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 중국어 Step 1 완전성공 중국어 1
김준헌.왕혜경 지음 / 시사중국어사(시사에듀케이션)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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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대세는 중국인가 보다. 토익으로 대표되는 영어 스펙에 투자하는 시간만큼은 아직 아니지만 점점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어 교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어차피 외국어 공부를 하는 이유는 그 나라의 위상과 결부된 것이기에 중국이 발전하면 할수록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당연히 많아지기 마련이다. 이제 중국어를 배울 때다.
  중국어 교재는 많은데 아직 체계가 제대로 잡힌 책들은 발견하기 힘들다. 단순히 회화를 엮은 책들이 다반사이고, 중국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발음에 대한 정보는 특히 부족하다. 양도 문제고, 질도 문제인 것이다. 중국어에 대한 관심은 올라가고 있는데 아직 그에 걸맞은 교재는 좀 부족한 편이다.
  ‘완전 성공 중국어’는 이런 아쉬움을 덜어주는 수고를 고맙게도 해준다. 책의 두께도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해주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분량이다. 하지만 책의 크기가 평범해 보이지만 책의 내용만큼은 매우 알차다. 특히 중국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물론, 중국어을 배우면서 어딘가 미진한 구석 때문에 힘들어하는 중국어 중급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풍부한 단어와 함께 틀리기 쉬운 간체자 공부는 글을 쓰는 순서까지 포함시키면서 초급은 물론 중급 중국어 학습자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본문은 그리 많은 양을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에서 탈피, 짧지만 무척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특히 문형연습은 더욱 풍부한 분량을 제공함은 물론 여러 가지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중국어에 대한 기본 구조를 배우는 것은 물론 암기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아무래도 암기된 구문을 많이 갖고 있어야 회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법 부분에서 이 책에서 역시나 볼만한 부분이다. 각 과마다 학습목표를 정해주면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분명히 제시함으로써 공부하는 사람들의 목표를 환기시킨다. 또한 각 과의 문법 지문들을 체계적으로 제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중국어 문법의 기본을 다지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발음 부분이다. 특히 이 책은 발음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책의 시작부터 발음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발음 표기 규칙들을 상세하게 설명해 줌으로써 말하기는 물론 듣기에서도 정확한 청취를 가능하도록 배려한다.
  이 책이 중국어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저자들의 노력으로 인해 중국어 시작에서의 많은 고민과 노력들이 다른 여타 책들보다 더 잘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계사년, 중국어를 정복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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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formation 女
하라 켄야.무사시노 미술대학 히라 켄야 세미나 지음, 김장용 옮김 / 어문학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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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어느 대학 디자인 졸업전시회를 위해 마련된 토론의 장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존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다시 한 번 그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준비됐다. ‘女’라는 것을 소재로 삼으면서 여자란 존재에 대한 의문과 그 다양성을 파악하고자 마련된 졸업 전시회는 당연히 페미니즘적 시각이 가세할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일종의 유행이라면 유행이겠지만 특정 소재에 대한 상식, 혹은 편견은 특정 소재를 상징하는 언어가 계속 소비되는 한 그 단어와 함께 필연적으로 고민되고 사유되며, 토론되는 것들이 즐비하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생소한 단어인 ‘Ex-formation’는 졸업 전시회를 관통하는 표현 방식이었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모르는지에 대해서 알게 하는 것’이라는 알듯 모를 듯한 표현은 ‘information’이란 어휘에 대한 대립어로 사용되면서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닌 ‘판단의 시각을 달리하여 바라보는 훈련’을 위해 시도된 방식으로 아마도 기존의 상식을 깨야만 하는 designer의 숙명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창의력과 예술은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뻔한 대상을 새롭게 보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졸업전시회가 마련됐고 그 주제가 뻔하다고 생각된 여성이 주제로 되면서 그 여성에 대해 얼마나 창의적으로 접근으로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시도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여성에 대한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다양했다. 그런 시도들은 언제나 표현 방식의 다양함을 수반하는 것이기도 했다. 상식이나 편견으로 알고 있는 여성을 보다 다른 모습이나 이미지로 보여줌으로써 좀 더 풍부한 개성을 지닌 존재로 보여주려는 시도는 하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과 방법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여성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고,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으로 끝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임신을 한 여성을 소재로 해서 다양한 볼거리들이 마련되고 있는데 그래도 결국 여성이란 관점에서 맴맴 돌고 있는 것 같다.
  남성이나 여성을 표현할 수 없는 몰개성적인 ‘봉 인형’이 여성일 수밖에 없도록 느끼는 여러 동작들과 모습을 통해 여성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을 낸 것이나, 여성과 관련이 많다고 생각되는 소재를 중심으로 여성을 직접 표현하지 않았지만 여성과 관련 소품들로 작품을 보여준 ‘비밀의 화원’은 특히 그렇다. ‘여자의 무표정’은 반어적으로 여성의 웃음이 얼마나 중요한 대인관계의 수단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없음을 보여줘서 있음의 가치를 보여준 이 기법은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여기서 그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 같다. 이런 것에 사용된 것은 결국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이 작품 활동에 주로 사용된 것 같다.
  신선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상식, 혹은 편견을 갖고 있는 꽃이란 소재로 인체 골격을 표현한 ‘Flora’란 작품들이나 ‘꽃무늬로 장식된 무기’등은 매우 역설적인 소재들을 묘하게 연결한 것 같다. 예술 작품의 폭넓은 해석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다만 꽃이 여성과 관련된 소재로 보는 것은 분명 선입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아니면 남자들에게 힘겨운 사회생활을 맡긴 채 집안일로 자신의 삶을 유지했던 여성들의 모습이 그런 편견을 나은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비정한 사회생활의 고통을 잊은 채 살게 된 여성의 모습이 우리들 편견에 깊이 내재해 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현실이 배제된 모습은 지닌 채 행복의 전형으로 보이는 ‘Dollhouse’는 점차 늘어가고 있는 현대 여성들이 고단한 삶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하는 욕구를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소녀와 여성’ 역시도 그렇게 볼 수 있는 해석의 여지가 많다. 웃음이 많아 보이는 소녀가 자의식이든 정체성이든 뭔가 자신의 독립을 이뤄낼 수 있는, 웃음기를 잃어버린 여자로 성장하는 사진들은 어떤 점에서 힘든 현실을 사는 여성들의 고단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정체성이든 자의식이든 생활의 독립과 결코 무관할 수 없는 주제들이다. 그것을 잘 이겨낼 때 진정한 독립된 자아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 현대의 삶이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아니면 공동체주의든 말이다.
  사실적이란 말에든 현실은 고단하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말이다. 한 때나마 남성들이 그 쓰디쓴 경제를 다 짊어지도록 강요 받은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은 아니며, 그런 것은 이제 거부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들은 묘하게 오늘의 여성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임신한 여성이면서도 다양한 사회성을 지녀야 하는 모습은 분명 개성적이고 신선하지만 동시에 집안에서 누군가의 돌봄 속에 임신 생활에 집중하는 그런 과거의 안락함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Flora든 Lovely ware 역시도 겉과 다른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위기를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다. 여자들이 이렇게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란 정체성을 얻기 위해 여성들도 다양한 사회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관계가 마냥 행복할 수도 없고, 과거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다. 그게 어쩌면 이 책에서 보여준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참 살기 어렵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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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의 함정 - 실패보다 더 치명적인
에리카 나폴레타노 지음,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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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 말이다. 어쩌면 이미 다 아는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읽는 느낌? 마치 초등학교 때부터 이래저래 들었던 심청전 이야기를 사회생활 할 때 읽는 느낌 정도일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를 나중에 읽을 때 좀 지루할 수 있단 생각이 누구나 들 것이다. 그래도 나중에 읽는다면 그래도 뭔가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게 되는 그런 정도의 책일 거란 생각을 하고 ‘실패보다 더 치명적인 인기의 함정’을 일게 됐을 때, 독서 전에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편견을 지닌 것인지를 잘 알게 됐다.
  내용, 누구나 수긍하고, 이미 어디선가 들을 수 있었던 것일지 모르겠다. 이 책의 서두 역시 그런 종류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사업의 핵심은 이상하리만치 새롭게 다가왔다. 그것은 이 책의 기본 핵심이 너무나 독특해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그런 진지한 내용을 들려주기 위해 선택한 재미있고 다양한, 그리고 매우 실용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사례들일 것 같다.
  사례 하나하나는 성공과 실패를 담고 있는 우리들 이웃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의 일이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담겨 있는 생활의 깨달음은 많은 것을 전달해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울림은 브랜드가 바로 인간임을 일깨워준 부분이다. 길거리에 들어선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 어디서나 흔하게 된 브랜드와 간판은 어느 순간 너무 기계적으로 치장됐단 느낌이 든다. 특히 체인점이 득세하면서 가게 점포의 인간미를 느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어쩌면 힘이 있는 회사의 지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가게든 브랜드든 사업이든 모두 인간관계를 축으로 시작되며 운영된다. 인간미가 사라진 사업은 어쩌면 기계적으로 뻔한 것들로만 채워진 채로 운영되는 자판기일 뿐이다. 사람이 있지만 없어도 그만인, 그래서 별로 특별할 것이 없어, 다른 곳에서 사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기계문명의 정수를 느끼게 되는 그런 사업이 과연 미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이 책을 보니 좀 의심스럽다.
  시작부터 완벽할 수 없고, 모든 이들을 고객으로 취할 수 없다면 결국 자신과 코드가 맞는 고객을 찾고, 개발하며, 그를 통해 확장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사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취사선택을 잘 해야 하고, 시작했으면 중간에 포기 말고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는 상식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상식을 일깨워 줌으로써 새 출발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참 좋은 일일 것이다. 현재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만 하는 이 시대에 가장 현명한 생의 방법일 것 같다.
  이런 사업적 전략 못지 않게 많은 울림을 주는 것은 바로 사업이든 삶이든 결국 인간들과 함께 살며, 그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며 산다는 점이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 잊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갈등의 시작은 어쩌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시작된다. 그게 갈등 아니고 무엇일까? 사업이든 뭐든 다 마찬가지인 것이다. 추운 겨울 밤, 지금을 살아가는 모습을 좀 더 성찰하게 해준 이 책에 감사한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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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 : 돈과 마음의 전쟁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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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영웅담이 21세기에 재현됐다.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 큰 역할을 한다. 국가에 충성도 하고, 자신의 상관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에게도 충성한다. 마치 조선시대의 많은 무용담의 인물들처럼 말이다. 다만 몇 가지는 바뀌었다. 시대가 아마도 달라졌기 때문이리라. 그나마 악당들의 사악함은 유사했다. 국가라는 공동체의 이익보단 개인의 이익을 앞세웠고, 그것을 실현하는 수단 역시 엉망이거나 치졸했다. 방식이 달랐다. 그리고 그 악당이 바로 재경부나 금융과 관련된 국가 기관 내에서 기생하는 ‘모피아’란 집단이었다.
  2012년 대선이 끝났다. 하지만 작가 우석훈은 어떤 인물이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미리 짐작했던 것 같다. 하긴 그나마 정의의 사도를 지켜주고 보호해줄 인물은 가장 큰 직위를 가져야만 서사가 진행되는 법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성찰을 다룬 내용이기보단 한국 사회의 진단은 물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나름 제시한 편이다. 하지만 그 해결책도 결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국민이야말로 그에 대한 해결책을 쥔 진정한 자란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의 퇴행을 극복하고 제어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 조직 내에서 가장 큰 이익집단을 억누를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인물을 뽑는 것 자체도 결국 국민인 셈이니, 결국 민주주의의 복원이란 것이 작가의 염원일 것이다.
  서사는 좀 황당한 면도 있었다.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해외 세력을 업고 한국에 압력을 가하는 집단들이 활동하는 상황은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에 사실 피부에 와 닿지 못했다. 그래도 통쾌했다. 현실이야 어떻든 문제는 잘 해결됐고, 그리고 소설 속의 현실은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재미도 있었다. 주인공 오지환을 통해 본 현실은 확실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매우 친밀감 있는 캐릭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판타지의 재현이다. 비난하고 빈축을 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판타지야말로 소설을 읽는 재미이리라. 영화든 드라마든 다 그런 욕망을 구현하는 매체 아니겠는가? 이런 매체의 어머니인 소설 역시 같은 욕망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책을 덮는 순간, 무척 아쉬운 상황들이 들어왔다. 현재의 한국 사회가 짊어진 위험과 우울함은 사실 모피아라는 편협한 국가 내의 이익집단을 설사 제거한다 하더라도 쉽게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88만원 세대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들의 짐을 완화시켜줄 기성세대는 보이지 않고, 앞으로 한국의 세대 간의 갈등이 첨예화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실 양보를 할 수 있는 집단이 부재한 상황에서, 저자 우석훈이 고민한 88만원 세대의 고민은 결코 해결되기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판타지에 목을 매고 싶다. 그리고 그 속에 흠뻑 빠져들고 싶다. 잠시나마 빠져들던 그 세계로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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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 세계 자원전쟁의 승자 중국의 위협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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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과학책은 필연적은 갈등을 해결할 목적으로 출판된다. 소설이나 시가 그럴 수 있지만 갈등의 표출 정도로 끝나는, 혹은 제안되는 대안의 구체성이 미흡하단 점에서 비문학인 사회과학책은 확실히 의학서적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수단이 다르고, 그래서 다루는 영역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과학책은 지금의 시기에서의 문제점을 적시에 담아야 한다. 그에 대한 치유에 관한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담바사 도요가 지은 ‘승자독식 (영어제목: Winner take all)’은 문장 상에서의 오류가 눈에 띄지만 그래도 오늘의 문제점을 제대로 헤아렸고 그에 대한 처방을 역시 제대로 담은 작품이다.
  저자 본인이 아프리카의 잠비아 출신이다 보니 아프리카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 역시 저자의 관심은 자신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나 보다. 당연한 전제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자체의 문제로만 끝날 문제를 고민하지 않았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치명적 위기, 자원전쟁’에서 세계의 모든 나라가 예외일 수 없고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김종수 역자에게도, 그리고 한국어판을 읽는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모든 이들의 문제이고 좀 시급한데 너무 등한시 한 문제라서 상당히 신선해 보이는 문제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위기에 중국이란 변수가 하나 추가됐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저자는 새롭게 추가된 변수 중국이 그렇게 작은 변수가 아닌, 그 모든 것을 바꿀 수 있고, 모든 것을 최악으로 이끌 수 있는 위험한 변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시각은 서구 사회의 인식과 궤를 함께 한다. 돌려 말하면 자신들이 이끌어온 세계에 강력한 위협세력을 위험세력으로 단정한 측면이 반영된 결과인 것도 같다. 하지만 상황이야 어떻든 강력하게 부상한 중국에 대해 이제 서구를 포함한 각국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할 것이다. 중국 역시 그럴 수 있다고 수긍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자 대안을 담고 있다. 이제 근대화를 거치면서 보다 더 잘살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은 모든 이들의 공통된 변화다. 서구도 그랬고, 한국이나 일본 역시 같은 과정을 타고 현대화됐다. 문제는 중국의 인구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중국이 부유함을 추구할수록 보다 많은 자원을 요구하며, 허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의지를 갖고 있는 국가가 능력까지 갖췄다면 다른 이들의 자원까지 끌어올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고, 그것은 자원가격의 상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즉 고갈이 될 수 있는 위기가 다가온다는 점이다.
  바로 이게 문제다. 고갈에 따른 사회영향은 사실 무서운 것들이다. 기아는 기본이고 분쟁이 전쟁으로 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자원은 있지만, 삶이 척박한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여타 대륙 국가들의 자원을 자국의 것으로 확보하면서 자국의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패권국가가의 위상을 갖추려는 중국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세계를 이끌어온 서구와 현대화를 이룩한 국가들에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정말 위험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래도 세상에 대한 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려는 사회과학자의 심성이 느껴진다. 솔직히 그게 제시했던 대안이 얼마큼 효과적인지 모른다. 미래세대보다 현세대에 집중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현실을 대충 정리하고 넘어가려는 정치인들이 가득한 이 때, 국제적인 협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하는 시점에서 결국 작가 담비사 모요의 처방은 거의 유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긍한다. 분명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인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의 세대는 현세대의 탐욕에 대한 대가를 그대로 치를 것이다. 정말 미안하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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