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프랑스식, 연애 -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인류 프랑스인들의 성과 사랑
곽미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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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곽미성은 영화 제작학교 ESRA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파리 1대학에서는 영화학 학사와 석사를, 파리 7대학에서 박사준비과정(DEA)을 마쳤다. 단편 영화를 몇 편 연출했고, 2011년부터 MBC 문화방송 파리지사에서 근무 중이다. 7년 연애한 프랑스인 남자친구와 결혼했으며, 파리에서 산 지 16년이 됐다. 20살 무렵 파리에 여행을 갔다 퐁피두 도서관의 예술 서적을 보고 충격과 자극을 받아 유학을 간 게 생활로 이어졌다.

오리지널 파리지엔은 아니라도 반 파리지엔은 되는 구력이다.


 파리는 배낭 여행으로 잠깐 들렸던 게 전부라 프랑스가, 특히 파리가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난 모른다. 다른 나라나 도시와 다른 인상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나라와 도시가 프랑스와 파리뿐인 건 아니니까. 환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니까 갖게 되는 환상. 직접 들어가서 살면 하나도 신비로울 것 없는 나라와 도시일 수도 있다. 근데 지은이가 프랑스 사람이든 외국인이든 프랑스의 문화, 생활, 스타일 등을 소개하는 책이 꾸

준히 나오는 걸 보면 이런 환상을 가지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걸 테니까. 아니다, 그런 책이 나와서 사람들이 프랑스와 파리에 환상을 가지는 걸 수도 있겠다. 이 나라 좀 다른 것 같아, 이 도시 좀 다른 것 같아, 하는 환상.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인류 프랑스인들의 성과 사랑'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책 분류도 네이버 기준으로 사랑/연애 에세이로 분류돼 있지만 엄격히 성과 사랑과 연애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성과 사랑과 연애라는 관점에서 보는 프랑스 사람들의 가치관, 문화, 역사가 더 맞겠다. 낙태 합법화, 결혼과 동등한 수준으로 법적 보호를 받는 동거 문화, 관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한 몫 하는 파리 사람들의 말투, 한국 여자가 보기에는 민망할 수도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여자의 대쉬, 이런 게 왜 가능하고 어떻게 생겨났는지 설명해 준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지은이의 견해니까 절대적 진리는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프랑스 생활 16년차에 7년 연애한  프랑스 남자랑 결혼해서 5년째 살고 있는 사람의 견해니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다.


 프랑스 여자들의 구체적인 연애법, 유혹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책을 읽을 생각이라면 다른 책을 읽는 게 낫겠다. 그런 쪽으로는 하등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다른 문화와 역사를 지닌 여자들의 삶과 가치관이 궁금해서 책을 읽고 싶다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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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의 조건 - 30초의 승부
잇시키 유미코 지음, 강석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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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2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뉴욕에서 이미지컨설턴트로 일했고, 2011년 3월 일본으로 돌아온 후에도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쓴 책. 이미지 컨설팅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때부터 관심이 있어서 책을 찾아서 읽고는 했는데 이미지 컨설팅 책으로서는 많이 아쉽다. '좋아하는 옷이 아니라 어울리는 옷을 입어라, 옷에 붙어 있는 사이즈를 믿지 말자,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찾아라' 같은 외모 관련 조언이나 'I 화법을 쓰자, 이름을 부르자, 가볍게 스킨십을 하자, 칭찬하자, 듣기와 말하기 비율은 7:3으로 한다' 같은 화법 관련 조언도 너무 흔한 것이다. 물론 책을 쓸 때는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의 비율을 7:3 정도로 하는 게 좋다는 거 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거의 대부분이 익숙한 것이었다.(나쁜 첫인상을 만회하는데 2시간이 걸리고, 머릿결이 나쁘면 8살 더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정보는 처음이라 신선했다). 그래서 이미지 컨설팅 책으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은 다른 데 있다. 사회가 부여하는 미의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고 자신다움을 드러내라고 조언하는 부분이다.


 지은이는 미국에서 10년 정도 생활하며 일본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했다고 한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서 사는 미국에서도 상대를 가늠하기 위해 외모를 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만큼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고,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적용하지도 않는다는 것. 일본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나이 제한이 심하고 획일화돼 있는 반면에 미국에서는 얼마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표현하느냐가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을 10년 정도 떠났다 돌아왔을 때 전혀 변한 게 없는 걸 보며 안타까웠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게 그런 점이었다. 우리나라도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틀이 정해져 있고, 나이는 20대에서 30대 정도로 정해져 있으니까. 여자가 나이를 먹어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고, 40대는 40대로서의 아름다움이, 50대는 50대로서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회적 분위기가 30대 정도까지의 여자만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봐 주니까 자신의 나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어려보이기 위해 강박증을 앓는 게 아닌가 싶다. 10대에는 10대만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30대가 흉내를 낼 수 없듯이, 50대에는 50대만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20대가 흉내낼 수 없는 매력이 있을 수 있는데. 여성의 아름다움은 청순함과 섹시함, 두 가지가 다는 아니니까.


 일본에는 '아라사', '아라호'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아라사'는 30대 전후의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이고, '아라호'는 40대 전후의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이라는데 나이에 따라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이 다르다니 놀라웠다. 우리나라에도 중년 여성이라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중년 남성이라는 표현도 그만큼 쓰기에 일본의 '아라사', '아라호'와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일본 여자들이 '귀여움'에 목매는 게 좀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젊음은 아름답지만, 아름다움은 젊음이 아니다(일본 록 밴드 쥬디&마리의 보컬 유키의 말,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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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지 않을 자유 - 행복한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본격 싱글학
이진송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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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만 읽고는 별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근데 '니 연애 니나 재밌지'라는 문장을 보고 빵 터져버렸다. 푸하하. '이 책, 읽어 봐야겠다' 싶었다. 근데 책을 읽어 보니 어?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니 연애 니나 재밌지'에서 보여준 유머감각은 여전하지만 책장 팔랑팔랑 넘겨가며 세 시간 안에 뚝딱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똑똑한데? 읽는 사람따라 끄떡끄떡 동의하며 읽을 수도 있고, 분노의 고개질을 하며 읽을 수도 있겠지만 별 생각 없이 헐렁헐렁하게 쓴 책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론은? 재미있다. 읽으면서 혼자 몇 번을 피식거리고 소리내 웃었다.


 지은이 약력을 보니 올해 스물 아홉의 박사 과정 학생이다. 전공은 국어국문학. 그래, 책에 보통의 스물 아홉이 언급할 것 같지 않은 우리나라 작가들 이름이 줄줄줄 나오더라. 특이한 이력이라면 국내 최초 비연애 칼럼니스트라는 것. 이런 직업도 있구나.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독립잡지 《계간홀로》 발행인이기도 하다. 2013년 2월 14일에 창간호가 나왔다. 계기는 '연애하지 않으면 발로 차는 세상에 깊이 빡쳐서'라고. 창간호 발간일이 연인들을 위한 날이라는 발렌타인 데이라니 센스 있다. 그동안 연애를 강요하고 비연애를 비정상인 것처럼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고민하며 《채널예스24》. 《한겨례21》, 출판마케팅연구소의 《기획회의》, 잡지 《계간홀로》 등에 글을 써왔는데 이 책은 그 글을 모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를 피곤한 사람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나온 말처럼 '똑똑해서 피곤하다' 혹은 '그러니까 연애를 못 하지'라고 혀를 찰지도. 그냥 넘겨도 될 거 같은데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지고 드니까. 근데 난 재미있었다. 지은이의 생각, 견해에 100% 동의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 하나쯤 있어서 목소리 크게 내는 것도 괜찮지 않나? 나와 다른 생각, 견해, 주장. 온전히 동의하지 않더라도 '오- 그럴 수도 있겠네'라며, 다른 사람의 눈으로 익숙한 세상을 낯설게 보는 게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니까.


 지은이의 주장은 직접 책을 읽어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워낙 말을 잘해서 어설프게 요약하는 것보다 지은이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 게 훨씬 좋을 것 같으니까. 지은이의 주장, 난, 동의한다. 연애가 모든 사람에게 전부인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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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결혼식 - 작지만 로맨틱한 스몰웨딩의 모든 것
김민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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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작은 결혼식에 관심이 있기는 있나 보다. 작은 결혼식에 관한 책이 나온 걸 보면. 몇몇의 연예인들이 작은 결혼식을 하고 그게 언론의 주목을 받으니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도 연예인 원빈, 이나영 커플의 작은 결혼식을 언급한 것만 봐도 그렇고. 물론 이 또한 하나의 유행일 수도 있다.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좋아하는 연예인이 작은 결혼식을 하니까 어쩐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유행에 뒤처지는 게 싫어 따라 하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생각의 변화인지, 그저 또 하나의 유행인지. 그래도 생각조차 안 해봤을 수도 있을 작은 결혼식을 적어도 한 번쯤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지은이 김민정은 신문사, 방송사, 잡지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3년째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 글쟁이다. 그래서 그런가 글이 딱 티가 난다. 글을 쓰는 훈련이 된 사람, 특히 톡톡 튀는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의 글이다. 덕분에 책을 읽는 게 불편하지 않았다. 글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글은 읽으면 영 어색해서 읽기 영 편하지 않은데. 글의 느낌은 약간 수다스럽다. 지은이 성격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다만 글은 내 기준에서는 약간 수다스러운 느낌이다. 그래서 책의 절반 정도까지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고 반 넘어가면서는 좀 피곤했다. 원래 다른 사람의 수다를 듣는 게 처음에는 굉장히 재미있지만 계속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급 피곤이 몰려오는 법이니까.


 오래전부터 공산품 같은 결혼식을 싫어해서 언젠가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안 해도 되는 거 빼고 공산품 같지 않은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쭉 생각했지만 직접 체험할 기회가 없어서 잘 몰랐는데 직접 작은 결혼식을 해본 사람의 책을 읽어 보니 준비할 게 보통이 아니다. 주변에서 결혼하는 사람들 보며 웨딩플래너의 도움을 받아도 할 게 너무 많아서 '귀찮아서 결혼 못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뺄 거 다 뺀 작은 결혼식도 여전히 챙길 건 참 많구나 싶다.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결혼 당사자가 하나하나 다 챙겨야 하니 일이 많은 게 당연하긴 하다. 결혼식 당일만 해도 상식적으로 아는 장소, 하객, 음식, 사진 촬영, 축의금 챙기기 이 정도가 다가 아니었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큰 덩어리일 뿐이고, 큰 덩어리 하나하나에 따라오는 작은 일들이 참 많다. 정말 이건 직접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듯.


 지은이가 어떻게 작은 결혼식을 준비했는지 책으로 읽다 보면 오히려 지레 질려서 "나 작은 결혼식 못 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어쨌든 지은이의 경우니까 이 책은 참고만 해서 자신에게 맞는 작은 결혼식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지은이 부부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직접 준비하는 작은 결혼식을 할 수도 있는 거고, 부분적으로만 할 수도 있는 거니까. 아니면 그냥 재미있는 책 읽듯이 읽어도 좋다. 결혼이 남의 일이라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


  책 자체는 참 재미있었고 유익하기도 했는데 딱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거. 잡지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 사람들 버릇인데(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영어와 우리말의 뜻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영어로 하면 더 멋있나?) 멀쩡하게 우리말 놔두고 영어 쓰는 거. 이 책에서도 반복해서 나오는데 '뷰가 좋다'든가 '스팟을 선택하라' 같은 표현. 그냥 우리말로 '전망이 좋다'든가, '경치가 좋다'든가 '장소를 선택하라'라고 하면 안 되나? 이런 거 눈에 거슬리는 거 내 직업병인가 보다. 아니면 전공병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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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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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소설인 줄 알았다.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니. 당연히 소설로 알지. 펭귄은 추운 곳에 사는 거로 아니까. 그러다 프롤로그를 보고 알았다. 이 책 소설이 아니었다. 실화였다. 정말 톰 미첼의 집(정확히 말하면 숙소) 테라스에 펭귄이 살았었다.


 영국 출신의 톰 미첼은 우연히 영국의 교육 관련 잡지 [타임스 애듀케이셔널 서플리먼트]에 실린 구인 광고를 보고 어릴적 꿈을 이룬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어 아무 연고도 없는 남아메리카로 가고 싶었던 꿈 말이다. 12살 때 남몰래 스페인어 사전을 사서 공부를 시작한 후 10년이 지나 기회가 정말 온 것이다. 아르헨티나 기숙학교 교사 구인 광고를 본 것. 당장 우체국으로 달려갔고 30분 만에 입사지원서를 작성해서 보냈다. 물론 합격. 엄마가 집에서 악어 3마리를 기르기도 했고 시골에서 자라 가축이나 야생 동물을 잘 알았지만 그때만 해도 펭귄과 같이 살게 될지는 몰랐다.

 후안 살바도르, 톰 미첼과 같이 살았던 펭귄의 이름이다. 펭귄 중에서도 마젤란 펭귄. 줄무늬펭귄속 펭귄 종인 마젤란펭귄은 남아메리카 남쪽 해안에서 서식한다. 톰 미첼과 후안 살바도르가 만난 곳도 친구의 배려로 휴가를 보내러 간 우루과이 해안의 휴양도시 푼타델에스테이다. 처음 만났을 때 후안 살바도르는 기름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다. 기름을 뒤집어쓰고 죽은 펭귄 수천 마리의 사체가 해안에 가득 쌓여있었는데 딱 한 마리, 후안 살바도르만 살아있었다. 생포하는 것도, 경비의 눈을 피해 몰래 리조트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도, 기름때를 벗겨내는 것도 모두 쉽지는 않았지만 살아있는 펭귄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들어오는 게 제일 곤란했다. 1970년대라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톰 미첼은 처음에는 후안 살바도르의 존재를 숨겼다. 그러다 직원들에게 알리고, 학생들에게 알리고, 멀리 떨어져있는 가족에게까지 알렸다. 직원들은 후안 살바도르를 만나기 위해 맥주를 들고 톰 미첼의 숙소를 찾았고, 아이들은 후안 살바도르에게 짝사랑 상담을 하기도 했다. 국제전화 요금이 어마어마하던 시절, 그래서 국제전화가 오면 무슨 큰일이 있나 걱정하게 되던 시절, 톰 미첼의 어머니는 아들의 생일 축하 전화를 하며 후안 살바도르의 안부를 더 챙겼다. 모든 사람들이 후안 살바도르를 사랑했고 후안 살바도르 역시 모든 사람들을 사랑했다.

 동화 같은 이야기라 끝도 동화 같을 줄 알았다. 모든 동화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니까 톰 미첼과 후안 살바도르의 이야기도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근데 역시 소설이 아니었다. 동화가 아니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날 줄 몰랐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었을 때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다. 책에 후안 살바도르의 사진이 한 장도 없는 걸 보고 미리 알았어야 했다.


 후안 살바도르,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나 책으로 만났지만 반가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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