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양장) - 세상의 모든 인생을 위한 고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4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채널을 돌리다가 강의가 있으면 반드시 멈추는데 강사에 따라 채널이 1분만에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에이, 좀 더 일찍 틀어볼껄. 언제부터 시작한 거야?"라는 아쉬움을 갖고 남은 시간동안 시청할 경우도 있다.

 

바로 얼마전의 경우에도 그랬다. [23살 맨땅에 헤딩하기]를 읽고나서부터 그녀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 허스키한 목소리를 들으며 독설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케이블 TV의 <스타 특강쇼>를 통해서.

 

그녀의 독설은 적절했다. 한마디,한마디가 폐부를 찌르며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고 그 어떤 명강사의 칭찬보다 더 획기적이며 효율적인 충고들로 가득했다. 총 5가지 에피소드를 골라 채 한시간도 안되는 시간을 알차게 메우며 진행한 특강이었는데 처음부터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인터넷으로 다시보기를 찾아볼만큼 매력적인 강의였다.

 

만약 공자가 살아있다면.....나는 그도 그 강의의 패널로 그날 그자리에 앉아 있었을 거라고 장담한다. 현자인 공자 역시 오늘날 우리의 인재들이 그 어느 곳에도 들어갈 곳이 없는 것처럼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던 인물이 공자였기 때문이다. 그 역시 이 시대의 말로 표현하자면 고학력 백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 그 드넓은 중국 대륙을 돌고 돌아 제후들을 직접 만나며 면접을 보는 적극성을 띄였고 일터의 환경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따라 자신도 같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후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자 후학을 양성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어록을 후대에 남기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사상은 옆나라 조선으로 전해져 조선의 중심사상이 되었다.

 

유수연 강사가 강조했던 것처럼 방안에서 검색으로 없는 것을 찾기보다는 경험하며 발로 뛰는 적극성을 보였던 인물이 바로 공자였다. 그랬기 때문에 비록 자신의 뜻을 펼칠 환경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학의 종장이자 춘추 전국 시대 대표 사상가인 공자는 이렇게 청년 취업과 실업대란이라는 현업과 맞물려 쉽게 다가와 주었다. 이 뛰어난 인재를 그 드넓은 대륙의 많은 나라 제후들 중 아무도 등용하지 않았지만 그는 결코 실력이 모자란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 그가 남긴 말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호기심이 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한장, 한장 넘기면서 조선왕조가 숭산했던 유교의 바이블 [논어]가 총 20편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 책이 개인의 저작을 뛰어넘은 고전이라는 말에도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 공자의 어록집이자 사후 그 제자들이 편집한 담화집을 이토록 간결하게 읽어볼 수 있기에 그 옛날로 돌아가 공자에게 직접 듣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마치 중학교 한문시간으로 돌아가 그 시절 한문 선생님이 칠판에 필기하고 그 뜻을 밑에 달아놓은 채 엮인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셨듯이 그때를 상상하며 나는 한장, 한장을 읽어나갔다. 물론 영어공부를 하듯 처음에는 훑어보기부터 시작했다. 꽤 두꺼운 책이기에 짧은 시간에 다 읽을 수 없다는 것을 간파하곤 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애벌 읽기를 끝냈고 다음날부터 정독을 위해 메모를 위한 포스트 잇을 책 앞에 끼워두고 재독하고 있다. 결코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지식이 아니라 현문을 내것화 하는 일인데 어찌 시간을 넉넉하게 내어놓지 않겠는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p.83 정말로 인에 뜻을 두고 있으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올 시간에 나는 미드 한편을 틀어놓고 있었다. 최근에 보기 시작한 [크리미널 마인드]가 할 시간이라 잠시 책읽기를 멈추었는데 하필이면 이 문장을 읽고난 후 드라마를 시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저 범인이 논어를 읽었다면 인에 뜻을 두고 나쁜 짓을 멈출 수 있었을까. 아니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돌고돌아 스토리 라인을 쫓기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공자의 어록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친구와 잠시 통화를 했는데, 전화를 끊고 다음에 눈에 들어온 문장이 바로

 

p.90 덕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라는 문장이었다.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는 인물은 아니었는지 통화를 마친 친구로 인해 나는 이 문장 속 덕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의 멋진 이웃이자 가족같은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고 힘들지 않고 언제나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스타특강에서처럼 민폐가 아닌 인맥으로 곁에 있기 위해 2012년은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마음 먹고 있다.

 

사람이 뜻을 품으면 그 뜻을 펼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내야한다. 그래야 그 뜻을 펼쳐 세상에 나아가고 사람을 얻어낼 수 있다. 결국 공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명강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살아가는 것"에 관한 것이기에 나는 귀를 쫑긋 세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삶에 대한 애착이 생겼으므로. 최근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 아름다운 공존을 위한 다문화 이야기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꿈결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식의 세계화, "글로벌한 인재양성"을 외치멶서도 대한민국은 그 이면에 이중적인 잣대를 대고 있다. 마치 양면이 다른 아수라 백작같은 얼굴로-.

 

십수년전 새내기가 되어 선배들을 따라 동아리 농활 취재차 동행했는데 그때도 우리네 농촌엔 타국에서 시집온 "외국 며느리"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신기했으나 그네들이 마을 사람들과 섞여 음식을 하고 노래를 하고 함께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거리낌없이 함께 하다 돌아왔던 시간이 떠올려졌다. [다른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를 읽는 순간.

 

이제 그들이 이땅에서 낳아기른 아이들이 학교에 갈 시점에 이르렀는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국적이 "한국"인 그 아이들이 미처 상상치도 못한 상처로 이 땅을 하나, 둘 떠나고 있다. 떠나지 못한 이들은 상처를 떠안으며 살아가는 것은 물론이요. 여기서 태어나도 국적조차 갖지 못하는 아이들도 태반이란다. 부모가 불법체류자인 경우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함께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이 법의 현실이라니 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그 어떤 혜택도 기대할 수 없는 그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서 있었다.

 

당연하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국민의 한사람으로 살아가면서도 경제니 체감현실이니해서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런데 그런 우리네보다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인종차별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일민족의 장점만을 우리것으로 할 수는 없을까. 단일민족.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의 국민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생김새 상관없이 "똘똘 뭉쳐" 서 "우리"가 되는 것. 그것을 장점화한다면 글로벌화는 대한민국내에서도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읽다보니 약간씩 눈에 눈물이 맺힐 떄가 있었는데, 아이들의 멍든 동심 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 때였다. 우리에겐 당연한 것들이 그들에겐 간절한 것들이었다니, 이땅의 국민으로 앞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할지 곰곰히 고민하게 만든다.

 

이들을 위한 좋은 대안은 과연 없는 것일까. 한국을 알리는 일은 돈을 들여 해외마케팅을 하기 이전에 자라나는 새싹들의 마음 속에서부터 시작할 제도적 장치마련은 어려운 일인 것일까. "우리"라는 테두리가 좀 더 넓고 관용적인 의미로 이해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도소 도서관
아비 스타인버그 지음, 한유주 옮김 / 이음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지고 있는 몇 개의 학위 중에 문헌정보학에 대한 학위도 있지만 나는 사서가 되어 본 일이 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도서관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 공부해 놓은 정도니까. 좋아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은 직업으로 이어지진 못했는데 단 한번 일을 쉬고 있을 때 지역 공공 도서관에서  계약직 사서를 구한다는 인터넷 공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긴 했다. 물론 일을 얻진 못했다. 면접관은 "당신처럼 커리어가 대단한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고 했는데 결국 그것이 이유가 되었나보다.

 

얼마뒤 평소처럼 책대출을 위해 도서관에 갔다가 새로 뽑힌 사서가 일하고 있는 모습을 모았는데 뽑힌 사람들은 모두 50대 정도 되는 머리가 허연 할머니, 할아버지 들이었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대출 시스템이 익숙치 않으셨는지 대출을 위한 줄은 길게 늘어서 있었고 안경너머로 땀이 흐르시는 것을 보고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관계자가 아니라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냥 긴 줄에 낀 한 사람으로 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줄은 예전과 달리 길었지만 단 한 사람도 불평을 하거나 불편한 얼굴로 사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대하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도서관을 나오면서 마음이 편했다.

 

나보다 더 그 일이 필요한 사람을 뽑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떨어진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질 않았다. 일반 학위를 가진 내가 지역 도서관에서 일하려고 시도했던 일은 정말이지 일반적인 일일 것이다. 그런데 하버드를 졸업한 사람이 교도소 도서관에서 일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일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건 그렇지 못한 일 같이 느껴졌다. 흔히 하버드를 졸업하면 어느 분야든 최고들 틈에서 일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저자 아비 스타인버그는 하버드를 졸업하고도 교도소에서 일했다. 그것도 사서로.

 

교도소 도서관이라고하면 자동으로 떠올려지는 영상이 바로 영화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두고두고 재방송할때마다 봐도 감동적이다. 세월이 비켜간 영화처럼 전혀 촌스럽거나 시시하지 않았다. 이 감동적인 영화의 한 장 면 속엔 듀프레인이 책을 기부받아 도서관을 꾸미는 에피소드가 재미있게 그려진다. 다들 신나서 책을 분류하는 가운데,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나오자 내용을 모르는 재소자가 듀프레인에게 내용이 어떤 거냐고 묻고, 그는

 

감옥을 탈출하는 이야기야

 

라고 답한다. 곧 바로 그 책은 교육파트로 분류된다. 복수극의 소설이 재소자 들에겐 감옥을 탈출하는 이야기가 섞여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육파트로 분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들다니....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유머가 그들에게는 있었다. 물론 이건 영화니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감옥이 이처럼 인간적이고 따뜻할 리가 없다.

 

그래서 그가 일하는 감옥의 도서관은 매일 방문자로 넘쳐나지만 책을 읽는 조용한 분위기가 아니라 떠들기 위한 만남의 광장 같이 되어버렸다. 교도소에서 책은 읽는 매체가 아니라 돌돌 말면 무기가 되고 때론 방탄복이 되며 편지를 숨기는 메신저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던 중 강도를 만나지만 복면의 강도는 그가 보스턴 교도소 도서관 사서임을 알아보고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 않고 도망갔다. 물론 도망가면서도 "책 2권을 아직 반납하지 않았지롱~"이라면 떠벌떠벌했지만. 이 모두가 저자가 실제로 겪은 일이라니 얼마나 웃긴 일인지....!

 

미국 범죄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흉악함은 그가 만난 재소자들 속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다. 물론 그가 가벼운 잡범들만 골라 도서관에 입실시킨 것은 아니었다. 포주,조폭,스트리퍼,불법 노름꾼 등 세상과 격리 되어야하는 모든 인간 부류가 이 곳에 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전적이 어쨌든 간에 책을 빌려주면서 그는 인생을 선물받았노라고 회고하고 있다.

 

첫문장에서 그는 "포주는 가장 훌륭한 사서가 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 문장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주어졌다고 본다. 나 역시 첫문장에 이끌려 책을 끝까지 읽어냈기 때문이다. 그가 전하는 교도소의 도서관이 영상으로 다시 찾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서 그가 만난 캐릭터들을 종이에 한 사람, 한 사람 기록해 봐야겠다.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 북미 최고의 치유심리학자 기 코르노의 자전 스토리
기 코르노 지음, 김성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십여년 전 즈음 이야기다.

일터에서 만나 친해진 동갑내기 친구가 병원에 한달째 다니는데도 감기가 낫질 않는다며 걱정하길래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 지나가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다음날 다른 병원에 다녀온 친구의 입에서는 어마어마한 병명이 튀어나왔다. "감기가 아니고 암이래." 바로 대학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친구는 비록 몇 달에 한번씩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약을 타와야하지만 그래도 일을 하며 즐거이 생활하고 있다.

 

북미 최고의 치유심리학자라는 기 코르노의 실화가 담긴 책을 보며

 

"감기가 아니라 암이라고 한다..."

 

는 부분을 읽다가 나는 문득 십년 전 친구의 그 일이 떠올려졌다. 코르노 역시 치료과정을 거쳐 병마와 싸워 이긴 사람이다. 20여년 동안 사람들을 만나고 강연을 하러 다니면서 누군가에게 코칭을 했을 그가 병 앞에서 나약한 인간이 되어 인생을 다시 배우는 학생의 자세로 돌아갔다. 죽음 앞에서는 그 누구의 조언도 필요 없었다는 그의 말이 내 심장에도 격하게 와서 꽂히는 까닭은 최근 나 역시 갑자기 쓰러져 건강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병은 이렇게 불시에 건강한 삶을 쓰러뜨리고 긍정적이었던 사람을 고통 속에 빠뜨려버린다. 겪어보니 그렇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르노는 전이까지 되었지만 그는 죽음이 아닌 삶에 매달렸다. 물론 고통 이후 찾아온 우울증도 그의 몫이었고 그로 인해 찾아온 불안감도 그가 감내해야하는 일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잘 이겨냈기에 그는 병을 극복할 수 있었고 그 과정을 담아 타인과 공유할 수있는 책을 출판해낼 수도 있었다. 물론 그에게도 그냥 죽고 다른 몸으로 태어나고 싶은 순간이 찾아왔다.

 

어느 페이지보다 절대 공감으로 읽어나갔던 부분도 내겐 바로 이 부분이었다. 쓰러지고 입원 첫날 너무나 아파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연신 간호사를 호출하며 진통제를 맞을면서 차라리 죽고 다시태어났으며 했던 순간들이 내게도 있었다. 아주 먼 순간의 이야기같지만 내겐 바로 얼마전의 이야기였으며 진통제도 맞는 시간적 간격이 있는데, 고통을 호소하는내 목소리가 너무 크고 절박해 간호사들도 연신 진통제를 놓아주던 그 밤. 나는 잠들지 못하면서 계속 머릿속으로 차라리 죽어버렸으면...했었다. 그랬기에 코르노의 투병일지는 페이지페이지마다 내겐 눈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왔고 그가 깨달은 생의 해법들은 내겐 실천의 요소가 되기 시작했다.

 

누구도 아파보지 않고서는 아픔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책은 단 한번이라도 크게 아파본 사람들에게는 가슴 절절한 일기가 될 것이고 가족 중 누군가가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에게는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로 읽혀질 것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깨달은 가장 소중한 인생의 지혜는 "건강"을 잃고서는 그 무엇도 시작할 수 없다는 거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이상 우리는 이미 갖고자 하는 것의 50%는 가진 사람이니,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고 비관할 일도 포기할 일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늘 기도를 통해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기만 했던 나 역시 내가 가진 50%를 잃고나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요즘 나의 기도는 많은 것들을 바라는 기도에서 단 하나를 원하는 기도로 바뀌었다. 제게 다시 건강을 허락해주십시요. 나머지는 제게 주신 달란트의 힘으로 제 스스로 해결해나가겠습니다. 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터넷 옷가게 절대로 하지 마라 - 대박낼 자신이 없다면
박대윤.김병성.네모도리 지음 / 정보문화사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스타들의 인터넷 옷가게가 몇십억, 몇백억 매출을 내며 대박행진을 잇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물론 그들은 스타라는 이름을 걸고 많은 투자를 하니까 그만큼의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외 일반인이 하고 있지만 업계 1위,2위를 다투는 인터넷 옷가게들도 심심찮게 구경다녀보았지만 정말 그들이 고수익을 내고 있을까 싶을때가 많다. 그리고 그 고수익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싶어지기도 하고.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대박난 몇몇 온라인상의 옷가게보다 망해버린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에서 옷을 막 팔기 시작하면서 돈벌이가 된다 하던 초창기 한 후배가 부모님을 속이고(?)대학 등록금을 친구와 함께 보태 서울에서 자신의 원룸에 옷을 쌓아놀고 인터넷 장사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 사업에 성공하는 일이 미래적 비전으로 보나 자신의 역량으로 보나 훨씬 더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인터넷 상의 거래이고보니 따로 매장이 필요없었고 자신의 원룸에 옷을 쌓아놓고 배송하고 반품받고 동업하던 친구를 피팅모델로 세워 사진을 찍고는 그 작은 방에서 또 보정 작업을 거쳐 사진을 올리곤 했다. 처음 그들은 참 잘나갔다. 지금처럼 여기저기 먼저 눈에 띄이기 위해 고액의 배너광고료를 내야했던 것도 아니고 하루에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경쟁자들도 없었으니 그들은 금새 부자가 될 것처럼 신나서 전화를 하곤 했다. 하지만 불과 몇달사이 전화가 줄더니 결국 다음 학기엔 학교로 돌아왔다. 완전히 기가 죽은 채로.

 

"장사 그거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더라"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온 그녀는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학업에 매진했다. 준비가 안된 그녀가 장사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의 사업수완과 클레임대처방법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으니 재고가 쌓이고 반품 또한 제때 할 수 없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나마 그들은 판단이 빨라 더 손해보기전에 손을 털었으니 망정이니 마이너스 상태를 계속 끌어안고 있었다면 정말 큰일 났을지 모를 일이었다.

 

요즘에도 준비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다못해 1평짜리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을 내더라도 미리 알아두어야할 일들이 참 많은데, 요즘 같은 세상에선 아무리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성공하기 힘든 세상이라 나는 가급적 주변 사람들에게 개인 사업은 또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해서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책을 읽고나니 그런 생각이 더 굳혀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고맙게도 그럴듯한 성공사례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책의 충고대로 이렇게 꼼꼼하게 챙기고 따져도 성공하기란 참 힘들다라고 충고하고 있어 그 현실을 직시하는 점이 서점가에 나온 부추김용책들과 차별과 되어 책을 한 층 더 신뢰하게 만든다.

98%는 망하지만 성공하는 2%가 되기 위한 성공 플랜을 담았다는 책의 내용은 절대 달콤하지 않다.

 

마치 중국의 "고진감래차"를 마실때의 식감처럼 처음에는 쓰다가 마지막에 달달한 맛이 약간 느껴진달까. 어떤 아이템을 잡아야할지부터 옷은 어디서 얼마나 구입해야하는지,어설프게 알고 덤빈 자체제작에 대한 위험성 경고,광고와 홍보의 방법, 오픈마켓에서 장사를 하기 위한 단계 안내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Q & A 를 통해 마지막까지 당부를 잊지 않는다.

 

물론 책으로 다 배웠다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사업 선배의 충고보다 현실적이며 직설적인 충고인지라 적어도 기본적으로 이 책을 읽지 않고선 인터넷 쇼핑몰을 함부로 시작해선 안 될 것 같아서 그래도 장사를 시작해보겠다는 후배들에게 이 책을 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인생에서 때론 겁없이 용감하게 전진해야 할 때가 있긴 하지만 그 용기가 과용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그들에게 할 백마디 말을 이 한권의 책으로 대신할까 싶다. 깔끔하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