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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직업은 범인?!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15
린샹 지음,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아빠의 직업은
범인?!
린샹 글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푸른숲주니어 펴냄
이 작품은 린샹이라는
타이완 작가의
작품이다. 타이완 교육부 인권 교육상을 받았다. 작가의 약력을 보니 연극과 영화를 공부하고
드라마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사건이 속도감 있게 전개가
되고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야기 한 장면 한 장면이 긴장감 있게 전달된다. 사건들이 연결되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빠의 직업은 범인?!>이라는
제목에서 내용이 궁금해졌다. 주인공인 초등학생 신즈는 아빠의 얼굴을 모른다. 주위 어른들의 얘기로 아빠의 생김새를 전해들은 게 전부. 엄마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요우즈 이모와 산다. 멀리 일하러 가셨다는 아빠를 드디어 만나는
날! 신즈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빠를 만나러 가는데, 도착한 곳은 교도소 앞.
저 멀리서 걸어오는 아빠는... 놀랍게도
자신과 비슷하다!
검은 피부, 검은 곱슬머리, 두툼한 입술... 신즈가 상상을
해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신즈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받았던 상처는 '잘생긴 아빠'를 만나면 해결이 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아빠의 모습에 마음 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올라온다. 아빠가 나와 똑같이 남들과 다른 비호감의 외모를
가졌다는 것은 신즈에게 엄청난 절망감을 안겨다 주었다. 게다가 전과자라니!!
미군이 타이완에 주둔하고 있을 때 할머니는 흑인이었던
미군을 만나 신즈의
아빠를 낳게 된다. 신즈의 아빠 역시 외모 때문에 어린 시절 신즈와 같은 어려움을 겪었고,
어머니를 다치게 한 불량배들과 폭력이 오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다치게 해 감옥에 가게 된다. 다시 시작해보려는 마음과 같지 않게 어릴
때 부터 살았던 정든 고향에 정착하기란 쉽지가 않다. 아빠가 감옥에서 나오게 된 뒤로 신즈 역시 아빠의 과거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누명까지 쓰게 된다.
다행히도, 신즈와 신즈 아빠에겐
어렵고 힘든 과정
가운데에서도 자신을 믿어준 선생님과 친구가 있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이렇게 외모와는 상관 없이 진심을 알아봐주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즈는 아빠의
진심을 알았고, 죽어가는 아이를 구하는 아빠의 용감하고 멋진 모습을 보고 얼어붙은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신즈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되자 신즈를 놀리고 따돌리며 도둑으로
몰았던 친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신즈
아버님, 모든 사람은 하늘의 뜻에 따라 이 세상에서 각자 맡은 임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경찰이 나쁜 사람을 붙잡고, 선생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에요. 신즈 아버님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임무를 맡으신거에요."
"피부색이
검든 하얗든, 노랗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하나같이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예요! 그거 아세요? 그 아이를 살려내셨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는데요! 저랑 신즈 역시 아버님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그렇지, 신즈?"
주디 선생님의 말에 아빠와 신즈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떠오른다. 늘 소외당하고 주눅들었던 두 사람의 마음에
환한 햇살이 비춰졌다. 아빠와 아들은 고기국수 한 그릇씩을
먹으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사람의 모습과 달라 자격지심을 주었던 그들의 외모에 대해서도 이제는 당당하다.
"아빠가
알아낸 건데, 하느님이 우리한테 까만 피부를 주신 건, 일부러 그러신거야!"
"왜? 왜
그런 건데? 혹시 하느님이 초콜릿을 좋아하셔서 그런 거야?"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 주려고 그러신거야. 까만 피부가 얼마나 특별한지, 얼마나 보기 좋은지 알려 주려고."
"맞아,
맏아!"
글로벌 시대라고는 하지만 지구 상에는
여전히 인종차별과
다문화 사회에서 소수의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그로 인한 갈등이 있음을 목격한다. 사실
누구나 환경에 따라
아웃 사이더가 될 수 도 있는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어느 편에 서서
그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생각하게 되고 조금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