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해도 저물기 전에 남편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지~ 빨래를 걷으며 물었더니 그냥 일찍 왔단다.
덧붙여 하는 말이 죽을 좀 쑤어 달랜다. 
일주일을 거의 안 먹고 굶었더니 6킬로가 빠졌는데
어지럽고 다리도 휘청거린다고~~~~ ㅜㅜ
부랴부랴 죽을 쑤어 굴비 한 마리 구워 상을 차렸다.

나는, 10월 3일부터 4일 단식했더니 4킬로는 감량됐기에 신이 나서 며칠 연장했었다.
그런데~ 그 이상은 안 빠지기에 일주일로 끝냈다.
신기한 건, 얼마나 비축된 살과 에너지가 많았던지 단식하는 내내
기운이 없거나 어지럽지도 않았고 평소에 하던 일을 다했다.
오히려 평소보다 일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 않았다.
그 중에도 이틀은 날새고, 내가 하는 일과 더불어 중학교 시험감독도 이틀이나 했고
옥상 방수공사하는 인부들 점심밥도 해줬고, 아이들 먹을거리도 귀찮지 않게 해줬다.
날을 새도 피곤하다고 자리에 누워본 적이 없었으니
난, 역시 옆집 언니 말대로 '에너지 여사'가 확실하다.ㅋㅋㅋ

이런 나를 보면서 우리 남편, 자기도 살 뺀다고 점심만 먹고 아침, 저녁은 안 먹겠단다.
우리 남편 몸무게는 거의 100킬로에 육박한다. 어쩌면 넘을지도 모르지~
군사기밀에 속할만큼 극비라서 누가 볼때는 절대 저울에 안 올라간다.ㅎㅎㅎ
결혼전에도 84킬로나 됐다는데 좀 줄여서 말했단다~~~~ㅜㅜ
나는 45킬로였는데 애 하나 낳을때마다 5킬로씩 늘었고 셋을 낳았으니 계산이 절로 된다.
거기에 나이살까지 겹치니 장난 아니게 무거워서 내몸을 끌고 다니기 힘들었다.ㅋㅋㅋ

아무튼 나야 아침, 저녁밥 신경 안 써도 되니까 편해서 좋았고.
저녁마다 반주로 걸치는 소주를 안 사들고 들어오니 이뻤지만~~~ ^^
거구의 남자가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라면 말이 안되잖앗!!

오늘 아침에도 죽 한 대접에 굴비 한마리 뚝딱 먹고 출근했다.
에구~~~ 뚱뚱해도 되물릴 수 없으니 우리 그냥 이대로 살자고 토닥토닥~~~~
그래도 둘이 합해 10킬로는 뺐으니, 도로 붙지 않도록 관리나 잘 하자고 속닥속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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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10-15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질어질 휘청휘청 할정도로 단식하심 큰일이지요.
순오기님도 이제 그만 단식하시고 슬슬 정상 생활(?)로 돌아오세요.

마이 뺏다 아이가~ ^^;

순오기 2008-10-15 10:40   좋아요 0 | URL
소록도 가기 전날로 끝내서 날마다 맛난거 먹고 있어요. 물론 전처럼 많이 먹지는 않고 조심조심 먹어요~ㅎㅎㅎ
맞아요, 내 몸에 4킬로면 마이 뺏지요~~ㅋㅋㅋ

미설 2008-10-15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너무 무리하신건 아닌지요, 단식을 하면서 밤을 새고, 모든 일을 그대로 다 진행하다니 상상도 안되는 일인걸요.. 정말 에너지여사세요^^

순오기 2008-10-15 10:40   좋아요 0 | URL
100% 단식은 아니었고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애들이 남기 미역국 된장국 반공기 먹고...밥은 안 먹었지만 대충 그렇게 했어도 빠져서 완전 달덩어리던 얼굴선이 살아났어요.ㅎㅎㅎ

세실 2008-10-15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단식...효과 좋은데요. 음 저는 요즘 얼굴살만 빠져서 고민인데.

순오기 2008-10-15 11:38   좋아요 0 | URL
얼굴살이 제일 먼저 빠진다고 하네요~ 나이들면 얼굴도 좀 넉넉해야지 너무 가파르면 좀 그렇죠, 세실님은 업무가 고되어서 얼굴살이 빠지겠군요.ㅜ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충분한 휴식을 가지면 도움되지 않을까요?

BRINY 2008-10-1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저도 방학때 해볼까요. 맘이 동하네요. 일주일 단식에 저만큼이나!!!

순오기 2008-10-15 19:52   좋아요 0 | URL
일주일 단식은 너무 힘들테니 한 사흘만 해보세요. 둘째날까지 조금 힘들지 그 이후론 괜찮으니까 일주일 하셔도 좋지만, 너무 무리하게 많이 빼려고 욕심내지 마세요. ^^

울보 2008-10-1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못할것 같아요
운동을 하며서 단식도 해볼까 했는데 안되겠더라구요
힘이 들어서,,저는 꼭 먹습니다,,ㅎㅎ

순오기 2008-10-15 19:53   좋아요 0 | URL
운동하시면 굳이 단식할 필요야 없지요. 저는 워낙 많이 나가서 급한대로 허방살이라도 빼야 했어요.ㅋㅋㅋ 딱 그만큼의 목표는 달성했으니까 이제 서서히 음식 조절하면서 빼려고요. 무릎이 아직도 아껴야 돼서 걷거나 뛰기는 하기 힘들거든요. 핑계~~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10-15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대 몸매!!!

순오기 2008-10-15 20:04   좋아요 0 | URL
20대 몸매라고 자랑만 하지 말고 인증샷 필수!
아니면 같은 빛고을이니까 제가 추적 들어갈지도...^^

전호인 2008-10-1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나이(ㅋㅋ)에 단식하면서까지 살빼기는 사양합니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다 털어내렵니다. 홧팅 ^*^

순오기 2008-10-15 20:04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은 자전거 출퇴근하면서 뱃살이 다 날라갔던데요~~ ^^

큰딸 2008-10-15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헉! 아빠아아아~ ㅠㅠ
나도 또 살 빠졌는데.ㅡㅡ;
세끼 다 챙겨먹었는데도 조금씩조금씩 빠져.
어제 재봤더니 이제 연예인 몸무게에 도달했어...;ㅋㅋ
요즘 댄스 학원 다녀서 그런가?
참, 나 이제 원더걸스 노바디 마스터했어.
집에 가면 민경이 가르쳐줄께. ㅋㅋㅋ

순오기 2008-10-22 20:06   좋아요 0 | URL
큰딸~~ 거기서 더 빠지면 어떡해? 44사이즈 그거 좋은거 아니야~~ 잘 챙겨먹어라. 포도즙 다 먹었으면 또 보내줄게~ 오늘은 배즙 해왔으니까 월요일에 반찬이랑 좀 보내줄게~~
댄스 배우는 우리딸, 너무 멋져~ 엄마의 한(?)을 풀어주는구나!ㅋㅋ
민경이한테 소식 전할게~ 오늘밤 9:35 아빠랑 동생들이랑 모더보이 보러간다. 표가 오늘까지인데 엄만 시간 없어, 자정 기차로 서울행이다!^^

starbed 2008-10-2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필읽기를 즐겨하는 소생에게 좋은 선물을 주셨군요.

남편이 해전에 일찍 퇴근해 돌아왔다는 말로 초장부터 긴장감을 유발한 글 쏨씨가 놀랍습니다. 소생이 이글을 읽어나간 것이 바로 이 말 때문이었거든요.
작품을 인쇄하실 때는 물론 ㅋㅋㅋㅋ 같은 기호는 빼실 거라는 생각이어서 별다른 충고는 필요치 않을 겁니다. 여기에만 담아두기에는 아깝습니다. 훌륭한 수필입니다. 감사합니다.

순오기 2008-10-22 20:05   좋아요 0 | URL
어머낫~~ 님의 말씀을 듣고 기분이 부웅~ 떴어요. 그럼 요걸 한편의 수필로 다듬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