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지만 뭉클한 고양이 웹툰

아기 고양이 동그리
네코마키 지음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8월

요즘 고양이가 자꾸만 좋아진다.

어렸을 적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강아지에게 다리를 물린 트라우마 때문에
어른이 될 때까지 네 발 동물에겐 다가가지도 못하는 처지지만,
전원생활을 시작하면서 자꾸만 냥이가 눈에 보이고, 눈에 밟히고 그렇다.

그래서인지 고양이 책도 눈에 자꾸 눈에 띄네.
<아기고양이 동그리>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작가의 생활웹툰인데,
작가인 네코마키를 찾아보니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 웹툰으로 엄청 유명하신 분이었구나.
그동안 고양이를 잘 몰랐으니 알 턱이 없지.

일러스트레이터 부부가 함께 살며, 생활툰을 많이 그렸구나.
만화에 나오는 팬티남도 일러스트 작가였구나. 하하하~이 친근감이란.

만화는 한없이 평온하지만 그 안에 깨알 재미가 있다.
코흡입기를 셀프로 한다던가, 두 고양이의 밀당이라던가.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냥코가 새로운 길고양이 동그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싸움과 질투, 그리고 미운정으로 이어지는 잔잔한 이야기.
마지막엔 눈물이 살짝 날 정도로 뭉클하고 찡했다.

이런 재미구나. 고양이를 키운다는 게, 고양이와 함께 먹고자고 하는 게.
어렸을 적 우리집 강아지 깐돌이가 생각난다. 우리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던.
나는 도망다니느라 바빴지만. 무서워서 정을 주지 못한 어릴 적 생각에 갑자기 아련해진다.

고양이 엄마 아빠라면 공감대 백퍼일 만화책, 아기고양이 동그리.
재미있게 잘 봤다. 한때 만화책에 푹 빠져 있던 그때 그 시기로 빠져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