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마음 - 전중환의 본격 진화심리학
전중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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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기로 몰락한 엔론은 살벌한 경쟁으로 유명했다.이 기업의 CEO를 지내고 교도소에 간 제프 스킬링은 <이기적 유전자>를 즐겨 읽었고 또 그 책으로부터 악명 높은 사회적 다윈주의를 끌어냈다.이에 대해<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리처드 도킨스와 그의 저서에 대한 오해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오해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진화생물학이 인간을 저급하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비하하고 이기심을 부추긴다는 비난은 전형적인 오해다.예컨대 이기적 유전자는 정말로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거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이기적이라는 뜻이 아니다.그것은 도킨스 스스로가 밝혔다시피 그저 은유에 불과하다.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왜 사는지 등의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들에 답하려면 진화심리학의 도움이 필요하다.그러려면 진화심리학에 대한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특히 진화심리학이 성차별주의적이라는 비난은 인간이 원래 그렇다는 본성에 대한 설명이 곧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의미가 아니며, 남녀 사이의 차이도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먹거리, 다른 사람과의 관계, 학습, 문화, 정치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문제들을 진화심리학에 기대서 풀어가고 있다.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만 보더라도 기존의 종교적 해석은 물론이고 사회과학의 해석마저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관념적인 이야기들도 좋지만 관찰과 실험을 통해 드러난 새로운 연구결과를 근거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시대다.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특히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또 한편으로는 노동해방에 대한 기대가 있다.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성은 무엇이고 노동에 덜 얽매이게 되었을 때 인간이 해야하는 일은 또 무엇일까.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간다.(진화)생물학에 대한 공부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진화심리학에 대한 유명한 저서들이 국내로 많이 번역되어 들어왔는데 이 책의 저자는 국내의 선구적인 진화심리학자라고 한다.국내 저자가 쓴 책으로 진화심리학을 접할 수 있다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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