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세상엔 자연의 질서, 어떤 법칙, 어찌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에 지배를 받으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습관의 노예로 사는 것 같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어떤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강한 의지를 갖고 사는 것 같다. 후자를 스포츠나 예술의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오늘보다 더 나은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서 또는 오늘보다 더 나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분투하는 사람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

 

 

나도 알고 보면 어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글쓰기에 있어서 더 나은 역량을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사회적으로 출세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만약 내가 빼어나게 글을 잘 써서 언론 지면 여기저기에 연재를 하게 되어 유명해져서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온다면 나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 앞에 서는 게 두렵기 때문이고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유명해지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므로 안심됨.)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으나 조용히 살고 싶다. 내 글을 좋아하는 소수의 독자들이 있기를 바라는 정도다. 길에서 누군가가 나를 알아본다든지 유명세를 치른다든지 하는 건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니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라고 외치는 좀머 씨는 나의 동족인 셈이다. (좀머 씨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좀머 씨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람을 말함.)
 

 

 

 

 

 


2.
요즘 나는 세 군데에 글을 올리고 있다. 그중 한 군데는 이메일로 글을 제출하면 게재 여부를 그곳에서 결정한다. 그곳에 그동안 여섯 편의 글이 게재되었는데 며칠 전 제출한 일곱 번째의 글이 게재될 예정이라고 통보를 받아 놓은 상태다. 일곱 편의 글 중에서 세 편은 서평이고 네 편은 칼럼이다.

 

 

또 한 군데는 내 맘대로 글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다른 점은 글을 하나 올릴 적마다 토큰을 숫자로 받는다는 점이다. 쌓인 토큰은 나중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니 글을 많이 올릴수록 돈이 쌓이는 셈이다. 댓글을 하나만 받아도 토큰이 지불된다. 나처럼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올리는 사람은 소액이겠지만 아마 많은 글을 올리는 사람은 큰 액수가 될 것 같다. 잘 모르지만 누적된 점수가 화폐의 기능을 하는 마일리지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마지막 한 군데가 이곳 알라딘 서재이다. 사실 여기에 글을 올리는 게 제일 부담이 없다. 나에게 가장 익숙한 곳이기도 하고 시시한 글을 올려도 추천 수가 높게 나오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아마도 나를 아는 알라디너들이 우정으로 또는 의리로 또는 습관으로 추천을 눌러 주기 때문일 듯하다. (다른 곳에서는 추천 수가 낮다. 아마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이 "이 정도의 글은 추천을 눌러 줄 수 없어. 더 잘 써 보란 말이야." 하는 생각을 하는 모양임.) 가장 내가 아끼는 곳이 이곳 알라딘 서재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나로 하여금 꾸준히 글을 쓰게 만든 곳이어서 애착이 간다.

 

 

 

 

 

 

 

3.
일주일에 세 꼭지의 글을 써서 각각 한 편씩 글을 올리는 걸로 계획했었다. 잘 될 때가 있지만 글을 쓰지 못해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글은 중복으로 두 군데에 올린 경우도 있다. 세 군데 중에 하나는 정리를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세 군데에 글을 쓴다는 게 나로선 벅차서다. 역량도 체력도 부족하다. 그런데 어느 곳을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리할 곳이 알라딘 서재는 아닐 것이다. 아니겠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8-12-08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개도 많지 않나요?
그러고 보니 어느 인터넷 서점이 리뷰를 몇 개를 올리면
적립금 얼마를 준다고 해서 해 보려고 했는데
힘들어 그만 뒀습니다. 전 알라딘과 예스24면 족한 것 같아요.ㅠ
그래도 토큰을 현금처럼 쓸 수 있다니 어딘지 살짝 궁금하네요.ㅋ

페크pek0501 2018-12-08 15:36   좋아요 1 | URL
많아 죽겠어요.ㅋㅋㅋ
스텔라 님은 리뷰를 많이 쓰시니 여러 군데 글 올려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리뷰 한 편 쓰기가 어렵습니다. 오늘 올린 글 같은 건 뚝딱 쓰겠는데 말이죠. 저는 이런 잡문이나 쓰면 살아야 하는 타입인가 봐요.
거긴 인터넷 서점 블로그가 아니랍니다. 그러니 꼭 책과 관련한 글을 올리는 데가 아니에요. 열 몇 개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그중 하나가 책 얘기 하는 파트일 뿐.

정확한 정보 알아서 나중에 알려 드릴게요. 실은 저도 잘 몰라서...
댓글 고맙고요, 좋은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굿 데이^^

페크pek0501 2018-12-09 11:26   좋아요 1 | URL
스텔라 님.
스텔라 님이 살짝 궁금하시다고 한 곳은 메이벅스, 라는 곳이에요. 인터넷 검색 창에서 검색해 보시면 될 거예요. 저도 11월부터 시작해서 그곳에선 신참이라 잘 모릅니다. 더 알아 보고 정보를 드리려 했는데 전화번호가 나와 있지 않아 모르겠어요.

날씨는 춥지만 미세먼지가 없고 햇볕 들어오는 집에 있으려니 오늘이 좋네요.
하루하루 행복하시길...^^

서니데이 2018-12-08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의 사진을 보면서, 얼마전까지 저런 날씨였는데, 하는 생각과, 그 때도 많이 춥다고 생각했는데, 그 떄는 그래도 가을이었네요.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서울도 많이 추울 것 같은데요.
오늘이 어제보다 더 추운 것 같아요. 바람도 더 많이 불고요.
페크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2-08 18:41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고운 빛깔의 가을 나무를 사진 많이 찍어 놓았는데 다 올리기도 전에 겨울이 와 버렸어요. 그래도 아까운 마음에 하나씩 올리기로 했어요. 지난 시간을 추억한다는 의미로...

어제는 얼마나 춥던지 찬 겨울이었어요. 찬 바람이 불어 머리가 시려서 모자를 쓰고 나올 걸 잘못했다고 생각했을 정도예요. 여름으로 고생하더니 겨울로 우린 또 고생을 해야 하네요. 그래도 따뜻한 주말을 보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모든 이들이 따뜻함을 누리면 좋겠네요.
좋은 날 보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