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조건에서 각기 다른 얼굴로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행복할 것 같은 좋은 조건 속에서 불만이 많은 얼굴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행할 것 같은 나쁜 조건 속에서 즐거운 얼굴로 사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뭘까? 행복감은 주관적이기 때문이겠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란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1984년 어느 날 아침,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점심 약속 때문에 다리를 건너기 위해 통행료 징수대 중 하나로 차를 몰고 다가갔다. 그때 내 귀에 큰 음악 소리가 들렸다. (중략) 나는 통행료 징수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난 지금 파티를 열고 있소.”

 

 

통행료 징수대에서 일하는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불만이 없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는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는, 혼자만 쓸 수 있는 사무실’을 가지고 있고 주위의 아름다운 산들을 볼 수 있고 월급까지 받으며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며 근무한다고 한다. 남이 보기엔 답답하고 지루할 것 같은 ‘통행료 징수대’ 안에서 그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며 즐겁게 일한다. 행복이란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서 느끼는 것이므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즐겁게 사는 인생이 좋은 인생임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혹자는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싶을지 모른다. 통행료 징수대에서 일하는 그 사람처럼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만 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인생을 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삶(직업이나 환경 등)을 변화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삶을 미화시킴으로써 안주하려는 태도가 옳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급료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위해, 또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성적이 나쁜 학생이 자신이 입학하고 싶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반론을 제기한 혹자가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떤 일이든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어서 틀림없이 미래를 위해 노력하게 될 사람이라고. 그 결과 몇 년 뒤에는 똑같은 일을 하지 않고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여서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 두 가지를 정리해 본다. 첫째, 직업이든 뭐든 보는 관점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둘째, 더 나은 삶을 지향하되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즐기며 하자는 것.

 

 

이 두 가지를 기억한다면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 잭 캔필드ㆍ마크 빅터 한센 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원문은 여기로 ⇨ http://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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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12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의 이야기 두 번 읽었어요. 통행료 징수대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어디든 파티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분일 것 같은데, 그런 건 누구나 가진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조금 많이 부러웠어요.
페크님,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2-13 13:03   좋아요 1 | URL
두 번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그렇죠. 그런 분은 정말 부러워요. 그런 분은 감옥에서도 자기만이 느끼는 행복이 있을 것 같아요. 외국에서 일어난 일인데 춥고 배고프고 그러니까 일부러 도둑질 같은 범죄를 저질러서 감옥에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누구에게는 감옥이 지옥이겠지만 누구에게는 천국인 거죠.

그동안 허리가 아파서 고생 좀 했네요. 설날 연휴의 후유증이네요. 이제 나아지고 있어요.

겨울도 어느 새 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러다간 봄이 금방 쳐들어 오겠어요.
남은 겨울날 알차게 보내고 싶다고 하면 욕심이겠고, 아프지 않고 평온하게 지내고 싶군요. 님의 겨울 속 행복을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tella.K 2019-02-13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언급하신 책 가지고 연극 대본으로 많이 사용했었는데 말이죠.
내용이 좋아서. 그런데 저런 내용이 있었나? 전혀 금시초문이어요.

페이퍼를 읽으니 문득 고 김용균 씨가 생각났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도 자기 일에서 뭔가 긍정적인 걸 발견하고
그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위험한 것만 생각했으면 못했겠죠.
그것을 회사가,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게 못내 안타까워요.
정말 무슨 일이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파티가 될 수도 있고
힘든 노동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소소한 지혜를 발견하게 해 주는 것이 언니 같은 칼럼니스트가 하는 일인가 봅니다.
언니도 즐겁게 일하고 계시죠?^^

페크pek0501 2019-02-13 22:20   좋아요 0 | URL
그럴 때 많아요. 누가 쓴 리뷰를 보고, 나도 그 책을 읽었는데 그런 내용이 있었나? 할 때요. 그래서 재독이 필요한가 봐요.

안타까운 일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슬픈 일도 많고요. 모두가 불행하지 않은 세상은 그렇게 오기 힘든 일일까요?

저는 비교적 돈 버는 일 - 편한 일을 한 셈이죠.
글을 쓰는 일은... 즐거울 때는 글이 술술 풀려서 한 편의 글을 끝냈을 때이고,
괴로울 때는 글이 지겹도록 안 풀려서 미완성인 채로 있는 글을 고치려는데 방법을 전혀 알 수 없을 때입니다.ㅋ

아, 조금 전 <싱거운 후기>를 올렸는데 그것도 읽어 주세요.
굿~밤~~.
댓글, 고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