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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클럽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6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10년 10월
평점 :
사람마다 자람의 나이는 다르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나이때가 있다. 청소년기라 불리는 바로 그때. 과도기의 아이들은 성장통을 거쳐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다다르는데, 그래서 이 나이때의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책들을 우리는 성장소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가 문제아로 찍힌 소년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면, [하이킹 걸즈]는 실크로드 길에서 치유를 발견하게 되는 소녀들을, [날짜변경선]은 백일장 키드인 청소년들의 재능,배신과 질투를 그리고 있다. 각각의 재미는 뒤로 하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그 시절, 그 때의 고만고만한 고민들이 주를 이루며 절망보다는 희망을 향해 돌아서게 만드는데, [줄리엣 클럽]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청소년 소설이었다.
줄리엣 클럽.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소녀들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요즘 고민들을 함께 공감하며 세대가 많이 변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통의 고민들은 세대에 걸쳐져 있구나라는 세대공감을 함께 이끌어내고 있는 작품이어서 불편한 진실과 마주치는 순간에도 용감하게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제 3회 블루픽션상 수상 작가인 박선희의 신작은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이래도 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대는데, 그 대상이 사회나 어른들을 향한 외침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을 향해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보이는 처사들에 대해 17세의 그들이 고민을 함께 해결해나가야하는 주체를 자기자신들로 인지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이 옳든 그르든 간에 이뻐보일 수 밖에 없었고 특히나 옥탑방 아지트라는 공간이 세상에서 숨어버리는 곳이 아닌 치유하고 공감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장소가 되어 그들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에서 후세대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을 가벼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7세. 키스에 대해 환상을 가질 나이, 친구의 성경험에 대해 솔깃하면서도 겁이 나는 나이, 동성애에 대해 이해의 시선을 가져야할지 그렇지 않아야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나이, 우정보다 사랑이 앞서면 섭섭해지는 나이. 이 나이에 올라선 소녀들이 보여주는 학교 생활은 모범생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인생 속에서 그들이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는 답을 용기있게 찾아가는 모습은 손을 잡아주고 싶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게 만든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들보다 더 좋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줄리엣 클럽은 달콤상큼한 성장소설로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