말스티커를 붙인다. 얼마 전 수목원에서 본 거북이 등딱지를 생각하며 갈색으로 색칠한 바다거북 집으로 놀러가는 페이지엔 라는 8개의 글자를 따라가면서 선을 잇는다. 바다거북의 기분 또한 행복하면 노란색, 슬프면 빨간색으로 색칠하라는 지시문장에 따라 꼼꼼하게 색칠했다.

 

책엔 미로와 그림 찾기, 다양한 난이도의 운필력 놀이 활동이 삽입되어 있었는데, 아이는 나비고기, 가오리, 새우 등의 그림을 보며 빈 칸의 점을 따라 똑같이 그리는 활동을 특히 좋아했다. 용용이가 찾은 보물상자엔 노란색으로 가득한 금은보화를 그려넣고 해적들이 몸으로 만든 자음의 모습을 직접 흉내내기도 하였다. 화살표를 따라 용용이가 보물섬을 향해 헤엄치는 과정에서 가부터 하의 글자를 따라 선을 잇는 것도 재밌어보였다. 기본 낱말이기에 주로 받침 없는 친숙한 낱말이 대거 보였다. 익힘 활동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웠지만 아이는 나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색칠하고 쓰는 것을 더 좋아했다. 단순히 한글을 익히는 것을 넘어서 이해력과 창의력까지 더할 수 있는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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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똑똑! 문해력 박사 1 : 한글 먹는 돼지 - 한글과 친해지기 EBS 똑똑! 문해력 박사 1
이재승 지음 / EBS BOOK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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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먹는 돼지

 





제목부터 흥미롭다. 발음 중심법의 한글 학습책이 아닌, 의미 중심 접근법을 통한 이 책은 문해력을 높여주기에 적합한 책이라 확신한다. 자음과 모음을 끼워맞춰 반복 훈련하며 가나다를 배웠던 나는 내가 배운대로 아이를 가르치려니 재미없어해서 고민이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났다. 한글을 학습하기 전에 선이나 도형을 따라 그리면서 워밍업을 하는 시간을 가졌고, 놀이를 통해 자모음자의 일부를 노출하면서 의미 있는 상황과 낱말을 눈으로 익히는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정답을 찾기에 급급한 것이 아닌, 스토리텔링 중심의 읽기 활동은 아이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동물 친구의 모험 이야기를 통해 한글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문해력도 기를 수 있었다. 스티커 붙이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순서대로 학습하지 않고 아이의 흥미에 맞춰 페이지를 넘나들며 재미있게 읽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점선을 따라 그으며 를 연상했고 바람은 사선을 그리면서 이미지화했다. 아이는 특히 구름마을의 달콤달콤 과자 집을 보며 자신도 여기 가고 싶다고 했다. 글자 과자도 직접 구워보고 싶다며 의욕적이었다. 과자를 많이 먹은 통통이가 어떤 똥을 누었는지 스티커를 붙이면서 막 웃었다. 내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그란 달과 반짝이는 별의 획을 직접 달과 별의 스티커로 표현한 것이었다. 앞으로 이 글자를 쓸 때엔 달과 별의 이미지가 생각날 것 같아 웃음이 났다. 또한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과 그네, 정글짐에 모음이 숨어있어서 숨은그림찾기같이 찾아 0표를 하는 방법도 좋았다. 오늘 놀이터를 갔는데 아이가 책에서 보았던 모음을 찾아보길래 놀랐다.

 

통통이와 함께 구름마을을 여행하며 한글과 친해지는 단계인 한글 먹는 돼지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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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우울 -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이묵돌 지음 / 일요일오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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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우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 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서로 다른 모양의 우울을 겪는 우리네 모습만큼 어쩌면 어쭙잖은 위로나 방법론은 그다지 소용없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읽은 책 <최선의 우울>은 이유없이 우울한 마음에 대하여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두었다. 저자 역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신이 경험하는 우울이라는 것을 마주하고자 노력했다. 우울로부터 벗어날 순 없지만 그것에 저항하는 일은 의미가 있다고. 최선을 다한 우울의 기록을 읽으며 내 방식대로 헤매고 방황한 독자로서 일정 부분 공감과 의도치 않은(?) 위안을 받았다.

 

얼마 전 오묘한 패배감을 맛보았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였던 것들이, 막상 해보면 말이 안 나올 만큼 어려운 경우가 흔히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도로주행을 한 번 떨어지고 어제에서야 붙었다. 제일 쉬운 A코스에서 어이없게 떨어진 날, ‘마음속으로는 이미 해내고도 남았어야 할 일들이 풀리지 않을 때, 혹은 사소한 일들에 지나치리만큼 흥분하거나 무기력해질 때같은 기분이 들었다. 휴직이 끝나는 10월 안에 합격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 것들에 잔뜩 긴장하게된 것이었다. 저자의 결말대로 나 또한 진부한 결말을 맞이했다. 합격 통지를 받았고 내일 면허증을 찾으러 간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실의에 빠질 일도 아니었는데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그땐 그럴 수밖에없었다는 문장이 뼈를 때린다. 내 마음을 200% 대변해준 문장이었기에.

 

이 밖에도 <소확행의 두 얼굴><무작정 떠날수록 우울해지는 이유> 의 논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받아들인 그동안의 명제가 사실은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소확행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의 본질은 슬픔이고, 해소되지 않는 우울이다.’ 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한다. 치료가 아닌 마취라 하면 정확할까? 소확행의 소유로 정작 공허감과 권태, 고독과 우울을 해소할 순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해결책은 무엇인가. 가짐으로써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낌으로써 가질 수 있는 것에 가까운, 이를테면 샤워를 마치고 뽀송한 속옷으로 갈아입었을 때 느끼는 상쾌함 같은 것이 하루키가 정의한 소확행이며 이미 갖고 있ᄋᅠᆻ지만 느끼지 못했던 것을 똑바로 인지하는 일일 것이다. 후자의 소재인 여행의 경우도 온갖 정서적 문제에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다뤄지는 여행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여행이 우울의 해소에 대한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우리의 여행관이 소비나 휴양이 아니라 발견과 사유에 있어야 함을 지적했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느끼는 그들의 비일상이 그들에겐 틀에 박힌 일상이며 내가 살던 곳의 처절한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말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도, 책을 마치고 여전히 우울한 기분은 떠나지 않았던 저자처럼 나도 그랬지만 그저 머릿속에 성질 사나운 고양이를 한 마리 넣어놓고 있다 생각하며 산다면 나름 괜찮을 것 같다. 위로를 남발하는 여느 책보다 더 마음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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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는 감정중심 심리치료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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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우울증이 내가 생각한 우울증이 아니라 감정의 방어기제였다면?’ 그렇다면 희망적일 수도 있다. 항우울제나 인지행동치료로도 나아지지 않는 내담자라면 이 책을 통해 일단 자기분석 작업을 해볼 수 있으니 추천한다. AEDP라는 가속경험적 역동치료의 핵심개념을 쉽게 풀어 쓴 이 책은 심리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인간은 본래 치유하고 스스로를 바로잡도록 태어났기에 절망의 한복판에서도 긍정적인 것과 적응적인 것, 편안하고 진실한 것에 주목할 수 있다. 어릴 때 구축한 방어장벽을 뛰어넘어 진실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슬픔이나 분노가 드러나도 안도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긍정적인 것은 긍정적인 감정을 넘어서 각자가 편안하고 진실하게 느껴지는 모든 것이므로 우리가 고통받고 싶지 않아 두려워하는 감정에 대해 꼭 이해해야 한다.

 

책은 변화의 삼각형이라는 기본원리를 제시한다. 마음의 지도로도 표현할 수 있는 이것은 역삼각형의 세 꼭지점에 핵심감정, 억제감정, 방어를 나타내고 있었다. 두려움과 분노, 기쁨과 흥분같은 핵심감정이 불안과 수치심같은 억제감정과 회피하기 위한 모든 행위인 방어에 의해 차단된 형태가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지점이다. 물론 억제감정과 방어가 핵심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임시방편이나 안전장치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진정한 자기의 열린 마음 상태는 평온하고 호기심있으며 연결되고 연민을 느끼고 자신있고 명료한 상태라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자기 자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감정 이론을 배우면서 자신이 왜 불안하고 우울한지 알았으며 변화의 삼각형을 다루며 고통스럽고 괴로운 상태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웠다. 감정을 중심에 둔 이 방법론은 책에 소개된 내담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독자가 직접 필기하며 참여할 수 있는 페이지도 설정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슬리는 감각을 피하기에 불안에 주목하라는 방법이 의외였는데 더 이상 방어로 불안을 모면하려하기 보다 이 책에 제시된 불안을 가라앉힐 전략을 마련해뒀다가 활요하는 편이 나아보였다. 과학적 이해와 임상 경험에 토대를 둔 치료법이기에 시도할 마음이 있다. 갈등과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탐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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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
신달자 지음 / 문학사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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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

 

저자인 시인 신달자님의 묵상집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을 읽었다. 벌써 여든이 되셨고 그녀의 인생 여정을 이 제목에 담아 출간했다. 글 말미 대부분마다 감사합니다.’ 로 끝맺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팔십 년을 한 마디로 축소하면 잘못하였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고 하셨다. 참담한 후회의 고백이며 반성의 축대라고 할 수 있는 말이다. 이 두 말을 반성문이라는 고백의 말로 엮어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과 공감을 느끼게 해주셨다.

 

‘80세 바구니에 담는 열매를 시작으로 용서를 빕니다까지 총 4장의 목차엔 신달자님의 인생에 닥친 삶을 꿋꿋하게 살아온 노시인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작가는 글을 쓰기 위해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데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은 참 아픈 일이라 고백했다. 나도 내가 싫을 때가 많을수록 나를 제대로 보기 힘들어 외면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나를 안아주며 나를 포옹하는 일은 나를 잘 돌아가게 하는 일이었다. ‘막히는 일에 절망하지 않고 안 된다고 금방 돌아서지 않고 마음 다쳤다고 모든 일을 절교하지 말고라는 문장을 통해 그 누가 뭐래도 내 마음을 알아주고 또 안아주고 싶어진다.

 

신달자님은 자신의 결혼생활과 노후생활을 딱 세 마디로 줄이면 이 책의 제목과 같다고 했다.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 ‘무표정하게 있는 모든 시간이 사실 나에겐 흐느끼고 있는 시간일 때가 많았다고 한다. 뇌졸중으로 남편분이 50여 차례가 넘게 입퇴원을 반복하고 별세하셨고 작가님은 최근 폐결절을 떼는 수술을 하셨다. 그 계단을 모두 딛고 지금 여기까지 오셨다. 나도 결혼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복잡해진 마음으로 서운하고 억울하고 분노의 감정을 느낄 때가 많아졌다.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다 오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 생각들을 쓰다듬고 안아주다보면 나쁜 것이 온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조금은 소멸의 몸짓으로 나를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하셔서 나도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어제보단 덜 불행해진 나를 보고싶다.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신달자님의 솔직한 고백록을 잘 귀담아 듣고 싶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어떤 마음으로 견뎌내야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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