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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 상처받지 않고 웃으면서 써먹는 진상 격퇴술
엔카와 사토루 지음, 서라미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8월
평점 :
역지사지 , 라는 말을 요즘은 조금 다른 의미로 쓰는 듯 합니다. 역으로 지*를 해줘야 사람들은 지가 잘못한 줄 깨닫는다.. 정도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만나는, 역지사지가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조금 통쾌한 마음으로 기꺼이 *랄을 하겠으나, 가끔 지*를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마주치는 상황에는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솔직한 당신의 마음은 고맙지만,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나를 당황스럽게 하고 퇴근 이후까지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 “진상”을 만났을 때의 노하우를 풀어 쓴 <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입니다.
인사란 상대방을 두루 살피며 안부를 묻고 마음을 쓰는 일입니다. 애써 인사를 해도 상대방이 그 행동을 형식적으로 느낀다면 의미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수년 동안 고객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하며 온갖 종류의 클레임을 받아본 저자의 이야기들은 예의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하다는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난 날 학원에서 상담 업무를 보던 중, 환불이 바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양해의 부탁에 어금니를 악 물고 빨리 좀 처리하세요. 라고 말하던 학생분의 얼굴이 지나쳐갑니다.
상담 직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어느 고객센터의 안내말이 그저 지나가는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려 하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빨리 해결할 목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면 오히려 사태가 악화됩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문장마다 등장하는 고객을 친구나 부모님, 연인 이나 직장 동료 혹은 상사로 치환한다면 더할나위 없는 인간관계의 조언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의 인생에 있어, 나 이외의 사람들은 내 인생에 어떤 의미의 고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거나 사회적 인간관계를 가짐에 있어 조금 부당한 경험을 한 누군가라면 이 책을 읽어내리는 내내 맞장구를 치며 다음을 위한 예비책을 강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감성으로 촉발된 클레임은 정중하게 사과하는 일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상대방의 감성을 부정하거나 그것에 대해 논쟁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공감하는 것 또한 위험합니다.
이제는 조금만 불편한 기색을 내보여도 “진상” 이라는 꼬리표가 붙을까 오히려 조심스러운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인식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한 고객 센터에서의 진상에 대한 고찰을 넘어 내 인생에 등장할 수 있는 불친절한 고객에 대한 대응책을 위해.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굳게 살아 남아 기꺼이 소중한 여가 생활을 즐길 자격이 있는 당신을 위해 가끔은 이 말이 필요합니다.
< 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