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Man No Man
김선우.조성빈 지음 / 박영스토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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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MAN으로 살다가 YES MAN으로 전향한 선배와 대체로 NO MAN으로 살다가 YES MAN으로 잠시 한눈을 팔았던 후배의 진로 탐색 고군분투기

이 책은 나의 친애하는 인친님이신 'esellie_moon' 님이 기꺼이 친구 소환해주셔서 받게 된 선물같은 도서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을 쓴 김선우, 조성빈 공저자는 한양대ERIKA 정보사회학과-아~벌써 헷갈림-선ㆍ후배 사이이다. 1996년생 김선우 후배는 현재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 '5대 그룹사 : 삼성증권,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텔레콤, 롯데지주'를 비롯한 100여 곳 이상의 탑브랜드사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 당당하게 'NO MAN' 으로 살아가는 그도 대기업 L사 정규직 채용 전형에 합격했을 땐 잠깐 조성빈 서배처럼 YES MAN으로 살아볼까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아버지의 만류로 결국 자신이 지금까지 즐겁고 더 잘할 수 있는 프리랜서 방송인인 'NO MAN' 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결심을 했다고.
한편, 대기업 C사의 HR담당자인 1994년생 조성빈 선배는 'YES MAN' 으로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다. 한때는 음악인, 방송인, 정치인 등 다양한 꿈을 꾸며 NO MAN의 삶을 살 수도 있었으나, 대학 재학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런 퇴직소식에 첫 순간 든 생각이 '조금만 더 다녀주시지' 였던 자신이 부끄러워서 온전히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책임지기로 했단다. 대학 입학 전까지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살았던 시골쥐가 시골쥐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이렇게 운명같은 선후배의 첫 만남과 조합은 서로에게 평생 함께해도 좋을 만큼 무한 신뢰를 쌓였다. 그런 두 사람이 뭉쳐 각각의 'No Man' 과 'Yes Man' 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실제 경험 사례를 들어 현실적인 조언을 제시해준다.
총 4 PART로 나눈 후, 각 PART별 CHAPTER를 각각 '김선우', '조성빈' 꼭지를 잡아 서술하고 있다. 각 CHAPTER하에 각각의 Episode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우선 김선우 저자는 본문에서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은 10대~20대일거라고 추정하였는데, 40대인 내가 보니 책의 구성이나 서술이 정말 요즘 MZ세대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역시 라이브커머스로도 활약중인 그의 감각이 돋보인다. 게다가 No Man과 Yes Man의 성향처럼 문체도 No Man은 역동적이고, 자료화면처럼 해당 에피소드마다 시의적절하게 배치한 사진들은 그의 노력과 그에 따른 성취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Yes Man으로서 대기업 인사업무 담당부서 담당자인 조성빈 저자의 글은 차분하면서도 '서론-본론-결론' 형식의 보고서 느낌으로 서술했다.이렇듯 서로 다른 문체로 쓰인 두 저자의 20대 이후의 고군분투기는 요즘 MZ세대로 대변되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적 존재' 라기엔 지금의 40대인 나도 찬사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지극히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의 진로 고민 상담 사례를 소개하며 각각 No Man , Yes Man 버전으로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는 꼭지가 있다. 그리고 두 선ㆍ후배는 자신들처럼 각자의 영역에서 Yes Man과 No Man으로 살아가는 16명의 명사들에게 Life, Job, Choice에 대한 사전질문지를 제공하여 인터뷰한 솔직한 답변 내용을 실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사례만으로 자칫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궁극적으로 책 내용의 신뢰성 획득에도 성공했다.

나를 평생 가슴 뛰게 했던 독서와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자 한 내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했는지 새삼 의문이 들게 한 이 책! 아직도 인생의 방향을 '자유로움'과 '안정' 속에서 고민만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두 저자가 마지막까지 강조하는 다섯 가지만 기억하고 따라해보자.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할 것.
-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것.
- 그 선택을 통해 이룰 목표를 정할 것.
-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만들 것.
- 당장 실천할 것. (본문 p.380)
인생의 정답은 없다. 내가 오늘 뗀 한 발이 내 성공의 첫 페이지라 생각하고 우선 떼어보자. 온 마음을 모아 최대한 똑바르고 힘찬 한 발을!


본 서평은 김선우, 조성빈 공저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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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 - 아끼고 고맙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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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든 순간이 너였다>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하태완 작가의 최신작이다. 전작에서도 사랑과 상처, 인간관계 등을 다루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을 좀 더 이야기하고 있다.


표지는 전체적으로 푸른색 계열이어서 이 계절, 여름에 청아한 느낌을 준다. '평화의 동산' 같은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목은 또 어떠한가.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는 하태완 작가님의 아내분이 하태완 작가님과 데이트에서 자주 하던 말이라고. '아끼고 고맙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작품에선 전작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서 '사랑'의 대상이 불특정 다수의 '모두'를 향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아내와 반려동물'에 향해 있는 듯하다. 프롤로그에선 '당신을 만나는 게 제일 좋습니다' 라고 하여 독자들을 위한 편지글을 시작으로 총 3장으로 나누어 위로를 건네는 글들을 풀어놓고 있다.

'1장-안부를 건네다' 에서는, '오늘 하루가 내내 편안하기를' 이라는 주제로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힘들지? 괜찮아' 라며 어깨를 토닥이는 듯한 위로의 글들이 쓰여 있다. 그 중 가장 내 마음에 와닿은 구절은 '게으른 완벽주의자에게' 건네는 위로였다.

"닿고 싶은 지점을 좇는 과정에서 정체되고 손발이 묶이는 순간을 무사히 넘기 위해서는 매번 잘 해낼 수 없다는 것을 끝내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을 쏟았든 간에요. 잘하려는 마음보다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이유를 절대적으로 우선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이 변화한다면, 우리가 겪게 될 모든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안정과 휴식을 가질 '기회'가 될 것입니다.

부디 당신의 오늘을 무자비하게 어지럽힌 일 앞에 마냥 울고만 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패하고, 무너지고, 뒤처지고, 좌절하고, 가라앉음이 몇 번이나 된다 해도 그 사람을, 그 관계를, 그 일을 내가 왜 사랑하게 되었던가 되짚어볼 수 있기를요." (본문 p.102-103)라고.

'2장-사랑을 건네다' 에서는, '당신을 향한 마음의 눈금' 이라는 주제로 저자의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글들로 독자로 하여금 닭살 돋게 하기도 한다. 아마 내가 이미 신혼을 한참 지난 중년의 부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직한 사랑의 방법으로, 'Love is all' 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바꾸려 들지 않는 것. 사랑으로 엮여 있다 해서,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 꼬집지 않는 것. 내 마음과 기준에 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오류라 여기는 일 없게 하는 것. 혹여 이해할 수 없더라도, 쉽게 지치거나 낙담하지 않는 것. 완벽히 납득하려 애쓰지 말 것. 당신은 당신, 나는 나. 우리가 양손 모아 함께 하는 것은 사랑 하나로도 넉넉하다 여기는 것." (본문 p.124-125) 라고 하여, 비단 연인들의 사랑만이 아닌 부부나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객관적 타자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랑은 구속하지 않는 것' 이라는 진리와 같은 문장은 종교적 교리나 다수의 심리분야 도서에서도 강조하는 내용인데, 늘 읽을 때마다 '고쳐야지, 바꿔야지' 하면서도 쉽지가 않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꾸 구속하게 되는 게 현실.



'3장-감사를 건네다' 에서는, '누구보다 찬란한 우리의 동행' 이라는 주제로 더불어 사는 세상에 필요한 마음가짐과 관계 설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바쁜 일상 중 하늘을 올려다 볼 시간도 없는 사람들에게, "빈틈없는 하루의 언저리에 하늘 한 번 올려다보는 일이 얼마나 투명한 생명력을 수확하는 일인지. (...중략) 무심코 올려다본 어느 하늘이 내가 가진 삶을 얼마나 돋보이게 하는지." (본문 p.210)아느냐며 묻는 장면에선 무심코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다보이는 시원한 하늘을 바라다봤다. 변두리 마을 아파트 맨 앞동이어서 탁 트인 하늘을 맘껏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적당한 관계설정이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 '완벽한 이해' 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오래도록 함께할 인연이란, 언제나 내 옆을 든든히 지켜주는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내 영향권에 있는 것보다 더한 축복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본문 p.231)라고 조언한다. 그러니 옆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와 오랜 인연을 잘 만들어 가라는 것.

나는 독서를 할 때 인상적인 문구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있으면 점착 메모지를 활용하여 해당 페이지에 붙여서 완독 후 서평 작성시에 일부 인용하곤 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거의 매 페이지에 메모지를 붙이고야 말았다. 그만큼 모든 문장이 인상적이다. 또한 중간중간 실사 사진이 삽입되어 있어서 장마와 무더위에 지리하게 이어지는 이 여름에 휴가기간 꼭 한 권 들고 가야 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요즘 자신의 글이 무척 마음에 든다는 하태완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건네는

모쪼록 몸도 마음도 내내 건강하세요. 또한 지나온 삶의 뒷면에 덕지덕지 묻은 후회를 너무 미워하지 않으셨다면 좋겠습니다. 빅토리아 홀트의 말처럼 좋았다면 참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라는 말을 주축으로 두고 살아가셨다면 해요. 안개 끼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삶 또한 나름의 고요함이 있음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 p.7

라는 편지글을 품으며 힐링하시길...

본 서평은 북로망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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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자폐 아이를 성장시키는 말 걸기
혼다 히데오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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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로 신슈 대학 의학부 아동발달심리학 교수인 혼다 히데오님이 쓴 도서이다. 그는 1988년 도쿄 대학 의학부 의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 부속병원, 야마나시현 마음 발달 종합재활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30여 년에 걸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발달장애 전문가다. 의료 현장에서 수많은 유아기부터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까지의 아동과 부모, 또 최근에는 스스로 발달장애가 의심되어 상담이나 의료기관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2차 장애에 대한 가장 좋은 대책은 예방이라는 점을 통감하였다. 그래서 2차 장애의 출현을 예방함으로써 발달장애의 특성이 있어도 아이가 자유롭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육 방식에 관한 책을 쓸 필요를 절감하였다는 집필 동기를 '여는 글'과 '맺음말' 부분에서 언급하며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유아기부터 사춘기까지의 아동에 한정해, '발달장애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지' 총 5장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 바로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해줌으로써, 그간 '우리 아이늘 왜 이럴까?'와 같은 고민을 하며 속만 끓였을 양육자의 답답함을 일정 부분 해소시켜 준다.

표지 그림이 전체제으로는 '아이의 다양한 사고 체계를 이해하는 엄마'를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중심에 놓인 전구 속 그림들은 띠지 부분을 대신한 하단부의 책소개글에 쓰여 있는 일상생활, 공부, 친구, 게임, 숙제, 학교생활을 상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 쪽수는 255페이지로 육아서 중에서 비교적 적은 분량의 책이라 집중해서 읽는다면 하루에도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평소 독서력이 탄탄하다면 4~5시간만에도 완독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내게는 그동안 만난 어떤 육아서보다 더 절실하게 와닿는 책이어서 그런지 나름 독서력을 갖추었음에도 생각보다 천천히 읽혔다. 한 문장 한 문장 눈과 가슴에 새기느라.

타 육아서에 비해 다소 빈약해보일 수 있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실용적 해결책 중심의 기술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ADHD나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같은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전문 석학들의 심오한 이론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장 가정과 학교 등 일상적인 사회 활동 중 바로 적용해볼 수 있어야 '진짜 육아서' 인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 '4장 발달장애 아이로 산다는 것-상황별 포인트' 에서 '전편 : 생활 스킬편' 과 '후편 : 대인관계ㆍ공부ㆍ학교 편'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한창 학습에 열을 올려야 할 중3 학부모인 내게는 그 중에서도 '공부를 가르친다는 건 100년쯤 앞서가는 것!' 이라는 주제로

공부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고 일을 시작하면서 업무에 관심이 생기고, 스스로 공부해서 대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배우고 싶다는 생각만 있다면, 학습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은 언제라도 가능합니다. 공부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문 p.134-135

라고 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100세 시대' 라는 요즘, 우리의 아이들의 세상은 이제 '120세 이상' 의 초초고령자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올 털데 고작 대학입시에 매몰된 획일적 학습이 일상 생활의 작은 습관조차 익히기 어려운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 책을 좀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드는 나와 같은, 보통 아이들보다 많이 느리고 양육이 힘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권한다. 단연코 피자 한 판 가격도 안되는 금액을 투자하여 한 시간에 수백 만원의 상담료를 내고도 최소 일 년 이상 기다려야 만나뵐 수 있다는 유명 소아정신과 박사님의 솔루션을 감히 흉내라도 내어 보자. 책의 말미에서 저자가 강조하듯, "타고난 특성은 여전히 그대로 남았지만, 생활의 질이 향상될 것이므로.

본 서평은 이아소출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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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엄지척 미소 그림책 3
이은혜.이신혜 지음 / 이루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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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선 그림도 글자도 시원시원한 크기여서 시력이 나쁜 아이나 노안인 어르신들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면지부터 책 내용을 시작하고 있어서 일반도서의 프롤로그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자매이신 이은혜, 이신혜 두 작가님과 모수진님이 협업하여 탄생한 디자인이겠죠.

북극곰출판사의 편집장님이시기도 한 이루리 작가님께서 이번 그림책을 출간한 이루리북스의 편집도 맡아주셨으니 더욱 뜻깊다 하겠습니다.

이 책의 임금님은 언뜻 '벌거벗은 임금님'을 연상시키지만 신하들을 절대 복종시키는 통솔력이 넘치는 걸 보면 분명 벌거벗은 임금님과는 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본문의 첫 장면과 대사는 "당연히 임금님께서 제일 멋지십니다요!" 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세상에서 제일~"로 시작하는 임금님의 끊임없는 물음이 이어집니다. 아~이렇게 끊임없이 터무니없는 질문에 어느 신하가 자신의 목숨이나 직을 걸고 쉽게 바른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법에 의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주의 시대이지만 임금님이 나라를 다스리던 시대에는 왕의 말이 곧 '법'이었으니 임금의 말을 거역하는 순간 목숨이 날아가기도 했으니 함부로 바른 말을 하기 힘들었겠지요.

어느 날 임금님은 또 힘자랑 하려고 격파 쇼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실제 벽돌을 격파하는 대신 몰래 숨겨 온 분필을 꺼내 벽돌 사이에 놓고 부러뜨리는 자작극을 펼칩니다. 잠시 당황하던 신하들은 임금님이 노하실까 바로 또 임금님에게 '엄지 척' 손을 들어 격찬을 합니다. 이에 기분이 흡족해진 임금님은 "여봐라! 음식을 대령하라!"고 명하지요. 말 그대로 상다리가 부러질만큼 가득 차려진 수라상을 다 비우고는 소화시키러 산책을 가자고 가뜩이나 굶주려 힘든 신하들을 이끌고 갑니다. 이쯤되니 신하들 중에서 대놓고 "못 가겠다"는 신하도 있긴 하네요. 그래도 별 수 있나요? 우리의 가장인 신하들은 하는 수 없이 임금님의 행차에 동원되어 말을 타고 가는 임금님 뒤를 묵묵히 따르는 수밖에요.

그러던 중 폭식을 했으니 당연히 배 속이 편할리가 없죠. 하다하다 임금님은 노상 배변까지 하고야 맙니다. 소음과 냄새를 견디는 것도 신하의 역할인가 봅니다. 정말 신하의 신세가 처량하기 그지 없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자기의 똥까지 신하들에게 보라고 강요하는 임금님! 정말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려는 찰나 다음 장에서 갑자기 등장한 호랑이!

그것도 모르고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신하들에게 버럭 화를 내며 "왜 멋진 똥을 보고도 멋지다고 말을 못하는 것이냐? 우리 엄마는 맨날 잘했다고 했단 말이다!!!"라고 소리치는 임금님. 그러면서 내지른 주먹 한 방! 퍽🥊

이게 웬일? 임금님의 일격에 그대로 쓰러진 호랑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던 임금님은 그제서야 36계 줄행랑을 친다. 이에 뒤따르던 신하들은 일제히 "임금님~멋져요~최고예요.!" 라며 진짜 쌍엄지척을 날립니다.

그러나 역시 우리의 어설프지만 사랑스런 임금님은 왕좌 옆에 웅크리고 벌벌 떠는 모습으로 "힝! 호랑이 너무 무서웠어. 흑흑흑..."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은혜 작가님께서 제 SNS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 오셨고, 친히 사인본 책을 증정해주시겠다며 서평을 부탁하셨다. 작가님께 개별적으로 서평의뢰를 받다니... 너무 영광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받은 도서에는 이은혜, 이신혜 두 분 자매 공저자님의 개성만점 정성스런 사인이 되어 있어 너무 기뻤다. 그간 내가 숱한 밤을 잠까지 설치며 치열하게 쓴 글들을 좋게 봐주시고 나름 인정해주신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이 책은 사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나는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이 있다. 임금님 즉, 현시대에 적용해보자면 '바람직한 통치자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신하들의 감언이설에 속고 무한충성을 강요하는 일그러진 영웅보다는 신하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호랑이'로 표현된 외세에 철저히 대비하는 내유외강형 대통령이 필요한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한다.

본 서평은 이은혜, 이신혜 작가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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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낭만, 순례길 신혼여행을 꿈꾸다 - 56일간의 비아 프란치제나 순례길
김리나.권영범 지음 / 크루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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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무 살 때부터 거의 매일 일기를 쓰고 독신으로 살며 신을 위해 바쳐진 인생인 봉헌생활을 꿈꾸었던 김리나씨와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자유분방하고 도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는 권영범(이삭)씨가 신혼여행으로 '비아 프란치제나' 순례길을 걸으며 겪었던 일들을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다.

최근 띠지 활용에 대한 출판계의 화두 때문인지 이번 도서도 트레이싱지로 책의 제목과 저자, 본문 내용 등을 실어 두어 책을 한층 고급스럽게 해주었다. 또한 순례길에서 만난 쭉쭉 뻗은 초록 나무들을 표지 사진으로 넣고 제목은 표지에는 흰색 활자로, 띠지에는 검은색 활자로 표기하여 조화로움에도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전체 343페이지의 분량에 비해 책 두께가 두꺼운 것은 아마도 환경을 생각하는 비코팅지 사용과 여행도서에 버금가는 실사 사진이 많아서 일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크루출판사의 뛰어난 기획력이 자연과 신께 귀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이 책 저자 부부의 삶의 철학을 잘 담아내고 있다.

사실 나는 '순례'하면 주로 '산티아고' 순례길만 알고 있었다. 이번 책에서는 영국 캔터베리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쳐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바티칸까지, 약 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성지 순례길인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를 걸으며 신혼의 달콤 쌉쌀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히 허니문이라 불리는 신혼여행지로 순례길이라니... 표지의 부제에 나와 있듯, 56일간 사랑하는 배우자와 24시간 내내 붙어있을 수 있다는 건 설레고 부러운 일이다. 그래도 20kg이 넘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책 속에 언급한 2~30킬로미터를 걸어서 이동하는 일은 한 때 국내 젊은이들에게 훈장처럼 회자되던 '국토대장정'도 경험하지 못한 내게는 상상하기도 힘든 여정이다. 그래서 더 특별한 이들의 이야기는 총 7장에 걸쳐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의 순례 여정을 따라 기록하고 있다.

남편 권영범씨는 책 속에서는 '이삭'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리나씨와 이삭은 순례길에서 여느 신혼부부처럼 달콤함은 잠시, 24시간을 붙어 있는 날이 길어지니 결국 종종 싸우기도 하며 침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 하지 않았던가. 하물며 신혼부부의 싸움이야 말해 무엇하랴. 그런 순간들을 잊을 만큼 인정 많은 각국 유럽인들의 환대에 감동하고 한번은 길을 잘못 들어 죽을 뻔 하기도 하면서 리나씨는 남편 이삭씨가 새삼 든든하게 느껴졌단다. 각자 '봉헌'하는 삶을 꿈꾸며 수도자들이 주로 간다는 순례길을 떠났다가 만나게 된 두 사람, 리나씨와 이삭씨. 이삭씨의 첫 고백에 마음이 흔들리고 영혼의 단짝이라 느꼈던 이삭씨의 두번째 고백에 수녀님은 "이렇게 된 거 그냥 직접 만나 보라고. 보고 만질 수 없는 마음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 또 막상 만나고 나면 그 마음이 사그라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단다. 그러나 리나씨는 "그날 내가 그를 만나러 나간 이유가 수녀님의 말을 믿어서인지 아니면 단지 그를 만날 좋은 핑계를 찾아서인지는 나만 알고 있었다."(본문 p.11)고 하여 이미 이삭씨가 리나씨 마음 속에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리나씨는 스무 살 때부터 거의 매일 일기를 써왔고, 이번 '비아 프란치제나'의 여정도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기록했다. 순례길 여정을 통해 느낀 점이 많은 리나씨는 순례길 신혼여행을 추천한다. "순례길을 통해 얻은 것은 정말 많다. 낯선 천사들을 만나면서 세상이 아직 살 만하다는 것과 우리가 얼마나 도움이 필요한 존재인지를 배웠고, 앉아서 공부만 하던 내가 매일 25km를 넘게 걸으며 나중엔 알프스도 넘었다는 사실은 바닥나 버린 내 자존감을 높여줬다.

아직 '결혼;이라는 불완전한 길을 걷고 있지만 이제 내 안에 불안감은 없다. 이삭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고, 우리는 서로의 어둠과 실패를 이해한다. 우리는 서로 모난 부분은 함께 깎아 가며 성장했고,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결혼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말을 관용어처럼 사용한다. 그렇다면 그 새로운 시작을 제대로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는 순례길 신혼여행을 추천하고 싶다."라며.

마지막 장면은 결혼 6년차 부부가 된 리나와 이삭씨 부부가 순례길에서 얻은 첫째 아들 '비아'와 둘째 아들 '윤이'를 데리고 서울 둘레길을 걷기 시작한 지 3년차가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각각 첫째와 둘째를 배낭에 나눠 메고 있는 모습이다. 역시나 리나씨의 임신 소식에 완주하지 못한 미완의 순례길을 아이들과 함께 완주할 꿈을 꾸는 아직도 신혼같은 리나·이삭 부부.

리나와 이삭 부부처럼 조금은 특별한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순례길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과 부부의 의미를 느껴보시길…

본 서평은 크루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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