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에리
후지모토 타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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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에 대한 창작

...이건 내 친구가 한 말인데,
창작이란 보는 이, 듣는 이가 안고 있는 문제에 깊이 파고들어서 웃기거나 울리는 일이잖니?
그럼, 만드는 이도 상처를 받아야 공평하지.
안 그러냐? - P100

유타, 넌 사람을 어떤 식으로 떠올릴지를, 스스로 정하는 능력이 있어. 그건 사실 대단한 일이야.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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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같은 환상, 환상 같은 일상이 좋다. 재밌는 꿈을 꾸는 기분.

‘꼭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다.‘라.
시간의 흐름이라는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대항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들려면 그에 맞는 강도와 수고가 요구된다.
그 모든 ‘아무 일 없는 경치‘ 역시 마찬가지. - P60

그저 과거를 돌아보는 것과는 다르다.
과거의 자신과 눈이 마주쳤는데도
과거의 자신은 미래의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는 건 생각도 하지 못한다.
그런 쓸쓸함이 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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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인 청소년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던 미래.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줄 거야.(...)" - P215

사람이 스스로를 비참하다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건 사람은 비참해져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증거겠지. - P220

사람은 몸에 상처가 생기지도 않았고 굶주리지도 않았는데 상처 입고 괴로워하거나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단다. 우리 마음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어떤 일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면 상처를 입고 눈에 보이지 않는 피를 흘리며 괴로워해. 우리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오랫동안 애정을 받지 못하면 갈증을 느껴. 우리 사람이 마음에 가장 깊은 상처를 입고, 눈에서 가장 쓰라린 눈물을 짜낼 때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절실하게 깨달을 때란다. 결과를 떠나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았을 때 내 탓이다, 하는 가책이 느껴진다면 이보다 더 큰 아픔은 없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변명을 만들어 내 실수를 덮어 보려고한단다. 하지만 코페르, 이 세상에서 오직 사람만이 자신이 잘못한 일은 인정하고 그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단다. - P221

나한테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있기에 가끔은 이렇게 괴로워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 P222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해.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우리는 실수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거야. - P223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단풍나무도, 팔손이도, 낙엽 관목도, 아니 뜰에 살고 있는 풀과 나무는 모두 성장하고 싶다는 본능으로 움직이고 있다. 코페르는 흙투성이가 된 손을 터는 것도 잊어버리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서 있었다.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코페르의 몸 안에서도 성장하고 싶다는 본능이 움직이고 있었다 - P243

우라가와와 달리 지금 나는 무언가 생산해 내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어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거예요. 이만한 일은 나도 할 수 있어요. 내가 이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믿어요. - P259

나는 온 세계 사람들이 서로 친한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그런 세상이 오면 좋겠어요. 인류는 지금껏 발전해 왔으므로 머지않아 틀림없이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믿어요. 내가 그런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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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여름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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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보낸 짧은 여름의 추억을 호박 속에 간직하고 있던 노리코가 그때의 친구를,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

미래는 아이들에게 있다고 말하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가두어버린 어른들.

결국 그때의 아이를 놓지 않은 건 같은 호박의 여름을 간직했던 또 다른 아이였다.

호박 밖의 미래를 찾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것은 미래 학교라는 조직에 그녀들을 가두고, 시간을 멈추고, 추억을 결정화하고 있던 것과 마찬가지다. 호박에 갇힌 곤충 화석처럼. 시간이 계속해서 흐른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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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2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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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종이 동물원>에 이어 드디어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를 읽었다!

나는 가족, 사랑, 차갑고 강한 것에 맞서는 따뜻하고 연약한 것의 이야기에 약하다

제일 좋았던 단편은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 와서라도‘와 포스트휴먼 3부작이었다. 전 작에서도 싱귤래리티 3부작을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포스트휴먼 3부작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리퀄 이야기였다. 인간이 아니지만 인공지능도 아닌, 업로드된 의식으로 존재하게 된 아빠가 가족을 찾아온 이야기...☔️ 이 이모지만 봐도 마음이 찡해진다.
이야기는 포스트휴먼, 신과 가장 가까운 존재들의 전쟁으로 이어지고 그에 맞서 싸우는 아빠와 매디, 그리고 엄마에 몰입하게 됐다. 마지막 3부에서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빠가 남긴 여동생 미스트와 함께 여전히 서로를 지켜주고자 한다. 세상의 변화에 비하면 너무나 약한데도 동시에 너무나 강하다.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 와서라도‘의 초록 꾀꼬리와 참새도 끝처럼, 그 후로도 함께 이야기를 전하며 살아갔다면 좋겠다. 자유로이, 자유로이, 자유로이.

‘카산드라‘는 재밌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났다! 영웅과 악당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이야기.

"우리 서로 지켜 주자." 미스트가 말했다. "우린 할 수 있어."
둘은, 자매는, 인간과 인간 이후의 존재는, 그렇게 어둠 속에서 손을 맞잡은 채로, 새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신들은 헛되이 죽지 않았다‘ - P397

"(...)난 죽은 유학자들과 살아 있는 위선자들이 만든 규범 따위엔 눈길도 주기 싫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 까지 그만두고 싶진 않아.
참새야, 이때껏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어. 난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서 하늘이 마련한 이 불공평한 계획을 뒤집어엎을 작정이야. 나한테는 운명을 거스르는 게 곧 행복이거든. 설령 아주 조금이라고 해도."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와서라도‘ - P350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노래와 이야기 속에 살아서 전해졌다.

나리님들, 부인님들, 이것이 제가 아는 진실이라오.
세상에는 상제님의 명부도, 공명정대한 판관도 없소.
허나 장군이든, 기녀든, 상인이든, 어린아이든,
한 명 한 명이 세상의 운명을 조금씩은 바꿀 수 있다오.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 와서라도‘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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