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자폐 아이를 성장시키는 말 걸기
혼다 히데오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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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로 신슈 대학 의학부 아동발달심리학 교수인 혼다 히데오님이 쓴 도서이다. 그는 1988년 도쿄 대학 의학부 의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 부속병원, 야마나시현 마음 발달 종합재활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30여 년에 걸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발달장애 전문가다. 의료 현장에서 수많은 유아기부터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까지의 아동과 부모, 또 최근에는 스스로 발달장애가 의심되어 상담이나 의료기관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2차 장애에 대한 가장 좋은 대책은 예방이라는 점을 통감하였다. 그래서 2차 장애의 출현을 예방함으로써 발달장애의 특성이 있어도 아이가 자유롭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육 방식에 관한 책을 쓸 필요를 절감하였다는 집필 동기를 '여는 글'과 '맺음말' 부분에서 언급하며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유아기부터 사춘기까지의 아동에 한정해, '발달장애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지' 총 5장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 바로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해줌으로써, 그간 '우리 아이늘 왜 이럴까?'와 같은 고민을 하며 속만 끓였을 양육자의 답답함을 일정 부분 해소시켜 준다.

표지 그림이 전체제으로는 '아이의 다양한 사고 체계를 이해하는 엄마'를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중심에 놓인 전구 속 그림들은 띠지 부분을 대신한 하단부의 책소개글에 쓰여 있는 일상생활, 공부, 친구, 게임, 숙제, 학교생활을 상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 쪽수는 255페이지로 육아서 중에서 비교적 적은 분량의 책이라 집중해서 읽는다면 하루에도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평소 독서력이 탄탄하다면 4~5시간만에도 완독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내게는 그동안 만난 어떤 육아서보다 더 절실하게 와닿는 책이어서 그런지 나름 독서력을 갖추었음에도 생각보다 천천히 읽혔다. 한 문장 한 문장 눈과 가슴에 새기느라.

타 육아서에 비해 다소 빈약해보일 수 있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실용적 해결책 중심의 기술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ADHD나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같은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전문 석학들의 심오한 이론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장 가정과 학교 등 일상적인 사회 활동 중 바로 적용해볼 수 있어야 '진짜 육아서' 인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 '4장 발달장애 아이로 산다는 것-상황별 포인트' 에서 '전편 : 생활 스킬편' 과 '후편 : 대인관계ㆍ공부ㆍ학교 편'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한창 학습에 열을 올려야 할 중3 학부모인 내게는 그 중에서도 '공부를 가르친다는 건 100년쯤 앞서가는 것!' 이라는 주제로

공부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고 일을 시작하면서 업무에 관심이 생기고, 스스로 공부해서 대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배우고 싶다는 생각만 있다면, 학습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은 언제라도 가능합니다. 공부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문 p.134-135

라고 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100세 시대' 라는 요즘, 우리의 아이들의 세상은 이제 '120세 이상' 의 초초고령자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올 털데 고작 대학입시에 매몰된 획일적 학습이 일상 생활의 작은 습관조차 익히기 어려운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 책을 좀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드는 나와 같은, 보통 아이들보다 많이 느리고 양육이 힘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권한다. 단연코 피자 한 판 가격도 안되는 금액을 투자하여 한 시간에 수백 만원의 상담료를 내고도 최소 일 년 이상 기다려야 만나뵐 수 있다는 유명 소아정신과 박사님의 솔루션을 감히 흉내라도 내어 보자. 책의 말미에서 저자가 강조하듯, "타고난 특성은 여전히 그대로 남았지만, 생활의 질이 향상될 것이므로.

본 서평은 이아소출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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