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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생각한다 - 프레시안 긴급 기획, 안철수 루트 따라가 보기
프레시안 기획, 전홍기혜.강양구 엮음 / 알렙 / 2012년 9월
평점 :
알렙 |
2012.10.31 |
5 |
안철수를
생각한다
강양구,김기협,김대호,이철희 외
지음 |
대선후보인 안철수의 공식적인 정책 공약집에 버금가는 책 [안철수생각]의 생각을 하나하나 꼬집어서 해부한 책이 나왔다.
진보성향을 띠는 프레시안을 종종 읽어온 나로서는 기대가 자못 컸다.
우리의 선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극히 현실적인 사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대단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혔다.
이 책은 안철수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시점에 출간되었기에 그 이전에 쓰여진 책으로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신중하고 나쁘게 말하면 부정적이다.
안철수 후보의 [안철수 생각]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나왔지만 지식인들의 틀이 보여진다.
안철수를 기존 선거판에 나왔던 정주영, 정몽준,
이인제 같은 제3의 인물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고
2002년도의 대선과 곧잘 비교하는 모습도 구태의연하다.
안철수 후보는 시민들이 발견하여 정치판으로 끌어들인 후보다 . 전혀 다른
사항을 억지로 과거에서 가져다 붙여 해석하여 우려하는 지식인들의 모습에 어느 누구도 안철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에 항상 정당안에서 별 만족스럽지 못한 후보들 중에 덜 싫은 후보를 마지못해 선택했다면 지금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물을 정당 밖에서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찾아낸 것이다.
기존의 정당정치제의 혐오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궁지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격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시민들이
움직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강양구 기자의 닫는 글에서 ‘경험한 노무현 정부
5년과 이명박 정부 5년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253쪽-라는 진보기자의 경험과 같이 수사적인 진보와 보수의
논리보다는 원칙과 상식에 시민들이 공감하는건 너무도 당연하다.
진보와 보수의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왜곡시키는 현 정당들의 모습에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은 너무 당연하다. 오히려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정당정치라는 제도에 얽매어 그 틀 안에서만 생각한다면 그 틀 밖에서 생각하는
시민들의 사고가 유연하게 느껴진다.
기존의 정당의 후보들의 정책이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못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정책을 이행할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기존 정당에서 내 논 정책들이 참신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선거 때는 달콤한 공약으로 표를 얻고 당선 후에는 집행하지
않았던 점이 문제였다. 여지껏 선거 때 내 논 공약들이 몇 가지나 제대로 실행되었던가?
개인적인 인물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주던 평론가들도 대통령후보로서는 걱정과 우려와 날카로운 혀로 공격만 한다. 남을 비판하는 것은 쉽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런 말만하는
컬럼니스트한테 입방아 오르는 안철수 후보가 안타깝다. 후보에 나오지 않았으면 이런 지나친 공격을 받지
않아도 됐을 테니 말이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대중을 지나치게 우둔하게 평가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대중은 개개인의 합이 아닌 그 보다 못한 최악의 선택을 하기도 하는 우매함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중지성과 통찰력을 너무
얕잡아 본다는 느낌이 든다.
안철수 후보를 비롯해 나머지 두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들고 왔지만 금융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은 들고 있지
못해서 정책실현에 대해 솔직히 세 후보 모두 걱정스럽다.
경제 민주화에 대한 금융개혁이 없이는 모피아 세력을 어떻게 척결할지에 대한 언급이 없이는 경제 민주화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안철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들을 갖고 있었다면 다른 시각들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들을 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안철수 후보의 생각을 하나하나 따지고 있다.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협소적이거나 그의 정치 무경력을 약점으로 들고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이념부재를 지적한다.
브라질의 룰라를 봐라. 룰라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유연하게
좌우를 통합할 수 있었다.
사람을 떠난 이념의 강조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의 글들을 묶어내어 산만할 수 있는데, 각 장에 들어가기 전에
저자들의 견해들을 요약해서 비교하고 있어 본 장을 읽을 때 도움이 된다.
한국인의 정서에 비해 안철수의 행보는 대단히 느려서 우유부단하게 느껴지고 답답하게 보일 수 있다.
선거시점이 얼마 안 남았는데 아직도 단일화는 요원해 보인다.
국민들의 대다수의 기대는 야당 후보의 단일화다. 물로 단일화 그 자체가 대안은
아니지만 반 새누리당의 국민적 정서가 있고 안철수 후보측과 문재인 후보측은 대승적인 입장에서 작은 이익은 내려놓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