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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 세계 자원전쟁의 승자 중국의 위협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사회과학책은 필연적은 갈등을 해결할 목적으로 출판된다. 소설이나 시가 그럴 수 있지만 갈등의 표출 정도로 끝나는, 혹은 제안되는 대안의 구체성이 미흡하단 점에서 비문학인 사회과학책은 확실히 의학서적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수단이 다르고, 그래서 다루는 영역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과학책은 지금의 시기에서의 문제점을 적시에 담아야 한다. 그에 대한 치유에 관한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담바사 도요가 지은 ‘승자독식 (영어제목: Winner take all)’은 문장 상에서의 오류가 눈에 띄지만 그래도 오늘의 문제점을 제대로 헤아렸고 그에 대한 처방을 역시 제대로 담은 작품이다.
저자 본인이 아프리카의 잠비아 출신이다 보니 아프리카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 역시 저자의 관심은 자신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나 보다. 당연한 전제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자체의 문제로만 끝날 문제를 고민하지 않았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치명적 위기, 자원전쟁’에서 세계의 모든 나라가 예외일 수 없고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김종수 역자에게도, 그리고 한국어판을 읽는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모든 이들의 문제이고 좀 시급한데 너무 등한시 한 문제라서 상당히 신선해 보이는 문제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위기에 중국이란 변수가 하나 추가됐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저자는 새롭게 추가된 변수 중국이 그렇게 작은 변수가 아닌, 그 모든 것을 바꿀 수 있고, 모든 것을 최악으로 이끌 수 있는 위험한 변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시각은 서구 사회의 인식과 궤를 함께 한다. 돌려 말하면 자신들이 이끌어온 세계에 강력한 위협세력을 위험세력으로 단정한 측면이 반영된 결과인 것도 같다. 하지만 상황이야 어떻든 강력하게 부상한 중국에 대해 이제 서구를 포함한 각국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할 것이다. 중국 역시 그럴 수 있다고 수긍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자 대안을 담고 있다. 이제 근대화를 거치면서 보다 더 잘살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은 모든 이들의 공통된 변화다. 서구도 그랬고, 한국이나 일본 역시 같은 과정을 타고 현대화됐다. 문제는 중국의 인구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중국이 부유함을 추구할수록 보다 많은 자원을 요구하며, 허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의지를 갖고 있는 국가가 능력까지 갖췄다면 다른 이들의 자원까지 끌어올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고, 그것은 자원가격의 상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즉 고갈이 될 수 있는 위기가 다가온다는 점이다.
바로 이게 문제다. 고갈에 따른 사회영향은 사실 무서운 것들이다. 기아는 기본이고 분쟁이 전쟁으로 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자원은 있지만, 삶이 척박한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여타 대륙 국가들의 자원을 자국의 것으로 확보하면서 자국의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패권국가가의 위상을 갖추려는 중국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세계를 이끌어온 서구와 현대화를 이룩한 국가들에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정말 위험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래도 세상에 대한 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려는 사회과학자의 심성이 느껴진다. 솔직히 그게 제시했던 대안이 얼마큼 효과적인지 모른다. 미래세대보다 현세대에 집중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현실을 대충 정리하고 넘어가려는 정치인들이 가득한 이 때, 국제적인 협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하는 시점에서 결국 작가 담비사 모요의 처방은 거의 유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긍한다. 분명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인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의 세대는 현세대의 탐욕에 대한 대가를 그대로 치를 것이다. 정말 미안하게도 말이다.