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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블루 2
외르크 카스트너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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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 당신이 죽을 차례다~!!!

라니 이런 섬찟한 문구와 함께 독자에게 손가락질을 보내는 소설이 바로 외르크 카스트너의 [렘브란트 블루]다. 1669년, 연도부터 불길한 이 해에 암스테르담에서 화가 렘브란트풍의 그림이 살인도구로 쓰여지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살인도구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림으로 살해한 것은 아니었고 그림에 칠해진 푸른 색에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 했다. 

화가이자 감옥지기인 코르넬리스는 친구인 오셀이 그 대상이 되어 처형당하자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연쇄살인극에 뛰어들었는데 자칫 그 역시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색달라 재미있었던 1권을 뒤로 하고 흥미진진함 속에서 펼쳐진 2권에서는 페스트로 아들을 잃고 방황하던 화가 렘브란트를 속여 죽음의 그림을 그리게 만든 판 젤덴 일당을 소탕하는 코르넬리스의 모험으로 일색되어져 있다. 

왕의 색이자 신의 색이며 악마의 색으로도 불리는 파란색으로 죽음의 그림을 그리고 있던 렘브란트는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구해지고 얼마 뒤 세상을 하직했고 그로부터 딸의 보호를 명받은 코르넬리스는 렘브란트의 딸 코르넬리아와 결혼하면서 소설은 막을 내린다. 

렘브란트 하르멘스존 판 린이 얼마나 떠들썩한 사건에 연루되고 불행한 삶을 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남긴 그림들은 여전히 아름다움으로 남아 우리 곁에 살아있다. 
이 위대한 화가가 마지막에 자신의 자화상을 태우며 자책하는 순간에는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절망이 한데 뭉쳐서 폭발하는 듯 했고 미스테리 역시 그 순간 한낱 먼지가 되어 흩어져 버렸다. 자식을 먼저 보낸 망한의 세월 속에서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들을 꿈꾸며 그림을 그려온 노 화백의 회한이 느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렘브란트는 그림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 거리를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들이 그의 일생을 탐구하며 소설의 인물로 발굴해내는 것이 아닐까. 이미 죽은 화가에 대한 무한한 궁금증을 잠시 묻어두며 다음번엔 작품 속에서 만나게 될때엔 좀 더 밝은 렘브란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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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 발상에서 좋은 문장까지
이승우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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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읽은 작법서 중 단연 최코는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일 것이다. 시원함과 통쾌함 게다가 빽빽히 메모하게 만드는 알참까지...책은 내게 온 순간부터 완전한 만족감을 선물하고 있었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라는 제목부터 맘에 드는데, 저자는 소설가를 자발적인 이야기꾼으로 정의내리고 있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해, 세상과 인간을 향해 쓸 이야기가 있는 사람만이 작가가 되는데 그들은 불만과 의혹, 욕망과 의도를 잔뜩 내재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도 했다. 

얼마전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영웅의 서] 속에서 작가를 "지어내는 사람/자아내는 이"로 정의 내린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들이 발딛고 서 있는 현실 질서에서는 굴복하고 실패할 수 밖에 없었지만 글 속 세계 속에서는 거꾸로 자신에게 굴복해 올 수 밖에 없도록 뒤바꾸어 놓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이들이 소설가이다보니 현실에 대한 만족감 보다는 부족감을 가진 사람들이 글을 쓰게 된다는 그의 말에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 

태어나 읽은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작품을 써낸 작가인 이청준은 작가가 작품 속에서 현실을 뒤바꾸어 놓는 것을 일종의 복수심으로 말하고 있다. 소설은 쓰는 사람의 세계해석이고 그 해석의 뿌리는 그의 욕망과 의도라고 본다면 작가 이청준의 말은 맞춤맞는 말이었다. 

하나의 궁금증이 해결되는 순간 다른 궁금증이 생기도록 하는 것. 작가에게는 이렇게 궁금증의 지속적인 생산이 중요요소가 되는데 삶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진실인 것 처럼 이야기가 삶을 만드는 것 또한 진실인 것 같았다. 

책 속에는 정말 공감이 가는 말들이 가득했고 흔히 근사하게 포장만 하는 소설가라는 본분을 가장 적나라하면서도 정확하게 집어내는 말들이 수두룩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다. 또한 

소설가는 소설을 통해 세상을 견딜 힘을 얻는다

는 말은 올해 들을 그 어떤 명언보다 멋진 말이어서 가슴에 새겨두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이야기를 통해 그 힘을 얻는다고 했던가. 말하는 작가는 물론 읽는 독자까지도 사실은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얻고 재미를 얻고 희망을 발견한다. 그래서 독자에게 작가란 하늘이 내린 선물 같은 존재로 기억된다. 

좋은 책은 언제나 소문내게 만드는데, 남은 나날은 물론 내년에 이르기까지 나는 작법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제일 먼저 소개하게 될 듯 싶다. 어쩌면 평생 구경해온 그 어떤 작법서보다 유용하고 재미있었으며 솔직했던 책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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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훈련소 -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
임정섭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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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라이팅을 기억하라.

EBS글쓰기 코치였던 저자의 글쓰기 전략은 쉽다. 그래서 부담없이 손이갔다.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이 있다는데 누가 그 비결알기를 원하지 않을까. 

세상 살면서 말 잘하는 사람도 부럽지만 그만큼 글 잘쓰는 사람도 우린 부럽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포인트만 제대로 알면 글쓰기 절반이 끝이라고. 이러저러한 작법서를 참 많이 읽었는데도 여전히 글쓰기가 만만치 않은 나로서는 절반이나 끝났다는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던 것일까. 

우선 한 줄도 힘든 독자의 글쓰기 실력을 높여줄 책에 귀를 기울이고 "포인트 라이팅"을 배우기 시작했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다독,다작,다상량"하라는 글쓰기 옛지침을 꼬집으면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찾던 저자는 포인트 라이팅을 생각해 냈다고 했다.여기서 말하는 포인트 라이팅이란 사람들 마음 속 과녁인 감동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글 잘 쓰는 전략...

"서술"과 "묘사"가 가득한 글쓰기에 앞서 우선 연습으로 "요약하기"와 "줄거리 쓰기"에 통달하게 되면 서술과 묘사가 보이고 이후 첫문장에서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법이나 마음을 움직이게 쓰는 법들을 배워나갈 수 있다.  이래서 글 쓰는데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구나! 하고 이해가 가게 된다. 하지만 늘어놓는 것만 잘한다고 해서 글을 잘 쓴다고는 말할 수 없기에 후미에선 축약에 대해서까지 깔끔하게 덧달아놓았다.

글을 잘 쓰기 위해 기-승-전-결 식의 다른 작법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구도를 벗어나 신선했던 만큼 그간 어느 부분에서 어려워 글이 잘 써지지 않았는지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게 만든 점 또한 훌륭했다.

이 책은 작가가 되기 위한 책이 아니라고 저자는 고백했다. 전문적으로 배워야하는 영역의 글이 아닌 기초부터 달필까지의 경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에 노하우를 배워 기본 글쓰기에 도전해 보라고 그는 용기를 주며 등을 떠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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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블루 1
외르크 카스트너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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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2세의 빌렘 죽이기가 성공했던 1584년을 뒤로 하고 소설은 1669년으로 그 시간을 옮겨탄다. 1669년의 암스테르담에서는 광기어린 연쇄살인극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존경받던파란색 염색장 중 한 명인 기스베르트 멜헤르스에 의해 시작되고 있었다.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잔인하게 죽인 멜헤르스를 시작으로 간수장인 외켄 역시 동거녀를 살해해 사형을 언도 받았다. 다만 "그 그림이...파란색"이라는 말만을 남겨 놓은 채.

라스프하위스 교도소에서 오셀 외켄과 친하게 지냈던 코르넬리스 쉬이트호프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을 괴이하게 여기고 홀로 조사하던 중 그들 모두 렘브란트 스타일의 초상화와 관련이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사건 이후 사라진 그림과 어떻게 그림이 살인을 부르는지에 대한 연관성은 밝혀내지 못한 채 비밀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그림 속 괴이한 푸른색이 정말 살인을 불러 일으켰을까. 

코르넬리스는 파헤칠수록 닫혀 버리는 사건을 표면화 하기 위해 숨겨진 그림의 행방을 수소문하게 되고 이는 저주 받은 악마의 색에 사로잡힌 광기의 연쇄살인극을 만천하에 드러낼 열쇠처럼 비밀에 싸여 있다. 죽음을 부르는 빛 [렘브란트 블루]에 등장하는 화가 렘브란트는 18세기 바로크 화가 중 한 사람으로 네덜란드 인이다. 대표작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영화화 될만큼 인상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자면 검은 빛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색들이 보이는데 마치 어둠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처럼 인물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전에도 [렘브란트의 유령]이라는 미스터리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렘브란트는 다빈치처럼 소설의 소재로 적당한 화가인듯 보인다. 작가로 하여금 창작의 세계로 인도하게 된 것이 화가인지 그의 그림인지 그가 가진 색감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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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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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영원히 살 것처럼 달려왔더라도 잠시 멈추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힘든 일, 기쁜 일을 다 제쳐두고 멈추어야 하는 순간은 바로 죽음에 직면했을 때다. 바쁘다는 이유로 때로는 게으름으로 인해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 안 되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놓치며 살고 있는지.

그들이 사람의 형태로, 기회의 형태로, 장소의 형태로, 기억의 형태로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동안 그 귀중함을 알지 못한 채 매일 주어질 것처럼 일회성으로 낭비하고 버려버렸다는 것을 마지막 순간에야 깨닫게 되다니...그래서 인간은 그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기 짝이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이건 된다, 저건 안 된다, 정해진 틀에 맞춰사는 삶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사람들, 인생의 마지막 이별이 오기 전까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을 알게 된 사람들...그들이 머무는 호스피스의 한 요리사는 오늘도 음식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을 만들고 있다. 

삶이 허기진 나를 채워주는 따뜻한 깨달음...

로이히트포이어는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흔히 호스피스라고 말하는 곳으로 배고픈 사람들이 아닌 시간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장소였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요리사라는 직함은 아주 낯설게 느껴졌다. 어디어디 쉐프 라고 말했을 때 우린 그가 만든 멋진 코스 요리를 떠올리게 되지만 호스피스의 요리사에게 멋진 레시피를 기대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레시피는 우리의 레시피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가슴 먹먹한 음식이 있듯 그들은 음식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음식 속에 담긴 사연과 추억을 먹고 있는 것이었다.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죽을 준비가 된 것과 진짜로 죽을 수 있는 것 사이에 종종 고통스러운 시간이 놓여있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순간 내가 얼마나 건강하게 살아왔는지에 감사하게 되었고 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다. 


그렇게 마지막 식사는 차려졌다...

영원히 살 것처럼 달려왔지만 딱 두시간만 당신을 멈추라고 책은 이야기했다. 너무나 간절한 외침이었기에 나는 딱 두시간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처음 약속되었던 두 시간은 그렇게 세 시간이 되고 네시간이 되어갔지만 나는 투덜거릴 수가 없었다. 호스피스에서 마지막 음식을 만들어온 요리사가 전하는 성찰의 시간은 그의 시간을 넘어 나의 시간에도 성찰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읽을 때쯤, 책의 첫장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을 내려야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여전히 나는 나의 마지막 저녁식사에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만들지 답변할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마음을 채워주는 음식이라면 기꺼이 초대에 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정도일뿐.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살아있는 교훈을 얻게 된다는 사실은 참 쓸쓸하고 서글픈 일이지만 그들의 삶이 남아 있는 이들에겐 삶의 거름이 되어 후대가 지켜진다는 사실은 커다란 위안이 아닐 수 없었다. 오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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