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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걸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 지음, 제나 크라제스키 엮음, 공경희 옮김, 아말 클루니 서문 / 북트리거 / 2019년 4월
평점 :
IS에 의해 자행된 프랑스 파리의 자살 폭탄 및 대량 총격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그 때,
우리는 모두 테러에 격분했고 피해자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애도가 이어졌죠.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라크 소수 부족 야지디 중 수천 명이 집단 학살되고
수천의 여자들이 성 노예로 팔렸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어요.
이라크 내 테러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사실 그 안에서 고통받고 죽임을 당하고, 유린당하며
세뇌를 당해 이용당하는 이들이 훨씬 많을텐데도 말이죠.
나디아 무라드는 [THE LAST GIRL]을 통해 야지디족이 겪은 집단 학살과
끔찍한 IS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용기있게 목소리를 냈어요.
IS와 ISIS로 불리는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왜 이라크가 그들이 활동하는 주무대가 되었는지도 알려주고 있어요.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난 우리 과거가 재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누구였는지 놈들이 모르게 할 거야.....
그들은 저 것들은 못 건드린다.
이제 당신 소유의 사비야(성노예)입니다.
여자에게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마음대로 할 권리를 누가 준 것일까요?
같은 인간으로서 그들의 몸은 물론
영혼까지 파괴하는 행위를 해도 된다고 누가 그랬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디아의 이야기가
자꾸만 우리의 경우와 겹쳐 보이는 것은 저뿐만이 아닐 거라 생각해요.
나디아는 집단 학살과 강간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겪어야 하는 고통,
전쟁으로 인한 모든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렇게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이가 그 혼자만이 아님을 말하고 있어요.
“내가 르완다 여성들과 공통점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1990년대 르완다 내전에서의 성폭력,
최근 미얀마 소수 민족 로힝야족 여성에 대한 강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제노사이드(genocide)가 반복되고 전시 성폭력이 계속 되고 있는 지금
나디아가 용기있게 ‘진솔하고 담담하게 전하는 사연’이
‘테러에 맞서는 최고의 무기’가 되고
그녀의 말처럼 더이상 폭력의 희생자가 나오질 않기를,
모두가 이런 사실을 기억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인간이라면 어떻게 수천 명의 야지디가 성 노예로 팔리고
몸이 부서지도록 강간당하는 것을 방관하며 지켜볼 수 있을까?”
가해자들이 처벌받는 것을 똑바로 바라보고 싶다는
나디아의 바램이 이뤄질 수 있기를..
여전히 고통받고 있을 살아남은 그들에게
존엄성을 되살리는 상을 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