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없는 이야기(멋진 신세계) 읽고 바로 고독을 발견하는 책 읽기

여백의 미가 엄청나다.
발췌한 글의 모음이다보니 앞뒤 맥락을 알기 어렵다는게 아쉬웠다. <겨울 산책> 읽기 전에 맛보기한 느낌.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을 읽으니
무민의 스너프킨이 생각났다. 낡은 옷, 친구와 함께하기 위해 친구와 떨어져 고독의 시간을 보내는 점, 열심히 일하지 않는 점(스너프킨은 성실한 삶이 유행할 때 매우 괴로워했다ㅋㅋㅋㅋ), 자연주의인 점, 무소유라는 점 등등!

어떤 사무적인 경로로 눈을 뜨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깊이 잠들어 있을지라도 우리를 외면하지 않는 아침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깨어나 살아간다는 것을. - P127

빛나는 인간의 자질은 열매를 맺기 위해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정성을 쏟아야만 지속한다. - P159

모든 일이 그러하듯 자선에도 재능이 필요하다. 선행은 그 자체로 훌륭한 전문직업이다. - P177

내가 숲으로 들어간 까닭은 열심히 살고 싶어서였다. 삶의 본질과 마주하면서 생활의 가르침을 깨우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 헛된 삶을 살지 않았음을 인식하기 위해서였다. 정말 헛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이 너무나도 소중하기에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체념하고 싶지 않았다. - P2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류의 역사,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영웅 서사와 연결짓는 시도가 새롭고 재밌었다. 내러티브는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큰 힘을 가져왔고, 현대에 와서는 그 모습을 감추어서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원숭이로 살아가는 것은 혼란한 세상에서 일관성을, 질서를 찾으려는 시도였다는 게 먼 옛날과 같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문득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생각나기도 했다.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 속 주인공(영웅)이고, 그 모습을 유지하고자 하며 그러지 못했을 때 절망하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는 <피로 사회>와 <서사의 위기>가 생각났다.
이 책의 결론이 좋았다. 주인공(영웅)이 되는 것보다 이야기하는 원숭이로 남는 것이 좋다. 위기를 멋지게 이겨내는 주인공이 되는 것보다 위기가 일어나기 전, 바로 지금 움직이는 것.
화려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어떤 이야기가 될지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겠지.
이야기하는 원숭이로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가고싶다.

모든 인지는 혼란스러운 우주에 질서를 가져오려는 시도다. - P103

나는 다양한 변형을 할 수 있고 여러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우리는 모두 여러 존재가 되어 기능적인 정체성과 관계를 서사적으로 함께 형성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내면에서 연극을 하는 원숭이 무리이다. - P133

개인의 통제에 초점을 두는 것은 소위 기본적 귀인 오류와 결부되어 있다. 말하자면 타인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그 책임이 그들 개인에게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때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 P286

영웅이 되고 싶은 인간으로서 우리는 괴물과 맞서야 성공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 P286

마지막으로 인종이라는 허구와 반유대주의 내러티브가 최후의 극단, 즉 나치의 유대인 학살 이데올로기로 이어졌다. 이것은 아마도 가장 위험한 최후의 어른 동화일 것이다. - P306

말하자면 모든 파시즘 서사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인 내집단의 꾸며진 우월성이 아니라 외집단, 즉 악마화된 타 집단의 위험성이다. - P314

파시즘을 트로이의 카멜레온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330

오늘날에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범주로 분류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조합을 발견하거나 피하며 모든 삶을 분명한 인과관계에 연결해 이야기하려는 욕구가 그 어떤 이성보다 더 강력해보인다. - P480

모든 사람은 다르지만 그 차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평등일 것이다. - P496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이 사랑하는사람들에게 좋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라. 그리고 이야기를 확실한 해피엔딩으로 시작해보라. 여러분이 어느 지점에서 주인공이고 어느 지점에서 적대자인지 솔직하게 자문해보라. 유토피아를 만들고 낙원 상태를 상상해보라.
그리고 용기를 가져라. 지금까지 감히 꿈만 꾸었던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하기 전에 방아쇠를 기다리지않는 것이다. 여러분의 여정을 오늘 바로 시작하길 바란다. - P5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을 위해 버린 예술, 과학, 종교, 그리고 고독

(레니나와 존...안타깝다)


"나는 문명을 먹었어."
"뭐라고?"
"문명이 나에게 독을 먹였어. 그래서 나는 오염되고 말았어. 그리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는 내 자신의 사악함을 먹은 거야." - P306

"하지만 저는 불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 총통이 말했다.
"우리는 여건을 안락하게 만들기를 좋아하네."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 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 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야만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 P3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린 어둠>이 더 좋았다.
뜨거운 여름해와 붉은 능소화의 이미지가 좋았고,
어둑하고 눅눅한...
안 평범한 (막장) 일가족 미스테리였다

모두가 네 살짜리 나오코에게 너무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할 힘을 잃지 않고 싶다.
동화가 인용된 부분이 재밌었다.
치유의 힘을 가진 이야기와 경청의 힘과 접촉의 힘을 떠올리게 됐다.

근대의 서사적 위기는 세상이 정보로 과포화되는 데 원인이 있다. - P16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행위는 이야기를 전제한다. - P1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