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샷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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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을 즐기는 고독한 방랑자 잭 리처가 제 1편 <추적자>를 시작으로 <탈주자>로 만났다가 훌쩍 건너뛰어 9편 <원 샷>으로 돌아왔다. 탈주자로 만났던 잭 리처는 '람보'의 실베스터 스텔론을 연상시키는 몸매와  미국 영화에서 보던 전형적인 'cool'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늦은 저녁 잭 리처를 좋아하는 지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결론은 탈주자 보다는 1편 '추적자'에서의 1인칭 시점이 크게 주효했고, 그 모습이 멋졌다고 했다. 아쉽게도 아직 1편을 보지 못해 추적자에 대한 평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잭 리처를 좋아하는 팬은 1편 '추적자'에서 부터 그 불꽃을 피우고 있었다.

1인칭 시점이 2편에서 부터 3인칭 시점으로 변환되어 이야기가 좀 멀어진 느낌이 들지만 탈주자에서도 그렇듯 <원샷>에서의 모습도 3인칭 시점으로 계속 이야기가 전개된다. 원 샷의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늦여름 인디애나의 한 도시에서 오후 5시, 퇴근시간을 기점으로 공공광장에서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원 샷, 원 킬! 말 그대로 한 방의 총으로 단숨에 한 사람을 죽이는 무차별한 무시무시한 공격을 가한다. 그렇게 다섯 명을 죽이고 종적을 감춘 범인을 뒤로 한채 도시는 온통 혼란에 빠져든다. 경찰의 빠른 대처로 하루 만에 범인이 잡히지만 범인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말만 내 뱉는다. 그 시간 잭 리처는 마이애미 해변에서 한가하게 휴식을 취하며 그 소식을 접한다. 인디애나로 떠난 잭 리처는 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에서 유유히 나타나지만 범인은 교도소 집단구타로 혼수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그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리즈로 봤을 때는 천천히 시리즈로 하나씩 나왔으면 좋겠지만 현재 출간작은 2편에서 9편인 <원 샷>이 먼저 출간 되었다. 그렇다 보니 잭 리처가 훌쩍~ 나이를 먹는 느낌이다. 여전히 쿨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오히려 탈주자 보다는 이야기의 구성이 약하게 다가온다. 탈주자에서 끊고 맺음이 확실하게,  뒷 사람이 손을 쓸 필요도 없이 말끔하게 끝낸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한동안 주욱 일본 미스테리 소설만 보다가 새로운 개척지를 발견한 것처럼. 또다른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참맛을 느끼며 잭 리처의 등장은 신선하고 반가웠다.

그런 리 차일드의 소설이 <원 샷>에 들어와 이야기가 늘어진다. 뭐랄까 소설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가 앞으로 영화화 될 예정이지만 원 샷은 책 보다는 영화로 보여지는 즐거움이 큰 소설이다. 일단 이전에 나왔던 출간작에 비해 보여지는 동작들이 주체적인 잭 리처 보다는 사건의 흐름 속에서 흘러가는 느낌이 든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그의 말투는 역자의 고민처럼 '그렇소' 하는 말투가 어딘지 모르게 할리퀸 로맨스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자가 말한대로 그의 역량과 성격에 비추어 봤을 때 맞는 말투는 찾기 어려우니 잭 리처의 말투를 적응하며 그를 바라봐야겠다.

잭 리처가 성숙해지기 보다는 아직도 정의를 보면 꿈틀 거리는 생경한 에너지를 보고 싶었다. 미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로 남아주길 바라는 잭 리처의 향후 행방은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그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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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2 - 네메시스의 팔 로마 서브 로사 2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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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 <로마 서브 로사 1: 로마인의 피>에 이어 2권 <네메시스의 팔>이 출간 되었다. 1권을 본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2권이 빨리 출간 되어 로마 서브 로사 1권을 읽고 기다리는 팬에게는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총 10권의 책이 출간 되어야 로마 역사에 대한 추리 소설이 그림처럼 맞춰질테지만 한 단계씩 계단을 밟아가는 느낌 또한 희열감 있게 느껴진다. 사실, 1권을 조금 어렵게 민숭민숭하게 읽은 터라 2권을 쉽게 잡지 못했다. 단순히 책이 재미없다기 보다는 로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터라 책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1권을 읽고 그만 읽을까도 생각했지만 람세스처럼 전반부에 숨고르기와 배경 이야기 설명이 더해져 지루했다면 2권은 쉼 없이 잘 읽힌다. 서서히 속도감 있게 읽히는 이책은 로마를 뿌리 채 흔들며 떨게 만든 스파르타쿠스 반란(BC 73년~ 71년)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당대 최고의 부자 크라수스의 별장을 맡아 운영해 오던 루키우스가 의문의 살해를 당한 사건을 시작으로 그날 밤 도망간 노예를 범인으로 지목 한다.

노예가 주인을 살해하면 집 안의 모든 노예를 처형하게 되어 있는 로마의 전통에 따라 모든 노예를 몰살 하기도 한다 고르디아누스는 노예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단행하며 진실을 파헤친다. 그 와중에 크라수스가 원로원으로부터 스파르타쿠스 진압군의 지휘권을 얻기 뒤해 이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심증으로 알게 되고 살해당한 루키우스 또한 남모를 비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살해 당하고, 범인을 밟히는 작업에서 쫓고 쫓기는 모험담을 담은 이 책은 로마 역사를 배경으로 숨막히면서도 치열하게 다가온다. 특히 차를 타고 지나가는 풍경을 담는 듯 일상적인 로마 역사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노예, 검투사, 로마 최하층민의 삶을 눈에 그릴듯 그려지는 그들의 삶을 볼 때마다 상상속으로 보여지는 그림이 아닌 실제의 삶 속으로 빠져들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람세스를 읽으면서 그려질 듯, 보여지는 '벤허' 같은 영화가 머릿속에 그려지듯 로마의 배경이 눈 앞에 들어오듯 훤히 들어온다.

삼국지를 보듯 로마 역사를 보면 정치의 삶 속에서 보여지는 권력과 명예의 삶이 한 순간에 펼쳐지다가 한 낱 낙엽처럼 사라져 버린다. 이처럼 살인사건을 기인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금도, 그 옛날 옛적에도 통용되는 이야기이자 욕망의 애욕일 것이다. 점점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삼매경 속으로 빠져드는 2권 네메시스의 팔에 이어 3권에서 어떤 이야기로 마음을 파고들지 더욱더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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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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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우연찮게 석영중 교수가 출간한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예담, 2009)를 읽게 되었다. 러시아 대문호인 톨스토이라는 이름 네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의 작품은 그의 익숙한 이름만큼 접하지 쉽지 않았다. 유명한 베스트셀러 이거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면 덥석 읽기 보다는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접해야겠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쉬이 읽지 못했다.

작년 석영중 교수의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지 않았다면 지금 '안나 카레니나'도 읽지 않았을 것이다. 석영중 교수가 출간한 책은 톨스토이를 말하는 것과 동시에 그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를 동시에 보여 주었다. 인상적인 글귀 속에서 보여지는 글 속의 주인공 삶과 톨스토이의 삶을 비교하며 보여주는 것처럼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작품인 동시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과 자신이 꿈꾸던 삶을 동시에 녹혀만든 알맹이 가득한 문학작품이다. 올해로 톨스토이가 죽은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톨스토이의 많은 작품 중 왜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야 하는지 석영중 교수가 한 말을 옮겨 놓는다.


 소설을 통해 톨스토이를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 안나 카레니나』는 안성마춤이다. 이 소설은 세계 명작 리스트에 반드시 오르는 걸장 중 걸작이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중년의 위기 이후 톨스토이가 인류에게 전하려고 했던 교훈적인 메시지는 이미 이 소설에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10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중에서.

확실하게(?!) 입문서를 띄고 문학동네의 안나 카레니나를 접했을 때, 세계문학의 작품의 면모를 알게 되었지만 이렇게 긴 호흡으로 마주 대하는 작품인지는 몰랐다. 설명하는 듯한 문체가 색달랐을 뿐 아니라 러시아 문학 작품 자체를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주인공들의 긴 이름에 혀를 내둘렀지만 점차 그의 이야기 속에 파고 들었다.

<안나 카레니나>는 여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와 잘생긴 귀족 청년인 브론스키와 안나의 남편인 카레닌, 그리고 안나의 오빠인 스티바와 스티바 부인의 돌리, 스티바 친구인 레빈과 돌리의 동생인 키티가 나온다. 특히 안나와 브론스키 커플과 레빈과 키티 커플을 비교하하며 바라볼 수 있는데 안나와 브론스키가 불륜커플이며 종전에는 결국 파국에 치달을 수 없는 커플이라면 레빈과 키티는 이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톨스토이가 꿈꾸는 것, 말하고자 하는 것을 레빈 커플에게 금욕적이며, 기름진 것들을 멀리하는 이상적인 것을 추구했다면 안나와 브론스키 커플에게는 보여지는 아름다움 속에 치명적인 유혹을 지나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담았는지도 모르겠다.

안나의 오빠인 스티바가 아이들의 가정교사와 관계를 갖을 것을 안 돌리와 팽팽하게 감정 싸움이 일듯이 전초전에 힙입어 시작된 파도는 안나가 선택하는 결말로서 끝을 맺는다. 약 130년 전에 쓰여진 소설이지만 사회소설로서 보여지는 흐름 속에서도 명민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안나 카레니나 속에 보여지는 문제속의 발단과 끝은 지금도 떠오르는 화두일만큼 뜨겁다. 명민한 관찰력 속에서 사회적인 흐름을 뚫고 있지 못했지만 그저 불륜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보편적인 애정과 관습 그리고 지켜야 되는 진실이 모두 담겨져 있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삶을 추구해야 하는 가를 대문호의 문학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1200페이지가 넘는 긴 호흡의 세계 문학은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이야기가 전개 되었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으면서도 이래서 세계 문학을 읽는구나 하고 느꼈던 느낌만큼 안나 카레니나 또한 '역시!'라는 말을 달아놓을 만큼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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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돌아온 셜록 홈즈, 그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의 사건집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승영조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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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서점에 가보면 셜록홈즈 붐이 일듯 다양한 판본의 셜록홈즈가 모양새를 뽐내고 있다. 주드로가 나오는 영화 '셜록홈즈'를 필두로 많은 출판사들이 다양한 판본을 내 놓고 있지만, 영화가 걸리기 이전 아니 그 오래전부터 셜록홈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책 중 하나였다. 몇 년전 도서관에서 꽤 오랫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많은 사람들이 빌려가던 시리즈 중 하나가 '셜록홈즈' 였다. 도서관에 출판된 셜록홈즈 시리즈 중 출판사가 다른 두 질을 사 놓았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봤는지 너덜너덜해서 테이프를 붙이고 스템플러로 찍을만큼 손때가 많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빌려갈까 싶어 책을 빌리려고 하면 꼭 1권이 없어 미루고 미뤘지만 일을 끝내는 그날까지도 셜록홈즈를 보지 못하고 나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인연이 되어 만난 것은 바로 이 책! 주석 달린 셜록 홈즈다. 12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과 실제로 보면 판형 또한 남달라서 보면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으니 '헉'하는 소리 보다는 '와우~' 의 탄성 소리가 나올만큼 많은이의 품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작정하고 읽는다면 일주일 정도면 다 읽을 수 있지만 1월달에 개인적인 일이 많아서 한 달 넘게 조금씩 책을 읽어 나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꺼운 책을 좋아하듯 나 또한 두꺼운 아이들을 좋아한다. 두꺼운 아이들이라고 일컫는 아이 중에는 <나니아 연대기>, <율리시스>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책을 붙여 놓아도 절대 쫄지 않는 아이다. 그만큼 '존재감'이 있는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절대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없다!!!)





 

셜록홈즈를 좋아하는 팬에게는 '주석 달린 셜록 홈즈'는 보물섬의 지도처럼 보물같은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셜록 권위자로 뽑히는 레슬리 S. 클링거가 서문과 주석을 달고 편집을 했기 때문에 다분히 '셜록키언을 위한' '셜록키언을 위한' 이다. 셜록 홈즈에 대한 방대하고 알찬 정보를 수록해 놓았을 뿐 아니라 이 책의 백미는 스트리트 매거진과 콜리어스 매거진에 게재된 그림들이다. 주석만큼이나 그림이나 삽화가 풍부해서 실감나게 셜록 홈즈와 왓슨이 살았던 시대를 바라 볼 수 있었다. 그가 왓슨과 함께 사건을 풀어가는 배경이라든가, 인물의 모습, 배경 설명 등을 글로 한 번, 그림으로 두번, 주석으로 3번을 바라 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셜록 홈즈의 세계에 빠져 그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기분이다.

사실, 탐정 하면 셜록 홈즈를 떠올리는 것처럼 나 또한 셜록키언이라기 보다 '셜록 홈즈'를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어두컴컴한 아이들이라 일컫는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유독, 탐정 소설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탐정소설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드라마였던 <히어로> 역시 나와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석 달린 셜록 홈즈'는 삽화를 보는 재미에 흥미를 먼저 느꼈고, 그림을 보다보니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셜록 홈즈의 매력 속으로 빠져 들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너무나 방대한 분량이라 내용을 파고 들고 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얼마전에 안 사실이지만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권과 2권을 붙여 놓으면 셜록 홈즈의 얼굴이 나타나듯 이야기를 읽으며 주석이라는 살을 붙여 그림과 함께 보니 절로 므흣한 마음이 들었다. 어마어마한 두께의 책을 다 읽고 나니 절로 고개가 으쓱~해 졌다. 그야말로 셜록 홈즈의 사건집이라 부를 만한 포스있는 이 책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이 책의 시리즈가 총 3권이라 들었는데 3권도 어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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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작은 마을 - 앙증맞고 소소한 공간,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
서순정 지음 / 살림Life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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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부터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일본 소설을 읽기도 힘들어 했던 독자 중 한 명이었다. 읽고 나면 뭔가 남지 않는 밋밋함이 싫었고, 느껴지지 않는 애매한 감정이 싫었다. 반면 드라마는 달랐다. 우리나라 드라마와 달리 편 수도 짧았고 다양한 이야기로 시선을 끌게 만들었다. 한번 보면 다시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그런 관심들이 점차 쌓이고 쌓이면서 일본의 문화가 궁금하고 가보고 싶어져 새해 부터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은 우리와 지리상 가깝지만 감정적으로 먼 나라여서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단순히 수도인 동경과 나고야, 히로시마등 올림픽 경기가 치뤄지거나 역사적으로 큰 일이 벌어졌던 곳만 지명상으로 알게 된 정도였다. 요즘 많은 여행서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큰 도시를 배경으로 한 책 보다는 작은 마을이나 소도시를 중점으로 하는 책들이 많아 졌다. 다른 나라 여행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의 소도시들을 아기자기하게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책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일본의 작은 마을은 책 제목 그대로 일본의 작은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300페이지 남짓한 책이지만 목차에 소개되는 마을은 무려 서른 한군데의 작은 마을이다. 그러다보니 짧고 간략하게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마치 패키지 여행을 가서 살짝 발도장을 찍고 오는 기분이었다. 목차에서 보여지는 마을이 많아 이 많은 마을을 어떻게 다 소개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일본의 작을 마을들을 돌아보며 풍경을 찍고 그 풍경에 담긴 마을들을 소개하는 듯 하더니 다시 풍경의 느낌을 함빡 적어놓기에 바빴다.

처음 여행서를 읽을 때는 여행자의 느낌과 생각들이 베어져 나오는 책이 많았고 독자들을 그 감성에 빠지곤 했다. 나도 한때는 그런 여행책을 좋아 했지만 비슷비슷한 여행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유행처럼 번진 느낌표 많은 여행책은 줄어들고 전문성이 가미된 여행책들이 나와 색다른 묘미를 느끼곤 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일본의 작은 마을>은 예전의 느낌표 많은 여행책을 답습하고 있다. 앙증맞고 소소한 공간이자 여유롭고 평화스럽지만 다분히 일본스러운 공간을 바랬던 나에게 이 책은 그저 카메라를 찍어대듯 한번 스쳐가는 바람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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