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아이 꿈꾸는돌 36
이희영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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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희영 작가의 신간 장편소설이다.

<페인트>에서도 기계적 사회시스템에서 '인간성 상실'과 그 안에서도 잃지 않은 휴머니즘의 회복을 청소년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청소년이 주인공이다.

요즘은 띠지도 정성을 들여 제작해 함부로 버릴 수 없게 하는 문화가 출판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듯하다.

이번에도 이희영 작가님의 얼굴이 박힌 띠지를 심지어 내가 학창시절 좋아하던 일명 '기름종이'-정식 명칭은 '트레이싱지'-로 디자인했다. 그래서 절대 버릴 수 없다!

또한 트레이싱지 속지도 표지와 같은 디자인으로 앞,뒤 동일하게 구성했다. 게다가 작가님의 친필 사인까지 기재되어 더욱 뜻깊다.

표지의 푸른 색은 이 소설의 배경인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섬, 솔도에 사는 이수와 할머니, 나아가 인간 내면의 도무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深淵)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소금 입자를 뿌려놓은 것처럼 실제의 바다색보다 훨씬 더 높은 채도의 파란색-소위 군청색 또는 코발트 블루에 가까운-을 사용하면서도 묽게 표현함으로써 신비롭고 쓸쓸해보이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차례를 보면 총 열 가지 주제로 표현했다. 간결하게 두 글자로 이루어진 명사 단어로 이루어진 각 주제는 간결하면서도 마음에 울림을 주는 힘이 있는 문장들로 이야기를 풀어내 작가의 필력이 대단함을 새삼 느꼈다.

솔도의 외딴 섬마을에서 우솔에 있는 고등학교까지 배로 통학하는 유일한 학생 이수와 전학생 세아에게는 다른 듯 닮은 상처가 있다. 불완전한 가족.

이수는 무책임한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이 집 저 집에 맡겨지다 끝내는 보육원 시설에까지 맡겨진다. 그러다 우솔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지금의 할머니와 살게 된다. 열두 살의 희미한 기억을 떠올릴때마다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솔도 초등학교 동창이자 현재 같은 반인 한기윤에게 무슨 약점을 잡혔는지..일명 따까리 취급을 받을 정도로 폭언과 폭행, 각종 심부름까지 참아내는데...

한편, 전학생 세아는 부유한 가정이지만 엄마, 아빠는 서로 각자의 연인과 외도하며 살림과 세아를 등한시하고 가사도우미 이모와 그 딸 지유에게 오히려 가족같은 애정을 느끼며 겨우 관계 회복에 눈을 떴는데 갑작스러운 가사도우미 이모가 세아네 집 일을 그만두게 되고 자신과 동갑인 지유는 갈빗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하여 결국 자살을 한다. 이에 분노한 세아는 갈빗집 사장집에 찾아갔으나 이미 CCTV와 성폭행 동영상을 삭제된 후였다. 이에 세아만 가해자로 둔갑하여 소년법 적용 대상 처분 중 가장 중한 소년보호처분 10호를 받아 소년원에서 일 년 복역까지 하게 되고 결국 일 년을 꿇어 이수네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망나니 아들이 하나 있었다. 결혼했으나 아이가 안 생겨 시댁에서 온갖 구박을 받다가 겨우 들어선 그 아이. 그러나 남편은 얼마 못 가 죽고 할머니는 남편 죽게 한 팔자가 센 여자로 낙인찍혀 시댁에서 탈출했고, 지금의 우솔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의 맛깔난 요리와 회 뜨는 솜씨가 일품이라 장사가 잘 되었는데도 외동 아들은 늘 어머니의 주머니가 마를세라 돈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하다 지금의 이수 엄마를 만나 혼인신고까지 하고 살림을 차려 한시름 놓는가 했는데 이번엔 치매가 왔다.

(...중략)

할머니의 치매로 다시 떠올리게 된 그날의 기억. 온통 붉은 세상이었던 것과 비릿한 반찬냄새들...정말 할머니가 그 벼린 칼로 아들 내외를 찔렀을까? 그러나 도무지 기억의 퍼즐을 맞출 수 없던 그때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가기전 이수에게 진실을 들려준다. 그 무책임하고 제멋대로이며 방탕한 부부는 결국 당시 열두 살이던 이수가 찌른 것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작가는 이 소설을 완성하고도 폴더에 넣어 두고 혼자만 읽으려 했었다고.

작가는 인간의 내면과 복잡한 삶의 모습들을

"넝쿨처럼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사는 게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섬에서 사는지도 몰랐다. 누군가 배를 타거나, 헤엄쳐서 가보지 않으면 결코 그 속을 알 수 없는 섬들…….

본문 p.146

이라고 하여 섬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이다. 또, 작가는

"인간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고, 인간에게서 받은 위로가 가장 따뜻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칼날이 되는가 하면, 누군가의 손길은 생명이 된다. 소름 끼치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요, 숭고한 희생을 감당하는 존재도 인간이다."

p.228

이라고도 한다.

또한, 추천사에 "우리는 이것과 저것 사이, 넓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제도와 사회는 이따금 우리를 엉뚱한 이야기 속에 가둔다. '섬'이 된 아이와 '선인장'이 된 아이의 이야기는 이렇게 우리의 삶이 명료한 언어로 단순하게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복잡다단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길로 소설만 한 것이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라고 쓴 밝은책방 대표이자 변호사인 김소리님의 소회도 울림을 준다.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실'에 다가서려는 사람은 자신의 직위와 가족과 기타 가진 것 모두를 걸어야 한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이수, 세아는 아직 젊어서 할머니는 여생이 길지 않아서 서로를 위해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것일까.

정의롭기보다 부자가 되라고 세뇌시키는 사회, 모두가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하면 적이 되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모쪼록 이희영 작가님의 이 소설이 요즘 귀하다는 '소금'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정화시켜주는 이수(離水)-물에서 떠 올라간다는 뜻-가 되기를….

본 서평은 돌베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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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 논제 10가지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김태훈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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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느껴지듯, '도덕성'에 대한 열 가지의 논제에 대해 저자가 다양한 연구자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자신의 오랜 연구를 통한 분석과 의견을 실어 깊이를 더했다.

저자는 현재 공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태훈 교수님이다. <덕 교육론> <도덕성 발달이론과 교육>등 윤리 분야의 다수의 저서에 대한 번역도 하는 등 평생을 도덕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자가 이미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그동안 필자가 관련 학회에서 발표했던 논문들을 중심으로 수정과 보완 작업을 하고 새로운 글을 더하여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다."(p.15)고 언급한다.
앞 표지의 계단을 오르듯, 도덕적 개념 정의로 시작하여 도덕성, 부도덕성의 행동의 원인이나 동기를 밝히고,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장에서 개인적 도덕성 발달 방안 등을 다루는 점층적 구조 방식으로 서술했다.

목차에서는 각 장을 '논제'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다. 매 논제의 시작과 끝은 각각 '머리말'과 '맺음말'이라는 항목을 두어, 우리가 흔히 학창시절 배웠던 논설문 3단 구성인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띠고 있다.

논제1 도덕성이란 무엇인가?

-'도덕', '윤리' ,'도덕성'의 용어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성의 개념을 기존의 도덕철학 및 도덕심리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인문,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적 관점에서 정의하고 그의 특성을 논의한다.

논제2-인간은 선한가?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의 유가 철학자 맹자와 순자의 인성론을 실마리로 논제를 풀어간다. 맹자와 순자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성선과 성악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고찰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들의 담론을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해야 할 것인지 밝힌다.

논제3 나는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내포된 '도덕적'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우리'가 아닌 '나'는 왜 그러한 삶을 중시하며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를 논의한다. 그동안 도덕철학 분야에서 이 물음과 관련하여 제시되었던 답변들을 외재적 동기에서 나오는 것과 내재적 동기에서 나오는 것으로 구분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차원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모색한다.

논제4 앎과 행동이 늘 일치하지만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행일치의 문제는 철학적 담론의 화두에 해당한다. 여기에서는 동양철학자 주자朱子와 양명陽明이 제기했던 지행병진知行竝進과 지행합일知行合一 학설의 핵심적인 논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앎知과 실천行 사이의 심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요소들과 그의 작동 기제를 제시하고, 도덕적 행동을 위한 동기가 다원적으로 유발되는 사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논의한다.

논제5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는 무엇인가?

-블라시 A. Blasi가 이와 관련하여 제시한 자아 모델self model과 그의 확장적 성격의 도덕적 인격 모델moral character model을 차례로 논의한다. 그리고 도덕적 자아 정체성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그리고 도덕적 자아 정체성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논제6 우리는 왜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가?

-사람들이 부도덕한 행동을 하게 되는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도덕규범의 진화 역사적 관점에서 추론하고, 사람이 부도덕한 행동을 한 이후에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 그 기저에 놓여 있는 심리적 기제를 통해 논의한다.

논제7 공감의 정서는 도덕성 발달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공감의 의미를 비슷하지만 뜻은 다른 동정과 비교하여 개념 정의한 후, 공감의 구성요소, 생물학적 기반, 그의 발달 기제를 고찰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도덕성 발달에서 공감의 정서가 발휘하는 역할을 논의한다.

논제8 죄책감과 수치심은 도덕성 발달을 저해하는가?

-죄책감과 수치심이 개념상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토하고, 선행연구들을 중심으로 그의 발달 과정을 추적한다. 죄책감과 수치심의 도덕정 정서가 우리의 도덕성 발달에 어떤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하고, 우리가 어떤 측면에 유의해야 할 것인지를 밝힌다.

논제9 도덕성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는가?

-인간의 도덕성과 언어가 그 기원과 발달에 있어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발달심리학, 진화심리학,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검토한다. 특히 도덕성의 형성과 발달이 언어의 등장을 전제로 하였는지 혹은 언어의 등장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였는지 인류의 진화 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도덕성(도덕적 사고)와 언어의 지배적 상관성과 관련한 논란을 규명한다.

논제10 나의 도덕성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도덕성의 구성적 발달을 위한 예비적 논의로 도덕성의 발달을 바라보는 관점들과 도덕 판단의 정당화 문제를 고찰한다. 그리고 나의 도덕성을 어떻게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인가의 구성적 방법론의 방안을 논의한다. 이는 도덕적 존재자로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시사점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주로 철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거나 논문을 주로 써야 하는 대학원생들에게 '도덕성'에 대한 확실한 개념 정립을 돕는 참고서로 활용하면 좋겠다. 또한, 단편적 지식만 소비되는 요즘 사회에서 이처럼 근원적이고 실체적인 물음에 답하는 철학서를 읽으며 뇌를 깨워보자!

본 서평은 글로벌콘텐츠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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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 2024년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도토리숲 문고 9
존 조 지음, 오승민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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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계 헐리우드 영화배우인 '존 조(한국 이름: 조요한, John Cho)'님이 쓴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1992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흑인들이 일으킨 폭동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조던;이 어쩌면 '존 조' 배우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과정을 수료 후 다수 작품의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신 오승민 작가님의 유화풍 그림이 '존 조' 배우를 꼭 닮은 앞표지 뿐만 아니라 내지 본문 삽화로 그려져, 이 소설의 암울하지만 희망을 찾아가는 '조던'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친한 친구 '마이크 리'와 의 이야기에 더욱 힘이 실렸다.

또한, "제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로망으로 해외에 사는 교포들의 삶을 마냥 부러워한 적이 있었어요. 어릴 적 훌쩍 미국으로 떠나 버린 친구때문에 생긴 그리움일 수도 있어요. 그곳에서는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왠지 꽃길만 걸을 것 같았거든요."라 고백하는 김선희 번역가님의 섬세한 번역으로 '어린이 청소년 소설'이라는 내용적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울림을 주는 시대성도 획득했다.

조던의 가족은 6·25 참전 용사로서 손가락 두 개를 잃으셨고, 다리도 절뚝이시지만 낯선 타국 땅에서 강인한 정신만은 살아있는 집안의 어른 역할을 맡고 계신 할아버지, 생활력 강한 엄마에 비해 시쓰기를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는...그러면서도 집안의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 그런 부모님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해서 제 할 일을 다하고 동생 조던까지 돌보는 든든한 누나 사라, 그리고 늘 누나와 비교당하면서도 '자신의 삶은 자신이 결정하겠다'는 당찬 조던까지 3대가 모여 살고 있다.

집에서는 물론 학교에서까지 모범생인 사라 누나와 끊임없이 비교 당하는 조던의 아빠의 바람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커닝을 반복하다 결국 정학을 당하게 되고, 교회 벽에 허락없이 그라피티를 하다 들켜서 '마이크와 어울리지 말라'는 아빠의 요구가 싫으면서도 결국 자주 일탈행위를 하면서도 '늘 계획이 다 있는' 친구 마이크와도 거리를 두는데...

그 즈음 한인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 목차상 1장의 내용인 '1992년 4월 29일' LA폭동이 일어났다.

이미 1990-92년에 사우스 센트럴 LA의 리커스토어 업주의 사망사건 80%이상이 한인이었고, 이에 폭동이 일어나는 데 도화선이 된 사건이 있다. 1991년 3월 16일 토요일 오전 사우스 센트럴 LA에서 한인 업주 두순자 씨(당시 48세)가 15살이었던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즈 양을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사건에서 1년 이상의 공판을 거쳐 최종 '집행유예'로 판결해 흑인 커뮤니키가 들끓었다. 이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로드니 킹을 구타한 백인 경관들에 대해서 무죄 판결이 나온 사건이다.

이 두 사건에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4·29폭동이 일어나 사우스 센트럴 LA 한인 업소에 불똥이 튀었다

이미 1990-92년에 사우스 센트럴 LA의 리커스토어 업주의 사망사건 80%이상이 한인이었고, 이에 폭동이 일어나는 데 도화선이 된 사건이 있다. 1991년 3월 16일 토요일 오전 사우스 센트럴 LA에서 한인 업주 두순자 씨(당시 48세)가 15살이었던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즈 양을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사건에서 1년 이상의 공판을 거쳐 최종 '집행유예'로 판결해 흑인 커뮤니키가 들끓었다. 이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로드니 킹을 구타한 백인 경관들에 대해서 무죄 판결이 나온 사건이다.

이 두 사건에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4·29폭동이 일어나 사우스 센트럴 LA 한인 업소에 불똥이 튀었다.

출처 : 한국일보 2022-05-05(목) 문태기 OC지국 국장

고.

이 사태로 한인 상가들이 흑인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아 스스로 상가를 지키고 흑인들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가게를 지키는 가장들이 많았는데...조던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이 폭동 관련 기사와 뉴스 보도가 TV에서 실시간 생중계 되고, 이를 본 조던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두절되자 아빠가 걱정되어, 아빠가 장롱 선반 깊숙이 숨겨 둔 총을 꺼내 부모님이 운영하는 가게인 주류 판매점으로 향하려는데 마침, 교회 벽에 허락없이 마이크와 그라피티를 그리다 아빠의 꾸중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던 마이크가 전화를 해서는 친구 벤의 집에서 닌텐도 게임을 하러 가잔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당당하게 외출할 명분이 생겨 마이크를 만나기로 했다.

결국 그러다 마이크네 식당으로 가게 되었고, 마이크는 키가 안 닿는 곳에 숨겨둔 돈뭉치를 꺼내려다 아빠한테 발각되어 놀라 허둥대다 발을 헛디뎌 발을 심하게 삐끗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조던의 속도 마르고 자꾸 지체하는 통에 마음이 조급한 조던은 마이크의 보행을 도우려 근처 남의 정원의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다 '게리'씨를 만나게 되고, 또 마이크가 자신의 형 해당에게 알린 상황이 어느 새 사라 귀에 들어갔는지 차로 데리러 왔고, 이를 거부하며 무작정 뛰다가 마이크의 발목은 더 상태가 악화되어 이에 길가에 잠시 세워 둔 '루이스' 아저씨의 트럭을 얻어 탔다.

이후, 폭동으로 차량 통행이 제한된 사우스 센트럴 구역으로 가기 힘들다며 루이스 아저씨가 아이들의 목적지 주소를 거듭 추궁하자 아무래도 집에서 무단으로 외출한 게 들통날까 봐 신호 대기 중에 잠시 멈춘 트럭에서 기습적으로 내려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숨만큼 소중하게 지킨, 아빠에게 전해 줄 총이 들어있는 배낭을 차에 둔 채로.

결국 서로 지친 두 소년, 조던과 마이크는 바비큐 가게 텅 빈 주차장에 누워서 숨을 고르다 "아빠에게 줄 총이 든 배낭을 루이스 아저씨 트럭에 두고 내렸다고 고백하며 시작된 말다툼은 끝내 주먹 다짐까지 하고...둘 다 얼굴이 상처로 엉망이 된 채 조던은 어디 가냐는 마이크의 물음에도 아빠의 안위에 대한 걱정과 마이크에 대한 원망, 자기 자신의 일탈 행동 등에 대한 후회로 사라의 차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걷다가 지칠대로 지친 조던은 순순히 차에 타서 그간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다. 사라도 사실은 마이크의 형 해당과 비밀리에 사귀고 있음을 고백하고, 교회 청년부 예배에서 몰래 빠져나온 날, 아빠한테 들켜 곤란해지자 마이크가 아는 형 그라피티 아티스트에게서 얻었다는 그라피티용 물감으로 무단으로 교회 벽에 칠하던 조던과 마이크를 따라 나왔다고 둘러대서 고자질한 셈이 됐고, 이 일로 아빠는 조던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싸웠고 결국 두 사이가 냉랭해졌던 것이다.

그래서 사라는 정말 미안했다고 사과했고, 동생 조던도 집과 학교에서 늘 모범생인 누나의 비밀 연애를 부모님께 말하지 않고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다.

한편, 조던이 떠나고 혼자 힘겹게 아는 형 브라이언이 지키고 있는 해당 형과 만나기로 한 실버스타 노래방으로 걸어와서 극적으로 사라, 조던 남매와 상봉하고 둘은 서로를 안아주며 화해한다. 조던의 의도적 거리두기를 이미 알고 있었다며, "나, 문제아야." 라는 마이크의 말에 "너는 또 내 최고의 친구야."(본문 p.206)라고 조던이 화답하는 따뜻한 대화로 둘은 화해한다.

그리고 "늘 다 계획이 있는" 마이크의 기지로 루이스 아저씨의 홍보 전략인 우편함에 명함 넣는 습관을 좇아 루이스 아저씨의 집을 알아내어 기어이 조던의 가방을 되찾아온다.

그 가방을 들고 조던은 아빠가 있을 그 곳, 주류 판매점에 가서 힘껏 문을 두드렸고, 여느 때와는 달리 지붕 위에서 급하게 달려 내려와 문을 열어 주었다.

이제 아빠와 조던 둘 만의 시간을 위해 슬며시 자리를 피해주는 사라와 마이크.

전화선이 끊겨서 전화를 할 수 없었다는 말로 대화의 포문을 연 아빠에게 이제껏 목숨만큼 소중하게 품어 온 가방 속 총을 아빠에게 건네며 아빠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조던.

그런 조던에게 이내 "좀 복잡하면서도 슬프고 화가 나면서도 부드럽게"(본문 p.231) 아빠는 까먹고 총을 안 가져온 게 아니란다.

일부러 남겨 뒀다고. 절대로 누구에게도 총을 쏘고 싶지 않았기에. 그러면서 단호한 목소리로, "보호가 아니란다. 그건 무기야."(본문 p.231)라고 말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상처주었던 '그 날'의 입씨름에 대해 사과하며 조던 부자는 "함께" 지붕에서 내려 와 가게로 다시 들어갔다.

저자는 에필로그 지면을 빌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조던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1992년 5월 8일'이라는 주제로,

"LA폭동 이후, 난 또 다른 것을 많이 생각했다. 지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은 복잡하다. 특히, 보호해주어야 하는 사람이 보호해주지 않을 때는, 게리 씨가 들려준 것처럼 부당함의 역사 전체를 바꾸는 법을 생각해 내기란 힘겹다.

그날 밤 내가 아빠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왜 그랬어? 왜?"

하지만 할아버지는 내내 식탁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딱 한마디만 했다.

"우리가 우리 것을 지켜야 해."

할아버지는 내가 왜 그랬는지 이유를 이해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생각한다. 맞다. 우리는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또한 마이크의 발목에 붕대를 감아 준 게리 씨, 우리를 차에 태워 준 루이스 아저씨, 우리에게 컵라면을 끓여 주고 노래방에서 기다리게 해 준 브라이언을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의 것을 보호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한 서로를 보호해야 한다. 어쩌면 그게 진짜 보호다."

에필로그 pp.246-247

라고.

이 부분이 이 책의 중심 주제이지 않을까 싶다.

좁게는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 넓게는 포용과 연대의 과정이 이 사회를, 이 세상을 좀 더 희망적으로 공생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작가의 말' 부분에서 존 조 배우님은 1992년 4월 29일, 배심원들은 로드니 킹을 폭행한 경찰관들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이를 계기로 그 평결에 반발하여 LA폭동이 일어났는데, 2020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서도 그와 유사한 판결이 나는 것을 보고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는 부당한 판결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을 보면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왜 그리 저주처럼 느껴지는지...

비단 지구 반대편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만 끔찍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이나 기사를 쓰거나 방송만 해도 언론인들을 해직시키고, 수사하고, 구속시키던 언론탄압의 시대, 통치자의 말 한마디에 행정가들은 소신 발언은 커녕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일조차 목숨까지 걸어야 할 정도로 서슬퍼런 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30여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게리 씨가 들려 준 것처럼 "부당함의 역사 전체를 바꾸는 법을 생각해 내기란 힘겹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기에.

본 서평은 도토리숲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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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울었던 자리가 있다 - 개정판
주희 지음 / 장미와여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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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까지 내 최주희 시인이 쓴 이 시집은 책날개 부분에는 '주희'라는 필명이 기재 되어 있고 시인의 옆모습 사진이 박혀있다. "십여 년 전 창작물을 모아 첫 시집을 낸다. 이것은 격식과 제도의 틀을 벗어나 시인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며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둔 씨앗을 틔우는 발걸음이다."(앞 책날개 참조)라는 출간의 변(辯)을 담아.

수줍게 시작한 '인사말'과 달리 이 시집 마지막 페이지의 '끝맺음'은 작가의 고군분투 시작(詩作)활동이 느껴졌다. 시집 한 권을 내기까지의 수많은 습작을 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 낸 위대함이.

총 60편의 시가 살려있는데 목차부분에 산문처럼 따로 주제별 분류는 해놓지 않았다. 그래서 편견없이 읽을 수 있었다. 시집에 등장하는 생물, 무생물, 자연 현상, 종교,…그리고 가족 등 다양한 소재로 쓰여진 시들은 시인의 남다른 시선이 빚어낸 작품이다.

여러 시들 중 인상 깊었던 시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도 시인이 반려묘를 기르시는 듯, 고양이에 대한 시에서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 <고양이가 포개져 있다>

고양이가 포개져 있다

고양이가 포개져 있다.

고양이가 짐을 꾸린다.

그 안에는 내가 갖지 못한 짐들이 있다.

앙증맞은 발,

호박색 눈,

말괄량이 수염.

(…)

포개진 발 네 개를 살며시 잡아본다.

보자기처럼 고양이를 들어 올린다.

도둑처럼, 조심히 들어 올렸는데,

도둑이 들어왔다, 지독한 귀여움이, 마음을 훔쳐간다.

핑크빛 젤리 같은 입술을 훔쳤다.

실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는 고양이의 눈동자 속에

보석이 비친다. 애호박, 늙은 호박, 익어가는

노란빛에 내 마음이 익어 버렸다.

그 보자기 속에 내가 들어가 버렸다.

본문 pp.16-17

혹시 이 시를 읽고 닭살이 돋으신 분들도 있으시지 않을까. 서평을 쓰는 이 순간 또 한번 나는 닭살이 돋는다.

한편, 나처럼 시인이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시도 마음에 와닿았다. 무려 세 페이지에 걸쳐 쓴 시, <별의 가르침>.

별의 가르침

내가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쓰지 못하게 만든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창조할 수 없게 한다.

저 빛이 얼마나 더 나를 비출까라는

생각이 나를 어둡게 한다.

빛이 밝게 빛날수록 끝이 있는 것처럼 보면서

그 빛에 매달리게 만든다.

그래서 걸으면서, 나는 다짐한다.

추위 속에서 손이 꽁꽁 얼었다 하여도

매서운 바람을 멈추려 하지 않으리라.

(…)

지금 보이지 않는, 가려진 저 별도

우주 한편에선 가장 가까운 별이라는 걸,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걸 알기에 슬퍼하지 않으리라.

그래서 슬픔으로 무한함을 속이려 들지 않으리라.

나 길 걷다 가장 밝은 빛을 발견하면

그 가능성에 나를 활짝 열어두리라.

(…)

그저 빛을 따라 고요하게 걷는 그 길속에서

지금 보이지 않는 이 별도 어딘가에선 가장 밝게 빛나고 있다는,

상대적이면서도 동시에 절대적인 진리를 기억하리라.

본문 pp.28-30

시든 산문이든 창조적 글쓰기는 정말 힘든 것 같다.

수년 전부터 책 출간의 꿈을 품은 나도 아직 시집은 커녕 에세이도 한 권 출간을 못했으니.

시인은 아버지에게 바치는 시도 썼다.

편지 같기도 한 <전하지 못한 말>이 그것이다. 무려 다섯 페이지에 걸쳐 써내려갔다.

전하지 못한 말

아빠는 오랜만에 만났을 때도

여전히 머리를 깎은 채였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었으나

우연히 눈을 마주친 것으로

눈물을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

그리움이 아니었다. 눈물이 흘렀던 것은.

그냥 연민이었다.

그가 지난 시간을 후회로써 살아온 것을 느꼈다.

(…)

이런저런 말 하나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지만, 엄마에게 우리가 만났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거듭 부탁했던 것만이 생각난다.

(…)

그리고 어쩌다 집에 오던 아빠를

그토록 반기던 동생은 끝끝내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런 후회 차라리 없었으면 했다,

매정하기라도 했으면

원래부터 인연이 없었기로 치면 그뿐.

그리고 핸드폰이 바뀌고

마음의 부담감으로 연락을 끊은 지 오래,

이제 다시 연락하고 싶어도

내 쪽에서

저장해놓지 않은 그의 전화번호를

다시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제 모든 것 다 용서했다는 말,

해 줄 수가 없다.

그러니 그만 자유로워지라는 말,

해 줄 수가 없다.

(…)

그렇기에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

전할 수가 없다.

본문 pp.126-130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 시인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치유의 과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슬프고 아름다운 시이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더 아프고 쓰린 법.

용서하기로 한 시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아~창작의 고통, 자신을 "종이 문자 텍스트에 종사하는 사양 산업 종사자"로 칭한 한 유명 작가님도 느끼시긴 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솔직히 이미 쓰여진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는 서평작업을 하는 일 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전업 시인인 주희님도 시를 짓는 일이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나보다.

위대함

위대함은 자신이 아닌 것에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자기인 척하는 자기 아닌 것들과.

들뜬 부유물들을 가라앉히고자 무덤 속에

자신을 묻어야 한다.

심연깊이 가장 먼저 가라앉아야 한다.

그래야 순도로 정제된 수심 속에서 비로소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끝맺음

라고 끝맺음을 하는 걸 보면.

본 서평은 장미와여우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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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학교 1교시 경제학 수업 생각이 자라는 나무 27
잉그리드 세튀메르 지음, 로디 페로탱 그림, 이세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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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프랑스인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청소년 경제분야 도서이다.

표지는 제목에 맞추어 지구 모양을 중심에 배치하여 '경제'라는 것이 특정 한 국가의 문제만이 아닌 전 세계에 통용되는 원리임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우선, 전체 119페이지의 분량에 이해를 돕는 삽화를 충분히 배치하여 어려운 경제 개념을 쉽게 익힐 수 있게 했고, 총 4장으로 나누어 경제성장, 소비, 노동가치, 금융의 개념을 각각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부록편에 대표적인 경제학자들을 소개하고, 헷갈리는 경제 용어 풀이를 실어두어 주요 독자층인 청소년의 경제 학습을 돕고자 하였다.

한편, 매 장마다 배치한 '여기서 잠깐'과 '생각깨우기' 코너는 수동적 독서 활동 중 독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켜 능동적 사고로 전환하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제1장-경제 성장의 빛과 어둠'편에서는, 모든 나라의 화두는 '경제성장'이라며, 경제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인 'GDP'와 빈곤 퇴치에 기여한 '세계화'등을 구체적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다만 세계화는 아프리카 대륙의 천연자원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거나,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부정적 영향도 미친다고 덧붙인다.

'제2장-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사회'편은, 인간의 무한한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현대 사회는 소비의 전통적 역할인 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소비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일러준다.

'지식 창고'꼭지로, "1852년, 아리스티드 부시코는 프랑스 파리에 세계 최초 백화점인 봉 마르셰'를 열었다."(본문 p.53)는 깨알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이십 대에서 삼십 대를 중심으로 '책임 있는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 등을 실천하는 문화를 소개하며, 우리들에게도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소비와 같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하는 실천해볼 것을 촉구한다.

'제3장-디지털 혁명 시대의 노동가치'편에서는, '1차, 2차, 3차 산업의 분류'를 소개하며,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에게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된 1989년부터 인터넷사이트가 단 여섯 개뿐이었던 1992년을 지나, 그후 인터넷은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서 '노동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왔다고 전한다.

"근로자의 위상은 이전보다 더 불안정해지고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의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컴퓨터를 갖추고 인터넷이 연결된 각자의 집에서 회사 업무를 보는 경향은 더욱더 늘어났다."(본문 p.69)라고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기 위해, 혹은 새로운 기술에 떠밀려 도태되지 않기 위해 미래의 일꾼들은 직업을 갖고 일하면서도 계속 배워야만 한다."(본문 p.73)고 강조한다는 내용도 일러준다.

'제4장-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게 만드는 힘, 금융'편은, 돈이 돌고 돌아 끊이지 않게 만드는 '금융'에 대해 "은행, 투자자, 금융 시장이 제공하는 서비스 전체"를 칭한다고 설명하며, 금융의 세 가지 대표적 역할을 소개한다. '돈을 빌려주다', '돈을 불리다', '위험에 대비한다'라고.

"또한 과거에는 금융이 경제를 잘 돌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경제가 금융을 위해서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본문 p.91)라며, "금융의 막강한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금융 관련 사건이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본문 p.93)고 경고한다. 그 예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 온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들고 있다.

한편, 워낙 유명해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파리 기후 협약'은 "세계 여러 나라가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결정한 협약으로, 197개 나라가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평균 기온을 섭씨 2도-가능하면 1.5도-이상 높이지 않기로 약속했다."(본문 p.96)고 소개하며,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적으로 6조 달러(한화로 약 8천조 원)규모의 투자가 필요함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4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앞으로 살아 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경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할 것을 독려한다. 또한, 스스로 선택하여 주체적이고 현명한 소비와 금융 생활을 실천해 볼 것도 권한다.

본문의 마지막 101페이지에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하여, 1장부터 4장까지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두었다.

무심코 책장을 넘기며 글자를 읽는 데에만 치중하던 독자들도 앞선 내용을 한 번 더 총정리를 하며 '마인드맵Mindmap'과정을 거치면 좋겠다.

부록에 소개되어 있는 저명한 경제학자들과 알쏭달쏭 '경제 용어 풀이'도 꼼꼼히 살펴서 알아두면 경제를 한층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와 경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겸 부모들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본 서평은 푸른숲주니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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