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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평점 :
제목: 영화관에 간
클래식
지은이:
김태용
펴낸 곳: 페이스메이커 /
원앤원북스
책을 가장 좋아하는
나의 두 번째 취미는 영화 감상. 지금이야 사정상 극장에 잘 못 가지만, 홀로 자유롭던 시절엔 일주일에 2, 3편씩 꼭 극장 나들이를
했었는데... 아!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이여! 흑인 여성들의 가수 성공담과 좌충우돌 인생담을 전하는 영화 <드림걸스>의 음악에 취해
OST를 수없이 다시 듣고 <비긴 어게인>에 등장하는 노래에 반해 같은 영화를 몇 번이나 봤던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엔 늘
죽마고우 같은 좋은 음악이 함께한다. 음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특히 클래식은 어렵고 생소한 분야라 영화에서 듣게 되더라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 누구나 아는 비발디의 '사계'나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혹은 '운명' 정도가 내 지식의 한계다. 쓰고 보니 부끄러워지는...
하지만 이번에 읽은 『영화관에 간 클래식』 덕분에 클래식 음악에 예전보다 많이 친숙해졌다. 재밌는 영화 이야기와 더불어 색다르고 신선한 음악
이야기.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한 이 책, 책장에 꽂아두고 자주 펴보고 싶은
책이다.
《그러면 '랩소디'는 무슨 뜻일까?
랩소디는 '서사시의 일부분' 혹은 '미쳤다'라는 그리스어의 뜻에서
유래되었고,
이를 광시곡(狂詩曲)으로 풀이해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풍 기악곡으로 분류한다. - p13》
실화를 기반으로 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히어로가 등장하는, 드라마틱한 영화 속 클래식. 이렇게
4가지로 분류된 영화 속 클래식 이야기엔 22개의 주옥같은 영화가 담겨 있다. 글의 첫 시작을 연 작품은 <보헤미안 랩소디>. 퀸의
음악을 좋아하기에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반가웠던 그 영화! 역시 작가의 안목은 탁월하다. 작가는 '랩소디란 무슨 뜻인지'와 같은 토막 상식을
찬찬히 설명해주며, 친근하고 편안한 태도로 클래식을 잘 모르는 독자에게 다가선다. 영화를 본 후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나지 않는 곡들이
대부분이지만, 작가가 전하는 영화 속 장면과 그 순간에 흘러나온 음악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노라면 잊었던 기억이 조금씩 살아나며 당장 그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책을 손에 들고 꼼꼼하게 체크해가며 영화의 주요 부분마다 등장하는 음악을 들으면 더 깊이 이해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클래식은 서양 음악이란 느낌이 강해서 외국 영화만 즐비할 거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한국 영화 이야기도
꽤 등장한다. 영화 <기생충>의 가짜 바로크 음악에 홀딱 속아 어떤 음악인지 한참 고민하며 알아봤다는 에피소드가 '지은이의 말'에
가볍게 등장하고 <풍산개>, <암살>, <터널>,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작품을 다룬다. 영화
포스터, 영화 속 장면, 작곡가와 오페라 가수의 사진, 음반 표지 등 다양한 시각 자료가 실려 있어서 보다 잘 이해하며 리듬감 있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영화 반, 클래식 음악 반 정도의 조합이라고 하면 될까? 이 책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영화와 클래식이라는 주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도, 어느 한쪽을 좋아하는 사람도, 양쪽 다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마음에 들어 할 거라는 확신이 들 만큼 알차고 재밌다. 이번 주말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작가가 알려준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유심히 들어볼 계획. 영화에 쓰인 클래식 음악을 통해 영화를 보는
재미를 2배로 키워주고, 클래식 음악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 이 책 『영화관에 간 클래식』 사심 가득 담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