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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알라딘에서 할인도서를 뒤지다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두둥~~ 신간이 나왔다.  2000년, 『향수』가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후 14년 만의 소설이다.  당연히 이 책이 선정될 거라 믿지만,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함정.

 

배꼽과 거짓말, 그 무의미한 에로틱함에 대하여
6월, 파리 거리를 거닐던 알랭은 배꼽티를 입은 여성들과 마주치고, 배꼽이야말로 이 시대, 남자를 유혹하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허벅지, 엉덩이, 그리고 가슴. 지금까지 남성들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한 여성의 이 신체 부위들에는 제각기 ‘의미’가 있다. “에로스의 성취로 이어지는 매혹적인 긴 여정”인 허벅지, “난폭함, 쾌활함, 표적을 향한 최단거리의 길”인 엉덩이, 그리고 “여자의 신성화, 예수에게 젖을 먹이는 동정녀 마리아, 여성의 고귀한 사명 앞에 무릎 꿇”게 하는 가슴. 하지만 몸 한가운데 그저 둥그렇게 팬 의미 없는 구멍, 이 에로티시즘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 것인가?

“허벅지, 가슴, 엉덩이는 여자들마다 다 형태가 달라. 그러니까 이 황금 지점 세 개는 단지 흥분만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고, 그와 동시에 한 여자의 개체성을 나타내 준다고. 배꼽을 가지고 이 여자가 내가 사랑하는 여자라고 말할 수는 없어. 배꼽은 다 똑같거든. 그러면 배꼽이 우리에게 말해 주는 에로틱한 메시지는 뭘까?” -작품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단행본이라는 두 도시 이야기를 나만 안읽지는 않았겠지? 어찌하여 어릴 때 축약본으로 된 책으로조차 못만났었는지.. 이런 책을 추천할 때는 조금 뻔뻔해지는 거 아닌가 라는 느낌이 든다. 격변의 프랑스 혁명기의 소설이라면, 세계에서 제일 많이 읽힌 진기록을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푹 빠져들만한 이유가 있을 듯.

엄청 많은 번역본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더 클래식, 펭귄 클래식 문고판과 영문판을 제외하면 제대로된(?) 번역본은 별로 없는 듯하다.

 

 

P.54 : ‘굶주림’은 그에 알맞은 곳은 어디든 머물렀다. 범죄와 악취로 가득한 좁고 구불거리는 길은 다른 좁고 구부러진 길로 갈라지고, 온통 누더기와 나이트캡을 쓴 사람들로 우글거리면서 누더기와 나이트캡 냄새를 풍기고, 모든 눈에 보이는 것들은 병들어 보이는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쫓기는 것 같은 사람들의 분위기에는 궁지에 몰린 야생 동물이 최후의 발악을 할 가능성 같은 것도 아직은 남아 있었다. 우울하게 움츠리고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불타는 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억누르느라 하얗게 질린, 꽉 다문 입술도 없지 않았다. 그들이 견딜 것이라고, 또는 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수대의 밧줄과 비슷하게 찌푸려진 이마도 없지 않았다. 

 

 

 

파울로 코엘료는 왜 인기있는지 잘 이해가 안되는 1인이지만.. 가끔 제목이 '불륜', '정사' 뭐 이런 식의 노골적인 걸 채택한 책이 의외로 안노골적이고 다분히 의미심장할 때가 많다. 이번 기회에 파올로 코엘료의 명성에 대한 이유를 파봐야 되겠다.

 

좋은 집과 멋진 두 아이에 전문직 직업까지…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아가던 삼십대 여성 린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명 신문사에서 일하며 십 년째 순탄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오던 그녀의 잔잔한 일상에 위기가 찾아든다. 모든 것이 변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 불현듯 찾아온 우울증과 공허함에 죄의식마저 느끼고, 매일 감정기복에 시달리는 그녀의 삶은 타인의 눈에 비치는 것과 달리 너무도 위태롭다.

그러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남자친구이자, 이제는 재선을 노리는 유명 정치가가 된 야코프를 취재하게 된다. 그리고 그와 재회한 순간 다시 열여섯 소녀로 되돌아간 기분이 되어, 취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충동적 행동을 저지른다. 죄의식과 흥분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린다는 뜻밖의 모험을 감행하기로 결심하는데…

 

 

믿고 읽는 이승우. 단편집을 선호하지 않지만. 이승우님의 단편집이라면 다르다.

 

그는 늘 억지와 불합리와 막무가내를 거북해했다. [……] 못 견뎌하면서도 견뎌낸 것은 견뎌내지 않을 때 닥쳐올 또 다른, 어쩌면 더 클 수도 있는 억지와 불합리와 막무가내에 대한 예감 때문이었다. 부자연스러운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꺼려하면서도 부자연스러운 것을 내치지 못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공식이 그래서 성립한다. 부자연스러운 것을 꺼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더 잘 받아들이는데, 그것은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거부하는 자신의 태도가 혹시 만들어낼지도 모를 더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끔찍해하기 때문이다._「신중한 사람」에서

 

 

 

 

 

 

 

 

 

때로는 신간평가단에서 대중 소설,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재미있는 소설을 선택하는 자비를~~~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알란을 중간에 만난다고 하니 기대 만땅. 나는 창문넘어를 영화로 보았기 때문에, 요나스 요나슨의 맛깔나는 문체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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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vous 2014-08-01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무의미의 축제 이미 샀는데 ㅜㅜ 7월에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ㅜ

CREBBP 2014-08-0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렁 사고 싶었지만 이 책이 될 것은 거의 확신이 있어서 안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