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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슝 문어 ㅣ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이시이 기요타카 지음, 이영미 옮김 / 어린이나무생각 / 2023년 11월
평점 :
슝슝 문어
안예은의 <문어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다.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로 시작되는 가사는 장미 꽃밭 숨어들면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오색찬란한 문어가 되고싶다는 문어의 꿈을 노래하고 있다. 오늘의 서평 도서 <슝슝 문어>도 어디까지가 바다이고 어디부터가 하늘인지 모를, 파란 그곳에서 둥실둥실 떠다니며 하늘을 날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다. 그림책답게 문어의 상상이 너무 귀여운 일러스트로 그려진다. 이를테면 헬리콥터의 날개처럼 문어의 여덟 다리를 거꾸로 휘둘러본다든지, 먹물을 내뿜으며 열기구가 되어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문어의 얼굴을 묘사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떠올려 보며 큰맘 먹고 점프를 했지만 하늘을 날 수 없는 문어. 그의 상상력은 계속 이어진다.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며 구름을 먹으면 어떤 맛이 날지, 구름을 올라탈 순 없을지, 뜨거운 해님 가까이 가면 해님 얼굴을 볼 수 있는지, 바다에선 볼 수 없는 저 산과 숲 너머는 어떤 곳인지 가보고 싶은 열망이 커진다. 그 때 커다란 배가 다가와 거센 파도를 일으키더니 책 제목대로 문어가 하늘로 슝- 날.아.갔.다!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로 날았다가 돌아온 문어가 오징어와 물고기에게 “나 말이야, 좀 전에 하늘을 날았어!” 라고 자랑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앙증맞다.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건 결국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문어의 발칙한 상상력을 따라 나도 한계점 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이도 저 빨간 문어처럼 하늘을 날고 싶단다. 솜사탕 같은 구름을 타고 멀리멀리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단다. 나도 구름을 타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때부터 막연히 했었는데 아이도 같은 생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서로의 기발한 상상력에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체와 그림이 이 책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