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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지 않을 자유 - 행복한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본격 싱글학
이진송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책의 제목만 읽고는 별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근데 '니 연애 니나 재밌지'라는 문장을 보고 빵 터져버렸다. 푸하하. '이 책, 읽어 봐야겠다' 싶었다. 근데 책을 읽어 보니 어?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니 연애 니나 재밌지'에서 보여준 유머감각은 여전하지만 책장 팔랑팔랑 넘겨가며 세 시간 안에 뚝딱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똑똑한데? 읽는 사람따라 끄떡끄떡 동의하며 읽을 수도 있고, 분노의 고개질을 하며 읽을 수도 있겠지만 별 생각 없이 헐렁헐렁하게 쓴 책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론은? 재미있다. 읽으면서 혼자 몇 번을 피식거리고 소리내 웃었다.
지은이 약력을 보니 올해 스물 아홉의 박사 과정 학생이다. 전공은 국어국문학. 그래, 책에 보통의 스물 아홉이 언급할 것 같지 않은 우리나라 작가들 이름이 줄줄줄 나오더라. 특이한 이력이라면 국내 최초 비연애 칼럼니스트라는 것. 이런 직업도 있구나.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독립잡지 《계간홀로》 발행인이기도 하다. 2013년 2월 14일에 창간호가 나왔다. 계기는 '연애하지 않으면 발로 차는 세상에 깊이 빡쳐서'라고. 창간호 발간일이 연인들을 위한 날이라는 발렌타인 데이라니 센스 있다. 그동안 연애를 강요하고 비연애를 비정상인 것처럼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고민하며 《채널예스24》. 《한겨례21》, 출판마케팅연구소의 《기획회의》, 잡지 《계간홀로》 등에 글을 써왔는데 이 책은 그 글을 모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를 피곤한 사람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나온 말처럼 '똑똑해서 피곤하다' 혹은 '그러니까 연애를 못 하지'라고 혀를 찰지도. 그냥 넘겨도 될 거 같은데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지고 드니까. 근데 난 재미있었다. 지은이의 생각, 견해에 100% 동의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 하나쯤 있어서 목소리 크게 내는 것도 괜찮지 않나? 나와 다른 생각, 견해, 주장. 온전히 동의하지 않더라도 '오- 그럴 수도 있겠네'라며, 다른 사람의 눈으로 익숙한 세상을 낯설게 보는 게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니까.
지은이의 주장은 직접 책을 읽어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워낙 말을 잘해서 어설프게 요약하는 것보다 지은이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 게 훨씬 좋을 것 같으니까. 지은이의 주장, 난, 동의한다. 연애가 모든 사람에게 전부인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