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상자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3
김인자 글, 김보라 그림, 김현 음악 / 글로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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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연

2012.11.08

5

비밀상자

글 김인자 ·그림 김보라

 

할머니와 연이 단둘이 사는 조손 가정이다.

부모의 사랑을 한창 받을 나이인 연이에게 엄마 아빠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부모처럼 자신 앞에 사라질까 두려워 연이는 할머니에게 누구 편이냐고 물어본다.

물고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쪼글쪼글 할머니.

거친 노동으로 울퉁 불퉁한 투박한 할머니의 손은 할머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자글자글 주름진 얼굴로 연이를 맞는 할머니의 모습은 손주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고사리 손으로 빨래도 걷고 고구마도 챙겨주는 연이는 내색은 안 하지만 멀리 떠난 엄마를 생각한다.

전쟁과 보릿고개를 겪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양말이나 옷을 꿰매어 입었다.

연이 할머니도 구멍 난 고무신을 몇 번이나 꿰매어 신으신다.

싫증나면 새로 사고 구멍 나면 버리는 풍족한 세대들은 할머니의 모습이 궁상맞아 보일 수도 있겠다.

할머니의 낡은 고무신을 보고 연이는 할머니에게 고무신을 사 드리려고 맘을 먹는다.

한푼 두 푼 모은 용돈으로 할머니께 선물을 하려는 어린 연이가 참으로 기특하다. 때론 부모와의 이별로 나이에 비해 훌쩍 커버린 아이의 조숙한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책상 서랍 속에 고이 둔 초록색 비밀상자를 언제쯤 할머니께 드릴까?

우리 할머니는 내편이랬어요. 나 혼자 남겨두고 아무데도 안 가실 거라고요!”- 본문 중-

연이 할머니와 연이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조손 가정과 편모 편부 가정이 늘어나는 슬픈 현실을 잔잔하게 풀어내며 아이의 작은 희망을 잘 담아내고 있다.

섬유미술을 전공한 그림작가의 그림은 복잡한 우리네 얽힌 인생처럼 엉킨 실타래가 그림 속에 등장한다.

가늘고 긴 실타래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강렬한 색채의 그림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글에는 라는 단어가 언급되어있지 않지만 연이가 나오는 장면에선 연이를 항상 지켜보는 가 존재한다. 그림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뻔하였다. 연이를 지켜보는 새를 아이와 찾는 즐거움이 있다.

보고 읽고 들으며 느끼는 작가가 읽어 주는 그림책시리즈로 작가의 글을 작가의 목소리로 들으니 글이 생동감 있고 실감나게 전달된다. 잔잔한 음악은 그림의 여운을 준다.

최근 초등학생 아이들이 듣기가 부족해서 선생님 말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듣기가 부족한 아이들은 읽기도 어려워한다고 한다. 작가가 읽어 주는 오디오 CD로 그림책을 깊게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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