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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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제목에 이끌렸고 거기에 소설이라니. 하니포터 도서로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별일은 없고요?’라는 말이 별거 아닌 안부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별일이 없는지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사이가 왠지 모르게 나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는 별일은 없고요?”에 대한 질문에 대한 주인공들의 스토리가 담겨있다. 8개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대한 별일이 있다거나 특별한 별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별일은 없는지 물어봐야 할 만한 사연들이 담겨있고,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이웃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우리도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러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주인공들의 전후 사정이나 그들의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에게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느꼈던 일들과 감정들을 우리도 한 번쯤은 겪어봤을 내용이기도 하고, 오히려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과 사연을 더 깊이 생각해보면서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담백한 감정선이 오히려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별일은 없고요?”라는 안부 인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나친 간섭도 아닌 무관심도 아닌 적당하고 따뜻하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인사 중에 이보다 더 좋은게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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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의 구멍 초월 3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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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의 구멍>은 현호정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다. 2023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책을 펼치면 행성 망울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망울은 일 년 내내 추운 겨울이며 쌍둥이만 태어나는 곳인데, 이 책의 주인공인 고고는 홀로 둥이로 태어나게 되고 같은 홀로 둥이로 태어난 노노와 함께 마을에서 생활하게 된다. 짝을 이루어야만 망울에서 살 수 있는 규칙이 있었는데, 어느 날 노노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고고는 다시 혼자가 되고 마을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후 협곡인의 마을에서 비비낙안과 비비유지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가슴에 생긴 구멍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하지만 협곡인의 마을도 고고는 떠나게 되고, 소인족인 을 만나게 된다. ‘을 만나면서 잊혔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고고는 이 구멍이 노노가 자신을 떠나면서 생기 구멍이라고 생각하지만, 이후 노노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구멍은 그대로 존재한다. 결국 고고는 이 구멍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책을 읽으면서 금세 몰입하여 하루 만에 이 책을 완독했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과 가장 맞닿아있다고 느껴졌다. 고고의 가슴에 생긴 구멍처럼 우리도 구멍이 한 개쯤은 존재할 수도 있는데, 이 구멍을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지 항상 고민을 하는 모습이 고고의 모습과 조금은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과 아픔을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처를 마주 보고 상처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분명 성장할 것이다. 결국 작가는 고고의 구멍을 통해 우리 모두 내면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상처를 마주 보고 성장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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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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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가제본 서평단을 통해 정식 출간 전 도서를 먼저 읽게 되었다. ‘유도라 허니셋’은 이 책의 주인공은 85세 할머니의 이름이다. 유도라 허니셋은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 유도라 허니셋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며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유도라 허니셋의 현재와 과거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이야기가 교차됨으로써 유도라 허니셋의 성격과 삶, 그리고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유도라는 왜 이렇게까지 굳이 본인의 의지로 죽음을 선택하려고 하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유도라의 삶에 대한 생각과 성격에 좀 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과거의 유도라와 현재의 유도라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굉장했다. 

이 책에는 유도라의 이웃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특히 로즈와 스탠리와의 관계를 형성해가며 유도라가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점점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좋았다. 현재의 삶에서 행복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다시한번 깨달았다. 

나 역시 죽음에 대해 생각을 가끔씩 하곤 한다. ’죽음‘이라는 것은 마냥 두려운 존재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피할 수 있으면 죽음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언급하고, 어떤 죽음을 맞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책에서 말해주고 있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내 삶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돌아볼수 있고,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몰입력이 뛰어나고 술술 읽히는 소설이지만,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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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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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뉴스, 기사 등 각종 매체에서 ‘1인 가구관련한 내용들을 자주 볼 수 있을 만큼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삶의 방식이 무수하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에이징 솔로>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에이징 솔로>19명의 비혼 중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혼자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앞으로 40~50대의 에이징 솔로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현재 비혼 중년들이 직접 느끼고 겪은 경험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1인 가구에 대한 인식과 사람들의 태도에 화가 나는 부분도 굉장히 많았다. 무례한 질문은 당연하고, 1인 가구를 마치 비정상적인 삶으로 치부해버리는 사회적인 시선들, 혼자 사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 등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결혼, 출산, 이혼, 비혼은 필수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며 이 선택이 존중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이던 본인의 행복을 위해 모두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선택에 맞다, 틀리다로 평가하고 훈수를 두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은 없어져야 할 것들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인식뿐만 아니라, 혼자 사는 사람들의 위험한 상황, 아픈 상황, 경제적 안정, 부모 돌봄 등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에이징 솔로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할지 미래 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혼자에 익숙하고 혼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절대 혼자가 아니었으며, 피를 나눈 가족 공동체를 구성하지 않았을 뿐,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야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이 아니다. 이런 선입견으로 1인 가구를 비난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회적인 제도들도 분명 바뀌어야 한다. 제도가 변하면 점차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당당하게 혼자인 삶을 택하고 살아가는 인생 선배들의 모습이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1인 가구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삶의 가이드, 인생 조언, 위로 등을 받을 수 있는 삶의 지침서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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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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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문제로 학폭이 이슈가 되면서 각종 매체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나 영상, 방송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드라마가 화제가 되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에서는 괴롭힘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괴롭힘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며, 괴롭힘, 학대가 얼마나 은밀하게 벌어지는지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다. 아이의 괴롭힘은 당사자에게 엄청난 상처와 뇌에 심각한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이러한 영향은 자살 충동,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는 물론 성인이 되었을 때도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괴롭힘, 학폭 등을 막을 수 있는 해결 방안이 없으며, 심지어 학폭의 사례들은 은폐되기 쉽고 주목이 된다 하더라도 잠시뿐이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뇌가 이러한 심각한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뇌는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신경 학계에서 발표한 증거를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뇌가 이렇게 회복력이 빠르다는 것에 굉장히 놀라웠다. 상처받은 신경망을 새로운 신경망으로 바꾸면서 일어나는 뇌의 변화가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뇌의 상처 회복 이전에, 괴롭힘 자체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책에는 이와 관련된 사례들이 다양하게 나오는데 정말 화를 참지 못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피해자들만 상처받고 피해를 입고, 가해자들은 어떻게 처벌 없이 뻔뻔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아이들을 향한 괴롭힘과 학대는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뇌가 아무리 치유가 된다지만, 마음속 깊은 상처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상처를 받았다 하더라도 절대 숨지 않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아이들이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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