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채근담 - 담박함의 참맛을 알 때면 채근담이 들린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시리즈
홍자성 지음, 박훈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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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에서 서른이 될 때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위로를 해주었다. 그리고 마흔이 될 때엔 책이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얼마 전 읽었던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과 지금 막 책장을 덮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채근담>(홍자성 지음, 박훈 옮김, 탐나는책, 2017)이다.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신종때 사람 홍자성이 지은 것으로 전집과 후집으로 나누어져 있다. '채근(菜根)'이라는 말은 '사람은 채소 뿌리를 씹는 맛을 알아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라고 한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인생의 쓴맛을 알아야 비로소 인생의 의미를 안다는 것.

그런데 <채근담>이라니. 예전의 나라면 고리타분하다며 책을 열어보지 않았을 테지만, 이제 나이가 들수록 이런 지혜로운 명언이 필요했기에 꼭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좋은 글귀가 많았다. 마음에 와닿는 글귀는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그 옛날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일방적인 잔소리도 아니었다. 지금을 살고 있는 나에게, 책 제목대로 인생의 반쯤 온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러주는 지침이라 여겨졌다. 인생의 황금기를 시작하거나 황금기의 중심에 서 있는 세대에게 보내는 오랜 현인의 충고이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중용'이었다. 가진 것을 자랑하지 말고, 말을 삼가며, 불평 불만을 하기보다 만족하며 살라는 것.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며, 군자는 겸손하다는 것. 괴로운 현실 속에도 즐거움은 있으며, 이 또한 지나갈 테니 급하게 단정짓지 말고, 또한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제 인생은 2막뿐만 아니라 3막, 4막이 새롭게 열릴 것이다. 그런 터닝포인트에 <채근담>과 같은 옛 현인들의 명언을 떠올린다면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삶을 채우는 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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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 해결사 - 소득세, 양도세, 상속·증여세부터 절세까지 모든 부동산 세금 문제에 명쾌한 답을 주는
성민석 지음 / 라온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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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했다.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부동산 세금 해결사>는 11년차 경력의 성민석 세무사가 부동산 세금에 관해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소득세,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 절세까지 부동산 세금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담아서 마치 부동산 세금 백과사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흔히 세금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부동산'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수포자(수학포기자)'처럼 '세포자'가 될 정도로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부동산 세금 해결사>에서는 세무사인 저자가 자신에게 찾아온 고객들의 사례를 자세하게 보여주며, 이럴 때 이런 방법, 이럴 땐 이런 세금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려주어 우선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나 역시 세금 상담을 위해 세무사를 찾았던 경험이 여러번 있었기에 공감 되는 사례가 몇 개 있었다.

세무사를 찾아와서 상담을 한다는 건 세금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조언을 듣기 위해서이니 실제로 사람들이 궁금한 점들을 콕콕 짚어서 말해준 게 아주 유용했다. 부동산 투자를 결정짓는 건 시세가 아니라 세금이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아무리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도 양도세를 많이 내고 나면 실제로 수중에 남는 게 거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에, 비과세 또는 절세 방법을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절세 방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알려주고 있다.

양도세를 줄이는 방법, 비과세 혜택, 고가 주택, 겸용 주택, 세대 합가의 경우, 상속, 경매, 무동산 매매업, 임대사업자, 증여세 등 부동산 세금과 연관된 부분은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부동산 세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필독서라고 보여진다.

한때 공인중개사 공부를 한 적이 있던 터라 '세법'을 앞부분만(?) 배운 적이 있다. 학창시절 수학을 좋아했던 문과생이었던 나이지만, 세법은 너무 어려웠다. 실제로 부동산 거래를 해보기 전이라 그런가, 용어도 생소했고 상황설명도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 부동산 매매와 양도, 임차와 임대, 상속 등의 과정을 거치며 이제 조금 귀가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에 그게 그 말이었구나~' 이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생겼다. 미리 알았더라면 더 현명한 방법으로 처리했을 텐데, 깨닫는 점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의의가 더욱 남다르다. 지금이라도 현명하게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자는 진정 세금과의 싸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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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인간관계가 힘들까?
유재화 지음 / 자유로운상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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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보면 제목이 참 중요하구나 거듭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역시 제목만 봐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나는 왜 인간관계가 힘들까?>.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이며, 답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질문이다. 소통하지 않는 불통의 시대. 어떻게 하면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을 할까.

이 책은 쉽게 읽힌다. 42가지의 짧은 이야기가 있고, 다양한 사례가 있어 틈날 때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소통 채널이 많아질수록 왜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질까. '소통'이란 건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이해와 배려, 진심이 더해질 때 성립되는 관계로 보여진다.

저자인 유재화 씨는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로 유명한 자기계발서 전문 작가이다. 작가가 제안하는 가장 좋은 소통 방법은 잘 들어주는 것, 거기에는 배려와 이해가 바탕이 되어 있어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 유명 가수가 스스로 세상을 떠나면서 며칠째 온 나라가 슬퍼하고 있다. 누구라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의 소리 없는 외침을 봐줬더라면, 이렇게 슬픈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까웠다. 그리고나서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더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내 몸 하나 돌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홀로 지내는 사람들이 외로워하지 않도록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시기이다.

남에게 관심을 주는 건 좋지만, 사생활을 지나치게 파고드는 건 경계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둘 셋이 모이면 남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나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잠시 책을 놓고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법칙이나 원칙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그런 법칙이 있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할 듯도 하다. 편하게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결국 내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마음을 열도록 노력하고, 진심으로 대하고, 경청을 하다보면 인간관계가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모르는 게 아니지만, 실천하지 못함을 깨닫는다. 연말을 맞아 나의 인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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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 나답게 살기 위해 일과 거리두기
이즈미야 간지 지음, 김윤경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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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제목을 보는 순간 뒷통수를 한대 맞은 얼얼한 느낌이 들었다. 일을 해야 돈을 벌지, 일을 해야 보람을 얻지, 일을 해야 자아를 찾지. 다 쓸데없는 핑계일 뿐인 건가.

저자인 이즈마야 간지는 일본 정신과 의사이자 음악가, 음악평론가로, 정신과 치료를 약물 처방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개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독자적인 상담을 한다고 한다. 과연, 글에서도 마치 상담을 받는 것처럼 막힘 없이 써내려간 처방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혼자만의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나쓰메 소세키, 버트런드 러셀, 니체, 빅터 프랭클 등 시대의 지성들의 글을 인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용이 좀 어렵기도 하고 지루한 느낌이 들어 반쯤 보고 덮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즈마야 간지의 해석과 설명이 뒷따르니 책 내용이 궁금해졌다. 책장에서 다시 꺼내들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왜 일하는가에 대한 고민보다 '왜 사는가'에 대한 의미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일벌레, 일 중독자, 워커홀릭...수많은 사람들이 일이라는 테두리 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일이 좋아서 하는 건가, 돈을 벌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건가.

양의 관점이 아니라 '질'의 관점으로, '노동'이 아니라 그야말로 '일'의 관점으로 보라는 의견. 그리고 그가 내린 처방전은 '즉흥'과 '번거로움'이다.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인 생각에 나를 온전히 맡기고 쭉쭉 해나가보라는 것. 그리고 번거로워도 다르게 접근해보라는 것. 항상 컴퓨터로 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손글씨를 쓰다보면 글자의 구조부터 의미까지 새롭게 와닿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상의 지루함은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자괴감에 빠지게 되니까.

개미와 베짱이에서 항상 개미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의 통념에 끌려다니지 말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개미와 베짱이'에서는 여름에 놀고먹은 베짱이를 겨울에 개미가 따뜻하게 받아준다는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디즈니에서 만든 아름다운 결말일 뿐이다. 원작에서는 개미가 놀고먹은 베짱이의 부탁을 거절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한다는,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의 내용을 인용하며, 개미보다 베짱이가 되라고 조언한다.

놀고 먹으라는 게 아니다. '의미'와 '의의'를 생각하며 일하라는 것이다. 일이라는 틀에 갇히면 그 밖의 세상에 대해서는 문외한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한 해를 일벌레로 살아온 내게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내년부터는 베짱이답게 삶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우리도 어느새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거짓된 표어에 휘돌려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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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
태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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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라는 공통 분모에 끌렸다. 시인 태재는 광고를 전공하고 잠시 카피라이터로 근무했지만 이내 글 쓰는 직업으로 업을 바꿨다. 이미 4권의 시집을 낸 시인의 첫 산문집이라 <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읽고난 지금, 기대를 꽉 채워준 느낌이다. 책은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로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아주 편한 사이즈였다. 그리고 글도 보통의 산문처럼 빡빡한 것이 아니라 여백이 많았다. 하지만 이 여백이 공허함을 주는 게 아니라 사유의 시간을 주는 역할을 했다. 행간에 많은 의미가 숨어 있어서 천천히 읽었다.

매일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광고회사 생활. 채 100일도 넘기지 못하고 퇴사한 그에게 사람들은 '포기'라는 단어를 써서 깔아뭉개지만 그는 광고회사에 '도전'한 게 아니라 '선택'을 한 것이기 떄문에 단지 '취소'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그런데 그 시절엔 직장이 인생의 전부로 보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이 세상에 많음을 놓치고 있을 때가 많다. 나도 그걸 깨닫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으니. 태재 시인은 그걸 사회생활 초반에 알았으니, 부럽기도 하다.

책의 초반에 나온 '행복론'도 기억에 남는다. 보통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라 생각하는데, 불행의 반대는 '다행'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그게 맞구나. 불행하지 않다고 해서 꼭 행복한 건 아니니. 이렇듯 문장마다 시인의 깊은 생각이 담겨 있어 많은 공감을 했다.

꿈과 잠꼬대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서로 몸부림친다.

자기 전 건투를 빌어주는 나와
일어나서 또 하루를 살아보자는 내가.

중요하고도 소중한 나와
소중하고도 중요한 내가.


누구나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산다. 때론 그런 생각을 한다. 직장뿐만 아니라 내가 하기 싫은 일에는 '사직서'를 내고 끊어버리고 싶다는 것. 그리고 사직서를 내고 난 후에는 뒤도 보지 말고 잊는 것. 그래서 끌려가지 말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 빈곤했던 여름이 지나도, 다시 채워질 가을을 기대하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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