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그저 못생긴 화학물질 덩어리일 뿐인 뇌가 어떻게 행복을 만들까?
딘 버넷 지음, 임수미 옮김 / 생각정거장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행복 에 관해서는 바야흐로 춘추 전국 시대쯤에 접어들지 않았나 하는 요즘이다. 서점의 가판대에는 사자가, 수달이 행복을 찾는 법과 행복해지는 법을 말한다. 행복한 일들은 늘 있으니, 그 작은 행복을 놓치지 말라는 조언들에 가끔은 행복이 의무가 되어버린 것 같아 부담스러울 정도다. "행복하다" 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들은 모두에게 제각각이겠지만 행복 그 자체가 가지는 긍정적인 느낌은 모두에게 비슷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영원한 행복은 가능한 일일까? 행복이 인생의 목표가 된다면, 단순한 쾌락과 명예의 성취 중 무엇을 추구해야만 하는가?  유쾌한 뇌과학자 #딘버넷 은 행복에 대한 고찰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과학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행복이 뇌에서 비롯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아무 의미 없는 말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자면 모든 것이 다 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p.17 < 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마음이 느끼는 행복의 감정을 어떻게 머리로 이해할 수 있겠냐는 회의를 품는 낭만주의자로서, 책의 시작에 함께 하는 도파민이니, 아드레날린 이니 하는 말들은 그저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에서 들었던 진통제 정도로 다가온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예시들을 통해 과학에 심리학을 더한 책의 전개는 부드럽고 깊은 통찰을 담는다.  



딱히 보상이 없는데도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뇌가 그 일을 불쾌하게 인식하게 만드느 아주 확실한 방법이다. 현대 많은 직업의 특성 상 노력에 대해 보상이 따르지 않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왜 일을 하는 걸까?

p. 120 < 행복할 때 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왜 우리는 행복하지도 않은 일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존 욕구에 기대 이어가야 하는지와 같은,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유쾌한 글들을 읽어 내리다 보면 성취를 느끼기 어려운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는 작은 팁들을 얻을 수도 있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의 자극적인 장면들을 보며 은근하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부터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느껴지는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까지도  사실 뇌라는 화학 물질 덩어리에서 벌어지는 호르몬들의 각축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행복도 별 것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 마저 스친다


추상적인 단어는 구체적인 경험들과 결합했을 때 비로소 그 힘을 발하는 것 같다. 성을 통한 패배감과 성취감은 우리를 어떻게 중독시키는지와 같이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궁금했던 소재들이 유머러스하게 서술되었다. 막연하게 행복을 동경하며 우울함에 질려 무의미한 코미디쇼를 시청하는 어느 날 저녁 , 과학의 힘을 빌려 유쾌하게 써내려가는 딘 버넷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국 행복을 결정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라는 것. 그저 인생의 한 단계에 위치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다양한 관점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향수는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애통함이 아닌 자신이 이뤄낸 것에 대한 인정에 가깝다.

p.431 < 행복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과학이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엄청날 지도 모르겠다. 잘 살아보자는 구호를 외치던 과거에도, 소소한 것에서 확실한 행복을 찾는 지금에도. 우리는 모두 결국 행복을 위해서 각자의 성을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 행복할 때 뇌 속에서일어나는 모든 것> 과 함께 집, 직업과 성공, 사랑과 성. 재력과 웃음과도 같이 행복의 척도로 여겨졌던 것들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뇌에 작용하고 있는지, 여행과 집을 동시에 사랑하는 나의 마음에 어떤 화학적 결합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비로소 "나"의 행복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준을 세워볼 수 있다.  

행복이 뇌에서 비롯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아무 의미 없는 말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자면 모든 것이 다 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