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우 단편집 청목 스테디북스 96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유희명 옮김 / 청목(청목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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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드거 앨런 포는 1800년대 사람이었네요. 이정도면 고전으로 평가해도 되겠네요. 그의 이름을 숱하게 들었지만 그의 책은 처음 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에세이에 포우씨가 자주 나와서 조금 친숙했던 것 같습니다. 하루키씨의 <TV피플> 이란 단편집은 에드거 앨런 포우와 스티븐 킹의 영향을 조금 받은 걸까요ㅎ? 아무튼 독특한 느낌의 앨런 포의 단편들을 접했습니다. 



 총 10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청목출판사의 책을 읽었습니다. 다른 출판사들마다 수록된 단편들이 조금씩 차이가 나네요. 청목출판사의 책이 가장 많은 단편이 수록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읽기에도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예전에 서울 신촌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해놓고 아주 오랜기간 묵혀놓았다가 꺼내봤습니다. 2003년도에 출판된 책인데 너무 옛날느낌의 책이라 선뜻 손이 가질 않더군요. 책 외표도 이쁘게 해야지 좀 더 쉽게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알라딘에 포우단편집을 검색해보니 세일즈포인트가 다들 굉장히 낮더군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현대의 단편소설, 추리소설, 범죄소설 중에 앨런 포 보다 재미있고 시대적인 분위기나 배경이 친숙한 소설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그 뿌리를 탐색해보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요? 앨런 포의 소개글을 보니 단편소설의 개척자이자, 고딕소설, 추리소설, 범죄소설의 선구자적인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이트 이전에 인간의 잠재의식을 형상화한 단편소설들을 쓴 작가로도 평가받고 있네요. 앨런 포의 단편들을 모두 하나로 묶어서 이쁘게 재출간되길 바래봅니다. 


 에드거 앨런 포우 느낌이 묻어나는 단편소설들이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하루키씨가 말한 오리지낼리티가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기괴하고 공포스러움,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인물들. 저는 <검은 고양이>와 <황금 풍뎅이>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왠지 쉽게 결말이 예상되어서 조금 재미가 떨어졌습니다. 제가 눈치가 빠른 것이거나 아니면 수없이 많은 소설과 영화들이 그의 영향력 아래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모르그 거리의 살인>은 분명히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나지만 내용이 약간 달랐습니다. 예전에 어렸을 때 이 단편의 내용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는 정말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점점 무더고 습한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 밤 중에 <포우 단편집>을 읽으면서 서늘한 기분을 느껴보시는 건 어떤가요? 에어콘에 맥주와 함께라면 무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집에 혼자 있다면 조금 오싹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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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상 2016-06-1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일간의 세계 일주 - 쥘 베른 컬렉션 04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4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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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쥘베른, SF의 선구자라고도 불리며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지구 속 여행>, <지구에서 달까지>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분이시다.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은 작가였는데, 드디어 <80일간의 세계 일주>로 만나볼 수 있었다. 퓰리처상을 받은 소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에 <해저 2만리>가 중요하게 나오는데 그때 무척이나 읽고 싶었었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통해 이미 쥘베른에 빠져버렸다. 그의 다음 책으로 <해저 2만리>를 읽고 싶다.


 이 책은 예전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지만 한 번 읽으려고 도전했다가 금새 놓아버린 책이었다. 다시 이 책을 집어들고나니 이토록 재미있는 책을 왜 놓아버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여행이 떠나고 싶었으리라. 여행을 가기에는 시간도 돈도 부족하다. 특히나 세계여행을 가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 씨와 매일 저녁 즐거운 모험을 함께 했다. 필리어스 포그씨는 80일 만에 세계일주를 마쳤지만 나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일주일간의 세계일주. 당일 저녁에 떠날 수 있는 세계일주. 매력적이다.


 지금 이렇게 리뷰를 적으면서 나는 또다시 여행의 감흥에 젖는다.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 씨가 클럽 회원들과 80일만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지 2만파운드짜리 내기를 한 후, 작은 손가방하나를 들고 당일 저녁 8시 45분에 도버행 기차를 탔을때 나의 가슴은 흥분으로 두근거렸다. 얼떨결에 함께 올라탄 기차였지만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필리어스 포그' 씨는 어떤 사람일지 벌써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쥘 베른은 거두절미하고 우리를 단숨에 세계일주여행으로 이끈다. 일단 기차를 타고 떠난다. 80일만에 세계일주가 정말로 가능할지.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필리어스 포그씨는 어떤 식으로 난관을 해쳐나갈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원래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은 우리의 가슴은 소풍나온 어린아이마냥 신나고 즐겁다!


 100년도 더 된 고전이다. 당시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리고 쥘베른이 그려내는 이상적인 모습의 신사 필리어스 포그씨와 그의 하인 파스파르투를 만나볼 수 있다. 매번 흥미진진한 모험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당신, 어서 떠나라. 오늘 저녁 8시 45분 도버행 기차에 올라타시라! 많은 짐은 필요없다. 따뜻한 음료와 간식, 그리고 적당한 호기심만 있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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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펭귄클래식 71
루이스 캐럴 지음, 이소연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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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계산된 광기의 세계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동문학의 최고 고전 중 하나이다. 앨리스가 땅 속 나라에 가서 겪는 환상적인 모험이야기다. 이책은 배우 이정현 주연의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본 후 보고 싶어져서 찾아보게 된 소설이다. 이미 제목은 익히 들어왔던 고전이었다. 역시나 읽자마자 빨려들 수 밖에 없었다. 천재가 쓴 이야기. 너무도 즐거운 이야기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 <거울나라의 앨리스>도 보고 싶다. 다시 한 번 기괴하고 환상적인 모험이야기로 빠져들고 싶다.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올해 9월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다. 팀 버튼 제작, 조니 뎁과 앤 해서에이 주연의 영화이니 기대가 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읽어두고 싶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에 알라딘 중고책으로 사서 모셔두고 있었던 책이다. 고전이라 사 두었지만 좀처럼 손이 가질 않았던 책이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 나서야 이 책이 보고 싶어졌다. 사두길 잘했다. 나는 펭귄클래식 코리아 판으로 읽었는데, 만족스럽다. 읽기에 매끄러웠고 삽화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책의 이해를 도와주는 서문과 판본, 삽화에 대한 글들이었다. 책뿐만 아니라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알게 되어서 더욱 좋았다. 특히 서문은 훌륭했다. 루이스 캐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조금 알 수 있었다. 그가 어린 여자아이들을 좋아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저명한 수학자, 논리학자이기도 한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은 루이스 캐럴의 본명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광기의 세계이지만 정교하게 계산된 광기의 세계이다. 모든 것이 엉뚱하고 무의미하지만 우리는 거기에서 억지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의미를 찾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혹은 무의함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가능한지 우리에게 끝없이 되묻는 책이다. 


 우리의 무의식의 세계를 활짝 열어젖힌 뛰어난 상상력을 갖춘 천재의 책임이 분명하다. 책을 읽으면서 꿈을 꾸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여러분도 해보시기 바란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 도 펭귄클래식 코리아 판으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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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24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인자 씨가 번역한 마틴 가드너의 <주석 달린 앨리스>를 읽기 불편할 때, 펭귄클래식 판을 읽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최인자 씨 번역이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배신감이 들었어요. 오월의봄 출판사에서 나온 앨리스 주석판을 새로 샀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7-27 09:36   좋아요 0 | URL
고전은 좋은 번역을 고르는 문제때문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번역때문에 작품의 질이나 감상의 질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두 문화
C.P. 스노우 지음, 오영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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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이 책의 간략한 소개글을 보자.

 

<두 문화>는 1959년에 5월 7일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전통적인 연례 리드 강연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당시 스노의 강연 제목은 <두 문화와 과학 혁명>이었다. 이 강연의 내용을 1부로 싣고, 2부는 4년 뒤인 1963년의 시점에서 앞의 강연과 관련하여 그때까지 제출된 논평과 반응, 비판들을 지은이가 직접 정리하고 해명하고 추가한 글을 실었다. 또 마지막 3부에는 90년대의 시점에서 스노의 강연을 바라본 스테판 콜리니의 해제가 실려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1959년의 C.P.스노우의 케임브리지 대학 강연을 책으로 엮고, 그에 대한 지은이와 다른이의 해설, 해제를 함께 수록한 책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책이도 하다. 하지만 나쁘진 않았다. 강연 부분만 봤을 때는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뒷부분에서 설명해줘서 좋았다.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리드 강연의 내용은 논쟁적이었다. C.P.스노우는 1950년대에 벌써 혹은 처음으로 과학과 인문학이 서로 멀어지고 있으며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교육에서 이 둘을 분리해서 교육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시 되는 이야기이다. 아니다. 이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지금은 학문의 통섭,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을 학계에서 장려하고 중요시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머나먼 이야기다.

 

 나는 이 책을 다치바나 다카시의 <뇌를 단련하다> 라는 책에서 본 것 같다. 혹은 <도쿄대생의 바보가 되었는가>에서 본 것도 같다. 아무튼 다치바나 다카시는 도쿄대 강의에서 일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지고 점점 문과는 이과과목을 덜 공부하고, 이과도 문과과목을 덜 공부하면서 그 괴리감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C.P.스노우가 지적한 문제점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학문은 점점 전문화되었다. 점점 전문화의 영역으로 나아가다보니깐 각 학문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의사소통까지 힘들어졌다. 같은 대학내에서도 물리학자와 생물학자 간의 대화는 줄어들고 어려워졌다. 같은 과학계내에서도 소통이 어려워질 정도이니 과학계와 비과학계 사이의 소통은 오죽했을까. 그리고 그 문제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문과생은 수학과 과학을 잘 모른다. 이과생은 문학,역사 등에 대해 잘 모른다. 나는 다행히도 6차 교육과정의 끝세대였다. 때문에 사회탐구영역과 과학탐구영역을 함께 시험을 봤다. 나는 이과였지만 사회탐구영역도 공부했고, 언어영역도 공부했다. 나는 문과영역 공부도 재미있어서 즐겁게 했다. 하지만 7차로 넘어가면서 이과생들은 수능에서 사회탐구 영역을 시험보지 않게 되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는 스스로 균형잡힌 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과학과 인문학 모두를 좋아한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이 둘이 분리되지 않는다. 철학자도 진화론을 공부하고(데니얼 데닛), 과학자도 철학, 종교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슈뢰딩거, 칼 세이건, 아인슈타인 등). 나는 인문학 모임을 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모임원 중에서 나만 이과생이다. 때문에 이따금씩 문과와 이과생의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내게는 가끔 지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혹은 지적 공포로. 어떤 이는 운동량과 작용과 반작용의 개념을 모르고 있다. 대부분 진화론에 대해서 초등학생 수준 이상을 알고 있지 않다. 사실 진화론은 고등학교 때 배우는 것이 아니라서 이과생들도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진화론은 또한 상당히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다. 진화론에 대해 모르니, 진화심리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사람이 있다. 물론 진화심리학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진화심리학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이성에 의해 부정적인 것이라면 나도 적극 찬성하지만 감정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큰 문제다. '진화론 흐음, 진화심리학 흐음~ 왠지 싫은데?'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서로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방면에 잡다한 지식, 상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백과사전식 지식은 나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문의 기초적인 지식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현대사회의 교양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구가 누구나 둥글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뉴턴식 중력이 무엇인지 안다. 이것은 현대사회의 상식, 즉 교양인 것이다. 시차가 무엇인지 안다. 세계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지 않고, 우주가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안다. 나는 현재에는 시차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상식이듯 미래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시간차이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상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비행기를 탈 때 시차를 생각하듯이 먼 미래에는 우주여행을 할 때 시간차이를 당연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다. 시간의 흐름도 속도와 중력에 의해서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인문학보다 과학이 현대사회에서 더 중요한 지식이며 교양이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수학이나 과학을 몰라도 재밌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지적대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채사장의 <지대넓얕> 2권과 <시민의 교양>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현재사회에 필요한 지식, 상식, 교양이 아주 쉽고 간결하게 잘 정리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교양>도 최근에 읽었는데, 생각 외로 훌륭했다. 시민에게 꼭 필요한 교양이 담겨있었다. 경제, 정치, 교육분야에 대해 필수적인 교양지식이 닮겨 있다. 제태크 경제 책으로도 훌륭하니 꼭 보시기 바란다.

 

 과학과 인문학 두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에서도 이 두가지를 균형있게 가르쳤으면 좋겠다. 혹은 한쪽에 치우치더라고 다른 쪽의 기초적인 지식들은 가르쳤으면 좋겠다. 시인의 감성을 가진 과학자와 과학을 노래하는 시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이 조금 더 합리적이 되고, 그리고 인간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분명 끝없이 인용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보고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문제를 다루고 있는 고전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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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3-21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에는 과학자가 철학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0:44   좋아요 0 | URL
지당하신 말씀입니다ㅎ 아이작 아시오프의 책에서 최초의 과학자에 대한 에세이가 있었는데, 뉴턴도 그 당시에는 과학자로 불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 당시에도 과학이란 용어는 쓰이지 않고 자연철학이란 말이 쓰였다고 하더라고요.

cyrus 2016-03-21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노우가 다치바나 다카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도 다카시의 《도쿄대상은 왜 바보가 되었는가》를 보고, 스노우를 처음 알았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1 19: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두문화>에서 cyrus님의 리뷰나 페이퍼 잘 보았습니다^^
 
에밀 - 인간 혁명의 진원지가 된 교육서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11
장 자크 루소 지음, 이환 옮김 / 돋을새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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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을 읽었다. 고전을 읽는 것은 보람도 있고 얻는 것도 많다. 고전은 역시나 고전이다. 장 자크 루소는 천재다. 천재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렸지만, 읽을 때는 재미있게 읽었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내용이 훌륭하고 좋았다.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으로 시민혁명의 이론적 단초를 제공한 사상가이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뛰어난 지성으로 과거의 학문들을 독파하고 자신의 이론을 세웠다. 그리고 <에밀>이라는 불후의 고전까지 남겼다.

 

 내가 <에밀>을 왜 읽게 되었는가 하면, 장 자크 루소가 자신의 아이 5명을 모두 고아원에 보냈기 때문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교육에 대해 책을 쓴 사람이 자신의 자녀는 교육하지 않고 고아원에 보냈다니. <에밀>을 보면 그 궁금증이 풀릴까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결론은 알 수 없었다. 그가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자식을 돌보는데 책임을 회피한 것일 수도 있고, 자녀를 고아원에 보내고 난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에밀>을 썼을 수도 있고 잘 모르겠다. 그의 <고백록>을 읽어봐야만 할 것 같다. 세계 3대 고백록 중의 하나라고 하니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톨스토이, 아우구스티누스, 장자크 루소의 고백록이 세계 3대 고백록 이었던 것 같다. 어디선가 에밀이 말년에 강의를 할 때 자식들을 고아원에 보낸 것을 참회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구절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에밀>은 굉장히 재미있고 훌륭했다. 소설의 형식으로 '에밀' 이란 한 아이의 출생부터 시작해서 성인이 되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그를 교육한다. 교육하는 인물은 장 자크 루소 본인이다. 가정교사로써 에밀을 교육해 나간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꼭 보시라고 추천을 해드리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과도 많이 일치해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루소의 교육관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 본성 그대로 자연인으로 키워내라." 인 것 같다. 그러려면 당연히 인간 본성을 알아야 한다. 교육이란 강압과 억압,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한 명의 자립된 인간으로서 혼자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연인을 길러내는 것이다. 나도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사실 그러한 자녀를 길러내려면 부모의 역할과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고대부터 가정교육을 그토록 중요시한 이유가 그것이며, 부도덕한 사람들 보고 괜히 부모 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의 투정과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오만한 독재자를 키워낼 수 있고, 아이와의 약속을 잘 지키지 않으면 의심많고 거짓말을 일쌈는 어른으로 키워낼 수도 있다. 나약하고 수동적인 아이로 키워낼 수도 있고, 능동적이고 강인한 아이로 키워낼 수도 있다. 루소의 교육 과정을 보면서 루소가 참으로 얄밉게 영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해서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솜씨가 정말 뛰어났다. 정말 꾀가 많다.

 

 <에밀>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 형식은 후반부에 가서 더욱 빛을 발한다. 에밀의 배우자로 '소피'라는 인물을 내세워서 가슴찡한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심지어 반전까지 있다! 역시나 천재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밀>은 교육론, 교육서로도 너무나 훌륭하다. 부모라면 꼭 읽어보고 자신의 교육 방법, 교육 방침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에밀>은 교육서일 뿐만아니라 루소의 사상이 뜸뿍 담겨있고 그의 인간관, 세계관이 포함된 멋진 철학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반부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평생 산책 시간을 철저하게 지킨 칸트는 <에밀> 때문에 그 날 산책을 쉬었다고 한다. 루소의 지혜를 뜸뿍 맛보고 취해보시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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