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미티드 에디션)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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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깨비를 봤다. 900년을 살아왔다. 불멸의 바란 진시황제의 꿈을 이룬 도깨비. 그러나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무르익어 겨울이 되면 꽃이 진다. 도깨비는 언제나 꽃이 피어있었다. 그에게 그것은 불행이다.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행복하다. 도깨비의 입장에서 보면 끝이라는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눈 뜨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역경이고 고난이다. 하루하루 그 고난을 이겨내고 가는 곳이 죽음이라는 다른 세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세의 우리와 헤어지는 이들을 웃으면서 보내지 못하고 눈물 지으면서 보낸다. 그리고 언제나 그리워한다. 평온과 안락 그리고 슬픔이 없는 곳으로 갔음에도....

 

도깨비는 떠나감을 원했지만 우리는 여기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이곳이 좋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고 지켜주어야 할 누군가가 있으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는 양념이 더 해진다면 남아 살아가는 이들에게 풍성함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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