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라스 : 고전.인류.사회 편 - 불통不通의 시대, 교양을 넘어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져라 차이나는 클라스 2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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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책으로도 나왔다니 반갑습니다.사회에 갈등이 심각할수록 공통분모를 넓힐 필요가 있는데 교양 프로그램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전, 교육, 환경, 철학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지적인 기반을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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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권하는 사회 - 주눅 들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두려움 없이 타인을 생각하는 심리학 공부
모니크 드 케르마덱 지음, 김진주 옮김 / 생각의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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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중위생국장을 지낸 비벡 머시 박사는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이 고독이라고 이야기한다.고독이 현대사회의 가장 큰 병리현상이라는 것이다.고독이라고 하면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될지 모르겠다.그러나 학교에서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심한 경쟁을 맞닥뜨리는 아이들, 취업의 어려움으로 연애도 결혼도 포기하고 사는 대학생들, 자녀 및 배우자와의 서먹서먹한 관계로 고민하는 중장년층, 은퇴 후 사회적 역할 상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까지 우리 모두 고독과 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다.현대사회에서는 삶에 경쟁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공감하는 것을 뒤로 미루게 되었다.개인주의의 등장으로 혼자서 지내는 것이 더 당연해졌다.다른 사람과 만나지 않고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면서 대화할 때마저 서로 목소리나 눈빛을 교환하지 않게 되었다.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가 범람하고 심지어 성관계마저 혼자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까지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다.혼자 있으라고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보기 충분하다.

물론 고독은 때때로 좋을 수 있다.기존의 관점과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고, 내 언행을 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도록 해주고, 바쁜 와중에 놓쳤을 수 있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도 있다.이런 고독은 고독이 끝난 다음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대중매체에서 많이 등장하는 예술가의 고독이 이런 고독이다.

그러나 나쁜 고독은 심신을 황폐하게 만든다.다른 사람은 물론 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측면에만 집착하고, 과거에 붙잡혀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놓치도록 해버리며,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지속할 수 있는지를 잊게 만든다.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끝나지 않는 고독, 심지어는 자살이라는 결말의 고독으로 빠지게 만든다.자신의 고독을 문제점이라 인정하지도 않아서 치료를 어렵게 하고 tv나 약물 같은 도움이 되지 않는 헛된 처방에 기대게 만든다.

이웃과 친척은 물론 가족들의 유대관계까지 약화되는 원자화된 사회, sns에서 사생활을 드러내서까지 주목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으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나를 계속 내세우는 사회, 서로를 도구로 여기는 생각의 힘이 강해지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나를 지키면서도 두려움 없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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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김영사 모던&클래식
카를 만하임 지음, 임석진 옮김, 송호근 해제 / 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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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팩트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사실이라는 우리 말을 두고 굳이 팩트, 팩트 거릴 이유도 없다고 보지만 그 뜻은 내가 객관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일테다.그러나 사실 우리의 인지는 정확하지 않고 사실이라는 것은 그저 우리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말일 뿐이다.우리의 인식 자체가 사회적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지식사회학의 출발점이다.지식사회학은 사회에서 불확실하거나 모호하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의심과 검토를 체계화하는 일을 하는데, 그것은 서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상대는 물론 스스로의 관점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나왔다.극단적인 이념 갈등과 방황 속에서 상호이해와 동의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였다.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미디어의 파편성이 짙어지는 현재에도 유효한 조언을 충분히 줄 수 있는 책이다.저자 스스로가 실천적 지식인이다보니 지식계급에 있는 사람들이 종합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각자의 전공 분야에만 매몰되지 말고 그것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지식인들의 사회 참여가 과연 좋은 일인지 그리고 어디까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겠지만 전공분야들을 통섭하여 사회에 긴요한 의견을 내는 것은 필수적인 일로 보인다.

저자가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이다보니 추상적인 내용 위주로 책이 전개되고, 또 독일 책이면서 철학 책이라 그런지 문장의 호흡이 길다.사회학 자체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을 어렵게 이야기한다는 편견을 받고 있는데 이 책은 사회학 중에서도 지식사회학을 다루는 책이라서 책을 읽기 전에 사회학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이 하나의 진입장벽이 될 것 같다.지난 시절에 사회학을 다룬 지성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가 어떻게 사회학으로 연결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고 또 학문으로서의 정치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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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마음 - 전중환의 본격 진화심리학
전중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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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기로 몰락한 엔론은 살벌한 경쟁으로 유명했다.이 기업의 CEO를 지내고 교도소에 간 제프 스킬링은 <이기적 유전자>를 즐겨 읽었고 또 그 책으로부터 악명 높은 사회적 다윈주의를 끌어냈다.이에 대해<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리처드 도킨스와 그의 저서에 대한 오해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오해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진화생물학이 인간을 저급하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비하하고 이기심을 부추긴다는 비난은 전형적인 오해다.예컨대 이기적 유전자는 정말로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거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이기적이라는 뜻이 아니다.그것은 도킨스 스스로가 밝혔다시피 그저 은유에 불과하다.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왜 사는지 등의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들에 답하려면 진화심리학의 도움이 필요하다.그러려면 진화심리학에 대한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특히 진화심리학이 성차별주의적이라는 비난은 인간이 원래 그렇다는 본성에 대한 설명이 곧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의미가 아니며, 남녀 사이의 차이도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먹거리, 다른 사람과의 관계, 학습, 문화, 정치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문제들을 진화심리학에 기대서 풀어가고 있다.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만 보더라도 기존의 종교적 해석은 물론이고 사회과학의 해석마저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관념적인 이야기들도 좋지만 관찰과 실험을 통해 드러난 새로운 연구결과를 근거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시대다.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특히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또 한편으로는 노동해방에 대한 기대가 있다.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성은 무엇이고 노동에 덜 얽매이게 되었을 때 인간이 해야하는 일은 또 무엇일까.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간다.(진화)생물학에 대한 공부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진화심리학에 대한 유명한 저서들이 국내로 많이 번역되어 들어왔는데 이 책의 저자는 국내의 선구적인 진화심리학자라고 한다.국내 저자가 쓴 책으로 진화심리학을 접할 수 있다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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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 폭력과 갈등으로 얼룩진 20세기의 기원
로버트 거워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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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특징들이 지배하는 시기로 한 시대를 구성하는 일은 거의 언제나 구상했거나 구상하려는 시대상에 부합되지 않는 것을 삭제하는 데 달려 있다.이는 우리가 정치의 세계에서 방향과 확실성을 확보하는 전략에 속한다.그러나 그렇게 실행된 복잡성의 축소가 때때로 자기기만이 되기도 한다."헤어프리트 뮌클러, <파편화한 전쟁>(곰출판, 2017), 22페이지

냉전이 종료되면서 미국과 소련의 핵전쟁 위험이 사라지자 이제 평화가 찾아왔고 자유민주주의 체재가 승리했다는 전망이 자리잡았다.그러나 그것은 미국과 서유럽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였다.강대국 간의 충돌은 없어졌을지 몰라도 동유럽,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에서는 전쟁과 학살이 끊이지 않았다.특히 코소보와 콩고에서는 대량학살까지 발생했다.다에시를 비롯한 급진적인 이슬람 세력의 테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남중국해와 무역은 물론 장래 패권을 두고 벌어지는 미중 간 갈등 같은 것이 나타나기 전에도 이미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그리고 새로운 세기가 들어선 후에도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그리고 러시아의 국가사회주의와 중국의 일당독재가 여러 부작용을 안고 있음에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강하게 버티고 있다.냉전 종료와 21세기가 주는 희망이 2019년의 국제정세를 규정한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제1차 세계대전은 1918년 독일의 항복으로 종료되었고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평화가 유지되었다는 통념이 있다.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이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일본의 만주사변, 스페인 내전, 히틀러의 집권과 1930년대의 서진, 이탈리아 파시즘 세력의 출몰..그러나 사실은 2차 세계대전에 가까워지면서 등장한 사건들 이전의, 1918년 항복 후에도 폭력이 한참 동안이나 진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부터 로잔 협약까지, 시기상으로는 1890년대 말부터 1923년까지를 다룬다.무엇보다 1918년 이후 적어도 1923년까지는 엄청난 폭력의 기간이었다는 것이다.특히 1차 세계대전 종료 후 인위적으로 탄생한 여러 나라들은 여러 종교와 민족을 묶을만한 하나의 강력한 국가공동체가 성립되어 있지 않았고 이 나라들은 오랫동안 혼란과 폭력을 겪는다.현대 국제사회는 2차 세계대전 후에 성립되었다.이 책은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상에 대한 더 정확하고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2차 세계대전 더 나아가서 20세기와 2019년 현재의 국제사회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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