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담양과 알라디너들을 만나다
광주 이벤트, 우리의 소중한 시간
아침 8시에 배달된 쑥개떡 상자를 들고, 8시 40분 광주역으로 나갔다. 마노아님 빼고는 다들 처음 만나는 사이라 설레임에 두근두근~~~오늘 따라 광주역 풍경이 더 정겨워보인다.^^
사진 올리다보니, 디카 시간이 20분 빠르게 되어 있는 걸 발견~ 모든 사진에서 빼기 20분 ^^
광주역 대합실에서 잘들 오고 있는지 문자를 날리니~ 띠리링 바로 돌아오는 사랑스런 문자들,
'잘 가고 있어요~ 금방 뵈어요.' 그리고 클리오님의 전화, '서광주톨게이트에서 어디로 가야 되나요?' 내가 광주살이 20년이지만 무면허자가 그런 걸 알리가 있나? ^^ 서광주로 오라는 것도 남편이 알려준건데... 다행이 옆자리 총각이 아는 듯해서 아예 전화를 바꿔줬다. 좌회전 터미널 방향으로~
잠시 후, 같은 KTX를 타고 온 마노아님, 웬디양님, 전호인님 가족~ 처음이지만, 알라딘에서 사진으로 낯을 익힌지라 잘 아는 얼굴처럼 편안했다. 반가운 포옹~~~~
잠시 후, 순천에서 승용차로 오는 클리오님 가족이랑 친구분 도착, 클리오님 서재 이미지처럼 조금은 까칠(?)하거나 쿨한 아줌마를 상상했는데~~ 너무나 편안한 '예찬이 엄마'일 뿐, 까칠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반가운 클리오님과 동행을 맞이했다. 하긴 아이 키울땐 세상 그 어떤 멋쟁이라도 티셔츠 패션이 만국 공통이니까! ㅋㅋ
그리고, '이천 관광 버스'에 올라 시니에님을 기다렸다. 군산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터미널에서 광주역까지 오느라 살짝 늦었다. 그래도 광주 지역 경제에 택시비를 헌납하는 기특한 아가씨를 기다리며, 준비한 쑥개떡이랑 얼음물과 기념책갈피도 나누어 드렸다. 아~ 쑥개떡은 사진을 안 찍었군! 쌀 3되라 거금 4만냥 들었는데...^^ 버스투어에 동행한 이들에게도 쑥개떡을 나누어 주고, 우리 식구들만 집에 가져가라고 한 팩씩 드렸는데, 늦게 온 시니에님만 집에 가져갈 건 못 챙겨 드렸네. 미안~~미안~~
드디어 모두가 합류하여 예정보다 25분 늦었지만 담양으로 출발~~ 오늘 안내를 맡으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0순위 '오영순 해설사님'. 멋쟁이 할머니셨는데 영어해설사라니 공부를 꽤 하셨을 듯, 박하다식 사통오달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셨다. 문화유산해설사는 내 노후, 1순위 로망인데... 살짜쿵 부러웠어요.^^
귓볼의 코발트색 귀걸이와 반지가 세트를 이룬 나름 신경 쓴 컨셉의 패션이었어요. 전남의 둘러볼만한 곳을 줄줄이 읊어주시며 남도를 여러번 방문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어요. 이분이 읊어주신 곳들 중 절반 이상 가본 곳이라 내심 광주살이 20년이 헛되지 않았어요.^^
자아~ 이제 해설사님을 따라서 죽녹원의 대나무 숲을 산책해 봐요~~ 해설사님 바로 위에 모자와 선글라스로 멋을 낸 전호인님과 해람이와 엄마, 그 옆으로 마노아님과 웬디양님, 둘 사이의 클리오님 보이시나요? ^^ 전호인님 뒤에 키 큰 총각? ㅋㅋ 우리가 포섭한 신규 알라디너지만, 저때는 그냥~ 무덤덤!
저기 보이는 작은 죽순이 하루에 40센티씩 자라기 때문에 일주일이면 다 자란다네요~
바로 이렇게 큰 대나무가 되는 거죠. 보이나요? 쑥 올라온 이파리 없는 대나무가~ 가운데...
자~ 더 깊숙히 대나무 속으로 들어가보죠. 대나무 사이에선 녹차나무가 자라죠, 완전 무공해~ 군청에서 관리하고 생산해 판매도 한답니다. 사진은 없어요~ㅠㅠ 예전에 갔을 때 녹차꽃이 피어서 찍었는데, 어젠 찍을 생각도 안 났어요~~ 음, 좀 흥분한 듯......
아래 사진을 찍고는 전호인님 가족을 놓쳤어요. 쌩~ 나가시는 해설사님 따라 충실히 설명 들으며 가셨으니, 해설사님이 들려준 지식과 정보는 전호인님 페이퍼에 담기겠죠? 해람인 뭣 때문인지 삐쳤어요~ 입이 삐죽 나온거 보이죠? ㅋㅋㅋ
우린 느긋하게 폐부까지 찌르는 대나무 기운을 받으며 죽림욕에 사진 찍기를 더 즐겼다고나 할까? ㅋㅋ
위 웬디양과 요 사진은 웬디양님 서재에서 복사~~ 흐흐 나보고 겨울보다 살 빠졌대! 인증샷!^^
엄훠~클리오님, 어느 틈에 팔까지 끼었네? 아가씨들 염장 질러욧!ㅋㅋ
친구분과 찬영이, 우리나라 촛불집회의 배후~ 이름하여 유모차부대가 대나무 숲에도 떴다!ㅋㅋㅋ
앞서 나간 전호인님 가족만 빼고~~ 우리끼리! 웬디양은 정말 쭉쭉 빵방이었다우~
고뇌(?)에 찬, 우수 가득한 철학자도 만나고~~~~ 어쩌면 아프님이나 메피님 버전? ^^
운수대통 길 따라 산책하다 나가는 길 찾아 헤매다 만난 개망초 군단! 한가운데 주황색은 윙윌 벌!!
내리막길에서 후진하는 예찬이 아빠! 음, 클리오님은 확실히 결혼을 잘 한 것 같애~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예찬이 아빠를 보니, 다른 건 안 봐도 알 것 같지 않아요? 앞에 가는 뒷모습만 보이는 세 미녀들도 이런 신랑감 만나시길~~~~^^
'운수대통'길을 따라 산책하다 헤맸는데~ 찾아 들어간 야생화카페에서 해설사님과 전호인님 가족을 만났다. 역시 뭘 해도 '운수대통'이었어요! ㅎㅎㅎ
그 다음 들어간 곳이 채상전시장, 채상(彩箱)이란? 대나무를 얇고 가늘게 쪼개어 종이처럼 부드럽게 훑은 실 같은 대나무를 형형색색 천일염색을 하여서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베짜듯 엮어서 만들어진 상자란다. 함으로 쓰이고 색깔이 없는 자연색은 고급스런 폐백상자로, 큰 상자는 한복을 담는 그릇, 중간상자는 반짇고리, 작은 상자는 보석상자로 쓰인단다. 채상기법을 이용한 인테리어 작품과 생활작품은 채상 전통 공예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었다. 이분은 우리나라 유일의 채상일을 하는 보유자 서한규 옹이란다. 후계자 서신정은 아마도 따님인 듯...(안내장에서 컨닝^^)
작업중인 서한규 옹, 사진 찍는 걸 허락하셔서 한 컷~~~ 이런 장인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죠!
채상장 전시관 방명록에 한말씀 남기신 박삿갓 전호인님!
채상장 전시관 앞에 핀 연분홍 접시꽃을 뒤로 하고... 이제 관방제림으로 고고~ ^^
대나무 숲을 제대로 나오면 사진 찍기에 참 멋진 대나무 길인데, 나는 못 찍었지만 처음에 시니에님이 찍었으니 올라오겠죠! 자아~ 관방 제림은 2탄으로!!
*조정래님의 '태백산맥'을 읽은 분들은 알겠지만, 3권 390쪽부터 '대나무전설'이 나온다. 아주 아주 슬픈 전설, 우리 농민들이 부자의 핍박으로 주려 죽어 원혼들이 대나무로 환생하여 원수를 갚은~~~ 굉장히 길고 아픈 전설을 나중에 페이퍼로 작성해야지.
'대를 물린 가난한 넋의 환생' 이란 뜻으로 '대나무'라 불렸고,
'남들 대신 죽어 남을 이롭게 한 넋의 환생'이란 뜻이라 말하기도 한단다.
겨울에 댓잎들이 유난히 서걱거리는 것은 '추워, 배고파, 옷 줘, 밥 줘.'하는 넋들의 읊조림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