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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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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기억속에 오래 남아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 작품이 워낙 훌륭해서 일수도 있고, 그 작품이 또다른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일 경우도 그렇다. 나의 경우 후자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기억에 남는데,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와 [9회말 2아웃]이 그러한 작품이다. 김래원과 김태희가 주연한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내가 군에 있을때 방영했었는데, 다른 내무반은 다들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봤지만, 우리 내무반만 - 내무반장인 나의 권한(gg)으로 - 이 드라마를 봤었다. 스토리는 단순했지만, 그냥 전체적인 느낌이 좋아서 끌렸던 것 같다. 물론, 주연배우가 가장 끌렸었지만. 개인적으로 김태희 씨가 가장 예쁘게 나왔던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캠퍼스와 단아한 옷차림이 너무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그리고 [9회말2아웃]은 공부하러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때 보았던 작품인데, 30대를 앞둔 청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더 공감했던 드라마다. 이 역시 스토리는 평범한 트렌디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젊은이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주인공의 인생에 대한 독백에 많이 공감했던 드라마이다.

 


두 작품다 가끔씩 다시 보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백팩, 니트입은 여성,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작은 로망, 30대에 대한 생각 등등...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단편적인 기억에 근거한 감정의 발현에 의한 소비들이 한때 즐겨보았던 드라마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즉, 소비란 것이 가격이 싸다고 잘팔리는 경제학적 논리도, 생산성 향상을 통한 대량 공급이라는 경영학적 마인드도 아닌 소비자행동과 심리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책 제목이 대통령과 루이비통이어서 나 역시 주제가 뭔지 많이 궁금했는데, 마케팅과 소비심리학, 소비자행동론에 쉽게 다가가게 설명해주는 마케팅판 경제학 콘서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책.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유지함으로써 기업은 존속된다. 소비자의 행동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마케팅 전략을 위하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의 욕구와 바램을 충족시켜야 하는 일이라면  - 그것이 무엇이든 전부 - 소비자 행동에 관한 지식은 모든 영역에 도움이 된다.

 

 

1. 책은 크게 저자가 주장하는 마케팅과 심리분석에 대한 내용과 방법론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사례 연구와 마지막의 트렌드까지 3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첫장에 핵심 내용이 등장하는데,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가 있음을 알아채고 이를 실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마케터 모임에서 수업을 들을때도 선생님께서 항상 스스로 정의내리지 말고, 고객의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게 핵심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었다. 즉,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집단을 구분하는 데모그래피가 아닌 심리 특성에 따라 인간을 구분하는 사이코그래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마음MRI]찍기라는 저자만의 방법론도 소개하고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기존의 단순 설문조사나 획일화된 FGI에서 벗어나 고객의 다양한 욕구와 주관적 반응을 최대한 반영하여 자료를 수집한 후, 여기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여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이번 달 신간평가단의 또다른 책인 [빅데이터] 분석과도 일맥 상통하는데, IT기기의 발달 및 다양한 통계조사 방법을 통해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욕구에 다가갈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즉, 고객들의 비논리적이고 아무 이유없이 구매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의 원천과 그 인과관계를 알아낸다면, 소비자의 마음을 고려한 마케팅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2. 두번째 장은 SK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 사례와 모 통신사의 고객 재분석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저자가 말한 마음MRI찍기를 통한 고객 세분화를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분석 방법과는 거리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관리자, 기업, 마케터의 생각에 근거한 고객 재분류가 아니라 고객의 본원적 특성에 근거하여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SK와이번스 팬의 분석에서 가장 잘 설명되는데, 야구팬이라하여도 실제 야구장에서 관람하는 사람, 주로 TV나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하는 사람, 야구장에서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과 야구 게임의 데이터에 집중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고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피상적인 고객 분석에서 벗어나 심층적인 분석을 할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방법에도 단점은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인간이 작업하는 것이기에, 영업담당자 및 조사 분석자의 주관이 개입될수밖에 없으며, 분석의 어려움 등도 그 예가 될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객의 행동과 다양한 성향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기존 방법의 문제점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방법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본다.

 

 

3. 마지막은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대사회의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인데, 마케팅과 심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 회사인간과 네오르네상스에 대한 이야기, 부정적 어휘와 긍정적 바램에 대한 비교 등은 많은 것을 생각케 했다. 그리고 나도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대화를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생각했던대로를 말로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식인의 유쾌한 설명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학문적인 내공과 사회생활의 경력이, 사회를 바라보고 핵심을 짚어내는 직관력과 만나 새로운 앎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때론 겸손하게, 때론 약간의 자기과시와 거만함이 글을 더 돋보이게 한다. 정답을 알려고 하는 사람보다, 정답을 찾아내려 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책은 가장 최고의 선물 임을 이번에 읽은[대통령과 루이비통]을 통해서도 깨닫는다.

 

 

사람 수만큼 다양한 행동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시장에 접근하는 마케터들의 방식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소비자의 유형에 따라, 소비자의 마음에 따라, 그리고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서. 마케팅에서의 고정관념은 고장난 마케팅만 양산할 뿐이다.

 

 

P.S. 참, 마지막으로 책에 등장하는 디지털 소비자 유형표를 보고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디지털 시크와 조금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이를 통해 자신의 소비유형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모더니스트

 정보근로자. 이성과 합리성의 강조. 성취와 발전, 성장, 프로정신

 디지털 시크

 여유롭고 트렌디하게. 그렇지만 너무 튀지않게. 약간의 황당해 보이는 소비.

 디지털 컨서버티브

 회사 인간. 집단적 가치의 추구.

 디지털 부머

 뭉쳐서 띄우자. 팬클럽. 재미와 소속감.

 디지털 루덴스

 재미. 꽂혀야 산다. 주침야활. 인터넷의 인기 논객이나 아프리카 방송자.

 네오르네상스

 게임회사 넥슨의 김정주 대표. 재미있게 놀면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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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2-10-2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신간서평단 서평체크 완료했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