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7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을 읽다보면, 반드시 복잡하게 얽혀야지만 재미를 탄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로는 독특한 소재, 특이한 캐릭터 한 명이 소설의 전반을 이끌고 갈 때가 있으니까. [절망의 구]도 그런 작품이었다. 어느 순간 구멍이 나타나 사람들을 삼키기 시작한다는 다소 sf적인 독특한 발상 아래, 담배를 사러 나왔다가 구에 쫓기는 주인공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사람들이 세계평화와 공존을 외치며 힘을 합치는 v식의 협동 스토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야기는 특별한 이야기 없이 구에 쫓기면서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의 스토리를 뽑아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그것이 참 신기했을 따름이었다. 

제 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컨설턴트도 그랬다. 완전범죄 살인을 위해 어느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킬링 시나리오를 써 주는 남자. 그가 써 주는 대로 사람들은 자연사 혹은 사고사로 위장되어 완벽하게 죽는다.  자신의 시나리오 속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는 매체를 통해 확인하곤하는데 그 삶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한 도덕성도 잠식된 모양이었다. 어쨌건 스스로 손에 피를 묻혀 죽인 것은 아니니 그 양심의 가책은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던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을 즈음이었다....

이제 그는 특수기관의 비밀첩보원처럼 야메명함도 있고, 직함도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출근도하는 등 꽤 구색이 맞추어진 삶을 살고 있었다. 한 6개월 가량은 작업을 하고 나머지 6개월 가량은 다음 작업을 준비하면서....게다가 잡히지 않기 위해 각종 전문자료를 받아보는 등 치밀함도 갖추어 가던 나날들의 연속 속에서 그를 사랑하게 된 한 여인은 죽었다. 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도 잃었다. 결국엔 그의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여인인 매니저와 결혼하여 이 삶이 계속된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종결되지만 소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래도 좋은가? 라고.

또한 삶에 어떤 목표가 있다고 해서 이뤄질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꿈이 없는 것에도 우린 어느 순간부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로 소설에 타당성 있게 설득당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의 흡인력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게 된다면 말이다. 작가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나는 [컨설턴트]를 통해 절망의 구 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 버린 형상이 되고 말았다. 

평소에는 반대로 생각되던 것들이 동화되어 이렇게 생각되어 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똑똑하게 결혼하라 똑똑하게 시리즈 2
팻 코너 지음, 나선숙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마감세일","한정판매 막판","매진임박","수량조기매진조짐"등등...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어 버린다. 혹시 좋은 기회인데 놓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인해 이성이 마비되고 급기야 사고보자는 심리가 조장되기 때문이다. 

[똑똑하게 사랑하라]의 충고가 적절했기에 [똑똑하게 결혼하라] 역시 당연히 읽어야 할 도서목록으로 꼽아두고 있었는데, 책은 도착되자 마자 "희망 없는 남자를 가려낼 마지막 기회"라는 말로 다급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읽으려고 두었던 다른 책들을 다 제치고 당장 읽게 만들만큼...

똑똑한 여자들이 바보 같은 선택을 할 때가 있다. 왜 그들의 바보 같은 선택은 눈에 그토록 잘 띄는 것일까.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말처럼 결혼은 낭만적인 여행일진데, 우리는 그 여행을 위한 안전지침서가 필요하다. 언제나....그래서 팻 코너의 조언은 적절한 타이밍이었으며 바보같은 선택을 하는 또 한 명의 여성이 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뜨게 만든다. 

당신이 결혼해야 할 남자는 따로 있다...!!!!

얼마나 안심이 되는 충고인지~!!!!

지금 옆에 있는 남자가 몇 점짜리인지, 심리테스트의 점수를 확인하듯 살짝 확인해보는 여우같은 행동도 필요하다. 물론 결혼하고 나서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겠지만 결혼하기 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삶이 아닌 바로 나의 삶이기에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하고자하는 사람을 두고 뭐라 할 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기 전에 여자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결혼의 문턱에 도달했더라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필요성이 생긴다. 이 남자 인내심은 어디까지인지..
어려움이 닥쳐도 나와 함께 할 남자인지...생활 속에서 얼마만큼의 배려심을 발휘할 것인지...등등 결혼을 앞두고 체크해야 할 목록들은 꽤 많았다. 사랑할수록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처럼 가정을 꾸리는 것과 정착하는 것이 같은 것이 아니기에 책을 통해 체크해야할 최소 목록들을 살펴보며 공감하게 되었다. 


 물론 상대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 어떤 조건보다 그에 대한 내 마음과 나에 대한 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지를 선택하기에 앞서 따져볼 것은 따져봐야 할 일이다. 결혼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했다간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생 함께 라는 약속은 누구나 두렵다. "사랑"과 "행복"을 위해 마음을 맞출 수 있는 최소한의 맞는 구석과 포기할 구석을 알고 시작하는 결혼은 제갈공명의 지혜를 가지고 전쟁에 나서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달콤한 프로포즈에 속기 보다는 똑똑하게 결혼하는 쪽을 택하고 싶은 나에게 맞는 멋진 책을 팻 코너에게 선물 받은 것만 같다. 그녀의 조언은 남자든 여자든 어느 쪽이든 아주 유용한 충고가 될 것이다. 

[똑똑하게 사랑하라],[똑똑하게 결혼하라]외의 똑똑하게 시리즈가 계속되길....바라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롤리타 필 지음, 유정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답고 중독적이며 섹시하다는 독자평을 달고 만난 롤리타 필의 [헬].

지옥에서의 삶을 노래하는 것일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헬은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이름이었다. 그녀는 즐겁고 여유롭게 사는 듯 하지만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지옥에서의 삶을 살고 있는 소녀이기도 했다. 프랑스 문단의 "악동" 롤리타 필.프랑수아즈 사강이 떠올려지는 그녀의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프랑스 사회에 큰 방향을 일으키며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나피족이며 몽황적인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작가 롤리타 필.

그녀는 소설의 첫 시작을 "나는 창녀다"라고 풀어내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이라는 작품과 매치되는 듯 했지만 그 작품은 창녀의 직업을 가졌던 시골 소녀의 짧은 동화같은 성장기이자 이상한면으로서의 성공기로 보여진 반면 필의 [헬] 속의 주인공 헬은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삶 속에 던져진 부르주로 보여진다. 아무 꿈도 이상도 없이 반항조차 섞이지 않은 향락의 삶.

 

아무런 욕구가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느끼는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헬의 주변엔 늘 바쁜 부모님과 헬과 다름없는 환경을 가진 친구 뿐이었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 부유함이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다 주진 못했고 결코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자신을 엘이 아닌 헬로 고쳐부르면서 살고 있었다. 형편없이 비겁하다고 스스로를 질타하면서....

 

 

결국 결론은 인류는 고통스럽다는 것. 그래서 헬 역시 인류와 더불어 고통스럽다는 점. 을 기록하면서 소설은 끝나고 있었따. 하지만 역시 그렇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전 생애 삶이 허무의 연속일 헬의 우울함을 평상적인 삶으로의 일탈로 매울 수는 없었던 것일까.

 

열 일곱이라는 나이에 이토록 허무할 수가 또 있을까.

 

롤리타 필이 왜 프랑수아즈 사강과 비슷하게 느껴졌는지 소설을 읽고 나니 명백해졌다. 파리 상류층이 소설과 같다면 루이왕조시대에서 조금도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인지....부자도 고통을 피해갈 수 없음을 알게 된 지금 정작 허무해져야하는 것은 읽는 독자들이 아닐까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방불명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기희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오리하라 이치에 심취한 요즘 나는 그의 새로운 작품을 하나 더 찾아냈다. 

[행방불행자]. 
처음부터 이야기는 쉬우면서도 오리무중 상태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한 가족이 몽땅 사라지는 괴이한 일을 모티브로 하여 집요하게 그 진실이 파헤쳐지는 것이 오리하라 이치 다웠다. 게다가 그 충격적인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트릭을 너머 작가가 펼치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면 작은 구멍에서 점점 더 큰 구멍에 다가가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늪. 
실제로 배경이 되는 집의 근처에 늪이 존재하고 있지만 늪이라는 단어만큼 이 소설이 잘 표현된 단어를 찾아볼 수 있을까.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오이하라 이치의 화려한 트릭은 계속되는 가운데 읽다가 미로에 빠진 듯 단서를 읽어버리면 고장난 네이베이션을 가진 사람처럼 글의 한 가운데서 멈추어 버려야 했다. 오리무중. 딱 좋을 표현이었다. 

사실 이야기의 스토리로 보자면 참 간단한 이야기였다. 하스다시 구로누마의 다키자와가에 4사람이 어느날 실종되었다. 요시자와 일가 4명도 사라지고...그렇다보니 살인의 추억처럼 연쇄살인내지는 연쇄실종사건처럼 보여지는 일가실종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어가 버렸다. 또한 근처 늪을 뒤져 보았지만 늪으라는 것이 원래 삼키는 것은 있어도 뱉어내는 것은 없는지라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마을의 일가는 몇년 째 실종 상태다. 

요시코 81세, 류타로 55세, 미에코 48세, 나쓰미 25세 등등 사라진 다키자와 가의 실종사건은 전방에 배치해 둔 채 소설가인 주인공이 전철 속에서 여장남자에게 치한으로 몰리는 사건이 겹쳐진다.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여장남자에게 접근했다가 그 생활면에서 묘한 구석을 발견하게 되고 마치 스토커처럼 따라붙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그러다가 공격당하기도 하고 스토커로 몰리기도 하지만 결국 일가족 실종사건과의 교차점을 찾아내는데....


행방불명자는 참 묘한 소설이다. 그 진위를 알 수 없을만큼 계속 뒤집힌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면서 처음에는 단순해보였던 실타래가 점점 엉켜지면서 결국 풀 수 없을만큼 복잡해지는 것처럼 엉킹 실타래 같은 복잡성으로 머릿속이 얽혀버린다. 그래서 결론에 이르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고 결론에 이르러서야 숨을 참게 된다....

[행방불명자]를 읽으면서 나는 오리무중상태로 빠져들어 버렸다...오랜만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슴도치 대작전 1 - 고蠱의 부활을 막아라! 고슴도치 대작전 1
이기규 지음 / 여우고개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승기, 신민아 주연 인기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의사선생이 비형랑인 것으로 보여지면서 길달과 비형랑의 이야기는 인터넷 검색순위에 오르고 있었다. [삼국 유사]에도 등장하는 도깨비 길달과 반만 사람인 비형랑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아이들이 읽는 판타지 소설로 꾸며졌다는 소문을 듣고 [고슴도치 대작전]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1500년 전 비형랑이 목숨을 바쳐 봉인한 다섯 개의 고 항아리 중 두 번째 고 항아리가 열리면서 시작되는데, 무엇 때문에 비형랑은 고 항아리를 봉인했는지가 궁금증의 시작이었다. 또한 고 항아리 속 고약한 벌레가 세상을 어떻게 물들이며 비형랑의 후예들이 이를 어떻게 제압할까 또한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비형랑의 후예들이 해리포터는 아니었으니까. 

제 1권의 제목이 [고의 부활을 막아라]지만 벌써 고 중 하나는 봉인이 해제 되었다. 해리포터나 이누야사가 있다면 단번에 해치워버렸을지도 모르지만 길달은 아이들을 모은다. 모두 비형랑의 후예들로 자신도 모르는 힘을 가진 아이들이었다. 

파란색 고슴도치를 가진 과학천재 가이, 주황 고슴도치를 가진 먹성좋은 우솔, 빨간 고슴도치를 가진 말썽 대장 나루, 길고양이였던 나예, 노란 고슴도치를 가진 깍쟁이 하늬, 보라 고슴도치를 가진 벌레를 사랑하는 소녀 수리에 초록 고슴도치의 주인인 소심한 도담이까지... 아이들은 하나같이 고슴도치를 가진 채 고에 맞선다. 

아이들이 등장하는 판타지는 순수성과 함께 익살스러움이 더해져 언제나 재미있다. 동화와는 또 다르게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 쟁취하고 싸워이기는 이야기로 전개되어 주인공과 동화되게 만든다. 

절대 열어서는 안될 고 항아리 속의 고....고는 과연 어떤 사건들을 만들어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7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