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미티드 에디션)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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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봤다. 900년을 살아왔다. 불멸의 바란 진시황제의 꿈을 이룬 도깨비. 그러나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무르익어 겨울이 되면 꽃이 진다. 도깨비는 언제나 꽃이 피어있었다. 그에게 그것은 불행이다.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행복하다. 도깨비의 입장에서 보면 끝이라는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눈 뜨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역경이고 고난이다. 하루하루 그 고난을 이겨내고 가는 곳이 죽음이라는 다른 세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세의 우리와 헤어지는 이들을 웃으면서 보내지 못하고 눈물 지으면서 보낸다. 그리고 언제나 그리워한다. 평온과 안락 그리고 슬픔이 없는 곳으로 갔음에도....

 

도깨비는 떠나감을 원했지만 우리는 여기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이곳이 좋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고 지켜주어야 할 누군가가 있으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는 양념이 더 해진다면 남아 살아가는 이들에게 풍성함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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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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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는 작가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그의 인생, 그의 생각, 느낌 등을 그의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다. 그러는 동안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그의 인생에 동화되어 그가 나 자신이 되며, 그의 고민이 나의 고민이, 그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된다. 보통 책을 읽으면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풍부한 지식수준에 놀라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면대면의 만남 없이 작가의 책만을 읽고 그를 존경하게 되고 그를 우러러보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책 담론이라는 책은 신영복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지게 만들고 그를 존경하게 만들며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드는 책이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 이라는 제한되고 갇힌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면 보통은 누군가를 원망하고 욕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부서지게 된다. 당연히 그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성찰하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신영복이라는 사람은 기약 없는 감옥생활 속에서도 사색을 통한 성찰과 타인을 통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 책 담론은 사상의 자유와 행동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에도 현대인들이 얼마나 갇힌 생각, 닫힌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를 깨닫게 해 주며 동시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 방향도 제시해 준다.

 

담론에서 중심이 되는 사상은 관계철학이다. 뇌의 뉴런들이 시냅스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질 때 뇌가 발달하는 것처럼 인간이라는 존재도 혼자서 존재할 때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심지어 개인의 의식변화와 개조가 혼자만의 것으로 그칠 때 그것의 의미는 퇴색된다. 그 변화와 개조가 옆의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그 영향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로 이어지면서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진다. 나의 정체성이란 내가 만난 사람, 내가 겪은 일들의 집합이다. 만난 사람과 겪은 일들이 내 속에 들어와서 나를 구성하는 것이다...... ‘나는 관계다를 주장하는 이유이다. p.415”

 

머리-가슴-이 책의 요지이다. ‘머리-가슴의 과정은 인식을 형성해 가는 과정인 동시에 오래된 인식의 틀을 부수는 과정이다. 내면의 공부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과정이다. 이로 인해 자신에 대한 이해와 넓게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간다.

가슴-의 과정은 개인의 변화를 발로 실현해 가는 과정이다. 스스로의 변화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세계의 변화로 이어가는 과정이다. 발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삶의 현장을 뜻합니다. 애정과 공감을 우리의 삶 속에서 실현하는 것입니다. 공부는 세계인식과 인간에 대한 성찰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이 공부이고 공부가 삶이라고 하는 까닭은 그것이 실천이고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p.20”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며, 가슴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p.20”

 

 

 

내가 자살하지 않은 이유가 햇볕이라고 한다면,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하루하루의 깨달음과 공부였습니다. 햇볕이 죽지 않는 이유였다면, 깨달음과 공부는 살아가는 이유였습니다. p.425”

 

등급과 점수로 공부의 질이 판가름 나고 물질적 풍요와 보여주는 외피에 의해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에 깨달음과 공부를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하는 노학자의 목소리는 강한 울림으로 전달되며 그 울림은 그에 대한 존경으로 그리고 (직접 배우지는 못했지만) 마음의 스승으로 우러러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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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고전 독서법 진경문고
정민 지음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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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개발서관련 서적들이 넘쳐난다. 빠르게 변화는 세상, 홍수처럼 밀려나오는 정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개발해야 되고 그러기 위한 방법들을 익혀야 한다. 현대인들은 언제나 이렇게 바쁜 하루를 보낸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안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글의 저자는 말한다. 과거를 보라고.... 과거는 현재를 있게 한 바탕이며 미래를 이끌 씨앗이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다르겠지만 그 시대적 공간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다듬어야 했던 선비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를 배우고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를 열어갔다.

 

자녀에게 글을 쓰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글들은 먹이를 기다리고 있는 아기 새에게 하나하나 먹이를 물려주는 어미 새의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활자를 넘어 세상을 읽는 방법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읊조린다. 그 읊조리는 목소리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장에 와 있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하루.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를 잃어버렸을 때 조용히 책을 펼쳐 보라고 작가는 말한다. 빨리 읽어야 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책을 즐기며 읽고 익혀갔었던 우리 선조들의 방법으로 책을 읽어 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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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권 독서법 -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나미 아쓰시,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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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든 것들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제 등장한 것이 하루사이에 과거의 유물이 되고 오늘 아침에 나온 것이 다시 구제품이 되고 있는 시대이다. 제품만 그런 것이 아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늦은 정보는 물질적인 손해뿐 만아니라 지식의 성장에도 영향을 끼친다. 물론 고전과 같은 오래 묵혀서 반복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식을 제공해 주는 정보는 얼마나 빨리 그 지식을 습득하느냐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그렇게 빨리 그렇게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습득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하루에 한 권, 1주일에 20, 1년에 대략 700권의 책을 소화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포인트는 플로우 리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톡형 독서를 선호한다고 한다. , 제대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야 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독서도 리듬이 있다고 말한다. 음악을 듣는 사람이 그것을 암기하고 외우려는 의도 없이 곡의 리듬에 따라 자연스럽게 듣는 것처럼 책도 리듬이 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일정한 리듬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책의 차례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책의 차례는 그 책의 지도와 같다. 그 부분만 제대로 소화해내더라도 책의 큰 틀을 잡아 훨씬 빠르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큰 제목에 이어지는 소제목을 읽고 필요한 부분은 읽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넘깁니다. 책을 쓴 목적은 책 전체에 고루 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부분을 넘기더라도 글의 통일성의 원칙에 의해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넘겨 읽을 포인트를 찾는 세 가지 기준

 

1. 상품 차별화를 위해 삽입된 저장의 이야기

 

2. 이론이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개별 사례나 체험담

 

3. 기대나 위기를 부추기는 너무 과장된 표현

 

위와 같은 부분은 넘겨 읽어도 글을 이해하는 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또한 책을 읽을 때 하나의 리듬으로 읽기보다는 몇 가지의 기어를 가지고 책을 읽어야 한다. 자신의 독서리듬이 있지만 똑같은 리듬의 독서는 지루함을 불러온다. 책의 내용에 따라 리듬의 완급을 조절해서 책 읽는 흥미를 돋우어야 한다.

 

빠르게 읽기 위한 네가지 단계

 

1단계 : 머리말과 차례를 잘 읽는다

 

2단계: 처음과 마지막 다섯 줄만 읽는다

 

3단계: 키워드를 정해 읽는다

 

4단계: 두 가지 이상의 독서 리듬으로 읽는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 내용을 다 기억하려고 하기 때문에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동시에 머리에 남은 정보가 오히려 더 없다. 저자는 책 읽기의 핵심은 그 속에서 응축된 한 줄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의 내용을 인용하는 샘플링기법.

 

- 절대로 잊고 싶지 않은 부분을 기록한다. “책을 읽으면서 인용 목록을 만들고, 다 읽은 다음 다시 그 목록을 훑어 그 중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되는 인용을 하나만 고르도록 합니다. 바로 내가 이 책을 읽은 모든 가치는 이 한 줄에 집약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p.72”

 

2. 책 한권을 압축하는 한 줄 리뷰

 

- “한 줄 리뷰는 왜 이 한 줄에 감동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한마디를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 감동한 이유를 함께 써두면 기억을 되살리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p.76-77”

 

이 책의 저자는 모든 종류의 책을 이런 식으로 읽을 수는 없다고 한다. 경영서와 자기개발서 분야의 책은 충분히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루에 소화해 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문학 서적처럼 묵직한 내용의 책과 소설과 같은 흐름이 중요한 책에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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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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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라는 것은 이미 한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때문에 당연히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사회 경제적으로 힘을 가진 자들이 대부분이다. 거기다 대중매체를 이용해 그들의 가치를 수시로 전달하기 때문에 진보에 비해 언제나 큰 영향력을 가진다.

그들은 재력과 권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세부사항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거의 언제나 한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보수의 이념을 지속하기 위해 여러 단체, 재단을 만들어 그들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고 이어간다.

저자에 따르면 보수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언제나 프레임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한다. 그들이 만든 프레임은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이다.

아버지의 역할은 “1. 험한 세상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한다. 2. 살기 힘든 세상에서 가족을 부양한다. 3. 자녀들에게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르친다. p.28”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에서 가족들은 보호와 부양이라는 우산아래에서 순종과 복종을 요구받는다. 그리고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체벌이 용인시 된다.

 

아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체벌로 훈육 받으면.... 다음에는 더욱 순종적이고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벌을 주지 않으면 세상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고, 도덕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p.29”

 

선한 아이는 자라서 선한 사람이 됩니다. 나쁜 아이는 훈육을 받지 못하여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옳지 못한 일을 저지르며, 따라서 부유해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보지 못하여 의존적으로 됩니다. p.31”

 

사회복지프로그램 등과 같이 정부의 개입이 큰 정책들은 의존적이고 비도덕적인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다. 위에서 말한 선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한 사람들, 즉 자신들의 충분한 절제력과 도덕적 역량 덕택에 성공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것입니다. ,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쓸 돈이 모잘 만큼 그들의 세금을 많이 깎아주는 것이지요. p .32”

 

반면에 진보는 자상한 부모라는 프레임을 가진다.

첫째는 감정이입, 둘째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책임, 셋째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 가정, 공동체, 국가, 세계를 위한 헌신입니다. p.39”

 

세 가지 대표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진보정치는 환경보호, 노동자 보호, 소비자 보호, 질병으로부터의 보호에 중점을 둡니다. p.39”

그리고 스스로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만들고 그것이 가정, 이웃 그리고 사회로 뻗어 나가도록 한다.

 

지은이는 보수와 진보는 언제나 프레임 전쟁이라고 주장한다. 보수의 엄격한 아버지라는 프레임이 진보주의자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자상한 아버지프레임을 주장할 때조차도 보수의 프레임 속에서 진보의 프레임을 주장한다. 그것은 곧 보수의 프레임을 더욱 강하게 해준다.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한다.

저자의 주장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한 경기는 힘들다. 따라서 진보의 단결과 협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회는 언제나 진보와 (올바른)보수가 양립한다. 두 진영 간의 공평한 대립과 갈등사이에서 사회는 가장 올바른 답을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프레임의 전쟁에서 이긴 보수는 그들만의 경기장에서 그들의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지 보수라는 가치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책 제목처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진정한 진보와 진정한 보수가 균형적으로 펼쳐 질 때만이 우리 사회도 멀리 그리고 높이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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