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기초영어법 - 18년 노하우를 담아낸 시원스쿨 영어 완결판 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이시원.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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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한 영어는 아니더라도 기초적인 의사소통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는 오랜 바람일 뿐 실현되지는 않았다. 변명을 하자면 막상 배운다고 해도 써먹지 않아 내 것이 되지 못하고 휘발될 것 같았고, 써먹을 기회가 있어도 워낙 수줍어하는 성격이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것 같다보니 영어공부는 희망사항일 뿐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시한번 용기를 내 볼 기회가 생겼다. <시원스쿨 기초영어법>이란 책을 만난 것이다. 영어를 잘하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자신하는 이 책은 영어가 안되는 이유가 매일 쓰는 단어, 영어의 기본 골조를 모르기 때문이며 기초를 대충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이 책 한 권으로 시작한다면 분명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정말 그럴까?하는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영어공부를 했던 게 까마득한 과거인 내가 보기에도 책은 기초적인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7주동안 단계별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짜여 있으며 배운 것을 반복, 활용할 수 있도록 확인 기회도 제공되어 있어 저절로 뇌가 기억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나 같은 왕초보도 용기내어 볼 만한 교재인 것 같아 내가 바라는 기초적인 의사소통은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희망도 슬그머니 가져보게 된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영어학습의 효율성을 극대화되도록 짜여 있어서 7주간 차근차근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주제에 따라 핵심내용을 배우고 꼭 필요한 단어를 익히며 예문을 통해 익숙해지면 연습문제로 확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코스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들어진 교재도 따라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동안 쭉 그랬듯이. 이번엔 마스터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이 아닌 한번은 따라해보겠다는 각오로 꾸준히 따라가볼 생각이다. 또한번의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위해 다짐으로 끝나지 않기를.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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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섬세함 - 이석원 에세이
이석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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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전에는 남들이 많이 읽는 책, 필독도서라든가 베스트셀러들을 주로 읽었다. 지금은 그 경험을 통해 책에 대한 나만의 취향이 생겼고, 나아가 나를 부르는, 꼭 읽어달라고 말하는 책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섬세함>은 그런 끌림으로 읽게 된 책이다.


<보통의 존재>로 유명한 이석원 작가에 대하여 달리 아는 바가 없다. 그래도 책은 전혀 낯설지가 않았고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그가 들려주는 일상의 경험담과 사색들은 무척이나 현실감있게 느껴졌고, 어떤 에피소드는 내 마음을 꿰뚫는 것 같기도 했다. 섬세한 태도로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조용히 이해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읽는 내내 따뜻했다.


남의 하소연을 함부로 징징댐으로 치부하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

남들과 대화할 때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골고루 시선을 주는 것.

누군가 아파 쓰러지면 무작정 일으켜 세울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를 봐가면서 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

<어떤 섬세함> p097


이 에세이의 주된 내용은 '타인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요즘 세상은 저마다 자기 목소리만 높일 뿐 남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나만 억울하고, 나만 힘들고, 나만 잘 돼야 한다. 그뿐 아니다. 진지함을 폄하하고, 앞서간 사람은 쉽게 꼰대라 치부되고, 존중없는 직설화법을 쿨하다고 하며 이에 서운해하면 소심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한마디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없이 오로지 자기의 존재만 드러내니 소통은 없고 주장만 있다.


책은 타인을 함부로 규정하지 않고 이면을 바라볼 줄 아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상에 착하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기에 한쪽면을 본 것으로 누군가의 성품을 단정짓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상의 경험담과 함께 들려준다. 하지만 사람이 입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 역시 단정적으로 평가되고 싶지 않으면서도, 타인에 대해서는 즉각 편견과 선입견이 작동한다. 그래서 나와 결이 다르거나 내 기준에 용납되지 않으면 가차없이 '손절'처리하고 만다. 차라리 홀로 섬에 살지언정 다른 사람을 참아내는 건 내겐 견디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저자는 이런 나와 비슷한 면을 갖고 있지만 조금은 다른 태도로 세상을 보려고 한다.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타인을 보려고 애쓴다. 타인을 미워하고 경계할수록 나만 힘드니 마음이 편해지려면 너그러운 태도로 타인을 바라봐야 한다고. 결국 누굴 이해한다는 건 상대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기에. 하긴 오늘도 나는 어떤 무례한 사람때문에 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존중과 배려없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정말 참기가 힘들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사람의 언어습관이 그런 것일 뿐, 나를 기분 나쁘게 하려는 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이게 작가가 말하는 '이해의 위력'이겠지.


서로의 온도 차를 없앨 순 없지만 줄여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 아주 작은 구석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좀 더 세상을 잘 버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차분하고 섬세한 위로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일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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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메이트북스 클래식 14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강현규 엮음, 이상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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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결이 같은 사람을 만날 때 편안하고 즐거운 것처럼 책 역시 그렇다. 새로운 인식과 관점을 안겨주는 책도 좋고, 지혜와 용기를 선사하는 책도 좋지만 내 마음을 꿰뚫는 듯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받고 위안을 얻을 때 적극적으로 책에 몰입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을 읽으면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과 너무도 닮아있음에 놀랐고 감탄했다. 전에는 그가 단순히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시선을 가졌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을 통해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행복과 인생에 대하여 내면의 깊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영혼들에게 가장 설득력있는 철학을 들려주는 위대한 철학자이다.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사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p063



쇼펜하우어는 이 책에서 사는 기술, 행복한 존재로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으로 항상하지 않고 언제든 변하는 것이어서 빨간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면 온 세상이 붉게 보이는 것처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리보인다. 그러므로 자신이 렌즈를 끼고 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틀 밖으로 나와 바라봐야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너무나 공감가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관점에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실제와 달리 과장되거나 왜곡된 관점때문에 깊은 고통을 느끼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또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라는 통찰을 통해 세상을 나의 주관적인 시선이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행복한 존재로서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이 가진 일반적인 어리석음을 없애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그 어리석음을 그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p092



그렇지만 책은 행복한 존재로 살아가려면 오히려 행복하려고 애쓰면 안된다고 역설한다. 부를 얻으려고,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려고,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으려고 애쓸수록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마음의 평화와 만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마음속 기대치를 낮춰야, 덜 불행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단호하게 가르침을 전한다. 충분히 설득되는 말이다. 우리의 걱정과 두려움의 대부분이 타인의 의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남의 시선을 신경쓸수록 행복과는 멀어지게 된다. 먼저 기술했듯이 나의 관점이 협소하고 제한적인 것처럼 남들의 의견역시 큰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 잘못된 의견과 오류투성이의 생각들 때문에 내 삶을 낭비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다.



타인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에 따라

인간의 가치와 무가치가 결정된다면

그 존재는 아주 비참할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p101



책 속 많은 이야기들은 내가 찾던 말들이다. 익히 들어왔지만 행하기 어려워 모른척했던 말들인데 쇼펜하우어는 강력하고 명료하게 각인시킨다. 그동안의 걱정과 두려움의 원인이 외부의 문제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밑바닥에 깔려 있는 허영심과 가식, 과대망상 때문이었으니 더 이상 어리석게 살지 말라는 가르침이 특히 더 와닿았다. 내가 그토록 바라는 평안은 타인의 시선이나 상황의 개선이 아니라 존재의 가치를 부여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라는 단호한 그의 가르침을 매번 잊는 이 마음에 다시한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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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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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을 찾아 읽곤 하면서도 유독 손이 안가던 책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 타이밍에 만나야 할 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상하고도 기괴할 거라 생각했던 책은 전혀 부담감 없이 다가와 '나'라는 정체성을 다면적이고, 모순적인 시각으로 탐색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삶의 고통의 원인이라 여겨왔던 '자의식'이 '허상'일뿐이라는 진리는 밝혀졌지만 살아가면서 내면의 양가적 감정으로 충돌하는 자아의 전쟁은 생을 마칠때까지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내 안의 '지킬과 하이드'라는 본성과 마주해보는 것은 꼭 필요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삶의 숙명과 고통은 언제까지나 우리의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것,

그것을 떨쳐 내려 하면 더욱 낯설고 더욱 지독한 압박감으로 돌아올 뿐이니까.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p163


책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이중적 본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킬 박사는 선과 악이라는 두 가지 인격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통을 벗어던지기위해 모순된 이중성을 분리하는 연구를 시도하다가 약을 발견하게 되고, 분리된 이중인격을 갖게 된다. 처음엔 그가 바라던 대로 희망적이었다. 서로의 의식에 개입이 없기 때문에 부정한 인격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있고, 올곧은 인격은 나름의 선행으로 온전한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홀가분함은 잠깐이었다. 죄책감, 의무감, 양심 등이 점점 사라져 가면서 선이 없는 악은 걷잡을 수 없이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다. 결국 모든 일에는 끝이 있듯이 지킬 박사는 올곧은 자아를 서서히 잃게 되고 사악한 자아와 하나가 되어갔다. 악이 선을 집어삼키게 된 것이다.



나는 곁과 속이 다를지는 몰라도 결코 위선자는 아니었네.

내 안에 존재하는 두 인격 모두 진정이었단 말일세.

제약을 벗어던지고 망신스러운 짓을 벌컥 저지르는 나도,

대낮에 지식을 쌓거나 슬픔과 괴로움을 달래려 애쓰는 나도

진짜 나였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p162


지킬 박사의 내면에만 이중성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인간은 모두 이중인격 아니 다중인격을 갖고 있다. 한없이 선량해 보이는 사람의 내면에서도 이기적이고 추악한 마음은 존재한다. 친구가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면서도 질투가 나고 열등감도 느낀다. 좋은 것은 나만 갖고 싶기도 하고,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기도 하다. 이런 상반된 내면의 감정들을 알아차리고 균형감 있게 조율하면서 살아가면 괜찮지만 때때로 선과 악, 옳고 그름은 심한 갈등을 일으키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오만한 욕망과 저속한 쾌락의 나는 내 본성이라 인정하고 싶지 않고, 누군가에게 나의 이런 모습을 들키기라도 할까봐 감추고 위선적인 행동을 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지킬 박사는 말한다. 인간은 진정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라고. 궤변이지만 문맥상 동의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도덕적인 나'도 '이기적인 욕망을 가진 나'도 모두 존재한다. 더불어 이 극과 극의 쌍둥이들이 죽을 때까지 고뇌와 갈등을 거듭하며 하염없이 싸워나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지킬 박사처럼 선과 악의 경계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나의 세속적 욕망을 인정하는 동시에 현실에 맞게 타협해가면서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게 진정한 본성을 지키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흥미와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고 강력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일독하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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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숲속 현자의 내맡김 수업
마이클 A.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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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이나 '알아차림'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면 대표적인 영성책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는 영혼>을 읽어봤을 것이다. 숲속의 소박한 명상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자아'라는 개념이 우리가 알고있는 것과는 달리 복잡하고, 진실이 아닐 수 있음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상처받지 않는 삶을 위해 생각과 감정, 경험을 알아차리는 참 본성인 '삶을 경험하는 관찰자'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접했을 때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여서인지 낯선 내용임에도 상당한 해방감을 경험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경험하는 자'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이론적으로만 이해했지 삶에 체화되지는 않아서 '곤경'에 빠질 때마다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고, 과거의 기억이 올라올 때마다 지금의 일처럼 느껴진다. 관성대로 살아가지는 답답한 현실에 속시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당신의 내부에서 결정을 내리고 있는 그는 대체 누구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당신은 거울 속의 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자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p025,026>


최신작<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는 <상처받지 않는 영혼>의 완결판답게 마이클 싱어의 '영적 가르침'을 좀 더 분석적이고 실질적으로 풀어 설명해 놓았다. 반복적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우리들에게 이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어 힘들게 하는 것들을 조금씩 놓아보내는 법을 터득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마디로 이 책의 요지는 '어떻게 고통을 넘어설 것인가'이고, 해결책은 '내맡김'이라는 통찰과 지혜다. 시시각각 변하는 생각, 감정, 경험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변하지 않는 마음의 중심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다.


마이클 싱어의 가르침을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먼저, 내 눈앞의 현실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거울에 비친 내 몸을 포함해 눈앞에 모든 것들은 인과의 법칙에 의해 만들어진 무수한 요인들의 산물인 것이다. 지금의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고, 모든 순간들은 그저 지나갈 뿐이다. 다시 말해, 현실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며 만들 수도 없다. 나에게 주어지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 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내맡김'이다. 진실이라 믿고 있었던 생각, 감정, 경험들을 놓아보내는 것이 '진정한 내맡김'인 것이다.


삶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삶에 대한 저항을 내맡기게 될 것이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p80


하지만 마음속에 만들어 놓은 호불호는 비슷한 경험을 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저항하거나 밀쳐낸다. 현실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과거의 기억에 매여 스스로 정신적, 감정적 고통을 일으키는 것이다. 즉, 고통은 눈앞의 현실이 아니라 반사적으로 일어난 생각, 감정, 과거의 이미지 때문이다. 그때마다 쌓인 장애물과 에너지들이 현재를 결정하고 있고, 그대로 두면 미래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해결책은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에너지의 패턴이 바뀌는 것이고, 그러려면 관성대로 따라가지 말고, 패턴들을 지켜봐야 한다.


다른 생각보다 더 당신다운 그 어떤 종류의 생각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 생각들을 경험하고 있는 존재다.

그 변덕스러운 에너지 패턴들 주변에는

당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p189


책은 현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그 일이 발상하게끔 그 자리에 모여든 모든 에너지들의 합작품임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에너지 흐름을 그냥 지나가게 두지 않고 저항하면 에너지는 마음안에 갇히고 반복될수록 더 깊숙이 더 강하게 제멋대로 수시로 올라와서 고통을 일으키는 것이다. 나의 걱정하는, 불안해하는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이번에 확실히 납득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내부의 장애물을 놓아 보내는 수행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하게 올라온다. 매번 해결하고 싶은 욕망과 고통의 두려움때문에 에너지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저항했는데 힘빼고 조금씩 조금씩 받아들여가야겠다.


'나는 그것을 붙잡고 매달리지 않는다. 그저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 

저항하면 그것은 나를 해치고, 그대로 두면 그 경험은 나를 풍부해지게 한다.

어떤 말로 속삭여도 어떤 감정으로 위협해도 올라오는 모든 것을 놓아보내자. 

그것은 단지 생각과 감정과 경험의 찌꺼기일 뿐이다.'

책을 되새길수록 마음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상처받지 않는 영혼>에 이어 이 책을 읽어볼 수 있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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