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동심이 잘 묻어난

내 동생 싸게 팔아요 ㅣ 콩깍지 문고 3
임정자 지음, 김영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요즘 첫째는 둘째랑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자기 물건을 조금이라도 만지기만 하면 안 보는 사이에 여기저기 때린다. 둘째는 서러워서 울고^^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역시 첫째는 동생을 팔아버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물론 자기가 이땎지 받아오던 사랑을 동생과 나누어야 하고, 자기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 등을 만지니깐 내심 싫은거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나 싶어 이렇게 저렇게 타일러봐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다. 물론 동생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막상 동생이 또 자기 물건을 만지거나 하면 사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 책은 첫째가 고른거다. 키득 키득 웃으며 너무 재미있겠다고 하며 사달라고 졸라서 사준거다.

나는 제목이 좀 그래서 사줄까 망설였는데 많은 분들이 괜찮은 책이라고 하셔서 구입을 했다. 역시 많은 분들의 눈이 정확했다. 꽤 괜찮은 책이었다.

주인공 짱짱이는 자전거에 동생을 태우고 길 건너 시장으로 동생을 팔러 간다. 짱짱이는 동생을 팔러가는 과정에서 장난감 가게 언니, 꽃집 할아버지, 빵집 아줌마, 친구 순이를 만난다. 인형 하나, 꽃 한 다발, 빵 하나, 그게 안된다면 거저라도 팔아버리려고 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동생을 거저 줘버리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동생을 시장에 내다 팔겠다는 기발한 착상으로 동생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지금 첫째와 둘째는 재미나게 놀고 있다. 물론 언제 또 울음소리가 들릴지는 모르지만 그게 아이가 아니겠는가. 중요한 건 싸우더라도 동생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것이니깐.

차이를 인정해요

마녀 위니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8
코키 폴 브릭스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1996년 6월

아이들은 마녀나 마법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흥미를 느낀다. 때론 무서워 하면서도 마법사나 마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걸 보면 이상하긴 이상하다. 물론 마녀나 마법사의 캐릭터가 친근하면 더 좋고.

이 책에 등장하는 마녀 위니는 아주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무시무시한 마녀와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다.

마녀 위니에게는 아주 절친한 친구가 있다. 다름아닌 고양이 윌버다. 까만 고양이 윌버는 마녀 위니의 집이 모두 까만색이어서 마녀 위니의 눈에 띄지 않아 마녀 위니가 가끔 곤역을 치르곤한다.

이때 마녀 위니는 요술을 부려 윌버의 색깔을 연두색으로 바꿔 버리는데, 이런 정원에 내놓으니깐 꽃이나 풀색깔과 똑같아서 또 윌버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면 마녀 위니는 이번에는 윌버의 색깔을 뭘로 바꿔을까요?

마녀 위니는 나중에는 윌버의 색깔을 바꾸는 대신 까만 색깔의 자신의 집을 바끕니다. 주황색 대문에 하얀색 소파 등.. 그렇죠 우리는 모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런 가운데서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거죠.

아직 자신 위주로 사고를 하는 어린 나이의 아이들은 이런 점에 대해 선뜻 이해를 하지 못하는데, 이런 동화책을 통해 서로간의 차이를 일깨워주게 되어 좋은 것 같다.

재미있고 유익한 책

펭귄 365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2
장-뤽 프로망탈 지음, 조엘 졸리베 그림, 홍경기 옮김 / 보림 / 2007년 11월

수학 동화책을 구입할려고 하면 마땅한 책이 잘 없다. 괜찮은 책은 이미 품절이고 그런데 이 책이 시선을 확 잡아 끌었다. 단순히 책 표지와 소개글을 봐서는 너무 내용이 많아서 아이가 이해하기 힘들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혼자 꺼집어 내서 보기도 한다.

색감은 검정색과 흰색, 그리고 주황색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단순하여서 아이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할 것 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알록달록한 책에 비해 푸근함과 친숙함을 느끼는 것 같고, 책 내용에 집중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새해 첫날부터 그해 마지막 날까지 매일 펭귄이 한 마리씩 집으로 배달되는 것을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 펭귄을 관리하는 것에서 이 책이 의도하는 수학적 사고에 대한 내용이 전개된다. 매일 배달되는 펭귄 숫자를 셈하는 방법에서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펭귄을 쌓아 올리면서 보여주는 도형에 대한 이해를 도와 주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 날 이 사건의 비밀은 밝혀지지만 우리의 배를 움켜질만한 또 다른 사건이 우리 앞을 기다리고 있다.

책의 판형이 너무 커서 보관하기가 조금 곤란한 면은 있지만 이 책에 소개되는 글 내용에 의하면 책이 어쩔수 없이 커야만 할 것 같기는 하다. 2008년 새해 이 책을 한 권 정도 구입해 보면서 이야기를 풀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

힘을 모아봐요

재주많은 다섯친구 ㅣ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
양재홍 글, 이춘길 그림 / 보림 / 1996년 12월

아이들 그림책은 대부분이 외국 그림책을 번역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나 생각도 다분히 서구적인 것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전래동화를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단연 돋보이는 구성과 그림을 가진 책이라고 하겠다. 러시아어나 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출간되기도 한 책이다.

각각 다른 재주를 가진 다섯 아이들이 만나 신나는 모험을 한다는 설정인데, 아이들이 가진 재주란게 아주 특이(?)하다. 우리가 상상을 할 수 없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물론 어른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유치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저마다의 신체적 특징을 이용하여 남들과 다른 재주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아이는 무척 좋아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각자의 재주를 가지고 서로 힘을 모은다는 것이다. 외부를 인식하고 자아가 정립되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친구들과 티격태격하며 싸우기 시작하는데, 친구들끼리 서로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가진 재능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좋은 우리 전래동화책이다.

수개념을 익혀요

사냥꾼 하나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5
팻 허친스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7월

사냥꾼이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해 숲속으로 향한다. 총을 굳게 움켜쥐고 두눈을 부릎 뜬 채 한 발짝, 한 발짝....

하지만 매번 사냥꾼은 동물들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할 뿐이다. 동물들이 아주 잘 꼭꼭 숨어 있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니 엄청난 수의 동물들이 있다. 결국에는 그 동물들의 숫자에 놀라 도망을 친다.

설정 자체가 코믹하다는 점과 단순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알맞은 책이다.

수개념을 익힐 뿐만 아니라, 사냥꾼이 지나가는 배경 뒤에 숨어 있는 동물의 이름을 맞추는 재미도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