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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걸스
M.M. 쉬나르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3월
평점 :
댄싱 걸스
M. M. 쉬나르/이은선/황금시간
연쇄살인이다. 피해자들은 모두 기혼의 여성, 목에는 무엇인지는 몰라도 천으로 교살된 흔적이 보이고, 죽은 장소는 꽤나 괜찮은 호텔, 그리고 가장 특징적인 죽은 자세가 있다. 바로 그녀들은 춤을 추는 듯한 자세로 숨졌다는 것. 몸싸움의 흔적도 크게 보이지 않고, 성폭행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녀들이 특별히 남편과의 불화가 있지는 않아보인다. 인간 관계에서도 크게 원한을 사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또 다른 특징은 그녀들을 죽이고 난후 가해자는 그녀들의 결혼 반지들을 가지고 사라졌다. 가해자 남성의 특징은 특정되지 않는 상황. 그 어떤 증거도 남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증거들은 모두 쓸모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과거의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과거의 기억, 추억, 상처, 아픔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나에게 그것들이 좋던 나쁘던 영향을 크게 끼친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기도 하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여기에 쓰는 이유는 책에서 굵직한 스토리 라인이 결국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약간은 들었기 때문이다. 살인을 하면서, 연쇄적으로 살인을 하면서, 그렇게 철두철미한 살인을 하면서 본인은'사이코패스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소름돋는 가해자. 그의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보면서, 정남규 같은 우리 나라의 사형수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 하필 춤일까? 왜 하필이면 피해자들에게 그런 포즈를 취하게 하고서 그 현장을 떠나왔을까? 그 이유가 있을까? 결국 그 이유는 '과거'가 답이다. 하지만, 절대 가해자에게 살인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작가가 굉장히 맘에 들었던 부분이 이 부분이다. 가해자의 입장을 서술하는데, 가해자의 편을 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객관적으로 가해자를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한 걸음 떨어진 시선으로 이소설을 읽고, 추리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느 정도 추리 했을 때, '잘 따라오고 있었지? 그럼 여기서 내가 파문을 하나 일으켜줄게!'하는 느낌의 반전. 이 반전이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단언컨대, 마지막의 반전은 아마, 그 누구도, 절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반전을 상상한 독자가 있다면 아마 10,000명 중 한 명...? 0.01%정도? 상상을 할 수가 없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생각하고 추측했던 결말은 너무도 평범했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아마도 영화에서 많이 보일법한 뻔한 스토리.. 하지만 작가는 내가 아니었다. 너무나도 철저했다. 헉하는 그런 반전. 그리고 후속작이나올 것 만 같은 떡밥을 던져주었다. 이렇게 해놓고 후속작이 안나오면 정말 슬플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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