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김영사 모던&클래식
카를 만하임 지음, 임석진 옮김, 송호근 해제 / 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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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팩트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사실이라는 우리 말을 두고 굳이 팩트, 팩트 거릴 이유도 없다고 보지만 그 뜻은 내가 객관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일테다.그러나 사실 우리의 인지는 정확하지 않고 사실이라는 것은 그저 우리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말일 뿐이다.우리의 인식 자체가 사회적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지식사회학의 출발점이다.지식사회학은 사회에서 불확실하거나 모호하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의심과 검토를 체계화하는 일을 하는데, 그것은 서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상대는 물론 스스로의 관점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나왔다.극단적인 이념 갈등과 방황 속에서 상호이해와 동의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였다.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미디어의 파편성이 짙어지는 현재에도 유효한 조언을 충분히 줄 수 있는 책이다.저자 스스로가 실천적 지식인이다보니 지식계급에 있는 사람들이 종합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각자의 전공 분야에만 매몰되지 말고 그것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지식인들의 사회 참여가 과연 좋은 일인지 그리고 어디까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겠지만 전공분야들을 통섭하여 사회에 긴요한 의견을 내는 것은 필수적인 일로 보인다.

저자가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이다보니 추상적인 내용 위주로 책이 전개되고, 또 독일 책이면서 철학 책이라 그런지 문장의 호흡이 길다.사회학 자체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을 어렵게 이야기한다는 편견을 받고 있는데 이 책은 사회학 중에서도 지식사회학을 다루는 책이라서 책을 읽기 전에 사회학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이 하나의 진입장벽이 될 것 같다.지난 시절에 사회학을 다룬 지성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가 어떻게 사회학으로 연결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고 또 학문으로서의 정치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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