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11월

청소년 성장소설로는 상당히 유명한 책.

역시나 유명한 책 안읽기가 특기(?)인 나는 이제야 이 책을 접하게 되고....ㅋㅋㅋㅋ

미스터리 추리물도 아닌 성장소설의 결말이 처음 시작부터 궁금해지는건 처음이었다.

이 책의 매력은 아마도 이것. 처음부터 결말이 궁금한것 ㅋㅋ

그래서 개를 훔쳤을까? 안 훔쳤을까?

훔쳤다면 걸렸을까, 안걸렸을까?

그런데 도대체 왜 개를 훔치는 걸까?

개를 훔치는데 방법이 왜 필요한걸까??

책을 읽기도 전에 궁금한것 오조오억개 갖고 시작! ㅋ

갑자기 떠난 버린 아빠와 함께 집과 모든 재산을 잃게 된 엄마와 조지나 그리고 동생 토비.

남아있는 거라곤 낡은 자동차 한 대뿐.

그 안에서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세식구.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하는데

집이라는 공산을 얻을 수 있는 날은 까마득하기만 한 것 같고...

결국 개를 훔친 후 다시 되찾아주며 사례금을 받아 집을 마련하고 싶은 조지나는

개를 훔칠 결심을 하고.....

차 안에서 먹고 자고 생활이 가능한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외국 영화에서 간 혹 본 듯한 느낌.

상상이 쉽진 않지만 그래서 그만큼 차 안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지도 충분히 짐작은 가고

동네를 돌아다니면 정차할 때마다 사춘기 소녀가 가지게 될 수치심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엄마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왜 자신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느냐는 조지나의 항변은

솔직히 난 잘 이해하지 못하겠고 심지어 화도 났다.

부모니까 책임을 지라니....애를 버린것도 아니고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는 안보이나 싶기도하고...

그러면서 이것도 정서의 차이일까? 문화의 차이일까?

하고 생각을 달리해본다.

결국 조지나는 짐작대로의 선택을 하고, 그 과정이 예상은 되었으나

그래도 용기를 내는 조지나의 모습에 또 뭉클은 하더라는...^^;;

(한 해 한 해 눈물이 너무 많아져 큰일. 가뜩이나 원래 잘 울던 나는 뻑하면 눈물 그렁그렁, 콧물 찍이니....

이놈의 나이 듦이 썩 달갑지 않네 ㅡㅡ;;)

역시 성장소설답게 속도감 좋고

결말의 궁금함 때문에 몰입감도 있다.

(빨리 읽어서 결말을 알려고 엄청 집중하게 된다 ㅋㅋㅋㅋ)

뻔한 과정, 결말이지만 그래서 또 교훈(?)을 담아내고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주는 것이겠지.

우선 나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보다는 삶에서의 낙 하나 없는 엄마의 마음에 더 공감이 되어

딸래미의 버르장머리 없는 말투와 태도에 화가 더 났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어떻게 읽을지 매우 궁금한 책이다.

나의 할머니에게

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처음 제목을 보고는 살짝 실망? ^^;;

왠지 그냥 그런 에세이집 같아서 말이다 ㅋㅋㅋ

그런데 작가들 이름이 써 있는 것을 보고 단편집인 것을 알았다.

갑자기 기대치 상승~ ^^;;

할머니를 소재로 하는 단편집.

한 번 쯤을 들어봤을 법한 작가들의 이름에 더욱 기대를 가지게 되는 것도 솔직한 마음 ^^

중년을 넘긴 나이에 나이듦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과 생각이 많은 때에

남 일 같지 않은 소설을 접하게 되니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결국 나도 할머니가 될 것이고, 그 때에 충분히 겪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 한 편, 한 편에

그냥 가벼이, 호로록 읽게 되지 않았다.

<어제 꾼 꿈>

재혼한  남편과 사별 후 십여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제사를 그만둔 첫 해.

남편은 늘상 나타나던 할머니의 꿈에는 나타나지 않고 자식들을 찾아온다.

이제는 늙어 제 몸 간수하는 것도 귀찮다는 이유로 남편의 제사도 지내지 않고

온전한 이별을 하면서

그래도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진짜 손주의 할머니가 되고픈 그녀.

<흑설탕 캔디>

두 남매는 사고 때문에 잃게 된 엄마의 부재로 할머니가 엄마 역할을 해주신다.

그 시절 대학교를 다녔던 할머니는 소위 신여성 소리를 듣는 분이나

주변인들은 또 할머니의 그런 당당한 모습을 잘난척으로, 거만함으로 손가락질 하며 욕을 하기도 했다.

그런 할머니가 손주들을 위해 독일 주재원으로 떠나는 자식들의 가족과 함께

독일로 향하는데.....

조금씩 적응해가는 아이들과 달리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할머니에게

의지가 되었던 브뤼니에씨. 마음과 열정은 그대로인데 따라주지 않는 육신에 좌절하고 당혹스러웠을 할머니.

그저 남은건 피아노를 치며 함께 했던 시간들, 그리고 그 시간들과 함게 했던 각설탕의 달콤함.

<선베드>

치매할머니, 암 말기 친구.

이 둘의 아픔을 가장 잘 알면서도 또 이들을 힘들게 하는

감정 조절이 안되는 그녀.

오랜만에 문병간 할머니의 요양원에서 나보다 더 가족같은 그 둘의 모습에

오늘도 역시 그녀는 감정주체를 못하고 미친년 널뛰기를....

선을 넘지마, 선을....항상 당부하던 할머니의 말도 잊은 채...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선을 넘을 것이고

끊임없는 기대와 불안 속에 살아갈 것이다

그들이 그녀를 떠난 후에도.

<위대한 유산>

아버지를떠나보내고 들어가 살게 된 할머니의 집.

언제나 냉랭하던 할머니, 그리고 얼마 후 자식을 버리고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버린 엄마.

할머니의 일이라면 끔찍했던 아줌마.

이들의 동거는 썩 행복하지 않았고, 불편했으며

부조화스러웠다.

그렇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유산덕에 드러나는 주변인들의 민낯.

과연 할머니가 남긴 유산은 무엇이었던걸까?

<11월행>

엄마와 나와 딸의 템플 스테이.

내가 여길 또 언제 와보겠니.

"엄마 둘, 딸 둘"이 함께 한 1박2일간의 시간들.

항암, 항산화를 달고 사는 엄마, 11월11일 빼빼로 데이가 중요한 딸.

그 사이에 있는 엄마.

내가 살아온 과정이 그리고 앞으로 살아야 할 과정이 이 세사람 모두에게서

보여지는 것 같은건 비단 나만의 느낌일까?

<아리아드네 정원>

지금보다 조금 더 먼 미래, 21세기 말.

노인인구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덕분에

노후를 유닛이라는 등급으로 나뉘어 국가의 보호 속에서 보내게 되는 현대 사회.

민아의 등급은 계속 떨어져 현재는 D유닛. 더 이상의 나락도 없는 듯한 이곳이지만

그래도 F의 나락으로까지 떨어지고 싶지는 않다.

1인가구라는 이유로 MO(안락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더더욱.

그런 민아에게 찾아와주는 젊은이 둘, 유리와 아인.

젊은이라는 무기를 가진 이 아이들을 만나며 희망을 가졌던 민아에게

어느날 이 두 젊은이는 상당히 격앙된 목속리로 유닛의 페지를 거론하는데....

젊음만으로도 희망이고, 뭐든 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질 수 있다 생각하는 민아와

젊다고 모든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이해 못하는 두 젊은이.

기성세대가 책임감 없이 저질러 놓은 일을 젊은 세대들에게 해결하라고 떠밀면서

혜택은 제일 많이 받아가려 한다며 이제는 돌려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그들.

나 역시 기성세대에 속하기 때문엔지 읽으면서도 순간 분노가 치솟았지만

이게 바로 지금의 젊은 청년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떠나지를 않았다.

가상의 현실이고, 상상속의 현대사회였지만

우리에게 충분히 일어나고도 남을 상황이라는 생각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나이듦이라는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들을 갖고 있는 나에게

중년의 엄마로서, 노년의 할머니로서의 다양한 삶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엄마 둘, 딸 둘'이라는 말과

'마음은 펄떡펄떡 뛰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데 육신이 딸주지 않는 것만큼 무서운 형벌이 있을까?'라는 문장을

내내 떠올리게 하는 소설, <나의 할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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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책을 받아든 순간 일단 표지의 사진에 완전 매료되었고,

이래서 포토 에세이를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하드커버의 단단함도 이번엔 왠지 이 책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깨알 같은 글씨 사이사이 사진들이 한 번 쭉 훑어보는데도 참 근사하다 싶었다.

그래서 이 작가의 나이와 경력을 알고는 또 한번 깜짝 놀라는 상황.

아주 젊은 나이에 하는 일도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그리고 기업경영이라....

이 많은 일들을 하는 와중에 책도 계속 내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사람의 어떤 마음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지더란 말이다.

자신의 우울감을 스스로 이야기하는데 그닥 다운되지 않는다.

그리고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커밍아웃 그리고 그 이후 달라진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꽤 덤덤하게 풀어낸다.

긴 세월 산 것은 아니나 그가 사는 이 세월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랑하고, 관계를 맺고, 일을 하여 성취를 하는 이 일련의 모습들이

딱 그 나이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집약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 세월을 더 산 나로서는 조금 귀엽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다 ^^;;

하지만 그 중간중간 고민의 깊이, 삶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 등에 대해서는

나 역시 어떻게 삶을 바라보고 있나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제목 위에 크게 써있는 원제를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인가....

일상을 지내며 주요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적어놓은 이야기일까. 그냥 자신에 대한 메모?

무엇일까? 한참을 궁금해 했었는데 그냥 바로 읽을걸 그랬다.

그랬으면 어떤 이야기들인지 바로 알았을 것을....^^

나도 가끔 나의 일상을 적는다.

일기 형식이든 그냥 메모 형식이든 가끔씩 끄적여 보는데...

우선 지속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 심지어 쓰고 있다는 걸 잊기도 하고 ㅋㅋㅋㅋ

그런데 이 작가는 끊임없이 에세이처럼 시처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엄지 척!!!!!

항상 자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과 함께 잘 살아가려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포토 에세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게 사진 또한 끝내준다.

적절한 사진과, 적절한 이야기....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나도 정말 사진을 잘 찍고 싶다.

특히 이런 포토 에세이집이나 사진 가득한 책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사진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이 책은 옆에 두고 틈틈이 꺼내볼 생각이다.

어둠의 눈 - 딘 쿤츠

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원서로 이미 얘기를 들었던 책.

코로나 19 관련 내용이 나온다는 소식에 더욱 궁금했던 책.

뒷부분에 나온다고 분명 들었는데도 앞부분서부터 자꾸 코로나 19얘기를 찾게 되는...^^;;

라스베이거스의 쇼 기획자 티나.

쇼걸에서 무용수로 그리고 자그만한 호텔 쇼 기획자에서

골든 피라미드 호텔의 쇼(소위 '태양의 서커스' 같은) <매직>을 기획하는 공동 기획자로 성장하는 티나.

그녀는 1년 전 사고로 죽은 아들 대니에 대한 상처를 일로 극복해보려 애쓰지만 쉽지 않은데다가

최근 들어 자꾸 꿈에 나타나는 아들의 모습에 더욱 힘들어 한다.

호텔 사장의 변호사로 VIP 대상 <매직> 쇼 초연에 참석하게 된 엘리엇.

그는 그 자리에서 티나에게 첫 눈에 반하고

그녀와 함께 할 앞날에 대한 기분 좋은 예감을 하게 되는데....

그 예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녀도 역시 엘리엇에게 호감을 느껴 통하기는 했지만

그녀 덕분에(?)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므로....

로맨스 소설로 시작해서 추리와 같은 장르물이 된다. 그래서 가독력 짱!!!

그리고 재미있다. 심장 쫄깃한 부분들이 여러군데 있어서 중간중간 계속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거기에....사회문제까지.

전세계적으로 암암리에 생화학 무기는 계속 연구되고 있으리라 추정된다.

그리고 그 실험 대상을 인간으로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 드는 것도 사실이다.

독일 히틀러가 그랬고,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과 그외 중국 동남아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던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 책에서는 생화학 무기 실험을 하는 나라를 중국으로 본다.

그에 맞서기 위해 미국 역시 생화학 무기 실험을 안할 수가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프로젝트성 비밀 연구를 정당화하며 말이다.

호기심이 과해 광기어린 과학자와 권력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마음의 준비가 된 고위층 권력자들이 만나면

우리에게 어떤 불행이 닥쳐올지를 예견한 책이라고 해야 할까?

이 원작이 40여년 전에 쓰여졌다는 사실에 그때부터 이미 많은 연구들이

어긋난 방향으로의 징후들을 보였던 것은 아닌지 싶어 더욱 씁쓸하다.

세계가 오염될수록 바이러스와 세균성 관련 문제들은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인간의 이기심이 어디까지 지구를 고통에 빠트리고 결국 인류의 존립까지도 위태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고는

여전히 계속 되고 있고 우리도 자각은 하고 있다.

난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두려웠던 것은 바이러스의 문제가 생화학 전이나 전염병의 확산 뿐 만 아니라

인간의 돌연변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상상까지 이어졌던 점이다.

사건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긍정적 변이라고 해야겠지만

부정적 방향으로 쓰인다면 생화학 무기나 전염병 만큼 끔찍한 상황을 만들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의 마지막까지도 섬짓했다.

로맨스 소설로 시작하는 책을 읽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재미도 있고, 긴장감도 있어 가독성도 좋고, 그리고 또 우리에게 던지는 여러가지 화두들이 있어

오랜만에 장르물을 읽으며 기분 좋게 책을 덮었다.

*참고로....코로나라는 명칭은 나오지 않습니다. 더 많이 얘기를 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여기까지만....^^;;

  그러나 바이러스에 관한 이야기는 완전 뒷부분이므로 처음엔 그냥 티나와 엘리엇의 설레는 연애감정을 즐기면서 읽으면 됩니다.

  중간중간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긴장감과 함께~~^^

변신 인 서울

변신 인 서울 ㅣ 사계절 1318 문고 122
한정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3월

제목을 보자마자 카프카의 '변신'이 바로 떠오르며 어떤 얘기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한다.

짧은 책소개를 보면 하루아침에 토끼로 변해버린 고등학생의 이야기.

아! 서울에선 벌레가 아니라 토끼로 변하는구나. 그럼 왜 토끼일까 하는 또 다른 의문.

제목부터 간단한 책소개까지 독자들의 호기심 유발 대성공!!!!ㅋㅋㅋㅋ

자고 일어나보니 토끼가 되어 있는 반희.

분명 꿈일거라 생각하지만 이 꿈은 쉽사리 깨어나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한다.

거기다 자신이 관계된 일임에도 본인은 전혀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겠고, 기억에도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는데....

토끼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데

바보 반지는 계속 자신을 옴짝 달싹 못하게 만든다.

반희가 없어졌음에도 시험만 걱정하는 아빠, 엄마.

반희의 생사가 걱정이 아니라 자신의 체면 때문에, 전교 1등을 못해서 망신살(?)이 뻗칠까봐 그 걱정만 하는 모습에

예상은 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더욱 씁쓸하기만 한 반희.

그런 자신을 비록 토끼라 그렇겠지만 챙기고 보살펴 주는 이는 오로지 바보 반지 누나.

카프카 '변신'의 대한민국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겪을 법한 인간소외가 아닐까 싶다.

1등만 기억하는 사회, 1등만 사람구실한다 믿는 어른들, 부모들.

그런 부모의 압박에 반희는 점점더 괴물이 되어가는데....

자신이 1등을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방해되는 것들은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으며

생명까지도 함부로 다루고도(왜 토기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 아무렇지도 않은 반희의 모습은

소설 속의 모습만이 아닌 것 같아 더욱 씁쓸하다.

그렇게 부모에게서도 외면 받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며

자기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자신도 모르게 주변인들에게서 멀어져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엄마아빠의 압박이 반희 스스로를 소외시키도록 만들고는

어쩔줄 몰라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반희를 그 누구도 도와주는 이가 없어 더 안쓰럽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현실일까봐

더욱 두려워 지는 너무 현실 같은 이야기, '변신 인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