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제명 공주 1~2 세트 - 전2권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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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땐 역사 속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 소설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생각했다가 완전 한 방 먹은 느낌이다. 로맨스보다는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 많을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다.

일본은 백제다!” 라는 문구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도 모른 채 작가의 말을 읽은 후에야

….내가 생각한 그런 책이 아니구나를 확실하게 깨닫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명공주

이 책의 제목으로 처음 들은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제명천황(사이메이 천황)으로 불리는데 역사 사료 속에서도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백제의 왕족이 일본 왕실의 왕족이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기 때문에 제명천황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다는 것이 이 책에서의 작가의 주장이다.)

사실 난 이 책이 좀 어려웠다. 나의 역사적 배경지식의 무지함이 드러나서인지

초반엔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현대의 이야기는 알겠는데

과거 고대사의 경우는 등장인물도 너무 많이 나오는데다가 역사적 배경지식이 전무하니 백제의 왕인지 왕자인지, 왜의 왕인지 왕자인지가 사실 너무 많이 헷갈렸다. 그러다가 문득 실존인물과 허구를 내가 마구 마구 헷갈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제일 많이 드는 의문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물이 나올 때마다 검색을 하고 역사적 사실을 찾아가며 책을 읽었다. 아니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많은 검색을 하게 될 줄이야…. ㅡ ㅡ ;;

이야기는 현재의 도쿄 일본 역사학회로 시작한다.

그 곳에 역사학자 문규백 교수와 제자 조민국이 학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고 학회 이 후

이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백제의 역사를 찾아 고증하기 위해 일본에서 그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거기에 나타나는 임성태자의 46대 손자 마사코. 그리고 문교수와 교류를 하며 함께 백제의 역사를 찾으려는 일본 역사학자 스즈키 교수. 이들은 백제와 왜의 관계를 확인 하기 위해서는 삼국시대, 그 중에서도 백제가 멸망한 바로 그 즈음부터 시작하여 그 이후 일본 왕족의 일대기를 써놓은<씨족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확신하며 함께 <씨족기>를 찾으러 노력한다.

이 마사코라는 여인이 임성태좌의 46대손 이라는 것은 결국 그녀도 백제 왕족의 혈통을 이어 받은 사람이라는 것이고, 백제와 왜의 왕족은 서로 같은 혈통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여 백제와 일본의 뿌리는 하나라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문교수의 역사적 사명이었다.

그러다 어느 새 이야기는 고대 삼국 시대로

해상왕국의 위엄을 자랑하던 백제는 고구려 신라 그리고 당나라의 견제 속에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었고 호족들과 권력을 갖기 위한 관리들의 욕심에 임성태자는 결국 왕위를 물려받지 못하고 22개의 담로 중 하나였던 왜로 건너 갈 수 밖에 없었다. 왜에 사찰을 나갔다 죽은 형, 아좌태자의 아들 서동까지 데리고 임성태자는 도망치듯 백제를 벗어나 왜에 가서 자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아들에게서 태어난 제명공주와 서동의 아들로 태어난 의자의 재롱을 보며 백제의 부활을 꿈꾸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었다.

임성태좌의 손녀 제명공주, 그리고 그의 형 아좌태자의 손자 의자는 사촌 지간이며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고 후에 혼인을 약속한 사이이다.

삼국의 서로 뺏고 빼앗기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의 살아남고자 하는 자구책들을 마련하는 와중 신라는 결국 당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게 되고 백제는 당나라와 신라의 공격을 받으며 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된다.

이에 성왕의 부름에 의자는 백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게 되고 왕권 강화를 위한 정략 결혼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 제명과 함께 가지 못하게 되어 이들의 사랑은 비극의 시작을 맞이 하게 된다.

의자는 백제 부흥과 삼한통일의 대업을 이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가슴에 제명을 품고 백제로 향하게 되고 제명 역시 자신의 사랑 보다는 백제 부흥이 더 간절한 것을 알기에 사랑하는 의자를 백제로 떠나 보낸다.

의자는 아버지의 왕위를 물려받고 삼한 통일의 대업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려가고

제명도 왜의 정치적 혼란과 자신의 엄청난 비밀 때문에 삼촌인 조메이 천황과 결혼을 하여 황후가 되고 나중에 남편의 뒤를 이어 천황의 자리에 오른다.

이렇게 현대와 고대를 오가며 백제와 왜의 혈통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해 결국 백제와 일본이 한 왕조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씨족기>를 찾아 해매는 후손들의 이야기.

분명 어려웠고 쉽지 않게 읽혔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역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소설임에는 틀림 없다.

우선 앞에서도 얘기 했듯이 나의 무지에 대해 정말 많은 반성을 했다. 앞으로 나에게 많은 과제를 남겨준 부분이다. 올 한해 남은 시간을 모두 역사공부에 바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그리고 일본과의 풀리지 않는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작가의 말에 모두 동의 하지는 않고 솔직히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기득권이나 권력을 차지하고 유지하려는 자들에 의해 우리 역사가 왜곡되고 사라진 것은 더 없는지 우리 스스로도 한번 생각해볼 문제인 것 만은 분명하다.

 

 

문교수는 이야기 한다. ‘역사의 진실은 누가 억지로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라고….

우리가 그 역사 진실을 알아야 그 역사는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그렇기에 우리 역시 역사적 진실을 알기 위해서 더더욱 우리의 바른 역사를 찾고자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러기 위해 나는 올해 고대부터 현대까지는 역사공부를 꼭 완성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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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zone 2021-11-17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자와 제명이 각기 아좌와 임성의 손자 손녀라먼 6촌간이어야지 어떻게 사촌이 되는 건가요? 의자가 백제로 건너간 것은 정말 고조부인 성왕이 불러서 간 건가요? 관산성에서 전사한 성왕이 그때까지 살아 있었단 건지요.
 
동굴 낙서는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 10대를 위한 서양미술사, 개정증보판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8
박우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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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낙서는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부제는 ‘10대를 위한 서양미술사. 청소년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술사뿐 만 아니라 각 시대별 흐름과 특징에 따라 미술역사의 변화와 그에 따른

미술가를 설명하고 있어서 미술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사까지 폭

넓게 섭렵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인 것 같다.

10대뿐 만 아니라 미술사와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에 목말라 했던 어른들에게도

아주 알맞은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먼 옛날 고대 구석기 인들은 동굴에 살면서 위험적인 요소가 나타나거나 마음을

담아 기원을 할 때마다 동굴 벽에 그림을 그려 자신들의 염원을 표현하곤 했다.

오랜 동안 사냥을 못하고 동굴에 있을 때면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동물을 그리고 창으로 찌르는 행동을 하고 나면 사냥이 잘 이루어지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자 사람들은 본격적인 사냥에 앞서서는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고 기원을 하는 의식을 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다양한 그림들을 벽에 남기며 자신들의 발자취를 남기는데….

인류의 미술은 이 동굴에 남겨진 그림으로부터 시작했고 각각의 시대마다 자신들의 고통과 생활상과 정신을 미술에 담아내며 작품들의 수많은 기법들과 표현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역사의 흐름에 따른 미술의 변천사는 상당히 이해가 쉽고 핵심적인 역사까지 습득할 수 있다는 아주 좋은 장점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아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면 그리스인들은 보이는 대로 그리면서도 이상적인 아름다움까지 함께 표현하고 싶어했다. 또 중세의 미술가들은 느끼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 신앙이 중심인 중세 사람들은 성서의 내용과 의미를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런 감동까지 고스란히 그림에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중세 그림을 그렸던 많은 미술가들이 화가가 아닌 수도사였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놀랍기도 했다. 그 만큼 그 시대에 종교가 가진 힘이 어마 어마 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차례를 보면 세계사의 큰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 큰 흐름에 따라 미술이 어떻게 그 시대를 담아 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그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와 그림을 소개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화가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미술 작품 설명은 매우 쉽게 친절하다. 이런 순서에 따라 화가와 작품 설명 뒤에 항상 그림이 나와서 대부분의 그림들이 옆 페이지에 있거나 다음 페이지에 그림이 놓여지게 된다. 그래서 중간중간 나는 그림 먼저 보고 작품 설명을 읽기도 했는데 그렇게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설명만 읽을 때는 이해가 안되다가도 그림을 먼저 보면 무슨 이야기 인지 더 쉽게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역사적 상황과 화가 그리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고 그림을 봤을 때 훨씬 더 그림에 대한 감상이 잘 되는 경우가 있었다. 다양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책만의 묘미 같아서 즐거웠다.

 

 

  

 

위 두 그림은 17세기 바로크 미술과 로코코 미술의 그림이다.

17세기 중반 서민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과학적 명암법을 활용하여 촉감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해 내어 그림의 생동감을 더했던 바로크 미술과, 바로크 미술처럼 생동감 넘치는 역동성과 만져지는 듯 한 촉감을 강조하는 로코코 미술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할 수 있겠다. 바로 명암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바로크 미술이 되기도, 로코코 미술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명암을 강렬하게 사용하여 촉감이 거칠면 바로크 미술, 부드럽게 적용하면 바로 달콤함이 묻어난다는 로코코 미술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미술양식의 차이점도 쉽고 분명하게 알 수 있고 그림도 상당히 많이 실려 있어서 명화집을 감상하듯 그림만 따로 모아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챕터 중간중간 인터뷰 형식을 빌어 과거의 화가들과 인터뷰를 하는 소녀가 등장한다.

첫 번째 챕터를 읽은 후에 그 부분을 읽었을 때는 너무 뜬금 없는 전개가 아닌가 싶어서 살짝 당황스러웠는데 읽다보니 오히려 인터뷰 형식을 빌어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해

주는 것이 아주 유용했다.

청소년들이 비문학 부분에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많은 배경지식을 습득했으면 했던 차에 미술 분야에 아주 만족스러운 책을 만난 것이 매우 기쁘다.

청소년들과 간단 세계사와 미술사 공부를 원하는 어른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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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지구의 과학 잠 못 드는 시리즈
신규진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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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전에 미리 고백을 하자면 사실 난 이 책 제목을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지구과학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책을 받아보니 지구의 과학이다.^^;;

한글자 차이가 어마어마 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구과학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보니 책의 내용이 결국 다 지구과학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것조차 나에게 새로운 발견이듯이 과학분야는 나에게 가장 취약점이다.

책의 표지를 보면 이 책이 굉장히 쉽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개될 것 같은 기대를 많이 갖게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좀 많이 어려운 내용도 있었다. (모든 내용이 다 그랬던 것은 아니고 일부 내용만..)^^;;

그래도 그림을 통한 설명과 해설이 있어서 이해를 하는데 있어 상당한 도움을 주었고

어휘에 대한 개념설명도 아주 친절하게 되어 있어서 그런 점은 아주 좋았다.

일단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중요 어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이론 및 내용을 설명한 뒤 그림을 뒷받침 하는 흐름이 내용이해를 돕는데 매우 적절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 나가고 싶었으나 쉽지 않아서 일단 목차를 보며 흥미롭거나 궁금한 내용부터 찾아 읽어보았다. 내용 자체가 크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서 충분히 가능했다.

여행길, 나침반을 믿지 마라

지진보다 빠른 긴급재난문자

영양가 높은 바다가 따로 있다

안마당에 나무를 심지 않는 이유

꿉꿉한 날씨의 비밀

온천과 동네 목욕탕의 차이

돌을 아십니까?

정조 때 조금 때를 기다렸던 사람들

위의 주제들이 내가 우선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내용들이다.

안마당에 나무를 심지 않는 이유를 통해서 한옥의 과학적 설계를 배울 수 있었고

왜 배산임수의 위치가 명당인지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그전까지는 그저 풍수지리상 좋다고 하는것 이라고만 알았는데 이런 과학적 원리가 있는 것인지는 전혀 몰랐음 ^^)

꿉꿉한 날씨의 비밀에서는 소나기가 내릴 때와 부슬비가 내릴 때의 원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그림이 너무 속이 시원했고, 온천과 동네 목욕탕의 차이는 플라시보 효과로서 설명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 쉽게 쉽게 이해가 되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나침반의 비밀 등 몇 가지는 좀 어렵기도 하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러한 내용을 과학시간에 배우는 중고등 학생들이라면 이 책이 아주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왜 이런 책이 없었는지 매우 아쉽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요즘 나의 목표대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박학다식한 배경지식을 습득하자는 목표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하여 선택했던 이 책. 읽기는 조금 어려웠지만 목표에는 충분히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는 없는 것이니까….^^

그리고 궁금할 때마다 주제 하나씩 하나씩 다시 천천히 읽다 보면 이 책의 내용을 100% 다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소장하고 있으면서 두고두고 읽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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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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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김소영 작가님께 정식으로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

미안하다, 오해했다!!” ^^;;

 

 

난 개인적으로 오상진 아나운서의 반듯한 이미지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애인이었고 부인이 된 김소영 아나운서에 대한 괜한 얄미움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우리가 한참 암흑(?)시대에 살던 그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식을 들었다? ?? 그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이 사람도 전투력이 있는 사람 인 건데?? 그러면서 혼란스러웠다. 내가 생각하던 그런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또 어느 새 책방을 낸단다. 아니 냈단다. 그러더니 또 책을 썼단다. 에세이를….

그래.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유명세가 있으니 책방 내고 바로 책도 내는 구나.

그러면서 좀 씁쓸했다. 그래도 굉장한 인기를 끌고, 보는 사람마다 다 좋다 하니 어디 한번 봐보자.사실 이런 마음으로 책을 잡았다.

 

…..진짜 책 좋아하는 구나. 아무리 할 일 없는(?) 근무시간을 이용했다고는 하지만 어마어마하게 책을 읽었네. 글을 어쩜 이렇게 잘 쓰지? 뭐야 심지어 웃기기도 하는걸? 책 좋아 한다고 말한 내가 부끄럽구먼

책을 보며 들었던 생각을 대충 나열해보자면 이렇다.

에세이의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에세이 집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진심과 열정을 담은 에세이를 이렇게나 두껍게, 글씨도 가득가득 담아 한 권의 책으로 내다니, 진짜 대단하다.

 

일본 책방을 여행하며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서점이라는 공간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차분하게 또박또박 써 내려간다. 자칫 지루할 것 같은 내용 인데도 상당히 깊게 집중해서 보게 되고 상당히 재미있기도 하다. 또 북 큐레이터라는 낯선 직업에 대해 알게 되면서 호기심과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간간이 남편과의 이야기 회사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책방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정말 오롯이 자신에 대한 에세이이다. 진솔함과 진지함 그리고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에세이가 오랜만이었다.

사실 난 일본에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다. 그나마 요즘 조금 관심을 가지고 온천이나 고즈넉한 동네가 있는 지역 정도로 한 번쯤 여행을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는 정도? 그렇기에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는 도쿄는 가보고 싶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난 후 나도 그녀와 똑같이 동네 책방을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녀가 회사를 그만 두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일본의 동네 책방 여행이라고 한다. 본인이 가고 싶었던 책방에 대한 사전 조사도 철저히 했던 것 같고 책방 사장님(?)에 대한 정보도 꽤 있었다. 일단 서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특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 서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 될 무렵 페이지를 넘기면 책방의 사진들이 짠 하고 나타난다. 머리 속으로 상상하는 것도 좋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을지 너무 궁금한데 그 궁금증을 바로 해결해주어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진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샘솟기 때문이다. 일단 시각적으로 각인이 되면 확실히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다.

책방을 여행하며 책에 대한 생각, 책방에 대한 생각뿐 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며 속 깊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 나의 괜한 오해(?)도 살짝 미안했다. 그녀의 책방 여행을 한 발 한발 따라가며 나도 내가 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한 고민은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는지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난 내가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했었다. 취미가 독서 라고하지만 반은 강요에 의한 독서이지만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있는 요즘에서야 진정으로 책의 재미를 알아가는 것 같다. 김소영 아나운서의 책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지 않았다면 이러 내 모습에 대한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 만큼 나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내가 최우선을 진작 했어야 하는 일은 요즘처럼 책을 한 달에 15권 이상씩 읽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책에 대한 고민, 글쓰기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생에 대한 고민을 좀 더 일찍 진지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진작할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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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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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명필의 대명사로 알고만 있던 그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매우 기뻤다.

올해 한국사 제대로 공부하기가 목표인 지금 역사 공부를 하며 조선 시대 인물들에 계속 호기심이 생기던 찰나 또 한 명의 인물을 상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책을 받고 우선 두께에 적잖이 놀랐다.

물론 한 사람의 일대기를 서술하는 전기문이기에 꽤 많은 분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무려 570여쪽에 달하는 내용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서장 첫 문구인

추사를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아는 사람도 없다

이 말은 정말 나의 가슴에 확 와 닿았던 말이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를 들여다 보며 이 말에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른다.

제일 처음 나도 언급 했듯이 내가 아는 추사 김정희는 그저 명필의 대가, ‘세한도를 그린 사람

정도가 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추사 라는 호를 떼면 굉장히 낯선 것도 사실이다.

그 정도로 김정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나로서는 그의 출생과 집안 배경에 상당히 놀랐고

글씨체뿐 만 아니라 학문, 고증, 금석학, 그리고 미술에까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청나라의 학문과 지식인들에 대한 해박함 또한 상당하다는 사실에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무래도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을 보았을 때 한 개인으로서 다른 나라와 같은 분야의 학자들과의 교류가 그렇게 활발할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은 솔직히 할 수 가 없었지 때문이다.

추사 김정희의 집안배경 출생 등을 시작으로 시간의 순서대로 그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찾아 나가며 서술하고 있어서 학자로서의 추사 김정희뿐 만 아니라 인간 김정희의 면모도 여기저기 곳곳을 살펴 볼 수 있던 점 도 참 좋았다.

사실 처음 부분은 김정희의 집안 배경에 대한 이야기와 내가 아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여 무난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딱 그 부분을 지나서부터 청나라의 예인들과 학자들이 나오면서 낯선 인물들과 내용에 조금 애를 먹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청나라의 학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방법을 고민했던 그의 노력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학자 문인, 서예가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 올 수 있도록 주변 학자들과의 관계 또한 세심히 맺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김정희라는 사람의 학문적 열정과 애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인 내용은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를 고증한 사람이 추사 김정희이며 그 이후 계속적으로 순수비를 찾아 고증을 위해 애썼다는 점이다.

그저 역사책에 진흥왕이 순수비를 세웠다는 사실과 지역에 대해서만 달달달 외울 줄 알았지 이런 과정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 생각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불과 지금보다 한 250여년 전에 살았던 한 인물에 의해 우리나라의 꽤 오래된 역사지만 반드시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사실들에 대해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연구를 했었다는 사실이 역사공부를 하고 있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사실 초반 김정희의 모습에 조금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했다.

자신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열정과 애정 그리고 그만큼의 지식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상대에 대한 배려나 염려는 조금 아쉬웠다. 학문이라는 것이 비판을 통해 또 다른 발전을 하는 것도 맞겠지만 자신의 주장이 반드시 옳은 듯한 태도는 조금 자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 유배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청암 이삼만을 찾아가 사죄를 하고 싶어했던 모습을 보며 의지가 강하고 학문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한 분이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쉽게도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못했지만 비문을 써 줌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던 따뜻함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책이 두꺼운 데 한 몫 하는 것은 아마도 사진이 상당히 많기 때문일 것이다.

추사 김정희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 혹은 청나라 학자들의 글씨체 또는 그림까지

상당히 많은 사진들을 함께 볼 수 있어서 글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었다.

내가 감상을 잘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볼 때마다

글씨에서 상당히 힘이 느껴진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그 느낌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확인 할 수 있어서 그 또한 기뻤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은 학자들과의 교류와 자신의 학문연구 등을 통해 변해가는 김정희의 글씨체. 그리고 어느 순간 추사체라는 글씨체를 성립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글씨체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펼쳐온 학자이자 예인 추사 김정희.

책을 덮고 난 지금 책 안의 사진에서 보았던 많은 글들을 언젠가는 직접 보고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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