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인과 바다 ㅣ 새움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청소년 시절 그냥
제목과 대강의 내용만 알았을 뿐, 꼼꼼하게 읽었던 책은 아니었다.
집어 들었다 놓기를 몇
번을 반복했으나 결국 다 읽어내지 못했었으니까.
그렇게 어른이 된 후 일과
관련된 이유로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도 사실 그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은 아니었다. 그저 망망대해에서
노인 홀로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지키기 위해 상어들과 사투를 벌이다 “인간은 파괴되어 죽을 수는 있지만
패배할 수는 없어”라는 말을 남겼다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노인을 통해 포기할 줄 모르는 인간의 의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했었던 것이 노인과 바다에 대한 기억의 전부이다.
요즘 고전을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라
마침 새롭게 번역된 ‘노인과 바다’의 출간을 알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번역의 중요성에
대한 역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책을 읽을 때 역자의
말이 앞에 있는 경우는 드문 것 같은데 맨 앞에 나와 있고
잠깐 훑어 볼 생각으로
펼친 역자의 말 첫 문장이 모든 번역서를 ‘그게 그거’일
것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첫 문장의 신선한 충격 덕분에 역자의 말을 찬찬히 읽어 볼
수 있었고 그 덕에 기존에 읽었던 책과 어떤 다른 느낌을 줄 지 조금 더 차분히 생각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 <노인과 바다>가 조금 더 직역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문체는 좀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이 들며 문장 또한 간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용에 대한 느낌은 조금 더 진솔하고 진지하다고
해야 할까? 오히려 더 노인의 마음과 소년의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나이를 더 먹고 세상을 더 알기 때문에 오는 느낌의 차이일 수도 있으나 이전에 읽었던 책을 잠깐 살펴보고
나서 더 확실하게 들었던 느낌이다.
노인과 소년의 우정에 대한
따스함이 이번에는 조금 더 감동스럽게 다가왔고
나이차에 관계 없이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고 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노인에게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
또, 그 넓고 넓은 바다에서 고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여러 날을 보내고, 힘들게
잡은 물고기를 지키기 위한 사투가 처절하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조금은 이해가 어렵기도 했다.
나라면 과연 끝까지 물고기를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히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노인은 결코 포기란
없었고, 용감하게 매우 경건한 마음으로 상어들과 차례로 사투를 벌였고 비록 다 내어주기는 했지만 상어
역시 온전히 놓아주지는 않았음에도 노인은 겸손하게 그들의 승리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결국 살아 돌아온
것은 노인이기에 그 힘든 고난의 시간을 잘 견뎌낸 노인의 승리라고 난 생각한다. (인간의 승리라고 말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
역자는 기존의 번역서들이
의역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고 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던 노인과 바다 책을 다시 살펴보니 맞는 말인 것 같다. 그것이
결국 의역에 의해 내용은 매끈하게 연결되나 의미 전달에 있어서는 원작 그대로의 의미 전달은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역자에 말에 어느 정도 동의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책에 있어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전히 노인과 바다는 어렵다. 그리고 재미있지도 않다. ^^;;
그래도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노인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듯이
조금 더 세월이 지나 다시
한 번 읽는 다면 그땐 완전하게 헤밍웨이의 의도를 파악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