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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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학자이자 자기계발 전문가인 우간린은 공자의 가장 오랜 제자 자공의 입을 빌어 공자의 삶을 마치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잔잔하지만 묵직하게 전해준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분이시자 동양 문화권에서는 최고의 스승으로서 서양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와도 비견되는 공자의 일생은 어떤것이었을까? 그가 주장한 왕도정치나 인, 의, 예, 지의 사상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앞뒤 없이 꽉 막히고 고루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따지듯이 덤벼들지 않는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간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즉 공자의 삶을 통해 들려준다. 

 

우선 공자의 간략한 바이오그래피를 들여다 보자. 공자는 기원전 551년, 즉 춘추시대 말기 약소국 노나라에서 하급 무관을 하는 아무개의 세번째 부인(안징재) 밑에서 서자로 태어났다. 공자가 3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가 죽는 바람에 모친 안씨가 홀로 양육을 도맡았으니 가정 형편은 어렵고 고단했다. 느즈막히 51세 때 관직생활을 시작하여 노나라 대사구(지금의 경찰청장 또는 법무부 장관)에 까지 올랐다. 덕치주의를 표방하고 인, 의, 예, 지를 중시하면서 왕권강화를 도모하지만 주변의 시기로 실패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 후 자신을 써줄 주군을 찾아 14년간 위, 송, 진, 초 등 여러나라를 제자들과 함께 주유하나 어느곳으로부터도 중용되지 못하게 된다. 오랜 유랑 끝에 노나라 재상 계강자의 초청으로 귀국하여 제자 교육과 고전 정리에 전념하다가 기원전 479년,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공자의 사상은 공자가 제자들과 나눈 많은 대화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의 여러 제자들 중 주목되는 이들은 14년간 전국을 주유할 때 동행한 자로, 자공, 안회, 자하 등과 공자 사후 저술 활동을 활발히 했던 젊은 제자 자사, 증삼 등이 있다. 특히 안회는 공자가 자신보다 낫다고 할 정도로 인정하고 사랑한 제자였는데 40세의 젊은 나이에 스승보다 먼저 죽어 스승을 큰 슬픔에 빠지게 했다. 안회는 매사에 신중하고 깊이가 있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공자가 광나라 땅에서 위험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아끼던 안회가 사라졌다가 함참 후에야 나타났다. 공자는 혹시 안회에게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염려해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제자를 보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는 네가 죽은 줄 알았다."

그러자 안회가 대답했다.

"스승님이 계신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

마치 아비가 자식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안회는 공자에게 있어 자식만큼 사랑하는 제자였으리라. 그런 제자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오자 가슴을 쓸어내며 반갑고 맞이하자 공자의 마음을 아는지 안회의 대답 또한 명품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수제자 안회가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려고 하자 공자가 물었다.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위나라로 가려고 합니다."

 "왜 가는가?"

 "위나라 군주는 나이가 젊어 혈기왕성하고, 함부로 국력을 소진하고,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백성의 죽음을 가볍게 여겨 시체가 연못에 가득하고, 백성들은 갈곳을 몰라 헤매고 있습니다. 일찍이 스승께서 이 말을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잘 다스려지는 나라를 떠나 어지러운 나라로 가라. 의원의 집에 환자가 많은 법이다.'

 저는 스승께 배운 대로 행하고 싶습니다. 그 나라로 가서 병을 고치고 싶습니다."

안회가 스승을 떠나 배운 바를 펼쳐 보기 위해 험한 세상으로 나아가려 하자 공자는 다시 여염집 아비처럼 걱정이 되었다. 위험 속으로 뛰어들지 말고 자신 곁에 머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계속 말을 붙이는 장면이 고매한 성인이 아니라 정많은 보통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 밖에도 여러 제자들과의 다양한 일화들이 때로는 소소한 재미를 가끔은 묵직한 감동을 주면서 공자라는 성인을 더 탐구해 보고 싶도록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딱딱한 철학서와 달리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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