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 - 아끼고 고맙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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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든 순간이 너였다>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하태완 작가의 최신작이다. 전작에서도 사랑과 상처, 인간관계 등을 다루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을 좀 더 이야기하고 있다.


표지는 전체적으로 푸른색 계열이어서 이 계절, 여름에 청아한 느낌을 준다. '평화의 동산' 같은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목은 또 어떠한가.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는 하태완 작가님의 아내분이 하태완 작가님과 데이트에서 자주 하던 말이라고. '아끼고 고맙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작품에선 전작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서 '사랑'의 대상이 불특정 다수의 '모두'를 향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아내와 반려동물'에 향해 있는 듯하다. 프롤로그에선 '당신을 만나는 게 제일 좋습니다' 라고 하여 독자들을 위한 편지글을 시작으로 총 3장으로 나누어 위로를 건네는 글들을 풀어놓고 있다.

'1장-안부를 건네다' 에서는, '오늘 하루가 내내 편안하기를' 이라는 주제로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힘들지? 괜찮아' 라며 어깨를 토닥이는 듯한 위로의 글들이 쓰여 있다. 그 중 가장 내 마음에 와닿은 구절은 '게으른 완벽주의자에게' 건네는 위로였다.

"닿고 싶은 지점을 좇는 과정에서 정체되고 손발이 묶이는 순간을 무사히 넘기 위해서는 매번 잘 해낼 수 없다는 것을 끝내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을 쏟았든 간에요. 잘하려는 마음보다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이유를 절대적으로 우선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이 변화한다면, 우리가 겪게 될 모든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안정과 휴식을 가질 '기회'가 될 것입니다.

부디 당신의 오늘을 무자비하게 어지럽힌 일 앞에 마냥 울고만 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패하고, 무너지고, 뒤처지고, 좌절하고, 가라앉음이 몇 번이나 된다 해도 그 사람을, 그 관계를, 그 일을 내가 왜 사랑하게 되었던가 되짚어볼 수 있기를요." (본문 p.102-103)라고.

'2장-사랑을 건네다' 에서는, '당신을 향한 마음의 눈금' 이라는 주제로 저자의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글들로 독자로 하여금 닭살 돋게 하기도 한다. 아마 내가 이미 신혼을 한참 지난 중년의 부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직한 사랑의 방법으로, 'Love is all' 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바꾸려 들지 않는 것. 사랑으로 엮여 있다 해서,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 꼬집지 않는 것. 내 마음과 기준에 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오류라 여기는 일 없게 하는 것. 혹여 이해할 수 없더라도, 쉽게 지치거나 낙담하지 않는 것. 완벽히 납득하려 애쓰지 말 것. 당신은 당신, 나는 나. 우리가 양손 모아 함께 하는 것은 사랑 하나로도 넉넉하다 여기는 것." (본문 p.124-125) 라고 하여, 비단 연인들의 사랑만이 아닌 부부나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객관적 타자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랑은 구속하지 않는 것' 이라는 진리와 같은 문장은 종교적 교리나 다수의 심리분야 도서에서도 강조하는 내용인데, 늘 읽을 때마다 '고쳐야지, 바꿔야지' 하면서도 쉽지가 않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꾸 구속하게 되는 게 현실.



'3장-감사를 건네다' 에서는, '누구보다 찬란한 우리의 동행' 이라는 주제로 더불어 사는 세상에 필요한 마음가짐과 관계 설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바쁜 일상 중 하늘을 올려다 볼 시간도 없는 사람들에게, "빈틈없는 하루의 언저리에 하늘 한 번 올려다보는 일이 얼마나 투명한 생명력을 수확하는 일인지. (...중략) 무심코 올려다본 어느 하늘이 내가 가진 삶을 얼마나 돋보이게 하는지." (본문 p.210)아느냐며 묻는 장면에선 무심코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다보이는 시원한 하늘을 바라다봤다. 변두리 마을 아파트 맨 앞동이어서 탁 트인 하늘을 맘껏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적당한 관계설정이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 '완벽한 이해' 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오래도록 함께할 인연이란, 언제나 내 옆을 든든히 지켜주는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내 영향권에 있는 것보다 더한 축복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본문 p.231)라고 조언한다. 그러니 옆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와 오랜 인연을 잘 만들어 가라는 것.

나는 독서를 할 때 인상적인 문구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있으면 점착 메모지를 활용하여 해당 페이지에 붙여서 완독 후 서평 작성시에 일부 인용하곤 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거의 매 페이지에 메모지를 붙이고야 말았다. 그만큼 모든 문장이 인상적이다. 또한 중간중간 실사 사진이 삽입되어 있어서 장마와 무더위에 지리하게 이어지는 이 여름에 휴가기간 꼭 한 권 들고 가야 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요즘 자신의 글이 무척 마음에 든다는 하태완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건네는

모쪼록 몸도 마음도 내내 건강하세요. 또한 지나온 삶의 뒷면에 덕지덕지 묻은 후회를 너무 미워하지 않으셨다면 좋겠습니다. 빅토리아 홀트의 말처럼 좋았다면 참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라는 말을 주축으로 두고 살아가셨다면 해요. 안개 끼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삶 또한 나름의 고요함이 있음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 p.7

라는 편지글을 품으며 힐링하시길...

본 서평은 북로망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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