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티저북)

[세트] 범죄자 세트 - 전2권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내가 처음 본 티저북, 범죄자.

아.....티저북 ㅠㅠ

처음 티저북을 보게 되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몰랐음.

내용 전체의 줄거리 요약본이 아닐까 예상했으나

등장인물 거의 다 등장하지만 결말, 아니 뒷부분 얘기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임.

그래서 미치겠다. 너무너무너무 궁금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던 한 청년.

곧 나타날 그 누군가를 상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순간 눈앞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칼부림이 시작되며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살인자.

청년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던 4명이 순식간에 살해되고 겨우 목숨을 건지지만 쫓기게 되는 청년 슈지.

이들은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이렇게 무차별 살해를 당했을까?

자신이 왜 도망가야 하는지 모르면서 도망가고,그러다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 도망을 가야하는지가 궁금해져서 자신 스스로

사건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청년.

뻔한 사건으로 보여지지만 너무 뻔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의문을 가지는 형사 소마.

그 잔혹한 살인 속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피해자를 조사하며 보여지는 사건이 다가 아니라 짐작하고

실질적인 사건에 접근해가는 형사.

그 둘의 만남으로 사건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형사지만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고립무원 형사.

함께 어울리는 친구조차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년. 더군다나 경찰이라면 증오에 가까운 분노를 표출하는데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이 형사 뿐이다.

이들이 나중에 어떻게 협력할지도 뻔하면서도 궁금하네....ㅠㅠ

초반에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인물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사건들이 펼쳐진다.

이 사건들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결국 이 살해사건과 마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게 된다.

4명이나 살해한 범인인데 그 범인이 궁금한게 아니라 이들이 어떤 연결고리로 연결되어 있어 이 한자리에 모여 살해를

당했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지금 상태로는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인데 말이다.

드라마 각본을 집필한 작가여서 그런지 내용이 모두 드라마처럼 머릿속에서 영상화가 된다.

하나의 드라마를 보듯 빨려들어가는 몰입감도 좋고, 영화처럼 빠른 전개속에 긴장감을 높여주는 사건과 사건들이 매우 집중도를 높여준다.

정경유착의 거대한 음모가 이 사건 배후임은 분명하다.

그들의 과오 또는 예상치 못했던 사건울 막기 위한 방패막이로 희대의 살인사건까지 벌일 수 있는

권력자들의 조직적 음모인건 알겠는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

어떻게 이 이야기를 전개하여 사건을 풀어나갈지 뒷 이야기가 상당히 궁금해진다.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과연 이들이 연결고리는???????? 

[서평] 두 번째 달, 블루문

두 번째 달, 블루문 ㅣ 창비청소년문학 81
신운선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책을 읽기 전부터 어른으로서의 미안함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또 과연 나는 어른으로서 잘 살고 있나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고, 그런데 도대체 어른은 뭐지? 하는 의문마저 들며 많은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감성을 많이 자극하지 않아서 좋았다. 여고생이 미혼모가 되는 소재의 책이라 읽으면서 눈물부터 날 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아주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예상과 다름에 살짝 놀라기도 하고 오히려 신선하기도 했다. 상황에 대한 감정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거기에서 오는 주인공 수연이의 절제된 감정선이 오히려 더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감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다고 생각하는 아이 수연.

엄마도 아빠도 자신을 낳아 놓기만 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고 서로 떠넘기려는 상황을 겪으며 세상에 그 누구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절망감과 비참함에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 나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심정이다. 그런 고통을 어린 나이 아홉 살에 이미 온 몸으로 다 받아내야 했던수연이의 아픔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부모에게 전혀 필요 없는 존재, 부모들의 삶을 배신하게 하는 재수없는 존재가 된 자신을 한 달에 한 번 떠야 하는 보름달이 두 번 뜨기 때문에 재수없는 달이라 불리는 블루문에 동질감을 느꼈던 아이. 하지만 자신이 한 생명을 뱃속에 품으면서 그 의미를 스스로 바꾸고자 노력한다. 내 삶의 배신자 불길한 블루문이 아니라 내 삶의 의미 있는 달 블루문으로 바꾸며 현재의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모든 선택은 본인의 의지이며 그 선택 이후 책임은 온전히 본인 스스로가 져야 하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수연이와 같은 아이들에게 어른이라 큰소리 치며 잔소리를 해대는 우리어른들 조차도 이 분명한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수연이의 부모가 그랬고, 지호의 부모가 그랬으며 현실에서도 많은 경우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저 나를 버린 부모로부터 독립이 꿈이었고, 독립을 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멋지게 마음껏 살아보리라 마음 먹으며 착실히 준비하던 수연이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졌는데도 그 감당은 결국 수연이 혼자의 몫이었다. 그래도 주변의 인물들이 드라마처럼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각자의 입장에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은 수연이가 감당해야 할 몫이 제일 컸고 그 사실이 현실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기도 했다.

수연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했고 고통스러워 했으며 자신에 대한 자괴감에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정확히 직시하며 지열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자신이 살아갈 앞날에 대해 확실한 선택을 하고 삶의 방향을 결정했다. 결정한 이후에는 후회도 미련도 없이 그냥 그 길만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한다.

어른인 내가 오히려 수연이한테 배워야 할 것 같다. 수연이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 자신의 인생을 자신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여 꿋꿋하게 나아가는 그 의연함을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아이들에게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충고하거나 잔소리 하지 말아야겠다. 어른으로서의 책임감도 다 하지 못하는 우리가 어떻게 이 아이들에게 큰소리 칠 수 있을까? 그저 아이들이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거구나’ 하는 본보기만 되어도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 말이다.

감정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지열하게 고민하고, 꿋꿋하게 갈 길을 가며 자신을 의미 있는 두 번째 달 블루문이라 부르는 수연이와, 달이의 앞날이 순탄하게 펼쳐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서평]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사랑해”, “고마워”,”용서할게”, “용서해줘”

이 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미리 프롤로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면 살짝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이 네 마디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하니 모두가 다 알고 있는데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저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오히려 궁금하고 호기심이 더 생겼으니 말이다.

우리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호스피스활동을 하고 있는 의사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병원에서 일어나는 긴박한 상황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했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자신의 병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 호스피스 활동을 하며 만났던 환자와 보호자들, 혹은 주변의 지인들의 사례를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사람이 죽음을 앞두면 마음이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그냥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죽음을 맞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주변 정리를 확실하게 하고 싶은 마음. 죽음을 앞둔 본인의 생각은 그렇다 치지만 가족이 혹은 가까운 친구가 죽음을 앞두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떠난다면 남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가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마음에 담아 두었던 원망이나 미움 혹은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다는 것은 평생의 상처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 죽음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죽음을 앞두게 되면 모두에게 알리고 꼭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그들 또한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서로에게 아쉬움, 미련 등이 남지 않도록 잘 정리하고 떠나야겠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꼭 저 네 마디의 말로 서로를 위로하고 정리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단 ‘사랑해, 고마워, 용서해, 용서할게’ 이 네 가지 이야기가 아니더라고 서로간에 마음에 담아 두었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면 그게 바로 관계의 회복이고 마음의 치유가 될 것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꼭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라기 보다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그때 그때 자연스럽게 이 말들을 하면 좋지 않겠냐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제목이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인 것 같은데….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의 관계를 잘 마무리 한 칼라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항상 외출 전에 사랑한다는 메모를 남기고 이런 소중한 편지도 적어놓았다고 한다. 이 편지를 보면서 나도 우리 아이에게 이런 무한사랑의 마음을 항상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또 드는 생각이 내 자식에게는 이런 표현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우리 부모님에게는 난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무뚝뚝한 편이시고 그분들의 자식이었기에 나 역시 똑같은데 어찌 이런 표현들이 쉽게 나오겠는가.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는 여러 책들을 읽으며 깨달은 바도 있어 의도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말을 하려고 애쓰지만 아직도 사랑해, 용서해줘는 쉽지가 않다. 여전히 난 부모님과 손 잡는 것도 어색하고 포옹은 더더욱 낯간지러운 일이며 이런 말 조차도 쉽지 않은 딸이다. 하지만 내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실감하듯이 나의 부모님이 점점 늙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문득문득 두렵고 가슴이 철렁한 요즈음이 이 말을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더더욱 본인들의 죽음 앞에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 같기에 말이다.

오늘이 가기 전에, 이미 떠나가고 회한과 상처만 남기 전에 꼭 말해야겠다.

항상 저의 듬직한 아군이 되어 주시고 지금까지 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언제나 저를 믿어주시는데 상처와 아픔을 안겨드리는 점 용서해주세요. 그럼에도 더 감싸 주시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셔서 더 감사해요.

[서평]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나는 민주화 운동 세대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학교를 다닐 즈음엔 대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이 거의 막바지로 접어든 때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그 시절을 겪지 않은 나에게 그 시절은 항상 정확히 알아야 하고, 또 내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의 짐이 있는 시절이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리라 조금 더 정확한 사실만을 알아보리라

언제나 마음만 먹고 막상 뭔가 찾아 본다거나 알아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왠지 두렵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할 것만 같은 그 역사를 조금은 피하고 싶은 마음도 사실이니까…

그런 시절, 대학가와 종로와 명동의 중심에 서서 민주화와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 있었던 젊음 들이 아니라 자의든 타의든 군이라는 또 다른 공간 속에 함께 있게 된 젊은이들의 이야기.

무언가 또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가 있을 것 같아 염려도 되었고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참 덤덤하다. 그리고 잔잔하다. 그냥 그렇게 무덤덤하게 80년대를 청년으로 살아갔던 한 평범한 이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그들이 또 그 안에서 그들만의 관계와 규칙과 당위로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 할 수 있다. 사회의 불합리와 이데올로기의 다름으로 누군가는 치열하게 싸우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누군가는 조금은 외면하고 또 가슴에 묻으며 그 시절을 버티고 살아냈으니까. 그게 나고 그게 이 책의 주인공 윤이니까… 이렇게 가슴 한 켠 왠지 모를 마음의 짐을 조금씩은 지고 살아가는, 그때는 평범했던 그런 청년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나 역시도 아니 우리 대부분은 주인공처럼 가슴에 울분은 있으나 다들 각자만의 그럴듯한 이유로 현실과 맞서지 못하고 그냥 그 현실에 맞춰서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이들이었으니까….

하지만 또 한가지는 기억한다.

그 시절 영수처럼 힘껏 싸우다 꺾여 자신의 존재마저도 부인하게 되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살아간 이들고 있고, 하치우처럼 자신의 이념을 바꿔 현실에 너무나도 충실히(?) 적응해 살아가는 그 누군가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마지막 반전처럼 실명이 거론되어 깜짝 놀랐으나 이 소설은 자전적 소설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엄연한 허구의 소설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혼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덮었다..

[서평]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김희숙.정보라 옮김 / 생각의길 / 2018년 1월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라는 제목만을 보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내가 예상한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인류의 역사는 서구 열강이라 불리는 사람들 중심으로, 그들의 입장으로 기술되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를 그들 중심으로 바라봤던 관점에서 빚어진 무지와 편견들이 있었고 그 부분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했었다.

하지만…..

부제를 다시 보는 순간, 그리고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용과 광기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라는 부제아래 원제가 “관용”이었다는 사실도 책을 읽는 도중 갑자기 궁금해진 역자후기를 보다가 알게 되었다.

인류가 시작되면서부터 인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종교. 이 책은 바로 그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국 인류 역사 특히 유럽의 역사는 종교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종교사를 중심으로 한 역사를 정리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종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역사 속의 관용과 불관용의 모습들을

역사를 중심으로 때로는 인물을 중심으로 때로는 어떤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나의 세계사적 지식이 그리 풍부하지 않다는 사실은 진즉에 인정하고도 남음이지만

그래도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아는 정도의 인물들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는 매우 익숙한 이름의 인물뿐 만 아니라 아주 생소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서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에 나중엔 좀 뒤섞여서 내용이 헷갈리는 어려움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콘스탄티누스의 기독교 공인으로 배우는 ‘밀라노 칙령’이 기독교에 대한 공인이고 그것이 결국 기독교에 대한 “관용”이라는 저자의 시각에는 매우 공감되었다. 결국 기독교에 대한 <관용>이라는 미명아래 정치 지도자와 교회의 은밀한 뒷거래였기 때문에 가증스러운 타협이라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기독교가 권력을 쥐게 되었다는 이야기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또 근대의 불관용을 익숨함의 불관용, 무지의 불관용(작가는 종종 무지와 편견을 같은 맥락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기심의 불관용으로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에도 수긍할 수 있었다.

처음 내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이야기가 아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종교사를 중심으로 하는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었다.

책 속의 역사 이야기나 인물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 살짝 답답하기도 했고 나의 짧은 배경지식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다.

배경지식도 부족했지만 그리 쉽게 편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어서 오랜 시간 두고두고 천천히 음미해 볼 만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